엉금엉금 기어다니던 손녀가 성큼성큼 뛰어다닐 만큼 자란 시간과 이들 부부가 자녀들을 분가시키고 조촐한 둘만의 가정을 꾸린 횟수가 꼭 맞아떨어지는 요즘. 두 사람은 가정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시간을 자주 갖습니다.
“젊었을 때 가정을 꾸렸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분가하기 전까지는 시끌벅적하게 살았지요. 그리고 지금은 다시 두 사람만 남았으니 어쩌면 적적한 것이 자연스러울 텐데 기분은 오히려 반대예요. 가족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지난 시간을 통해 우리 부부의 마음은 처음의 그것보다 더 넓고 깊어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만 지난 시간동안 가족에게만 너무 집착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한발 물러나서 생각해 보니 가정에만 쏟았던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더 넓은 곳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더라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남습니다.”
자신의 신념과도 맞닿아 있다는 우리의 전통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즉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직접 실천해 보이지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깝다고 말하는 홍의생 씨입니다. 그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는 마음으로 몇 해 전 둘째아들 결혼식 때 찾아와준 하객들에게 현대인에게 홍익인간의 정신이 어떻게 알려져 있는지 그리고 그 실천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국인에게 고함’ 이라는 책을 선물했습니다.
“결혼식 때 하객으로 온 사람 중 지금까지도 책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상대방도 가치 있게 생각해 주고 함께 생각을 나누며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에 제가 도리어 선물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를 더욱 의미 있게 하는 것은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며칠 후에 있을 환갑잔치 때는 부모가 아이에게 스승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제 생각과 꼭 닮은 ‘아이 안에 숨어 있는 두뇌의 힘을 찾아라’를 선물하려고 합니다. 이만큼 살아보니 뭘 하든 생각으로 끝내지 않고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생은 짧은데 할 일은 많지 않겠소?”
세상 속에서 건실한 밀알로 장성하여 각자의 몫을 해나가고 있는 자식들을 볼 때면 뿌듯하고 고마운 마음이 앞서는 노부부는 이들이 선물하는 작은 마음이 당신들의 아이들, 아이들의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에까지 마음을 밝혀줄 수 있는 커다란 등불로 언제까지나 타오르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
첫댓글 넘 보기좋습니다.^^ 부러워요 저희 남편도 당뇨인데 .
스크랩해갈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