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나오는 뜬금은 일정하지 않고 시세에 따라 달라지는 값이라고 나옵니다.
그러나 '뜬금없다' 라는 표현에서는 이런 뜻으로 해석하기가 곤란합니다.
'뜬금없다'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말감고’라는 직업인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옛날 물물교환 시대에는 주로 곡식을 기준으로 하여 시장에 나오는 물건 값을 정했습니다.
이때 곡식을 팔고 사는 시장판에서 되질하거나 마질(말질)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을
말감고(말<斗>監考)라 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대체로 되질하거나 마질한 곡식의 10분의 1이나 말밑을 차지하였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즉, 시장에 나온 쌀의 값은 말감고에 의해서 정해지고 그들에 의해서 값이 띄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장이 서는 날의 시세에 따라 그날 곡식의 시세를 띄우는 값을 띄운 금, 즉 뜬금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되면 그 날은 '뜬금'으로 정해진 가격으로 곡식을 사고팔면서 거래가 성립되었던 것이지요.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거래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상거래 절차 속에 뜬금을 반드시 정하도록
규정을 했습니다. 이 절차, 즉 뜬금이 정해지지 않으면 그 날의 시장 거래가 혼란에 빠질 염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회 상황에 의해서 생겨난 말이 바로
'뜬금없이 거래되는 곡식은 없었던 법'이라는 말입니다.
자 이제 뜬금없이 라는 말의 뜻을 어느 점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해진 절차나 순서를 무시하고 갑자기 무슨 일이나 생각이 일어나거나 나타날 때
우리는 이것을 '뜬금없다'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재미있는 우리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