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기행
우암산, 사람을 따라 번성하는 식물들
생태산행은 정상을 향한 입산이나 동식물종의 이름 짚기에 집착하지 않고 계절의 변화를 따라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생물종들의 살아가는 모양을 찬찬히 바라보자는 산행입니다. 그러면서 숲해설가들 간에, 또 숲해설가의 존재이유인 시민들과 함께 지식과 경험, 감성을 나누고자 하는 더딘 발걸음입니다.
10월의 생태산행은 다시 우암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청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기 좋은 산이고 봄에 보았던 동식물들의 요즘 모습도 궁금하였지요.
주로 산지에 많은 아름다운 야생화나 안정된 환경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식물들을 구태여 보고자 한다면 어딘가 멀리로 가야 하겠지만, 생태계는 언제나 구성원들 간에 작용과 반작용이 이루어 지는 곳이므로 도시 언저리의 산에는 또 거기만의 생태가 있습니다.
생태계에 미치는 외부의 침입을 생태학 용어로 “간섭”이라고 하며, 숲에 이렇게 간섭이 많아서 환경이 안정되지 못 하고 개척자들로 이루어진 천이단계를 보이면서 비교적 단순한 식생을 보이면 또한 “교란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우암산은 간섭이 심하고, 그에 따라 교란된 식생을 갖는 산이 되는 겁니다. (일단 뭔가 좀 유식해 보이지 않습니까?) 우암산은 20~30년 전보다는 안정되었지만 사람이 많이 드나들고 사람들이 전혀 엉뚱한 지역에서 가져다 심은 식물들로도 많이 교란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아주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우암산에는 가만히 들여다 보면 등산로를 따라 특별히 아주 번성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옷과 동물의 털에 씨앗을 붙여 퍼뜨리는 식물들이 그것인데, 우선 눈에 많이 띄는 큰도둑놈의갈고리와 (그냥)도둑놈의갈고리, 짚신나물과 쇠무릎, 주름조개풀들이 그것입니다. 사람에 의한 출입의 작용, 거기에 따라오는 반작용 가운데 하나는 이런 식물들의 번성인 것입니다.
첫댓글 이런 기고글 좀 많이 올려주세요.. 너무 재밌고 도움이 많이 됨니다. ^^
요새는 신경을 요하는 부서에 있다보니 어디 기고하기도 너무 어려워요. 전에 기고하였던 걸 시간봐서 다 올리려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