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 때는 비싸고 폼 나는 렌즈에 빠져서 돈 낭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좋은 시절 다 지나고 있는 장비 팔아서 유지하다보니 이젠 정말 헝그리 렌즈만 남았습니다.
엊그제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펜탁스 60-250/4.0 렌즈를 72만원에 구입했습니다. 이 렌즈가 신성카메라에 99만원으로 나와 있고 펜탁스 클럽 장터에서는 80만원 대에 거래가 되고 있던데 갑자기 아주 싸게 나와서 얼른 구입했습니다.
막상 렌즈를 받아보니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탐론 70-300/4.0-5.6렌즈보다 부피도 훨씬 크고 무거워서 받고 나서 바로 후회가 되었습니다. 또 괜한 짓을 했구나 하면서 그래도 구입했으니 며칠 써 보자는 생각으로 금요일에 하늘공원에 가져 가서 써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무겁지도 않았고 부피가 크다는 생각도 안 들었습니다.
그리고 자동초점을 써 보니 아주 빠르고 조용해서 역시 비싼 렌즈가 좋기는 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렌즈를 들이고 보니 펜탁스 50-135와 16-50렌즈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고로 나오는 것을 보면 예전보다 많이 저렴해져서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러나 지금 24-24/4.0과 28-105/4.0-.5.6 거기다가 수동인 28-105/2.8-3.8을 가지고 있어서 이것을 정리하지 않고 또 사는 것은 낭비가 될 뿐이고 사진을 찍을 때만 기분이 좋을 뿐이지 저렴한 렌즈와 비싼 렌즈의 사진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낭비를 줄이는 것은 다시 사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헝그리 렌즈라고 하지만 제가 가진 탐론 70-300렌즈도 발매된 초기에는 30만원이 넘었습니다. 지금 그 렌즈가 10만원 미만에 거래가 되고 있으니 처음 사는 사람들에겐 정말 좋은 렌즈가 될 것입니다. 펜탁스 번들렌즈라고 하는 18-55렌즈도 5만원 안팎이니 처음 나올 때의 가격에 비하면 너무 저렴합니다. 그리고 중고 디카를 구입하면 20만원 안팎이니 지금 사진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예전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게 사진을 찍는 셈입니다.
엊그제 펜탁스 클럽 장터에서 65000원이 구입한 펜탁스 200/4.0 수동렌즈를 5만원에 판매했다가 포그가 심하다고 반품을 받았는데 최 박사에게 가져갔더니 발삼이라고 하면서 5만원의 수리비를 얘기해서 수리해 왔습니다. 115000원이 들어간 렌즈인데 판매한다면 50000원 정도일 것이니 그냥 쓰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래 된 렌즈, 저렴하다고 구입하는 것도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