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토)-8일(일)
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 숲생태계 탐사를 주제로 1박2일간 숲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총 5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다 왔는데 숲탐사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도 재미있었고 자연의 흥미로운 점을 알게 되어 보람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대전에서도 꽤 외곽에 위치한 곳으로 이곳에서 청소년프로그램을 한번 해봐야지 벼르다가 이번 기회에 처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단체를 대상으로 숲해설프로그램을 운영한다기에 미리 신청을 했는데 처음에는 한 시간 가량만 진행한다던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흥미로워해서인지 두 시간을 진행하셨네요.
덕분에 자연에 대한 신기한 점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첫째, 무당거미를 직접 보면서 암거미와 숫거미가 어떻게 살아가는지와 거미는 끈적이는 거미줄을 어떻게 잘 이동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끈적이는 건 가로줄이라 거미는 세로줄로만 이동한다고...
둘째,
나무가 씨를 띄울 때 씨앗이 해를 더 많이 받아 생존력을 높일 수 있도록 선택한 방법이 놀라웠습니다. 은단풍나무와 복자기 씨앗을 보면 씨가 날개가 달린 얇은 막 안에 포옥 싸여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걸 위에서 떨구면 바람을 따라 팔랑팔랑 나는 걸 보게 됩니다. 광합성 작용을 통해 영양분을 잘 섭취하려면 가급적 엄마나무 아래를 벗어나 멀리 탁트인 곳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랍니다.
셋째,
도토리거위벌레. 도토리 속에 알을 낳아 다시 도토리가루로 구멍을 막고 3-4시간이 걸려 주둥이로 가지를 잘라 땅쪽으로 도토리가 달린 가지를 떨어뜨립니다. 도토리 속 알이 애벌레가 되면 성충이 될때까지 땅 속에서 살아야하니 미리 땅과 가까운 곳에 어미가 내려뜨려주는 것이죠. 작고 보잘것없는 생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종족보존을 위한 전략이 눈물겹고 애처롭습니다.
이것 말고도 흥미로운 것 투성인 자연.
우리는 함께 자연을 탐사하면서 생명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생명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 대해 성찰하는 것을 이번 프로그램의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2일차 마지막 시간에 아이들과 생명이란 네모이다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신이 생각한 '생명'이란 무엇인지 네모칸을 채우는 것인데
어려운 주제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렵지 않기도 하고요.
생명이란 무시하면 안되는 것이다
생명이란 배울 게 많은 존재이다.
생명이란 수관기피이다.
생명이란 배려이다.
생명이란 치열한 경쟁 속 배려이다
등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아이들.
그 속에서 공통적으로 배려와 존중이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추석지나 20일(금) 부터 22일(일)까지 2박3일간 같은 주제로 본캠프를 진행하는 데 더 깊이있게 생명에 대해 생각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장태산자연휴양림 숲해설프로그램을 미리 신청해서 선생님으로부터 메타세콰이어 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부피 생장하지 않고 속이 비어 있어 나무가 아닌 풀이라고 한다. 나무가 아니라는 점이 놀라웠는데 대나무 풀줄기가 딱딱해지는 것이라고 해요.
수호초. 잎자루에 여러 잎몸이 달려 있는 겹잎 풀로 아파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계수나무 잎. 살짝 말라있는 잎을 주워 향을 맡으면 달달한 달고나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20M 이상의 높은 교목층의 꼭대기가지들이 낮은 곳에서 자라는 잎들도 해를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정상부 꼭대기가 닿지 않게 서로 곁을 내주는 현상을 관찰해보았습니다. 번식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공생하려는 자연의 모습을 보았다고나 할까요.
청소년들이 처음에는 주말 이른 시간에 모이다보니 선생님의 긴 설명에 집중하지 못하는 듯 했지만, 걸어가면서 보이는 무당거미의 삶에 대해 알게 되고 씨앗이 어떻게 날리는지 직접 선생님이 준비한 은단풍나무 씨앗을 날려보기도 하면서 점차 흥미를 느껴가며 열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장태산 숲해설 프로그램 강추합니다.
장태산자연휴양림에는 작은 인공폭포가 있는데 약 두 시간의 숲해설프로그램을 마치고 각자 준비한 점심을 먹은 후 인공폭포에서 발을 담궜습니다. 맨발로 물속을 걷는 기분도 새롭고 시원합니다. 물에 닿는 느낌을 즐기며 한참을 걸었습니다.
장태산자연휴양림 야영장. 사이트당 25,000원인데 신분증을 제시하여 대전시민이면 주말 10%, 주중 3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분증을 갖고 가지 않아 혜택받진 못했지만 시설이 매우 훌륭한 야영장이라 다음에 개인적으로 이용을 꼭 해봐야겠습니다.
약간 짜고 MSG맛이 진하게 났지만, 아이들은 너무 맛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을 연발합니다. 부모님 품을 벗어나 자기들끼리 직접 만들어 먹으니 즐겁고 행복할 수 밖에요.. 코로나19 이후 이런 활동은 처음일 껍니다.
남자아이들이 생각보다 꼼꼼하게 설겆이를 잘 해서 놀라웠습니다.
다음날 아침. 텐트는 치는 것보다 걷는 게 더 힘들고 할일이 많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이 날은 어제와 달리 아침부터 너무 무더웠습니다. 여름이 다시 시작되는 걸까요?
장태산 아찔한 바위 위에서 휴양림의 숲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멋진 인생샷을 찍기도 했습니다. 내려오면서 참나무 6가지 종류 중 신갈나무와 굴참나무, 졸참나무 잎을 찾아 서로 특징을 비교해보기도 하고 비슷한 점을 찾아보기도 하며 1박2일간의 숲탐사 프로그램을 마무리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