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문학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신동엽 시인의 삶과 문학을 살핀 『신동엽 깊이 읽기』(신좌섭·맹문재 지음). 현대사를 오롯이 겪어낸 시인의 외침과 진실을 담은 이 대담집은 신동엽 연구에 필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12월 24일 간행.
■ 저자 소개
신좌섭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및 같은 대학원에서 의료역사학 석사를, 한양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교육공학 박사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갈등 화해와 집단 의사 결정을 촉진하는 국제 공인 퍼실리테이터 및 개발도상국의 인적 역량을 강화하는 개발 협력 전문가로 활동했다.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연수원 원장을 역임했다. 시집 『네 이름을 지운다』, 저서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을 위하여』, 번역서 『이타적 유전자』 『의학의 역사』 등이 있다. 2024년 3월 30일 타계했다.
맹문재
196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고려대 국문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대담집 『행복한 시인 읽기』 『순명의 시인들』, 시집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책이 무거운 이유』 『사과를 내밀다』 『기룬 어린 양들』 『사북 골목에서』, 시론 및 비평집으로 『한국 민중시 문학사』 『지식인 시의 대상애』 『시학의 변주』 『만인보의 시학』 『시와 정치』 『현대시의 가족애』, 공동번역서 『시론』 『크리스마스캐럴』 등이 있다. 안양대 국문과 교수이다.
■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생애
제2부 시 세계
제3부 장편서사시 「금강」 읽기
제4부 산문 세계
제5부 인병선 짚풀문화학자·시인
■ 신동엽 연보
■ 인병선 연보
■ 신좌섭 연보
■ 신좌섭 자료 1
■ 신좌섭 자료 2
■ 대담집을 묶고 나서
■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이 대담집은 『푸른사상』 2019년 봄호부터 2020년 가을호까지 ‘신동엽 시인 50주기 특별 대담’으로 다섯 차례 발표한 것을 정리해서 묶은 것이다. 대담집의 내용은 제1부 신동엽 시인의 생애, 제2부 시 세계, 제3부 장편서사시 「금강」 읽기, 제4부 산문 세계, 제5부 신동엽 시인의 아내이자 짚풀생활사박물관장인 인병선의 생애와 활동 등이다.
이 대담집은 이전에 나온 연구 논문이나 여타의 글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신동엽의 삶과 작품 세계를 전체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신좌섭은 신동엽의 아들로서 또 시인으로서 신동엽이 추구한 작품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그 누구보다도 신동엽의 시 세계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담집은 신동엽의 연구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후략)
■ 책 속으로
어머니(인병선)의 회고에 의하면 1960년 4월 아버님은 거의 매일 흙투성이 구두와 양복을 걸친 채 흥분한 얼굴로 집에 들어섰습니다. 평범한, 거리의 민중이 역사의 중심에 들어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고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아리따운 얼굴들을 아사녀, 아사달로 인지하기 시작했겠지요. 어쩌면 인지했다기보다는 기획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역사의 필연성을 이야기하려면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는 거리의 평범한 사람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전통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으로부터 유래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어야 했을 것입니다. (73쪽)
「금강」이 전혀 난해하지 않은 평범한 시어들로 쓰인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버님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4·19 봉기에서 느낀 민중의 연상(聯想)”을 “어떻게 민중에게 되돌려 읽히게 하는가”를 고민한 끝에 “시종 생활어를 구사하면서 스토리를 교향시극(交響詩劇)처럼 엮어나갔다”고 회상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민중에게 직접,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것이지요. (107~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