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종종 눈총의 대상이 되었던 일이다.
그러나,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된 후로는 미국에 가는 우리나라의
젊은 임산부가 고환율도 아랑곳 없이 부쩍 늘고 있단다.
만삭의 몸으로 왜 십수시간의 비행이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거액
의 비용을 지불하며 미국여행을 고집하고 있을까.
미국의 속지주의헌법 때문이다.
산모의 국적에 관계 없이 미국땅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모두 미국
시민이라는 이 법이 원정출산의 유혹자다.
즉, 신생 자녀에게 미국시민권을 선물하기 위해서 라니까.
교육때문이란다.
국가적 불안때문이라고도 한다.
장차, 전체 임산부의 10%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단다.
이 땅의 젊은 이 10%가 미국인이 된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아주 특별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정난으로 폐교 직전의 각급 미국학교들이 한국인의 유학열(?)
덕에 소생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번에는 미국의 산부인과들이 즐거운 비명이란다.
덩달아 산전, 산후조리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성업중이란다.
알선, 대행업체들이 미국과 한국에서 신바람이 나있단다.
실업자 대란인데 직업이 생겼으니 긍정적으로 봐야 하나?
조리 보조원까지 대동하는 호화 출산여행에 최고급 아파트에서
과도한 사치생활로 현지교민들의 질시를 받는 졸부들이 있는가
하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economy class syndrome)으로
고생하거나 위험에 처하는 산모도 있단다.
미국 가기도 전에 조산하여 선불한 비용을 날리는 경우도 있고.
미국 댈러스공항에서 입국 수속할 때 좀 전까지 말짱했던 이가
휠체어를 타고 있는 것을 목도한 적이 있다.
"장애인 우대"를 악용하는 교활한 짓인데 임산부도 그렇게 하면
심사대를 어렵잖개 통과할 수 있다고 경험담을 말하기도 한다.
만삭의 몸에 관광비자는 입국을 거절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나.
출산 기피로 전 방위에 걸쳐 아래에서 위로 도미노현상이 일어
나고 있는데 그나마도 젊은 이 10%가 미국인이라면 어찌 될까.
우리나라 국민의식의 변화를 바라느니 미국이 망하길 기대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미국 내의 보수 학자들 일각에서 속지주의 헌법정신의 엄격한
적용을 주장하기 시작했다지만 얼마나 먹혀들지 의문이니까.
<이 글은 2009년 2월 17일 MBC TV의 PD수첩을 시청한 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