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에 있는 또 하나의 전철역인 상천역에 내리면 불기산과 청우산의 가운데 자락인 수리재로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찻길이 끝나는 지점, 상천보건지소가 눈으로 들어오는 곳에 ‘행자골 촌두부’가 있다. 대도시 출신, 초로의 나이인 김사연·이순옥 부부가 6년 전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이곳으로 들어와서 인생이모작을 펼친 집이다. 외형은 산자락의 여느 집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금방 친해질 수 있는 분들이고 이용하기에 편리한 업소다. 서울 태생인 김사연씨는 미술학원을 운영했고 부산 출신인 부인 이순옥씨는 오랫도록 간호사로 일하면서 슬하의 아들 둘이 다 성장하자, 과감(?)하게 도시생활을 청산했다는 것이다. 푸른 공간, 맑은 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아 보니 좋기는 하지만 사람 내음이 그리울 때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집을 찾아오시는 분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고 했다. 상천역에 내리기 전, 전화를 주면 금방 역으로 달려가서 9인승 승합차로 손님들을 즐겁게 모신다는 것이다. 이 집에다 음식을 시켜 두고 불기산이나 청우산을 올랐다가 돌아오면 된다는 설명인데 이미 ‘행자골 촌두부’를 산행캠프로 활용하고 있는 산악회가 여럿이라고 한다.
■메뉴 두부전골, 동동주 각 6,000원. 해물파전 1만 원. 토종닭도리탕 4만 원. ■전화번호 031-584-3648 ■찾아가는 길 가평군 청평면 상천리 671-4. 수리재마을 상천보건지소 옆.
청평호반닭갈비 전철 개통으로 대박예감의 명업소
상봉역에서 출발한 경춘선 복선전철은 33분 만에 청평역에 닿는다. 새로 잘 지은 역사(驛舍) 2번 출구로 나온 다음 청평댐 방향으로 얼마를 걸어가면 청평내수면연구소가 나온다. 택시를 타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다. 이 연구소를 지나면 바로 작은 식당가와 마주치는데 이곳에 ‘청평호반닭갈비(대표 이기숙)’가 영업 중이다. ‘청평호반닭갈비’는 춘천을 위시, 강원도 일원에서 쉽게 만나게 되는 수많은 ‘닭갈비집’들과는 판이하게 차별화된 업소다. ‘춘천닭갈비’라고 하면 고기가 한 조각씩 잘라져 나오지만 이 집에서는 소나 돼지갈비처럼 뼈에 고기가 붙어서 나온다. ‘닭다리살’로만 닭갈비요리를 장만하고 닭다리 3개로 1인분을 차려내게 되니 그 양이 여느 집들과는 달리 분량이 눈에 띄게 많다. 또 한 가지, 양배추를 위시 일반 닭갈비용 야채 이외에 깻잎을 듬뿍 넣어 향과 맛이 입맛을 크게 돋운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는 흉내도 낼 수 없다는 비법 하나를 지니고 있는 업소로 소문이 나 있다. 카레와 감초, 당귀 등 10여 가지의 한약재를 적정비율로 배합해서 섭씨 10도 이하의 온도에서 3일간 숙성시켜 만들어 내는 소스제조 비법이 청평호반닭갈비의 영업비밀 특1호라는 것이다. 그래서 소문내지 않고 이 집을 찾아오는 서울의 단골손님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 지역특산 음식, 춘천막국수도 차려낸다.
업소 앞 안전유원지에서는 1월 1일부터 2월 7일까지 ‘2011 청평얼음꽃축제’가 열린다. 추억의 썰매를 타볼 수 있고 얼음꽃 포토존에서 추억을 담아올 수도 있다. 특히 전국 어느 곳에서도 맛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손맛을 볼 수 있는 ‘얼음송어낚시터’도 개장해 놓았다.
가평읍 두밀리에 위치한 불기산은 깃대봉, 대금산, 청우산이 능선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가평의 산꾼들은 이 산들을 하나로 묶어서 하루 일정으로 잡는다는 것이 가평의 골수산꾼 용환영씨의 설명이다. 가평 쪽 취재길에 늘 동행해 주며 소상하게 안내해 주는 용환영씨는 매우 별난 산꾼이다. 공직에서 일하다 젊디젊은 나이에 연금 수혜자가 되자 미련 없이 옷을 벗고 나와서는 산 다니는 걸 일삼고 있다는 사람이다. 프로 가이드는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가이드 요청이 들어오기에 즐겁게 응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천, 부천지역의 많은 의사들과는 끈끈한 인연을 맺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무상으로 가이드를 하는 것이 대단히 즐겁다고 했다. 가평에 있는 수십 개의 산들은 자신의 손바닥을 보듯 훤하게 꿰차고 있기에 가평에서 그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불기산 산행의 나들목이 되는 두밀계곡가에는 펜션이라는 이름의 숙박시설이 20여 곳이나 즐비한데 ‘불기산장’은 음식점을 겸하고 있는 집이라 챙겨두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엄동에는 주변의 대부분 업소가 휴점인데 불기산장에서는 미리 전화로 예약하면 토박이인 박영모(59)·용복순(54) 주인 내외가 성심성의 정성을 다해서 손님들을 모신다는 평판이 자자하다.
■메뉴 모두부 5,000원, 두부전골 6,000원, 삼겹살 1만 원, 유황오리(주물럭, 로스, 훈제), 토종닭(백숙, 도리탕) 각 4만 원. ■전화번호 031-581-3721 ■찾아가는 길 46번 국도의 두밀천 물길, 두밀계곡가
청하가든 산행 나들목까지 차량 편의를 제공
가평군 상면과 청평면 경계를 이루는 청우산은 이웃한 불기산, 깃대봉, 대금산 등을 묶어서 오르는 경우가 통상인데 37번국도(청군로) 상의 상면 덕현리가 주된 나들목이다. 눈이라도 내려 쌓이면 조종천을 따라 오르는 녹수계곡 겨울풍경은 매우 아름답지만 즐비한 펜션과 음식점들 중, 엄동에는 문을 열어 놓고 영업을 하는 업소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지역을 잘 아는 산꾼들은 37번국도와 46번국도가 갈리는 청평검문소 삼거리에서 서쪽, 현리방향 300m 지점에 있는 ‘청하가든’을 주로 이용한다. 안주인 김미선씨는 마흔의 젊은(?) 나이인데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을 갖고 주방경력 20년을 쌓은 베테랑이다. 청하가든은 방 6개를 상시 이용할 수 있는 펜션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부인의 영업을 외조해 주고 있는 남편 남궁형삼씨는 12인승 승합차로 산행 나들목까지 차량 편의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메뉴 메밀막국수 6,000원, 수육 1만4,000원 / 2만 원 / 2만6,000원 ■전화번호 031-584-0845 ■찾아가는 길 청평검문소에서 서쪽, 운악산 방향 300m 지점
우리술 잣막걸리 세계화를 추구하는 가평의 잣 명주
‘잣’ 하면 가평이요, ‘가평’하면 ‘잣’을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가평의 잣 명성은 대단하다.
이러한 가평의 잣과 막걸리가 멋진 궁합을 이룬 것이 ‘우리술 잣막걸리’다.
주식회사 우리술(대표이사 박성기)에서 빚어 내는 ‘우리술 잣막걸리’는 가평의 청정지역 현리의 지하 250m 천연암반수와 고품질쌀 탑라이스, 특산품 잣을 엄선해 전통 제조방식으로 빚어내는 최고급 막걸리다. ‘(주)우리술’에서는 도수 6~7%인 가평잣 생막걸리, 우리술 복분자, 우리술 사과막걸리, 운악산 쌀막걸리, 더덕막걸리, 배막걸리 등 40여 종의 술을 생산해 내고 있다. 이들 막걸리는 가평이 보증하는 청정특산물이기도 한데 지난해 11월 aT(농수산물유통공사) 주최로 열린 ‘막걸리 엑스포’의 ‘햅쌀 막걸리 프로젝트’의 총체적 평가에서는 ‘우리술 톡 쏘는 막걸리’가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 막걸리를 주조하는 양조 회사는 모두 512개 업소로 현실적으로는 전수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햅쌀막걸리의 프로젝트에는 생산량과 지명도가 높은 54개 업체만이 출품, 색, 향, 맛, 여운, 균형감, 산도, 밀도, 청량감, 대중성 등의 항목으로 시음평가를 했다. 여기에서 1위의 평가를 받은 술이라면 우리의 입맛이야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것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94년에 창업, 우리의 전통주를 세계의 명품주의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주)우리술’의 강한 의지는 이제 일본, 중국, 미국, 호주, 브라질 등 15개국으로 막걸리를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