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 "아비뇽의 여인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한 8:7)"
보이는 것이 아닌 아는 세계에 대한 형상 - 아비뇽의 아가씨들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알고있는 것을 그린다"는 그의 화풍에 대한
설명처럼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은 서구 미술의 르네상스적 전통을
마감한 문제작입니다.
그야말로 원근법과 사실주의 범람의 시대,
낳자마자 버려진 짐승의 새끼처럼 제 운명을 걸머지고 신비의 좁은문을
향해 내질러 간 고독한 항해사,
보이는 세계로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 알고 있는 세계를
바라본 꿈과 그리움의 화가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
여기서 등장하는 아비뇽은 유럽축구로 유명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비뇽,
피카소가 살던 시절에는 매춘의 거리였다고 전해집니다.
그야말로 야생과 본응에 충실할 수 밖에 없던 쓸쓸하고 어두운 시대의
반영인지, 아니면 벗은 몸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암울한 여인의 운명인지
벗은 그림을 보면 아름답고 지성적인 여인의 모습은 어디가고
눈은 앞을 보고 있는데 얼굴의 반은 옆으로 그려져 있고,
관객의 비뚤어진 내면의 시각을
반영한듯 눈 한쪽은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 세상이 절망적이기라도 하듯이
한 마디로 인물 전체가 정상이 아니고 괴기스럽기까지 합니다.
또 그 동안의 원근법도 파괴하여 입체와 공간을 활용합니다.
그림의 소재가 눈깔, 나체, 역동적인 춤동작이 아닌 절규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수 많은 그림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소제로 다뤘는데
이 그림의 주인공은 소외받은 창녀들.
살기 위해 가리고 싶어도 가릴 수 없이 몸을 팔고 있는
비정상인 여인들을 통해 사회를 향한 피카소의 분노와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입을 꽉 다문 여인.
혐오스럽고 제대로 된 것이 없는 그림을 통해서
흑백의 토굴속에서 부끄러움의 가운을 들어든채
버림 받은 여인의 절규와
빛을 향해 탈출하려는 배고픈 영혼의 자유 의지,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 빛과 어둠으로 무장하고
생존의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는
인간적이고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에 여인들과 함께 울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카소의 "아비뇽의 여인들"
한편 섬뜩하고 미스테리한 그림 만큼이나 신비스런 그의 변화가 주의를
끌게 됩니다. 또 그가 어떻게 화려하게 치장한 그림이 아닌이
미추의 지긋지긋한 삶과 예술을 위한 예술의 암흑지대를 건너
무시무시한 싸움꾼이요 고발자가 된 것인지....!
오랜 사실주의의 터널을 지나 원근의 한계를 초월한 파카소의
이 그림을 통해 신비스럽고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아니라
시대의 비참과 가난한 사람의 쓰라린
영혼속에서 가라앉았다가 솟구치는 강렬한 빛과 어둠,
그리고 뒤틀어진 인생의 신비 넘어 힘 없고 버림받은 여인의 소외와
아픔을 여과 없이 통렬하게 만나게 됩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한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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