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래 오랜만에 막걸리가 아닌 쐬주를 마셨음메.
운명이 있다고 생각하심둥?
나는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함둥!
조용필의 할아버지 묘자리가 학의 목자리에 있다 함메.
그것을 발견한 지관이 예언을 했다하오.
이 집안에서는 앞으로 나라의 큰 소리꾼이 나올것이라 하는...
차치하고...
나의 사촌이 있었다오.
나이가 같은 ...
몇개월은 동생인...
어렷을때 참 추억이 많았다오.
유년기때는 감나무 아래에 떨어진 감을 주워서 서로 나눠먹고...
우리 텃밭 근처에 큰 무궁화나무가 잇었는데, 여름에 그 나무에 가까이 가서 보면
틀림없이 언제나 등애(풍뎅이같은 곤충)가
있었는데 , 그 등애를 잡아서 둘이 갖고 놀기도 했었다오.
그리고 겨울이면 서당도 같이 다녔고...
한 번은 어느해 가을에 동네 과수원에 살금살금 들어가 큰 알밤을 티셔츠에 가득히 담아 훔쳐오다
쥔장한테 들켜가지고 죄다 뺏기고 흠씬 야단맞던 기억.
그리고 국민학교 고학년때는 한밤중에 동네 대나무 밭에 참새잡으러 갔던 기억도 나오.
대나무밭에서 참새들이 잠을 자는데, 대나무를 흔들면 참새가 잠자는 채로 툭툭 떨어진다고 해서
간건데, 대나무를 흔들었더니 잠에서 깬 잠새들이 떨어지기는 켜녕 날아서 도망가던 그런 일...
사촌이지만 처지는 극명하게 달랐지요.
나는 홀어머니 슬하 6남1녀중 막내인 구질구질한 처지.
사촌은 작은아버지가 장기집권 이장님이신데다 정미소를 운영하여 명예와 부를 갖춘 부족함 없는 집안의
6녀1남중 여섯째 외동아들.
그런데 그 사촌이 두달전쯤에 세상을 등졌다오.
여러사정이 있었겠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사기꾼한테 사기를 당한거라오.
1억이 조금 넘는 금액인걸로 아는데, 그정도 돈으로 생을 달리했다는 것이 석연치 않은구석이 있긴
하지만, 차치하고...
이 일로 나는 한동안 맘이 너무 힘들었다오.
비록 중학교때 내가 서울로 전학오는 바람에 이후로 그닥 교류가 없었지만, 늘 맘속에서는
사촌중에 가장 추억이 많은 아이였기에 깊은 애틋함이 있었다오.
힘든 와중에 어느 날 나는 꿈을 꾸었다오.
어떤 음식점같은데에 일가 친척들이 많이 모여있는데서 작은 어머니를 뵙고 둘이 손잡고
서글피 흐느껴 우는 꿈이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