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이 사랑은 아닙니다. 2010. 2. 23 십대들의 쪽지친구와 나눈 글
시대의 흐름과 다르게 절제와 씀씀이의 미덕을 아는 친구님이 참 아름답고 어여쁩니다. 그리고 이렇게 귀한 마음을 지닌 친구님을 만나게 되어 기쁘고, 이런 친구님을 자녀로 두신 부모님도 참 귀하게 보시리라 사려 됩니다.^-^
친구님 말대로 대학이 뭐길래? 이렇게 아파해야할까요.
이른바 옷, 구두, 가방, 머리스타일은 대부분은 지금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을 말할 것이고, 이것을 따라 가주지 않으면 남들보다 못살고, 남들이 우습게 본다는 이른바 보여주기식의 자기과시, 자기자랑이 머무는 오늘날의 대학문화입니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만들고, 형편은 안 되는데 무리해서 대출받아 자동차를 사고, 옷을 사고, 핸드백을 삽니다. 그 돈은 다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아르바이트를 한다해도 모자랍니다. 대부분은 부모님께 손을 벌립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은 그 돈을 공짜로 가져오실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대학등록금만 사립이라면 한 학기에 500만원이 넘고 기숙비만 100만원 대, 나 하나 생활하는 생활비와, 교통비에 한 달에 적어도 50만원 이상의 돈을 붙여주시는 분들이 아닙니까?..
그런 생활을 작게는 2년, 멀게는 4년, 대학원까지 하면 8년입니다.
이 돈들을 한번 계산해보세요..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
이것은 그렇다치고, 그 이전에는 어떠했습니까?..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유치원 한달 최소 25만원, 학원 한 개 보내주시는데 교육비 최소 20만원, 두 세개면 50만원 이상에 매달 생활비, 나의 용돈, 나의 문제집값, 교복값, 공납금...
상상도 할 수 없는 돈들을 나라는 존재에게 부어주시는 부모님들의 수고를 생각한다면 단순히 우리 형편은 힘든데, 보여주기 위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그런 옷을, 신발을 살 수가 있을까요.. 그렇게 살 수 있는 형편이라면 적어도 우리 집에 최소 한 달 월급 300~400만원 이상 벌거나 재벌가 그룹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이상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어떤 메이커를 샀는지는 모르지만 옷 7벌에 55만원이라면 한 벌에 최소 8만원정도 소요되는 옷입니다. 사실 메이커라면 거의 할인가격이거나 세일가격정도일겁니다.
그러나 친구님 말대로 싸면서도 맘에 드는 옷들은 많이 있습니다.
비싸다고 해서 내 마음에,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냥 그것은 올해의 트랜드이거나 유행하니까, 이거 안 입고 다니면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가 되니까 끊임없이 최신 것을 사라. 그리고 누리라고 세상이 말합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세상의 말들입니다. 옷이 날개라고 새 옷을 입고
깔끔하면 정말 폼이 달라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외면하거나 부인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형편에 맞지 않는데, 단순히 사람들에게 나, 우리 집 무시하지 말라고, 우습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만큼의 옷, 그만큼의 신발을 굳이 사야하는 것일까요.. 옷 한 벌에 3만원대를 사도 그것은 50%세일가이거나 30%세일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 정도의 옷만 입어도 충분히 이쁘고 깔끔한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스타일은 깨끗함과 단정함이 기본입니다. 기존에 입던 옷이라도 어떻게 연출을 해주느냐에 따라, 계절과 아래위 색상의 배치도에 따라서도 충분이 멋을 낼 수 있습니다. 집에 있던 남방을 깔끔하게 다리고, 세탁소에 드라이 하고, 정장이나 바지를 깔끔하게 다려서 입고, 거기다 시계나 멋을 낼 수 있는 브릿지를 넣어주어도 좋습니다. 신발은 깔끔하게 닦아주고, 반짝이는 정도만 되어도 스타일이 눈부십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내게 있는 것 안에서 내 형편 안에서 아름답게 꾸밀 줄 아는 것이 진짜 능력이요, 내공입니다. 사실 비싸고 좋은 옷이야, 뭐, 말 그대로 돈만주면 다 그만큼 입는 거 아닙니까? 그런 겁니다. 그러나 스타일과 멋은 자신이 내는 것입니다.
옷 가게에 샘플로 내놓은 마네킹 모델들의 옷 색상과 같은 계열의 색상의 옷을 그대로 따라 입어보세요. 그 가게에서 새로 사는 것이 아니라 집에 있는 옷 중에 그 옷 색상과 같은 계열, 같은 니트, 같은 바지 말입니다. 꼭 같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비슷하게 갖추어만 입어도 멋은 살아납니다.
오빠의 마음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내 동생이 대학생이 되는데, 남들에게 꿇리지 않는 동생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우리 집안, 내 동생, 우습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자신이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위해서 동생이 되는 친구님의 의향과 스타일과 생각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동생이 되는 친구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욕심을 채우는 것이 되는 슬픔이 될 따름입니다.
아무리 값진 옷을 입어도 자신에게 맞지 않고 부담스럽다면 정말 마음이 불편하다는 의미입니다. 마음껏 기쁘지 않은 데 억지로 하는 것보다 아픈 일이 더 있겠습니까..
동생을 위한 오빠의 마음도 고맙지만, 지금 친구님이 생각하는 마음을 따라 조심스레 마음을 나누어 보기 바랍니다. 진정한 사랑을 나를 향해서 돈과 물질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입장과 상황을 헤아려주고, 배고팠지? 걱정해주면서 단돈 500원짜리의 빵이라도 사주면서 건네는 따스함에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과 관심은 돈의 액수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사랑과 관심은 수많은 돈의 잔치나 우리 형편에 맞지 않는 명품 옷과 신발이 아니라..
나도 너에게 이런 거 해 주고 싶은데, 그렇게 해 주지 못해서 마음 아프지만, 값비싸지 않아도 비슷한 것이라도 해 주려 이 가게 저 가게, 혹은 인터넷쇼핑을 밤늦도록 뒤져가며, 내 마음에 어울리는 옷 찾았다고, 아주 비싼 건 아니지만 너무 기뻐해 주는 그 마음에 있음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수고하는 땀,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 나의 감기를 걱정해서 따뜻한 꿀물 한 잔 태워주는 것, 나의 등록금을 위해 밤늦도록 고심하시다 식당에서 고된 일 하면서도 우리 딸을 위한 것이라며 수고하시는 부모님의 땀방울..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사랑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이유는..바로 나를 향하신 함께하는 귀하신 분들의 이 따스한 사랑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랑을 아는 따스한 친구님의 마음만큼이나..그 아름다운 마음 간직하며, 아름다운 중심을..나누기 바랍니다..^-^
이 시대의 아름다고 귀한 가치관을 지닌 친구님을 응원하며..
파이팅!
배병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