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문선교회는 이 달(12월) 초하루 저녁에 선교회 사무실 가까운 곳에 있는 명광성결교회에서 창립 25주년 감사예배를 드렸습니다.
이 예배는 어문선교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나누는 가운데 은혜롭게 진행되었습니다.
‘25주년’은 ‘사반세기’라고 해서 특별하게 여겨지는 해이기도 합니다. 중국어문선교회 행사에 가보면 성령의 임재가 느껴진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25주년 감사예배 역시 그러하였습니다.
서운하고 허전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선교회의 고문으로서 선교회의 여러 모임에 참석하여서 격려해 주시던 방지일 목사님께서 참석하지 못하신 일입니다. 방 목사님은, 잘 아시는 것과 같이 지난 가을에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오소리를 잡나?” 하던 나라에서 흡연규제 조례가
지난 25년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변했습니다.
중국은 특히 많이 변했습니다.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중국이 어떻게 변했나?’ 적어보다가 너무나도 많은 변화, 그리고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으면서 나도 모르게 ‘아니 이렇게나…’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중국의 국격(國格), 또는 위상이 크게 변했습니다.
사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저개발국가의 하나로 취급 받던 나라였는데 이제는 부동의 ‘빅 투(Big 2)’ 국가가 되었습니다.
70년대, 80년대, 밀림을 헤쳐나가는 마음으로 중국선교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을 때,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베이징 방송에서 단파로 송출하는 한국어 프로그램을 자주 들었는데 “중국은 영원히 사회주의 국가이고 패권주의를 반대한다”는 말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왔습니다.
“6․25 때 우리가 지원군을 보낸 것도 미국의 패권주의를 막기 위해서였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국이 지금은 패권주의의 냄새를 풍기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한국과의 관계도 많이 변했습니다.
중국어문선교회가 창립될 때만해도 중국은 미수교국이었고, 한걸음 더 나가서 ‘적성국가’ 였고 호칭도 ‘중공’이었는데, 이제는 수교국가들 가운데에서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아주 중요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전에는 한국에서 중국인들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1983년 5월의 민항기 불시착사건 때나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때 수백 명의 중국인이 한국에 들어왔을 때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명동, 제주도, 그밖의 여러 곳에서는 때때로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리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중국 국무원 법제판공실은 지난 11월 24일, ‘공공장소 흡연 규제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합니다.
이 조례안은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하는데 전국 모든 공공장소에서 실내흡연은 일절 금지되고 실외에도 금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 보도를 대하면서, 중국을 처음 방문하던 때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중국어문선교회가 발족할 무렵이었는데 그때는 중국을 가려면 따로 교육을 받고 여권에 특정국가방문허가 스탬프를 찍어야 했습니다.
홍콩에서 별지 비자를 받고 상해로 들어가서 국내선으로 갈아타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담배를 어찌나 많이 피우는지 공항대합실이 담배연기로 꽉 차 있었습니다.
견딜 수 없어서 나도 모르게 나온 소리가 “오소리를 잡나? 나, 원!”이었습니다.
오소리를 잡으려면 굴 입구에 연기를 피웠다고 하지요.
이것이 생애 최초로 중국 땅을 밟은 저의 입밖으로 나온 제일성(第一聲)이었습니다.
좀 더 멋있고 감격적인 말을 해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유감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중국은 그 성격상, 규제를 실시하면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 분명합니다.
세계 최대 담배생산국이면서 동시에 흡연국인 중국이 이제는 강력한 흡연단속국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도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변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이렇게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빠른 속도로, 더 많이 변할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
이백 여 년 전에 로버트 모리손이 들고 들어갔고, 허드손 테일러가 중국 내지에 골고루 전하려고 했고, 왕밍따오(王明道)가 외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중국어문선교회에도 지난 사반세기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사무실도 방배동-안산-명륜동, 여러 곳을 전전했습니다.
섬기는 일꾼들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사반세기 동안 한결같이 뿌린 것은 같습니다.
바로 복음이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변해서는 안됩니다.
창립 25주년 감사예배는 이것을 확인하고, 다짐하고, 하나님께 다시 한 번 서약하는 자리였고,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중국어문선교회가 흔들림없이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켜보아 주시고, 붙잡아주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국의 변화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그렇습니다, 선교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선교를 하는 나라로, 그것도 선교대국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복음의 힘이었습니다.
변하는 것에 변하지 않는 것을 꾸준히 뿌리면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올해, 2014년에 중국어문선교회에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두 말 할 것 없이 이 「중국을 주께로」가 ‘펩진’(종이잡지)에서 ‘웹진’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용기(容器)는 달라졌어도 그안에 담기는 것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복음입니다.
「웹진 중주」로 전환할 때 여러 가지 염려가 있었으나 그 안에 담기는 것이 같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으며 사명을 흔들림없이 잘 감당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호와 2015년 1월호에는 중국의 종파(宗派) 문제를 특집으로 다룹니다.
국내 필진에 의존하지 않고 번역물을 많이 취급했습니다.
때문에 색다른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많은 유익이 있기를 바랍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아니 지난 사반세기동안 베풀어주신 사랑과 격려에 감사드리며, 즐거운 성탄과 복된 새해 맞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