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스스로 미식가임을 자처한다.
혀 끝에 감겨오는 음식을 맛 보면서 사는 것이
내 미천한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미식가의 기분을 모르는 분들은
'무엇을 드시고 싶으세요?"를 물어본다.
만일 내가 "복지리"를 먹고 싶다고 복지리를 먹는 다고 하면
일년 열두달 복지리만 먹고 살 것이다.
음식은 그 지역, 그 토속민들이 자주 즐겨 찾는 음식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며
저 같은 미식가들은 그런 곳을 즐겨 찾아 헤맨다.
허름하고 불친절하고 투박한 주인의 말속에서 느끼는 음식의 맛은
미식가만이 감지해낼 수 있다.
마치 내가 먹거리 찾아서 전국을 헤매는 것처럼 느끼지만 이왕 먹을 거라면,
사 주는 것이라면 그 지역 토속 음식을 먹고 싶다는 것 뿐이다.
각설하고 그제 밤에 괜히 이유도 없이 내 그림자랑, 고독이랑 마주하고
홀짝홀짝 마신 술에 쓰라린 속을 부여잡고 아산으로 출장을 갔다가
점심때 어죽을 먹었다.
이름하여 "오박사 민물집" 충남 아산시 041 - 546 - 1379
첫째, 셋째 일요일은 쉰다.
민물고기를 푸욱 고아서 그 국물에 수제비 서너개, 밥풀 몇 알과
칼국수를 넣어 붉으스름하게 끓여서 가져오는데 한술 뜨니 속이 짜르르르
약간 매운 국물을 먹으면서도 속이 시원한 것은 내가 속이 없는 걸까?
회사 짤리면 "민물어죽" 전문점으로 인생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근데 메기 매운탕이 더 진국이란다. 아쉽지만 다음을 약속하고 일어났다.
참고로 항상 식사시간에는 자리가 모자란다. 줄서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재수가 좋으면 가자 마자 먹을 수도 있겠지만 ...
카페 게시글
맛과 멋을 찾아서
어죽 - 오박사 민물집(충남 아산)
빙혼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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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0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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