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돈 문제로 잠시 곤란했습니다. 아직까지는 가난한 서민들도 살만하구나라는 위안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 셈이죠. 그래도 여전히, 7년 동안 꾸준히 한 바닥에서 일한 사람보다 2년간 제대로 일해 본 적 없는 사람을 더욱 신용하는 은행, 그 기저에 있는 한국사회의 매커니즘이란 참 이상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비단 한국 사회뿐만 아니겠지요.
그동안 <죽음의 한 연구>를 접었고, <푸고의 진자>를 세번 빌려 세번 반납했으며, 가끔 화장실에서 최승자와 황동규의 시집을 훑곤 합니다.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이 책은 재미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는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책값이 너무 비싸네요. 삼만원대라니... 돈 여유 있으면 사기로 했습니다. 사는 것과 읽는 것은 물론 별개이지만, 섬섬섬섬은 산 책 읽기엔 강합니다. 아! <죽음->도 샀구나^^;
그래서,
오늘은 심각하게 만화책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까페 갈때까지 가는구나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최근 두달간, 교회에서 집에 심방을 오거나 도저히 시체놀이가 지겨울 때 혹은 정말 만화가 보고 싶을 때 광운대학교 근방에 있는 만화가게에 갑니다. 흔들의자에 원두커피가 있고, 시간당 천이백원의 저렴한 가격때문이지요.
혹 허영만의 <오!한강>이란 만화책을 보셨는지들 궁금합니다. 선악의 구분을 흐렸다는 점에 있어선 <태백산맥>보다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혹 지인들에게 한국사람이라면 <태백산맥> 꼭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습관 있는 분들 있으면 <오!한강> 추천합니다. 5권 완결입니다.
일본만화 중에는 <피아노의 숲>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만화책을 읽고 난 후 '나도 저렇게 살아야지'라는 순진한 생각이 여전히 들곤 합니다. 순수는 아니고 순진하게 세상을 그려내는 제목처럼 아름다운 만화책입니다.
한국만화 중에는 <키드깽>이 압권입니다. 웃깁니다. 웃겨요(억양을 되세기며 읽어주세요^^;) 정말로 강추입니다. <주유소습격사건>보다 재밌어요. 후회없이, 눈물나도록 웃었기 때문에 허무하거나 허전하지 않은 그런 걸작입니다. 물론 남는 건 업습니다. 한국만화의 미래! 흐리지 않습니다. 일본만화가 넘볼 수 없는 그런 경지에 이른 듯 합니다. 이 만화책 그린 작가는 세상을 아는 듯 싶네요.
물론 세상은 진지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지만, 대소변까지 진지하게 눌 수는 없는 거더라구요..
이상, 한해를 매일 예배를 드리며 살게 된 욱군이었습니다. 오늘도 드렸는데 소신있게(?) '아멘-'은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