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임 쿠르츠| 이선희 역
책 소개
명문 금융 가문의 권력과 부,
화려했던 일가가 선택한 와인 비즈니스
로스차일드 가문의 역사와 그 가문이 이루어낸 이 시대 최고의 와인에 관한 책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역사는 18세기 중엽 프랑크푸르트의 가난한 유대인 집단촌에서 시작된다. 흔히 게토라고 불리는 유대인 집단촌에 살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성(姓)을 가질 수 없었다. 그저 입구에 붉은 표식을 해둔 집이라 해서 ‘로트쉴트’라고 불렸던 이 가문은 18세기 이후 유렵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되었다. 로스차일드는 로트쉴트의 영어식 발음이다.
물론 조상 대대로 가족이 있었지만 로스차일드로서의 가문을 일으킨 초대 로스차일드는 1744년에 태어난 마이어 암쉘을 말한다. 그리고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운 것은 초대 로스차일드의 다섯 아들들이었다. 그들은 각자 프랑크푸르트와 런던, 파리, 비인, 그리고 나폴리에 정착해 황제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다는 정보망을 구축하면서 부(富)를 이루었다. 이들 형제들은 역사의 고비마다 특유의 처세술과 탁월한 혜안으로 19세기 말엽에는 유럽 주요 도시의 수많은 은행들을 소유하게 되면서 이른바 금융 제국을 이루게 되었다. 프랑크푸르트의 가난한 게토 한 구석에서 환전상으로 시작해 유럽 역사에서 가장 큰 부를 지닌 금융 제국이 되었던 로스차일드가(家), 그들은 세월을 지나오는 동안 와인으로도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된다.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선망이 되고 있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 그 중에서도 최고 등급인 다섯 개의 프리미어 그랑 크뤼 중에 두 개의 샤토 소유주가 바로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샤토 라프트 로쉴드와 샤토 무통 로쉴드가 그것이다. 그러나 초대 로스차일드에서 비롯된 가문일지라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샤토 라피트와 샤토 무통은 엄연한 다른 로스차일드 가문인 셈이다.
두 로스차일드 가문이 각자의 와인을 최고의 수준으로 지키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은 와인업계에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와인의 스타일에 있어서나 가문이 지니고 있는 오랜 가통에 있어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두 로스차일드 가문에 주목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와인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과 천착에 있다. 그들은 금융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전통적인 은행가였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와인 사업으로 눈을 돌려 가문에 대한 자부심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창의성을 와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로스차일드가의 사람들이 금융 제국을 이루기 위해 해왔던 노력과 더불어,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 전세계를 무대로 추구하고 있는 노력들에 관한 기록이다.19세기에 로스차일드 가문만큼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끄는 가문이 또 있을까? 격동의 시대에 홀연히 나타나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재능과 흔들림없는 가족의 단결력을 바탕으로 금융계의 정점에 올랐으며, 마침내 유럽 사회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엄청난 부로 얻은 거대한 권력과 파격적인 지위, 무엇보다 열렬한 유대교 신앙으로 인해 이 유대인 가문은 극심한 반유대주의의 공격 목표가 되었다. 변화의 시대에 로스차일드가가 해왔던 역할을 둘러싸고 오늘날까지 전설과 신화가 무성한 가운데 극우 세력이 퍼뜨린 음모설까지 횡행하고 있다. 그들은 용의주도하고 비밀리에 금융업무를 처리한 까닭에 좌파 뿐만 아니라 우파 정치가들에게도 주목과 질시를 받았다. 심지어 나치 시대에 이 금융 재벌은 ‘금융 자본의 국제화’의 상징으로 간주되어 비열한 나치 선동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반대로 로스차일드 가문이 1853년에 사들인 샤토 무통과 1868년에 사들인 샤토 라피트 두 포도원은, 오래 전부터 대단히 긍정적인 전설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샤토의 제품을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레드와인으로 꼽는다. 이런 평가는 수십 년 넘게 숙성을 거치며 인정을 받은 포도의 품질뿐만 아니라 소유주들의 명성과도 관련이 있다.
그렇지만 로스차일드 가문을 다룬 저작물들은 이런 사실을 거의 무시하고, 대부분 일가의 이름을 지닌 포도원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거나 짧은 논평을 덧붙일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은 로스차일드 가문의 역사와 샤토 무통과 샤토 라피트의 이야기를 엮는 다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 프랑스 남부 메독에 있는 두 포도원의 운명에는 로스차일드 사람들이 항상 중요한 역할 - 전성기에 비하면 훨씬 보잘 것 없지만 오늘날까지도 여전한 -을 차지했던 세계사와 함께 이 특별한 일가의 전기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은행들이 정치적, 경제적 변동을 겪으면서 세력을 잃은 대략 그 시점에 와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그 결과 이 특별하고 위대한 유럽의 가문이 오늘날까지 널리 알려지게 되엇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이 포도원들은 로스차일드 가문 내의 각기 다른 분가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로스차일드가가 걸어온 역사의 위대함과 이 가문이 낳은 와인의 위대함은, 모두 배타성과 엄청난 경계의 산물이다.
작가 소개
저자 | 요하임 쿠르츠
1976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경제 넉핀션 작가 및 영화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이탈리아의 클래식 자동차 생산업체 부가티의 기업사를 다룬 「신화·가족·기업(Der Mythos-Die Familie-Das Untemehmen(2005)」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전설과 음모설
제1부 로스차일드 가문의 등장
01 초대 로스차일드,마이어 암셸
게토에서의 삶_프랑크푸르트의 유대인거리
위대한 이름의 탄생
헤센-하나우 제후의 궁정 상인_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의 출세
헤센-카셀 공작 빌헬름의 시종이 되다
마이어 암셸의 아들들
유언_단결에 대한 훈계
02 다섯 형제, 금융제국의 기초를 닦다
두가지의 워털루_나폴레옹과 로스차일드가
정치적 평화와 경제 전쟁
많은 적이냐,많은 명예냐?
유대인의 왕
번영의 전략
사교계로 진출
신분 상승의 배지_궁정 사회에 영입되다
03 권력의 정점에서
철도_산업의 시류
호화로움을 과시하는 예술과 문화
반역하는 딸
격동의 유럽ㅣ사업의 변화
세대 교체
04 전쟁,위기,대재앙
최초의 대 파국: 1914~1918
양대 전쟁의 시대_로스차일드가의 제5세대
공포의 시대_도피하는 로스차일드가 사람들
05 오늘날의 로스차일드가 사람들
특별한 사회참여_에드몽과 팔레스타인
로스차일드 사람들은 어디에 있나?
제2부 로스차일드가와 최고의 와인
01 보르도, 와인의 왕국
포이악_알려지지 않은 와인의 도시
메독 와인의 성공비결_테루아르
02 샤토 무통과 샤토 라피트
아르노 드 퐁탁의 웅대한 이상_세계 시장으로 가는 길목
영국 시장을 점령하다
위대한 와인의 놀라운 효과_샤토 라피트의 발전
파산,불운,과오_샤토 라피트의 불안한 시절
샤토 무통_2급 포도원
황금시대와 첫 번째 충격_메독 와인이 유행이 되다
03 손님들을 위한 특별한 것
보르도 와인의 이정표_1855년의 등급 분류
후계자 문제로 고심하는 샤토 무통
04 경쟁사의 달콤한 향기
메독의 왕관을 둘러싼 분쟁_제임스 드 로스차일드,꿈을 실현하다
적대관계의 뿌리_카뤼아드를 둘러싼 싸움
위기의 시대_포도 재배의 세 가지 재앙
05 나는 무통이다,필리프 드 로스차일드
놀라움의 시작_샤토 무통에서 필리프의 초기 시절
샤토에서 직접 병에 채우다_오래된 관습과 치열한 투쟁
흉작_대수롭지 않은 도피행
새로운 길,새로운 와인_흉작을 이겨내는 새로운 아이디어들
어설픈 영화감독과 완벽한 남편_새로운 해안으로 가는 길목
06 괴링을 위한 와인
도피_전쟁의 한가운데에서
프랑스인들의 생명수를 둘러싼 투쟁
07 전후시대
희망으로 가득찬 시작_전후의 샤토 무통
샤토 라피트_새로운 로스차일드와 오래된 적대관계
옛 전선이 무너지다_샤토 무통과 샤토 라피트의 갈등
08 새로운 목표를 향하여
메독의 무서운 아이_에드몽 남작과 샤토 클라크
치욕스런 패배와 캘리포니아 와인의 대모험
보르도와 나파밸리_대서양 와인 동맹
위대한 왕의 죽음_필리프 드 로스차일드 이후의 샤토 무통
샤토 라피트_새로운 천년을 준비하다
에필로그
보르도는 위기에 처해 있는가?
지속과 각성의 사이에서_21세기의 문턱에 선 샤토 무통과 샤토 라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