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껍질로 포장되어 십여년 가까이 탈바꿈하여
순백의 꽃잎으로 다시 태어나는
솔잎...
글 송 은애
“현대는 컴퓨터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하여 디지털 방식과 인터내셔널 네트위크
시대라고 합니다. 인생과 자연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깊은 관심의 심안을 갖고
진솔한 영혼의 목소리로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詩人들은 모름지기 溫故知新하는 자세와
투철한 作家精神으로 모든 면에서 이 시대를 선도하고 지도하는 文化 創造의 밝은 빛이
되어야하겠습니다“ (동인지 제7집 머리말에서)
솔잎 詩 동인회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붓끝으로 나의 가슴앓이를 표현한다는 것은 극히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생활인의 모습으로 나의 모든 것을 표출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가슴저편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그 무언가를 겉옷으로 아니 미세한 인간의 행동으로 포장하는
작은 기술인지도 모른다.
여기 시인이라는 허울 좋은 모습으로 세상을 역류하듯 몸부림치며 가슴과 가슴을 열어 놓고
미친 듯이 사랑하고 불꽃 튀는 전쟁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골 깊은 계곡의 그 심오한 골짜기로 뜬 보름달을 보며 한라산의 여명을 그리워하고 제주의
애월을 무엇에 비유할까 고민하고 섬 안에 갇힘을 오히려 승화하여 문학에 희망을 안겨주는
애월 고 광자 시인이 있다.
애월은 솔잎의 초대 총무로써 지금껏 솔잎의 향기와 기백이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
동인들의 보배 같은 존재다.
골 깊은 계곡위로 뜬 보름달에서 그는
“달무리도 들러리 말아라.
골 깊은 계곡위로 배를 갈라 낳은 보름달
하늘은 온통 밝은 明자로 가득하니
천자문도 와서 거들지 말라
여기는 대한민국 안동 땅.
깊은 산중 밤하늘“
이렇게 高 시인은 신비롭게 자연을 노래하고 인간과 접목시켜 우리를 감탄하게 한다.
지역 문학 발전에도 남다른 관심과 후원을 아끼지 않아 고향 제주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지구상 모든 미물을 사랑하고 한 겨울이 되면 심한 몸살로 절필의 위기
까지 경험하며 다시 일어서는 야생화 시인 夕塘 김 승기 시인이 있다.
야생화처럼 향기도 모습도 수수하지만 끈질긴 인내력과 야생화의 기질을 그대로 이어받아
야생화가 잠드는 겨울엔 심한 가슴앓이로 주변을 슬프게 만든 적도 있었다.
석당은 꽃며느리밥풀 이란 詩에서 더는 눈물을 흘리지 말게나하며
“절절한 꿈이어도
누구나 꽃이 될 수 없는 것.
윤회하는 세상에서
꽃으로 피어 사는 삶
그것이 행복 아니겠느냐
입술에 걸린 하얀 점이
꼭 밥풀로만 보이느냐“
석당은 꽃과 인간의 삶을 비유하여 탄생과 인생의 과정 그리고 윤회까지 그리고 있다.
그의 심오한 마음을 이해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비 오는 날에는 누가 부르던가 잊힌다 했는데, 잊힌다 했는데... 湖雲 문 태하 시인은 지금 진영에 살고 있다. 진영 읍장을 거쳐 이제는 들과 산에 흡수되어 그 빛을 흙빛에서 자연에서 찾을 수 있다. 봄을 맞으며 古木에 꽃을 연상하고 벌 나비를 불러 모으는 湖雲은
잊힌다 했는데 에서
“벗은 나무는
내년 봄 다시
꽃 피울 꿈을 꾸지만
나에게는 필 꿈도 없으니
그리움만 더 할뿐인가
세월이가면 모든 것
잊혀진다 했는데
난 나무보다 못한가보다“
고즈넉하고 마음 비운 노년의 멋진 신사처럼 호탕한 웃음으로 흙을 사랑한다.
湖雲처럼 흙에 묻히지는 않았지만 자연에 스며들어 너무도 자연스러운 谷泉 박 수민 시인이 있다. 나무를 주로 소재로 하여 詩를 쓰고 詩에게 녹색 물을 들여 싱그럽게 펼치는 谷泉은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그의 詩엔 축복과 어떤 마술 같은 묘미가 주어져있다.
산꽃에서
“혼자 핀다
혼자 향기 날리고
혼자 진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서
그렇게 어엿이 산다.“
우린 그의 마음에서 홀로서기와 마술 같은 힘을 배워야겠다.
그 마술의 힘을 꼭 전해주고 싶은 시인 仙江 박 영신 시인이 있다.
인생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 한 줄의 글, 한편의 싯귀가 마음을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글보다 時 한 구절보다 더 절실한 癌과 싸워 이겨낸 仙江은 나는 암환자가 아니라고 외치며 창밖을 보며 우리에게 희망을 던져준다.
봄이 오는데 에서
“살맛 없어 화색이 죽어 가는데
눈비 내리지 않는 겨울은
봄 가뭄이 또 걱정이란다
이래도 탈이요
저래도 탈이다
어디다 초점을 두고
화살을 당길까“
이렇듯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걱정거리로 차분히 정진한다. 강원도 동해에서 지금도 호탕한 웃음을 남에게 전해주는 희망의 시인이다.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며 일인 몇 역할을 하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진하게
삶을 살아가는 송후당 박 응남 시인도 있다.
송후당은 지난 수해를 온 몸으로 감내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 고된 하루하루를
“물이 훑고 간 앙금을
물로 씻어 내며
마음의 앙금도 씻었네
살며 생긴 마음의 뚝
칼로 물 베듯 살음인데
눈 녹듯 녹아“
수해지구에서,2. 에서의 표현이다.
아름답게 표현하여 우리를 숙연하게 만들어 버린다.
때론 우리를 색깔 다른 사람들로 표현하여 모두 자기의 색깔을 인정하게 하는 날카로운
붓끝을 지니기도 했다.
갑자기 주위가 추워진다. 시작도 끝도 알 수 없는 나의 억압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수없이 방황하고 헤아릴 수 없이 자유를 그리는 茶軒 송 은애 시인
“누구를 위한 몸짓인지는
알 필요도 느낄 여유조차도 없이
내 방식대로
사랑하는 것은
인생의 열정을 보이고 싶어서 입니다.“
영화 오아시스를 보고 쓴 글이라고 한다.
뿌리내리지 못한 허망한 꿈을 찾으려 詩를 쓴다는 茶軒은 아마 지금도 번뇌와 갈등 속에서 밤을 지새우리라.
나 자신과 가장 진솔하게 만날 수 있을 때가 詩를 쓸 때라고 말하는 수현당 유 혈수 시인은
그의 시집 “삶의 누드”에서 솔직 담백한 표현으로 자신을 꾸밈없이 표출하였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행위 모두가 詩語이고 그리움이다. 라고 말한다.
“소소 무엇이 들리는 듯하여
후드득 창에서니
어둠은 불빛 길게 끌고 어디로 가고
골목엔 밤비만 서늘히 내려
겨울 창 만지다
밤새도록
추운 빗소리를 듣는다.“
삭막한 영혼의 소리를 듣는 것 같다. 내가 낸 상처마저도 내가 치유를 못하는 우리 시인들의 가슴에 던져지는 메시지는 누구 할 것 없이 모르고 짓밟고 스쳐 지나쳐 푸른 계절에 심한 몸살로 또 다른 詩語로 탄생시키는 것이 시인의 임무이자 소명인 것 같다.
일년에 한번정도 솔잎 詩 동인들은 구리에서 하루를 보낸다.
마당이 넓은 동인의 집에 초대되어 솔잎 향 맡으며 문학에 심취하여 대화하고 시낭송도 곁들이고 하루를 자연과 접하며 시간을 보낸다.
행복의 축을 이루기 위해 정체성을 찾고 문학 선상위에 놓여 있음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는 松書 이 보연 시인의 넋두리다.
표현 욕구와 자아의식을 멋있고 보람되게 살고자하는 가치관을 창출하려는 松書는 구리에서
아름다운 밤을 이렇게 표현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붉은 해
가슴에 품고 잠재우는 아차산
한강은 온몸으로 토평 뜰을 애무하고
청자 빛 하늘은 하얀 분수 유혹 한다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장자 못
솔 향 그윽한 잣나무 숲 벤치에서”
시 낭송으로 무르익는 구리의 밤하늘 아래 야래향 짙은 밤은 참으로 아름답다.
사십을 넘기고 바라본 세상, 아직은 멀리보이는 삶의 모습이 문학이라는 세계에 푹 담가
잘 숙성된 모습으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玉泉 이 정림 시인은 솔잎 詩 동인의 막내이자
꽃 중에 꽃이다. 때론 이런 표현이 어울리지 않게 성숙된 모습을 보여 주지만 매달 모이는 모임에서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문 쪽을 바라보는 동인들이 자꾸 늘어남을 부인하지 못한다. 우연히 만나는 누군가에게도 권할 수 있는 곰삭은 詩 한편 전해주려는 玉泉은
眞我에서 잎으로보다 꽃잎으로 포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흘러가는 강물을 보며 함께 흐르고자 했고
참 되거라
진실 되거라
인내하고 순종하라고 노래하는
큰 바위 얼굴. 붓으로 그려
그를 닮고 싶어했다
내 안의 나는”
나비처럼 날 수도 그처럼 가볍게 뜰 수도 있다는 신념아래 그는 지금 방황중이다.
인생은 길을 가는 길이다. 수없이 뒤를 돌아보면서 때로는 긴 한숨과 아쉬움 속에 단 한번 밖에 갈 수 없는 길을 많은 동반자들과 긴 터널을 지나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소망하고 그리움의 자리로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하는 銀川 이 춘원 시인이 있다.
징소리에서 삶은 이렇게 버팀의 몸부림으로 표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와 나 사이에 길이 열리고
먼 길 달려와
가슴에 부딪치는 순간
그는 나의 울음이 되고
고단한 삶의 한숨이 되고
주체할 수 없는
순수의 출렁이는 빛이 되고”
어찌하랴... 뿜어져 나오는 영혼의 울림 저 속 울음을
나만의 내면의 세계를 간직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속에 젖어들어 하나가 될 것이다.
각오와 참을성을 갈구하는 현실에서 제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계절이 바뀌어 쌓이는 나이테처럼 사랑하고 이별하고 인내하고 감내하는 시간의 쌓임 일 것이다.
아픔도 미움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마당 넓은 집에서 숲을 다스리는 濟林堂 장 귀순시인은
시간의 마침표를 찍고 돌아서는 순간 하나하나를
“1800도 가마에서
천년의 세월을 넘어
청자빛 유약을 발라
화기로 다시 태어나면
바람소리 물소리 들으며
천상초와 한세상 사네”
영원불변으로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흙과의 조화를 서슴없이 표현해 내고 있다.
연꽃처럼 진흙탕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고 중복과 반복 없이 순수하게 삶을 영위하는
솔잎 詩 동인들의 만남은 우연(등단)을 가장으로 필연으로 만났다.
이젠 서두름 없이 느림의 철학으로 주변 사람들과 가까워 질 것이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인사동에 가면 은은한 솔잎의 향기와 해금소리 어울어지는 시 낭송을 들을 수 있으며 온화한 그들의 서정詩를 느낄 것이다.
동인 시첩을 매달 발행하여 지금은 예순 아홉 번째 “꽃이 되고 싶다”모음집을 내놓았다.
어느 누구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동인들 자연이, 우주가, 흙이 불변하듯 그들의 만남이 불변 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제 순백의 꽃잎으로 (제8집) 다시 태어나는 솔잎은 순수 문학을 하는 문인들의 꿈과 희망이며 여명이 될 것 이다.
수필도 아닌 잡글 잘 읽었습니다. 잊그제 초 파일 날 법정스님은 산에 와 그저 아무말 없이 한 수 배우려 하지말고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 그것만 느끼고 보라고 하더이다. 재미는 없겠지만 그렇게 한번 해 볼려고 합니다.그 소리가 그렇게 맛이 있다는데 내일 엑스포 과학관 건강달리기에서..
첫댓글 제가 속해 있는 솔잎시동인을 이해하는데...도움이 되라고 실었습니다. 8번째 동인지 "순백의 꽃잎으로"지난 18일 출판한 시집의 소 해설 입니다.
수필도 아닌 잡글 잘 읽었습니다. 잊그제 초 파일 날 법정스님은 산에 와 그저 아무말 없이 한 수 배우려 하지말고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 그것만 느끼고 보라고 하더이다. 재미는 없겠지만 그렇게 한번 해 볼려고 합니다.그 소리가 그렇게 맛이 있다는데 내일 엑스포 과학관 건강달리기에서..
맞아요...그런데...법정 스님을 만나셨남유~~~~증말 좋으셨겠다~~~~새소리...바람소리...물소리에...우리 사람 사는 소리도 함께 들어요.
휴~ 길기도 하네요. 솔잎동인의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만남이 깊고 끈끈하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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