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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 쓰나미 그 후 6개월] 알코올 중독 … 정신질환… 생존자들은 '재앙 후유증' |
게재일 : 2005년 07월 04일 [11면] 기고자 : 한경환 기자 |
지진해일(쓰나미)이 인도양 연안 아시아 국가들을 덮친 지 6개월이 흘렀다. 지금까지 13개 국에서 공식 집계된 사망자는 18만8000여 명, 실종자는 4만3000여 명이다. 수백만 명의 이재민은 아직도 임시 보호시설 등에 흩어져 있다. 쓰나미 조기경보 체제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동된다. 그 전에라도 제2의 초대형 쓰나미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이 여전히 가슴 졸이며 사는 이유다.
인프라 복구 아직 시작도 못해=실종자 수색과 시신 신원 확인, 피해 복구와 생존자 지원 등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 그러나 무너진 30만 채의 주택과 망가진 인프라에 대한 복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아서 키 국제구호개발 의장은 "진전은 있었지만 장기적인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급한 것은 자금이다. 이미 확보된 자금 외에 추가로 필요한 비용은 100억 달러나 된다. 미국을 비롯한 90개 국의 정부와 개인, 단체들은 모두 110억 달러의 자금을 약속했지만 자금 지원은 순조롭지 않다. 기부금 상위 10개국 정부가 약속한 53억 달러 가운데 65%만 전달됐다.
토지 경계를 둘러싼 재산권 분쟁, 배수 시설 등 복구 전에 선결돼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정수시설 설치, 안정적인 식량 공급, 일자리 마련도 시급하다.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려면 길게는 10년쯤 걸릴 것으로 얀 에겔란트 유엔 인도지원 담당 사무차장은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구호 작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유엔 주도 아래 전 세계 구호 단체들은 피해 지역 주민에게 식량·식수·의약품과 임시 숙소 등을 신속히 공급했다.
후유증 심각하다=생존자에게 재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재민 보호소를 떠나 집으로 돌아온 한 가족은 악몽에 시달린 끝에 보호소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알코올 중독자도 늘었다. 인도 나가파티남의 한 마을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크리슈나쿠마르는 "쓰나미 전에는 알코올 중독 클리닉을 찾는 환자가 한 달에 5∼6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5개 병상을 다 써도 모자란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1만5000여 명이 쓰나미로 인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
경보 체제 내년에나 가동=인도양에서의 쓰나미 조기경보 체제는 내년 7월 가동될 것이라고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밝혔다. 현재는 태평양 쓰나미경고센터에서 마련한 임시 시스템이 운영 중이다. 조기경보 체제는 2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에서는 첨단 감시 시스템이 대양에서의 지진이나 수압 변화를 감지하면 이를 즉각 각국의 조기경보센터에 전달한다. 유네스코와 정부 간 해양학위원회(IOC)가 지휘한다. 2단계는 쓰나미 발생 예상 지역에 긴급 경고를 전달해 주민을 대피시키는 일이다.
한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