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전 날 남은 술을 모두 마시는 ‘이 나라’는?
우리나라도 술을 사랑하기로 유명하지만, 한국인만큼 술에 대한 애정이 높고 그만큼 음주 문화가 풍성한 나라들도 적지 않다. 이런 곳들에선 우리나라처럼 연말과 새해에도 술을 빼놓지 않고 즐긴다. 술과 함께 한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을 기념하는 나라들은 각각 어떤 풍경일까? 나라별로 새해와 관련된 술 이야기를 전한다.
독일, 불꽃놀이와 함께 터뜨리는 젝트
독일에서는 새해 전날 성대한 불꽃놀이인 '실베스터'가 열린다. 새해에 불꽃놀이와 함께 코르크 마개를 '뻥'하고 터뜨려야 제대로 새해를 맞이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땐 주로 독일의 스파클링 와인인 젝트(Sekt)를 마신다. 젝트는 가격도 저렴하고 프랑스의 샴페인과 또 다른 독일만의 고유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술이다.
한국, 새해에 마시는 도소주
도소주는 중국에서 통일신라 시대 즈음 흘러 들어온 풍습 중 하나로서 음력 설날이면 한 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마셨던 세시풍속주다. 도소주는 약재를 섣달그믐에 우물에 넣어두었다가 새해 첫날 꺼내 술에 넣고 잠깐 끓인 것으로, 동쪽을 향하여 마시면 1년 내내 질병이 없어진다고 믿었다. [동의보감], [사민월령] 등에 따르면 가족이 둘러앉아서 마셨던 도소주는 어린 사람부터 마시기 시작해 나이가 많은 사람 순서로 나누어 마셨다.
중국, 설에 마시는 초백주
중국은 음력 설인 춘절에 가족들이 모여 전통적으로 임금과 부모에 절하고 초백주라는 술을 바쳤다. 초백주는 천초와 잣나무 잎을 넣어 만든 약주로, 설날 아침에 마시면 전염성이 강한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이 초백주는 도소주와 함께 우리나라에 서민층에게도 전해진 바 있다.
스코틀랜드, 한 해의 마지막 순간엔 위스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에서는 매년 12월 29일부터 새해 첫날까지 4일 동안 호그마니 축제가 열린다. 바이킹의 축제에서 유래된 이 행사에서는 사람들이 바이킹 복장에 횃불을 들로 행진하는데,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위스키의 나라답게 온 가족이 집에 모여 12월 31일 이른 저녁부터 첫해가 뜨는 시간까지 위스키를 마음껏 마신다.
일본, 신년 복을 기원하는 에비스 맥주
12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의 전통 맥주 에비스는 일본에서 축하나 감사의 선물로 자주 등장한다. 일본인들은 새해에 맥주 선물세트를 주고받는데 이때 에비스 맥주가 대표적인 새해 선물로 쓰인다. 에비스 로고에 있는 에비스가 '복을 가져다주는 신'을 뜻하며 로고에서 안고 있는 참돔이 축복의 상징이어서 새해, 결혼, 축하의 의미를 갖기 때문.
프랑스, 새해 전 남은 술을 모두 마시는 풍습
프랑스에는 새해 전까지 집에 술이 남아 있으면 새해에 나쁜 액운이 끼칠 수 있다는 미신이 있다. 이 때문에 연말에 송년회를 열어 야식 만찬을 즐기며 지인들과 밤새도록 음식과 함께 샴페인, 와인 등 남은 술을 다 마시는 풍습이 있다. 이렇게 술을 즐기며 새해를 기다리다가 시간이 되면 옆사람을 끌어안고 새해 인사를 나눈다.
러시아, 자정부터 시작되는 보드카 파티
러시아는 새해가 시작되기 전 TV로 대통령의 신년 인사를 보고 러시아 국가와 함께 진행되는 불꽃놀이를 즐긴 뒤 가족들과 지인들이 모여 본격적인 음주가무를 시작한다. 거리든 집이든 상관없이 자정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진정한 연말 일정이 시작되는 것. 여기서 역시나 보드카는 빠지지 않는다. 러시아 사람들은 보드카를 마시고 취기가 오르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새해를 기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