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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47코스 역방향 제2부
객길마을 입구-주교천-계항마을-조금마을-대송마을-사등마을-신노량항-남해대교교차로
20220125
1부에서 이어짐
1.주교천습지의 물억새풀과 노량해협 야경
길손이 마을에 찾아오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는 객길마을 동쪽 입구에서 진정천의 석천교를 건너 주교천산책로를 따라올랐다. 주교천이 진정천을 합수하는 곳은 고전면 전도리, 금성면 궁항리, 금남면 계천리, 하동군의 세 개 면의 세 동리가 만나는 꼭지점이다. 진정천을 합수한 주교천은 고전면 전도리와 금성면 궁항리를 가르며 섬진강에 합수한다.
이 내(川) 이름이 왜 주교천(舟橋川)이라 명명되었을까? 주교(舟橋, 배다리)란 '작은 배를 잇달아 엮어 놓고 강을 건널 수 있게 설치한 물에 떠 있는 다리'를 이른다. 그렇다면 주교천은 이 내(川)에 배다리(舟橋)가 있었음을 알려준다. 주교천이 섬진강에 합수하는 포구는 예전에 남해의 물산을 실은 배들이 드나들던 곳으로 사람들이 몰려 시장이 형성되었을 것이며, 그때 사람들이 이 내(川)를 쉽게 건널 수 있도록 주교를 설치했을 것이다. 그때부터 내(川) 이름이 주교천이 되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그러한 것을 증명하는 마을 이름이 객길(客吉).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온 남해의 물산을 구입하러 많은 길손들이 주교천 포구를 찾아와 이 마을에 머물렀을 것이다. 낯선 길손들이 마을에 머무는 시절은 마을이 흥성했을 것이기에 길손은 길한 손님이 되는 것, 그래서 '객길'이라는 마을이 탄생하였을 것이다.
멀리 금오산은 서울 잠실벌의 롯데타워처럼 우뚝 솟아서 길손의 안내자가 되어 준다. 저 금오산 너머의 오른쪽 아래에 목적지 노량해협이 있다. 그 목표지를 향해 가는 길이 멀기만 하다. 주교천 습지에 광대한 물억새풀들이 펼쳐져 있고 방죽길에는 억새풀들이 바람에 서걱인다. 노랗게 마른 물억새풀과 억새풀 풍경이 겨울의 삭막함을 씻어내며 생명의 활력을 일으킨다. 목표를 향해 허겁지겁 걸어가는 길손의 다급한 마음이 따스해지고 몸의 피로가 풀리는 듯 주교천방죽길에서 평정과 평화에 푹 젖어들었다.
남해고속도로와 산업로 두 개의 육교 아래를 통과하고 계항마을 앞 드넓은 들판을 우회하여 계항교를 통하여 진정천을 건넜다. 진정천을 거슬러 조금마을 앞 들판을 둘러간다. 왼쪽에는 조금마을 그 오른쪽에는 진정초등학교가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진정마을이 보인다. 이제는 금오산이 눈 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금오산의 산줄기 연대봉-깃대봉-금오산은 멀리서 보면 다정한 삼형제처럼 우애가 깊어 보인다. 금오산 3형제의 막내둥이 연대봉 아래 신노량항과 신노량마을은 아직도 멀었다. 진정마을을 바라보면서 금오길을 따라오르면 까치들이 둥지를 튼 느티나무와 정자가 있는 아담한 집들이 자리잡은 마을이 있다. 금오산 3형제처럼 다정한 강아지 3형제가 마을길로 나와서 길손을 반기며 꼬리를 흔든다. 귀여운 꼬맹이들, 오늘은 자연과 생명체 3형제들의 우애가 길손의 모든 걱정을 덜어주는 것 같다.
진정천을 거슬러 금오길을 따라서 국도19번 섬진강대로 육교 덕천교 아래를 통과하여 섬진강대로 금정사 갈림목으로 나왔다. 남파랑길을 단축하고자 하면 이곳에서 금정사 가는 길로 올라 고개에서 대송마을로 내려오면 된다. 힘은 들지만 남파랑길 정코스 방향으로, 섬진강대로 하동군농협쌀조합공동법인이 운영하는 금남농협연합미곡종합처리장 앞에서 길을 건너 오른쪽 대숲으로 진행하여 지루한 고개를 오른다. 고개를 오르면서 금남면 덕천리 중심지와 그 일대의 풍경을 내려보고 축사 위에 태양집열판을 설치한 성심태양광발전소를 지나 언덕에서 잠시 숨을 골랐다. 객길마을에서 이곳까지 걸어온 풍경이 내려다 보인다. 내려보면 가까운 듯하지만 실제는 먼 거리를 길게 걸어왔다. 언덕 너머 바다 쪽에는 금남면 진정리 대송산업단지와 그 너머로 멀리 갈사만조선산업단지에서 솟아오르는 하얀 연기들이 구름송이들 날아가듯 하늘에 번진다.
고개에서 일자르디노펜션 앞으로 나아갔다. 펜션 앞 홍매나무에 홍매화 꽃망울들이 방울방울 부풀어 맺혀 있다. 그리고 몇 꽃망울들은 벌써 진분홍 입술을 활짝 벌리고 중심부는 노란 꽃밥을 머리에 인 꽃술들이 경쟁하듯 솟아서 반짝인다. 아니, 벌써 홍매화가 피는 때인가? 서울 봉은사의 명품 홍매화는 2월말에 피지 않던가? 이곳이 따뜻한 남쪽이라서 1월말에 피는 것일까? 섬진강변에서 오늘 만난 청매는 꽃망울만 맺혀 있었는데. 홍매화 피는 봄이 벌써 이렇게 와 있구나.
금정사 가는 길을 가로질러 대송마을로 내려간다. 왼쪽으로 금오산 3형제 막내둥이 연대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그 오른쪽 뒤로 남해군의 녹두산이 뾰족히 솟아있고, 더 오른쪽으로 남해군의 최고봉 망운산이 구름 속에 희끄무레하게 보인다. 목적지는 연대봉 앞에 누에처럼 길게 누운 구릉을 오른쪽으로 빙 돌아서 신노량항과 마을을 거쳐 남해대교에 이른다. 대송마을을 내려가 길게 누운 구릉 앞 들판의 농로를 따라 해안으로 내려간다. 대송마을 아래 넓은 들판은 대송들과 사등마을 위 들판은 사등들로 구분되는 듯하다.
오전에 보슬비는 내렸고 날씨는 잔뜩 찌푸려 있다. 가을처럼 쓸쓸한 분위기다. 들녘을 걸어가는 여인의 모습이 우수에 그득하다. 겨울답지 않은 오후, 잔뜩 찌푸린 흐린 날씨, 여인은 왜 홀로 이 들녘을 걸어갈까? 뒤돌아서 여인의 모습과 금오산을 바라본다. 금오산은 너른 들판과 대송만 해안을 내려보고 있다. 찌푸림과 쓸쓸함에 아랑곳 없이 늠름하다. 해마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 사등마을회관 앞을 지나서 해안로를 따라가다가 수송마을로 들어섰다. 해안로를 따라 직진하면 신노량항으로 이어지지만 남파랑길은 해안로를 걸어가는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길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신노량항으로 이어지게 했다. 수송마을 입구의 큼직한 집을 지나면 폐가들이다. 수송 버스정류소 앞 몇 채의 폐가들을 바라보는 길손의 마음이 아프다. 버스정류소 유리벽에 멋지게 장식된 하동십경 풍경과 대송산업단지 굴뚝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흰 연기들이 폐가들을 비웃는 듯 보였다.
수송마을과 금오산을 바라보며 국도19번 신노량항 출입구 언덕을 올라서 금남면 송문리 미법마을을 내려보며 발길을 재촉한다. 일행은 이미 목적지에 도착하여 뒤풀이를 즐기고 있을 것이다. 마음이 급해지고 집중력이 사라진다. 미첩마을의 금남체육공원 축구장에서 활기찬 축구 연습 장면을 보며 활력을 되찾지만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노량초등학교 건물이 멋지게 보인다. 언덕에 있어서 교실에서는 바다가 내려다 보일 것 같다. 금남면사무소와 금남보건지소, 금남체육공원 표석, 금남면복지목욕탕이 있는 금남면 송문리 중심지를 지난다. 여기저기 사진을 찍는 길손을 본 한 여인이,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곳인데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 저녁노을 풍경을 볼 수 없어 아쉽네요." "어느 쪽인가요?" "저기 저쪽 멀리 광양만 저녁노을이 참 아름답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여인의 말을 듣고 금남면 노량리 신노량항으로 넘어왔다. 멀리 광양만 하늘 위 붉은 노을이 한 점 보인다. 날씨가 흐려서 여인의 말대로 저녁노을은 하늘 전체를 물들이지 못한다. 노량의 아름다운 저녁노을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관음포(觀音浦) 앞 바다를 바라보며 노량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바람이 몰아치고 물결이 소리친다. 노량 바다의 물결을 헤치는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이 도주하는 왜군을 추격한다. 아, 날아온 유탄에 장군이 쓰러진다.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고 말하지 말라.(戰方急愼勿言我死)", 이순신 장군이 병사들에게 말하는 소리가 관음포 앞 바다에서 울려온다.
남해대교교차로 앞 광장 47코스 시작점에서 길고도 긴 하동 지역 남파랑길 47코스를 역방향으로 끝냈다. 건너편에 남해충렬사가 바라보이는 하동 구노량마을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서 구노량마을회관 앞 부두로 나오니, 노량해협의 검푸른 물결 위에 두 개의 다리가 밝은 불빛으로 환하게 반짝이며 아름다운 야경을 보여준다. 광양만 포구의 저녁노을 풍경을 구경하지 못한 보상으로 노량해협의 남해대교와 노량대교 야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나 보다. 이순신 장군 동상 바로 위 이슬공원에서 거센 바람 속에 이슬 방울 같은 물결이 눈물처럼 뒤채는 검푸른 노량(露梁) 바다를 바라보는데, 언뜻 죽음으로 가는 내 삶의 길이 보이는 것 같았다.
2.걸은 과정
이 마을에 낯선 손님이 찾아오면 좋은 일이 생겼고 타지에서 이 마을에 들어와 거주하는 사람은 모두 잘 산다고 하여 '객길(客吉)'이라 불렸다고 한다. 객길마을 앞 둑방길 뒤를 주교천(舟橋川)이 휘돌아 흐른다. 표석 오른쪽 뒤로 주교천교가 보인다. 다리 앞이 주교천이 섬진강에 합수하는 지점이다.
금성면 궁항리에서 석천교를 통하여 진정천을 건너서 금남면 계천리로 넘어간다. 석천교 바로 왼쪽 주교천 산책로를 따라 남파랑길을 이어간다. 중앙 뒤쪽에 금오산이 우뚝하다.
진정천 뒤쪽은 객길마을, 객길마을은 진정천과 주교천에 둘러싸인 마을이다. 진정천은 곧바로 오른쪽에서 주교천에 합수한다.
주교천습지 너머는 고전면 전도리 전도마을. 이곳은 금남면 계천리. 진정천과 주교천이 합수하는 지점은 고전면 전도리, 금성면 궁항리, 금남면 계천리, 세 개 면의 세 동리가 꼭지점으로 만나는 지점이다.
주교천이 진정천과 합수하는 지점을 내려본다.
이곳에서 주교천과 헤어져 오른쪽 달구목길을 따라 남해고속도로 하동터널 방향으로 진행
달구목길을 따라서 남해고속도로 하동터널 입구 직전의 육교 아래를 통과
남해고속도로 육교 아래를 통과하여 진행
오른쪽 끝에 보이는 건물은 하동군 금남면 계천리 계천배수장, 배수장 앞으로 진행
계천배수장 앞을 지나 산업로 육교 아래를 통과하여 계항들판으로 진행
들판을 빙 돌아서 앞에 보이는 계항마을 앞으로 진행
남파랑길은 진정천을 건너 조금교차로 방향으로 진행
금남면 계천리에서 금남면 진정리로 넘어간다. 왼쪽 금남종합가스 펼침막 방향으로 진행
왼쪽은 조금마을, 정면은 진정마을, 남파랑길은 조금마을과 진정마을 앞 들판을 오른쪽으로 빙 돌아서 위쪽으로 진행
남파랑길은 오른쪽 위로 진행
뒤돌아서서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오른쪽 맨 아래의 조금마을, 왼쪽의 금오마을, 그 사이를 거쳐 올라왔다.
앞에 보이는 건물은 하동군농협쌀조합공동법인이 운영하는 금남농협연합미곡종합처리장
남파랑길은 앞에 보이는 대숲길로 들어가 임도를 따라 고개를 넘는 긴 길로 이어진다. 단축하고자 하면 오른쪽 금정사 표석이 있는 있는 길을 따라 오르면 된다.
왼쪽에 솟은 산봉은 연대봉인 듯. 중앙 뒤에 뾰족 솟은 산봉은 녹두산, 맨 뒤 흐릿하게 솟은 산은 남해도의 최고봉 망운산.
맨 뒤쪽의 금오산은 하동군 동남쪽에 우뚝 솟은 명산이다.
바다 건너 맨 뒤 산봉은 남해도의 망운산. 오른쪽은 덕오마을과 대송산업단지, 남파랑길은 왼쪽 소송마을 방향으로 진행
이 해안로를 따라가면 고개를 넘어 수문마을을 거쳐 노량항으로 이어지지만, 남파랑길은 앞 수송마을 입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고개를 넘어간다. 오른쪽 뒤에 남해도의 망운산이 구름에 가려 있다.
금남면 대송리에서 금남면 송문리 수송마을 입구로 진입
금남면 송문리 미법마을, 그 왼쪽에 금남면 노량리 신노량마을의 노량대교가 보인다. 노량대교 건너편은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 감암마을, 그 뒷산은 산성산, 중앙에 우뚝 솟은 산은 녹두산인 듯.
이제 금남면 송문리에서 금남면 노량리로 넘어간다.
건너편은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 감암항과 산성산, 중앙에 솟은 녹두산, 오른쪽 끝에 구름에 가린 망운산
왼쪽 뒤에 남해군의 녹두산과 중앙 맨 뒤에 구름에 가린 망운산
어선에 필요한 도구(船具)를 판매하는 가게, 철물선구상회 건물 입구가 멋지다.
건너편은 누에가 길게 누운 형상의 구포미산 아래 월곡해안, 그 너머에 오른쪽으로 튀어나온 곶(串)이 관음포,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관음포 앞 바다이다. 왼쪽 뒤에 망운산이 보인다.
노량대교 건너 산봉은 산성산, 남해대교 건너 왼쪽 구두산 아래 언덕에 충렬사, 그 오른쪽에 충렬사마을과 횟집거리가 있다.
바다 건너 구두산과 충렬사, 횟집거리가 눈에 다 잡힌다.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관음포 앞 바다가 중앙에 보인다.
대문이 없는 마을, 게처럼 생긴 마을에 대문이 있으면 게가 들어오지 않아 집안이 망한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면서 게가 들어올 수 있도록 대문을 만들지 않아 대문 없는 마을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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