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o Solo Basta!”
2023년 1월 21일 토 설 전 날,
요리 담당 수녀님이 어제 준비해 놓은 명절 식품 자료들…. 일부는 요리 담당 수녀님이 하고, 튀김은 오늘 아침 몇 수녀님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몇 가지 튀김들을 해서, 넓고 둥근 쟁반에 담아 두었습니다. 다른 음식들은 오후에 또 한 그룹의 수녀님들이 다시 눈 한번 깜빡이면 다른 명절 음식으로 예쁘게 담길 것입니다.
수녀들은 정말 일을 잘하고 맛있게 합니다. 그런 기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은 소수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우리 수녀들은 음식에 있어서 요리사입니다. 재봉에서도 수녀들은 척척 헌 옷을 뜯어서 다른 옷으로 만들거나 천을 사서 필요한 것들을 만듭니다. 청소나 다른 일에서도 수녀들은 선수처럼 잘 합니다. 저도 수도자인데 수녀들의 재능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스스로 ‘돌연변이’ 수녀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만능 선수 같은 우리 수녀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초기 양성을 시킨 까마득히 젊은 수녀들이 10여 년 지나 만났을 때, 척척 해내는 것을 보고, 너무 신기해하고 놀란 때가 오래전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저는 그렇게 변화(성장)하지 않은 그 자리에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이런 모습을 느낄 때마다 위축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몇몇 사람들의 말처럼 저도 어느 귀퉁이에 아주 색다른 재능이 있으리라 의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사(소임)이동을 며칠 앞두고, 자신들이 다른 곳을 옮겨지리라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아는 상태에서, 보이지 않게 마음이 분주한 시간입니다. 떠난다는 것은 아쉬움과 감사로움이 담기고, 새로운 시작에서는 희망과 설렘이 있습니다. 아직은 정주 되지 않고 어딘가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롭습니다.
서울로 오랜만에 올 때는 시큰둥하고 주춤했지만, 서울 중심 안국역 근방에서 많은 지인을 만났고,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종류의 병원도 있어서, 쉽게 의료에 접근할 수 있었고, 더욱이 ‘하느님의 사람’이라는 특권으로 너그러운 의료인들의 배려를 받아 저렴한 비용이나 무료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시청 공무원 신자들과 성경공부, ‘성서백주간’을 하면서 자매님들의 선하고 여린 마음과 깊은 신앙을 보게 된 것. 기꺼이 10여명의 신자분들이 파프아뉴기니 청년의 학비를 도와주어 초등학력만으로 수도원에 입문한 청년을 고등교육까지 받을 수 있도록 기꺼이 나서준 아름다운 자매님들. 파프아뉴기니에 있을 때, 전적으로 성경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요셉의원 이문주 신부님께 보답을 드리고자 시작한 국제성경 위원회에서 만난 용띠 자매님들과의 ‘영어성경읽기’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약 10여 년 HIV/AIDS 관련되어 국내/외에서 일했고 생활했었으나. 이곳에 와서는 소수의 감염 친구들과 만나서 소박한 식사를 나누었는데, 최근 몇 개월 전에 이들을 위한 미사, 가톨릭래드리본 미사, 늘품공동체 미사를 참여하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연민이 저의 가슴 깊이에 고스란히 있었다는 것을 의식한 것도 은총입니다. 저는 비록 이 일에 직접적인 관여를 할 수 있는 소임을 받지 않고 다른 소임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가지만, 아쉽지는 않습니다. 이 모두가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체험을 수없이 허락하셨던, Wonderful stories with God이 내 가슴에 있는 한, 저는 기쁘고, 새롭게 임할 수 있습니다. 그 은총의 추억이 마르지 않은 기쁨과 위로와 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그 하느님은 지금도 제 안에서 제가 있는 곳에서 하느님의 그 특유한 방법으로 또 새로운 일을 하실 것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제게 마르지 않는 기쁨의 샘입니다.
하느님의 제게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입니다.
하느님은 제게 사실 모든 것이니까요.
“Dio Solo Basta!”
나의 답 글>
수녀님의 특별한 재능은요?
주님 향한 열정,
기도,
신앙,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연민과 연대,
그러고보니 가장 본질적이고 탁월한 재능들을 받으셨네요!
새 해 영육간 건강하시고 곧 이동될 새임지에서도 수녀님의 그분과 더 깊고 진한 열애의 시·공간 관계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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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 분은 나의 청원장이시며 선배로 우리 수도회의 특수통이시다.
양성장,빈민,에이즈 감염HIV/AIDS 시설 운영등의 소임을 하셨다
청원소에서늘 잘 몰랐으나, HIV/AIDS 시설운영에 잠시 동반하고, 다시 서울집에서 동거할 때 보니 가장 이른 시간 성당에 홀로 앉앉아 예수님과 만나고 계셨고, 자주 기도하시고 공부하시고 퇴회자 약자 소수자 빈자들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두고 실천하셨다.
지금 여기서 그리 주목받지 못하시는 것을 보면 예수님의 여성사도임이 확실하고 심지어 예언자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함께 살 때 교만한 이 사람의 부덕에 투덕거리기도 했지만, 존경하는 마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