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췌장암 말기 올케, 이제 눈 입을 제외한 외적 수족을 전혀 못 쓰고,정작 암은 깨끗해졌는데 당뇨와 간경화, 혈관 이상, 회복 불가한 체력과 면역력 이상의 심각한 상태로 사설 구급차에 이동되어 긴 검진받았다. 환자는 살아서 한 번 더 만나보고, 2년 가까이 매달려 돌보는 안타까운 조카들도 위로할 겸 만나러 갔다. 올케는 “엄마”하고 부르는 딸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눈을 뜨고 좋아했다. 항암과 수술한 병원에 다녀온 뒤로 의식도 반응도 ‘반짝’ 증상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라니... 암은 깨끗해졌다는데, 긴 투병생활중 제대로 먹지 못해 앙상한 뼈들이 드러난 모습이 너무 처참하다.
힘들고 긴 검진을 마치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 지인이 전화를 주었다. 지인 분의 형제님도 얼마남지 않는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와중에 친구이신 윤숙 마리아님의 부고를 전해왔다. 지난 1월 중순경 계곡 징검다리를 건너 집으로 귀가중 넘어져 머리를 다쳤고 가까운 집에까지 오셔서 2차 화장실에서 쓰러져 뇌출혈이 있었고 돌아가셨다는....참으로 황당했다. 마리아님과 부군 요셉님은 내가 서울 논현2동 성당에 있을 때, 나에게 교리를 배워 가깝게 지내 오던 분들이었다. 자매님은 20년전에 암이 발병하여 천진암 근처로 이사하여 투병생활을 하셨다. 가서 자주 뵙지는 못했지만, 아주 가끔 전화로 안부를 나누기도 했건만.
이렇게 내 주변의 사람들이 아프다거나 가거나하며 돌아오지 못할 인생의 강을 건너고 있다. 그럼에도 산 사람들은 또 살아가야 하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 그러니 조만간 찾아올 마지막 그 날을 위해 더 알차게 보람있게 살 일이다.
"윤숙 마리아님 얼마나 놀라셨어요? 이렇게 황망하게 주님께 가시다니, 부디 하느님 품 안에서 영육간 아픔없는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고, 홀로 남아 엄청난 아픔과 당황스러움을 겪으실 요셉님 부디 용기와 지혜 잃지 않도록 전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