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하고 아름다운 사랑… 책 속에만 있는 이야기?
1. 사랑을 배울 수 있다면
로버트 C. 솔로몬 지음|오도스|528쪽|2만5000원
바야흐로 사랑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가 도처에서 목격되는 시대. 어디서든 짝짓기 연애 방송이 넘치고, 스마트폰으로 수분 만에 데이트 상대를 찾지만, 수많은 청춘 남녀가 ‘먹고사니즘’을 앞세워 연애와 결혼을 거부한다. 우리에게 사랑은 환영받는 존재일까, 거부받는 존재일까.
저자는 이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답을 내놓는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하고 믿는 많은 것이 실상 쓰레기에 불과하다.” 미국 텍사스대 철학과 교수이자 선천적 심장 희소 질환을 갖고 태어난 저자가 한평생 삶과 사랑의 의미를 골몰히 고민한 답이다.
저자는 특히 사랑은 이야기책 속 짜릿한 느낌, 젊을 때만 가능한 청춘의 아름다운 산물 같은 게 아니라고 일침한다. ‘세상에서 가장 불완전한 발명품’이며,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재창조해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 그는 플라톤의 ‘향연’에 빗대어 자신이 찾은 개인적인 사랑의 의미를 다음처럼 전한다. “각자가 자신의 나머지 반쪽 정체성을 찾으려는 절절한 필생의 노력이자, 타인을 통해 자신을 재정의하는 경험.”
2. 세컨드 브레인
창의력 꿈꾸는가? 12개 핵심 주제에 집중, 나머지는 잊어라세컨드 브레인
티아고 포르테 지음|서은경 옮김|쌤앤파커스|352쪽|1만6800원
중요한 걸 기억하려 애썼는데 나도 모르게 깜빡 잊어버린 적이 얼마나 자주 있나. 대화하던 중 주장을 뒷받침할 설득력 있는 근거가 생각나지 않을 때는? 차를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던 중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지만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엔 물거품처럼 사라진 경우는? 책이나 기사에서 나중에 활용할 만한 내용을 보았지만 막상 필요할 때 생각나지 않는 바람에 머리 싸매고 괴로워했던 적은?
저자가 던지는 이 질문에 ‘난 항상 그래’라며 고개 끄덕인다면 지난해 미국서 출간된 이 책이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및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 결과 미국 직장인들은 엉뚱한 곳에 보관된 메모, 물건, 파일을 찾느라 1년에 76시간을 쓴다. 미국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 노동자는 업무 시간의 평균 26%를 다양한 시스템에 분산 저장된 정보를 찾고 통합하는 데 쓰지만 이 중 필요한 정보를 실제로 찾아내는 경우는 56%에 불과하다.
저자는 생산성(productivity) 관리 전문가. 초디지털 시대, 정보 과부하에 시달리며 ‘제2의 뇌’를 필요로 하는 독자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머리는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곳이지 보관하는 곳이어선 안 된다”라는 생산성 컨설턴트 데이비드 앨런의 말을 인용하며 정보를 효율적으로 기록·관리해 신체 외부에 ‘제2의 뇌’를 구축하고, 아이디어 생산의 발판으로 삼는 법을 제시한다.
“천재는 기억하는 자가 아니라 기록하는 자”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 버지니아 울프, 존 로크 등 수많은 예술가와 지식인은 흥미롭다 여긴 아이디어를 항상 소지하고 다니던 노트에 기록했다. 곧 ‘비망록(commonplace book)’이다. 디지털 시대의 비망록은 어떤 형태여야 하는가? 저자는 에버노트나 노션 같은 스마트폰의 메모 앱만 이용해도 비망록 구축에 충분하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방법이다. 저자는 ‘CODE’라는 순서도를 제시한다. 수집(Collect), 정리(Organize), 추출(Distill), 표현(Express)의 약자.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아이디어 간 연관성을 밝혀내며, 시간을 두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후, 나만의 관점을 정교하게 다듬어라.” 특히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것. 저자는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미국 생물학자 제임스 왓슨과 영국 물리학자 프랜시스 크릭의 사례를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이들은 다른 과학자들과 달리 수학적 개념과 추상적 사고를 머릿속에서 굴리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DNA 분자 형태와 비슷하게 판지 조각들을 잘라내 조립한 모형을 탁자 위에 놓고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한 후, 이리저리 돌려보면서 분자 배열 방식에 관해 알려진 지식과 일치하는 형태를 찾으려 애썼다.
기록을 통해 아이디어를 수집하되 결과물을 닥치는 대로 거머쥐고 있으면 안 된다.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식을 얻으려면 매일 조금씩 더하라. 지혜를 얻으려면 매일 조금씩 버려라.” 창의력의 거장들은 많이 기억하기보다 가능한 한 많이 잊어버리며 핵심만 추출한다. 저자는 “큐레이터의 관점을 취하며 수집한 자료를 간결하게 정리하라”면서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의 전략을 참고하라고 말한다. 파인먼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관심 있는 문제 열두가지를 끊임없이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한다. 새로운 연구에 대해 듣거나 읽을 때마다 그 질문들에 하나씩 대입해 테스트하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살펴본다. 가끔 ‘이거다’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러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떻게 해낸 거지? 그는 천재가 틀림없어!” 저자는 파인먼의 말을 ‘정말 핵심적인 정보나 아이디어 열두가지에만 집중하고 그 이외는 잊어버리는 것’이라 해석한다.
아이디어를 저장할 때는 ‘쓰임’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부엌으로 치자면 같은 음식 재료끼리 분류해 한곳에 저장하기보다 파스타면 파스타, 수프면 수프 등 어떤 요리에 쓸지를 생각해 그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한데 모아 정리하라는 것이다. 1주일에 한 번 특정 요일에 이메일 수신함을 비우고, 컴퓨터 바탕화면의 안 쓰는 아이콘을 지우는 것도 정보 정리에 도움이 된다.
결론은 “성공하고 싶으면 잘 기록하고 잘 정리하고 잘 비우라”는 것. 간단하고 쉬운 조언이지만 대부분의 현대인은 그 쉬운 일을 해내지 못해 지식 과잉의 바다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원제 Building A Second Brain.
첫댓글
제목에 공감합니다.
사랑도 행복도 배워야
더 지혜로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다 못읽으면
책의 평가라도 읽어서 소화하려고 합니다
사랑도 배울 수가 있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