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선생님의 칼럼을 읽다 아래와 같은 아이디어의 글을 읽게 되었다. 자신의 생애 중 가장 아름다웠거나 인상적이었던 순간을 하나 들려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미래에 펼쳐지면 좋을 아름다운 꿈 또한 하나 남겨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위 내용에 맞춰 글을 한 편 작성해 보게 되었다.
첫째, 당신 생애 중 지금 생각해도 아름다운 장면 하나를 적어 주세요. 가장 아름다울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이 있어 당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믿게 하는 그런 환한 이야기 하나 들려주세요.
부모님께 존댓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것은 내가 심리치료를 받은 지 3년이 지나서 벌어진 일이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반말로 말을 하는 것이 매우 이상하고, 거북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정신과 선생님께 상담받으며 이 주제의 이야기를 꺼냈다. 선생님은 처음에는 낯설어서 어려울 수 있지만, 막상 해 보면 할 수 있다고 나를 북돋아 줬다.
이 이미지가 가장 먼저 그리고 아름답게 그려지는 이유는, 나는 심리적 상처가 깊기도 하고, 내면 아이가 덜 자란 면이 많아 정서적 독립이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또한, 나는 구본형 선생님의 꿈벗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선생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번뜩이는 쪽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적절한 질문이 그가 길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는 책을 많이 읽었고, 그래서 글맛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기의 청소년 시절의 고뇌를 살과 핏속에 갈무리해 두었기 때문에 그는 상처를 통해 다른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법을 안다.
그는 심리치료라는 통로를 통해 자신이 겪은 아픔을 창조적인 에너지원으로 활용했다. 그는 자신의 아픔을 자신을 치료하는 기제로 쓸 수 있을 만큼 현명했다. 왜 사람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지, 왜 글 속에 자신을 감추는지 이해했다. 그리고 자신을 먼저 치료해 주었다.
이제 그는 이해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우연한 비극들이 그가 인생의 지혜를 얻기 위해 지불한 대가이며, 세상과 소통하고 어둠 속의 사람들을 햇빛 속으로 끌어내기 위한 수련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김신웅 심리 치료센터는 그의 상처가 다른 청소년들의 상처와 만나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원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곳이다.”
둘째, 앞으로 당신에게 찾아 올 아름다운 장면을 하나만 미리 알려 주세요. 아마 당신의 꿈들 중 하나겠지요. 그래요, 아주 아름다운 꿈 하나 적어 주세요.
나는 미래를 그렸다 지웠다가를 매우 자주 반복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마흔네 살인 지금도 자주 꿈을 그린다. 그런데 이제는 그 꿈의 모습이 대략 일관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이제 내 인생에서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그 길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아닐 수 있지만, 황홀한 꿈의 모습이기는 하다.
“그날은 매우 기쁜 날로 내 인생에 기억된다. 나는 글을 꽤 오랫동안 쓰길 즐겼지만, 나이가 꽤 들어가며 나는 완숙해질 수 있었다. 덕분에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고,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날 아침 우연히 이메일을 열어 보는데 낯선 이로부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다시 힘을 내 살아보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다.
세월이 흘러가며 내게 이와 비슷한 내용의 이메일이 자주 도착했다. 나는 이것을 매우 신기하게 생각했다. 그러다 아이디어가 떠올라, 내게 메일을 보내 주었던 분들에게 단체 답장을 보냈다. ‘귀하를 푸른 바다가 빛나는 바다의 찻집으로 초대합니다.’ 이렇게 짧은 내용으로 해서 사람들을 아름다운 그곳으로 모았다. 그렇게 나의 ‘성장하려는 사람들과 함께 합니다’라는 비전의 모임은 첫 스타트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김신웅 심리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