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은 계유정난 다음 날 ‘영의정부사 영경연 서운관사 겸 판이병조사’라는 이름도 꽤나 긴 전무후무한 관직에 제수 되어 왕을 대신해 섭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영의정에 왕 교육 전담에 천문 책임자에 군사 책임자에 인사 책임자까지, 말하자면 이미 신하의 지위를 넘어선 것이지요
이어서 수양은 김종서의 형제나 다름없는 이징옥을 해치우고, 공신책봉을 한 후 공신에 책봉되지 않은 종이나 시녀들에게도 통 큰 선물을 하였는데, 김종서를 철퇴로 내려친 임어을운 등 종들에게 내린 것이 김종서, 황보인 등이 살던 집 한 채씩이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타워펠리스 로얄층쯤 되지요. 졸지에 종놈이 상전벽해가 된것이지요.
총명한 어린 단종은 잠시라도 수양을 믿었던 자신을 탓 하며, 밀려드는 두려움과 서러움을 감추어 삭이고 “모든 권한은 다 줘도 상관없다. 몇 년 만 이 자리를 지키면 된다” 라는 생각 하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왕의 행보를 이어 갔습니다.
그러나 때로 흐르는 두려움과 서러움과 외로움의 눈물만은 감출 수 없었겠지요
그로부터 1년. 민심이 수그러지길 기다리던 수양은 슬슬 왕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를 가동하는데, 그 첫 번째는 상중 이어서 안 된다는 단종의 의사를 누르고 강제로 결혼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정변 이후의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는데, 실제로 세간에는 수양이 왕위를 넘본다는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단종은 급기야 살아남기 위해서 포고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는데, 그 내용이 제법 그럴 듯 했습니다.
그 내용은 “근일에 이르러 숙부께서 나에게 이롭지 못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나 이는 간교한 무리의 선동 이다. 숙부는 내게 주공과도 같은 분이다”
‘주공’이 누구인가, 주공은 주나라 무왕의 동생으로서, 무왕 이 일찍 죽고 그 아들이 즉위하자 숙부로서 강력한 섭정을 편 후 왕이 성장하자 미련 없이 섭정을 그만 두고 신하의 자리로 돌아간 사람입니다.
단종의 위와 같은 유언비어와 ‘주공’을 언급한 것은 수양 에게는, 수양이 다른 마음을 품지 못하도록 묶어두자는 의미로밖에 읽히지 않았습니다. 에휴~단종이 오죽하면 이런 쿠션다마까지 치가면서 목숨을 보전하려고 했겠습니까? 삼촌이 아니라 웬수다. 웬수~
그러나 안타깝게도 수양이 존경하는 인물은 형제들과 조카 를 주살하고 왕위에 오른 당나라 태종이었고, 이미 계유 정난으로 왕의 허락도 없이 왕의 신하들을 죽임으로서 역모의 길에 들어섰으니, 수양도 왕이 되는 것 말고는 살아 날 길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수양은 드디어 소년을 넘어 청년을 향해 가는 단종으로 부터 왕위를 양보 받을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기 시작 했으니, 이는 끊임없는 역모 사건 조작으로 단종을 따르는 사람들을 마구 해치는 것이었습니다.
수양의 뜻대로 신하들은 입을 모아 금성대군, 혜빈 양씨 등 단종과 가까운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일 것을 계속적으로 청 하니, 어린 단종이 실날같은 희망이 사라졌음을 깨닫고 “더 버티다가는 나를 따르는 사람은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 하에 드디어 대보를 수양에게 전하니, 수양대군 세조(7대)는 마침내 몽매에도 그리던 임금이 된 것입니다. 잘났어~증말~
담에 이어서~
<조선왕조실록(29)> 세조 1 - 단종복위 시도와 혹독한 대가
세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이 된 단종은 말이 상왕 이지~창덕궁으로 물러나 어린 부인과 더불어 외롭고 슬픈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단종도 단종이지만 어린 부인 은 뭔 죄가 있습니까?
그러던 어느날, 성삼문 등이 찾아와 복위가 멀지 않았다는 말을 하자, 단종은 감격한 마음에 성삼문과 외숙부 권자신 에게 자신의 칼을 내주면서 지지를 표명하였습니다. 이것은 소년 단종이 일말의 기대와 더불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라는 자포자기적인 생각도 있었겠지요.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등은 그 부친 과 함께 가까운 지인들과 단종복위를 꽤했는데, 마침 하늘 이 준 기가 막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세조가 명나라 사신을 위로하는 연회를 여는데, 그 연회 자리에 서는 별운검에 성삼문과 유성원의 부친인 성승, 유응부 등이 내정된 것입니다.
별운검은 요즘 대통령 경호팀장쯤 되는데~연회 자리에서 무장을 하고 임금의 좌우를 호위하는 무반을 말하는데, 이들이 이러한 별운검으로 내정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었겠습니까?
성삼문 등은 별운검으로 서게 되는 성승 등이 연회 자리 에서 세조와 세자 그리고 한명회, 신숙주 등을 그 자리에서 모두 참하기로 하는 계획을 세우고, 연회가 열리는 날을 기다리며 시퍼런 장검을 갈고 또 갈았습니다. 성공은 보장 된 것과 다름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연회가 열리기 전날 밤 악몽을 꾼 한명회가 연회 당일 세조에게 연회장이 좁고 더우니 건강이 좋지 않은 세자를 참석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를 하여 윤허 를 받아 내고, 연회장에 이르러서는 한명회 독단적으로 오늘 연회에서 별운검은 서지 않기로 했다면서 성승 등의 연회장 진입을 가로막았습니다.
성승 등 무장 출신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므로 이 자리에서 한명회와 세조의 목을 치자며 거사의 강행을 주장했으나, 문신 출신들인 성삼문 등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며 후일을 도모할 것을 주장 하였고, 결국 이로 인해 이 날의 거사는 이행되지 못하였습니다. 에라이~쪼다팔푼이들~
한편, 한명회는 명나라 사신이 참석한 연회에 자기 마음 대로 별운검을 폐했다는 이유로 세조로부터 강한 힐책을 받고 집으로 물러나 앉았는데, 한명회는 성삼문 등의 행태 를 볼 때 거사를 도모했던 것이 틀림없고, 그러한 역모 거사 가 틀어진 이상 두려움에 고변하는 자가 분명히 있을 것 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거참 귀신이 따로 없습니다.
과연 한명회의 예측대로, 거사가 성공한 후 장인인 정창손 을 영의정에 앉히기로 한 김질이라는 사람이 역모 발각의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정창손을 찾아가 역모가 있었음 을 알렸고, 놀란 정창손은 그길로 세조를 찾아가 역모 고변 을 하였습니다.
이에 분노한 세조는 관련자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도록 하니, 순식간에 대궐은 거대한 고문장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아~단종아 단종아~하늘은 세조편인가 봅니다~
생각이 넘 많으면 안돼...하늘의 뜻이고..초기조선의 기틀을 완성한 성종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