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나는 내 삶에 감사함을 모르고 살았다.
내가 걸을 수 있고 잘 볼 수 있고 그래서 테니스도 하고 자식들도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들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살면서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대단한 축복이자
감사해야 할 일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남편 가신지 햇수로 6년, 극심한 좌절을 맛보았고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멸감을
극복하지 못해 지독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다.
그 이후, 나는 진짜 좋은 사람을 통해서 세상을 다시 배우기 시작했고, 독서를 하면서
결코 내 삶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비참한 것이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감사해야 할 일이
천지라는 것. 불만과 불평 투성이었던 내 삶은 어느 순간,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무지 어려운 여건에서 계모처럼 자식을 키우고, 누구나 다 갖는 가족과의 갈등을 견뎠고,
결국은 두 자식이 성장해서 자기 앞가림은 해 갈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갖었으니
천만다행임과 동시에 감사해야 할 일임을, 겸손한 마음으로 내 삶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번 뉴질랜드 여행을 떠나기 전 다양한 협찬과 도움을 받았다.
그 분들께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하는지, 짐짓 망설이고 있다. 감사의 표현은 습관이라고 했다.
약간만 마음을 쓰면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삶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아주 좋은 습관 중의 하나하고 한다.
한국적인 사고방식으로 마음으로 느낀 고마움을 진중하게 품고 살다 이심전심으로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사실은 그것이 그리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옆에 사는 아우를 통해 나는 3년간 화곡 회장을 하면서 깨달았던 부분이다.
나름 무척이나 따르는 아우지만 표현을 하지 않으니 오해를 사기도 했었다.
감사는 현금과 같아서 언제나 즉석에서 꺼내 쓸 수 있는 훌륭한 미덕이라고 한다.
쓰면 쓸수록 고갈되지 않고 더욱 더 출렁이는 샘물과 같다고 한다.
고마움은 고맙다고 표현을 해야 한다. 진심으로, 의식적으로, 미리 무조건 실천하는 감사는
아무리 견디기 힘든 상황도 기적처럼 가치 있게 여기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나는 떠나기 전에 어떤 형태로든 그 고마움에 대한 인사를 꼭 챙기고 떠나려고 한다.
문자 메시지나 그 외 어떤 것이든...
22일,
비트로 김영창 사장님의 자제분 결혼식이 있었다.
구 서초 웨딩홀, 현 베라체커벤션 아이리스 4층 오후 두시였다.
화곡에서 화환과 약간의 봉투를 받아왔고, 비트로 팀원들은 모두 다 정성껏 걷은 성의를
한 봉투에 담아 준비했다. 물론 내것은 따로 준비했다.
나는 옆에 사는 아우 하정이 차를 편승했다. 바쁜 중에도 시간을 내고 운전을 해서
나를 태우고 가는 아우가 고맙고 또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였다.
비트로 팀의 더 많은 팀원들이 참석해서 빛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욕심이었다. 연말인데다가 일주일 전에서야 결혼 소식을
듣게 되어서 미리 약속된 연말 스케줄을 변동하라고 까지 차마 부탁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맨 먼저 김정하 상무님이 우리를 반겼다.
이원목 회장님을 비롯하여 친숙한 비트로 가족들을 한 자리에서 다 만날 수 있었다.
김영창 사장님은 늘 표정이 진중한 편이시지만 무척이나 반가워하셨다.
두 부부가 나란히 서서 손님들을 영접하고 그 곁에는 의젓한 새신랑이 서 있으니 완벽한 조화였다.
선남선녀, 새롭게 가정을 꾸려갈 신부와 신랑, 그리고 비트로 가족들의 사진을 찍었다.
특히 이원목 회장님 아드님과 두 따님 내외가 모두 다 참석해서 한 자리에 모여 있는데 엄청 부러웠다.
잘 성장한 세 자녀, 사진을 찍어 놓고 보니 한 사람도 얼굴에 그림자가 없었다.
저렇게 가족들이 모두 다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든 그 힘은 어디에서 부터 나오는 것일까?
무척이나 부러웠던 순간이었다.
식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들은 식당으로 내려갔다. 음식이 한식으로 깔끔했고
고급 호텔보다 더 훌륭했다. 우리들은 김 과장님과 강이 사님과 디자인 파트에서 일하는 분과 어울려
대화를 나눴다. 당연히 비트로 의류에 관한 이야기가 중점적이었고 남자만 하는 전국대회가
어느 대회인지 알고 싶다하여 일단은 베스트90을 추천했다. 아무래도 강 이사님께서 내년부터는
동호인 대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을까 싶어서 귀가 솔깃했다.
비트로 의류 중에서는 상의는 매우 만족도가 높으나 아직도 바지에 대한 불만이 많다는 것을 지적했더니
그곳에 계시는 직원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긍을 하였다. 아직도 더, 더 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나는 사실 그날 결혼식장에 비트로 폴라텍 바지에 앵글부츠를 신고 갔다.
누구도 내가 입은 바지가 비트로 폴라텍 바지인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탄력이 좋고 보온력이 뛰어나 어디든 자주 애용할 수 있도록 그 바지만큼은
잘 만들어 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드렸다.
잠시 후 혼주 내외분께서 식당으로 들어와 한 바퀴 돌면서 인사를 했고 우리 둘은 마지막까지
그릇을 다 비우고서 돌아왔다. 물론 회장님과 사장님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비트 로를 생각하면 나는 그 '감사'의 영역에서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다.
조금 비약해서 표현하자면 채무노예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간 너무 많은 것을 받았고 20여년 화곡대회를 위한 초심이 아직도 흔들리지 않고 계시는
비트로 전 직원을 향해 큰절이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인연이 모질어서, 인연이 모질어서…….그 표현은 자주 들었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으나
우리 화곡의 전 회원들은 일구월심 비트로가 잘 되기를 기도하고 있고
비트로 팀원들 역시 최선을 다해 홍보대사의 역할에 충실하게 해 나가고 있으니
앞으로 반드시 비트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가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엊그제 어떤 글을 보니 이번에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이 선출된 것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진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일만 시간의 법칙'에 나온 시대적 열매라고 합니다. 새 대통령의 꿈이 우리의 꿈이 되고
새 대통령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 될 수 있도록 너도 나도 힘을 모아야 한다는 글을 읽고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비트로가 잘 되기를 비는 마음, 너도 나도 잘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만 비트로도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인데 화곡과 비트로팀은 몸과 마음을 다 받쳐
늘 비트로가 잘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는 것. 마지막 인사로 남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