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동 책방 골목은 1950년대 한국전쟁 시기부터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형성되어 온 유서 깊은 지역이다. 몇 세대에 걸쳐 사람과 책, 나눔과 아껴씀이 어우러져 인문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소중한 가치가 있는 국내 유일의 헌책방 골목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보수동 책방 골목은 그 역사성을 간직하지 못하고 오늘날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경영난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등으로 폐점이 속출하여 현재 이 지역은 헌책방이 20여 곳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10년에 지역 문화의 재건을 위해 설립된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은 그 공간과 위치에 걸맞은 역할을 찾아야 하고, 옛 명성을 잃고 점점 쇠퇴해 가는 보수동 책방 골목 지역의 활성화와 자생력을 기르는 방안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자갈치시장, 깡통시장, 남포동 등 주변의 각종 관광지와 연계하여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탐방객들을 위해 중구 지역의 역사· 문화 소개 및 부산 지역 안내 및 헌 책방 골목의 46개 서점에 대한 상세한 정보 안내를 도와주는 방문자 센터의 역할을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중구 지역과 책방 골목이 있는 보수동, 부평동 지역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고민하고, 책방 골목 주민들, 상인들의 교류와 화합을 지원해 주는 역할, 그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즉 지역 주민들이 편하게 들러서 담소를 즐길 수 있는 사랑방, 쉼터의 기능, 마을 작은도서관의 기능, 책방 골목 상가번영회 등의 회의 장소의 기능, 46개 서점 간의 교류장의 기능, 교육 프로그램, 강연회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기능 등을 하는 지역커뮤니티 센터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이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시민들 중에서 책과 문화에 관심 있는 회원이나 다양한 자원 활동가들이 모이게 되고, 모집된 활동가들과 함께 책 관련한 전시, 체험 부스들을 운영하는 책방 골목 문화제, 가을 열독 행사 등과 같은 축제도 기획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열악한 재정 상황을 고려하여, 다양한 공공 기관의 공모사업 수행 등을 통해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의 교육적, 문화 예술적 경험을 충족시켜 주는 프로그램· 컨텐츠 개발 센터의 역할이다. 중구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예술 교육이나 체험투어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좋을 것이다. 백산기념관, 근대역사박물관, 40계단 문화관, 카톨릭센터,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또따또가, 백년어서원, 서푼짜리 오페라, 인쇄 골목, 대형 도매 서점가 등등과 연계하여 수많은 중구의 문화 자원들을 아우르는 ‘부산 근현대사 공부 모임’, ‘중구의 예술 인문학 요람 탐방’, ‘근현대 향토 건축 투어’, ‘부산민주항쟁 발자취 투어’, ‘고서점 주인과 정담 있는 스토리텔링 모임’ 등과 같은 원도심의 풍부한 자원과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한 기획을 하고 사업을 펼쳐야 한다.
그 외에도 8층 하늘 정원을 ‘풀꽃 나무와 그늘이 어우러진’ 이름 그대로의 하늘 정원으로 조성하여 지역민들과 관광객이 쉬어가며 원도심을 조망하는 휴게 공간으로 가꾼다. 또한 1층 입구 주차장 옆의 공간에 소형 화단을 설치하고 아이비나 줄장미를 심어 올리는 등 건물 주변 조경에도 신경을 써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녹지 환경 관련 공모사업을 찾아서 수행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희망 근로(공공 근로)요원 배치를 구청에 강력히 요청하여 6, 7층의 작은 도서관, 북 카페 관리나 전체 건물의 청소 관리, 하자 보수 등을 맡김으로서, 직원 없이 비어 있어서 관리가 안 되는 공간을 줄이고 상근 직원들의 잔 업무를 경감시켜 업무의 영속성을 보장해야한다.
이 모든 활동과 사업들은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의 제안으로 부산시청, 부산시 교육청, 부산시민도서관, 중구청,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기관 간의 충분한 논의와 협업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은 보수동과 보수동 헌 책방 골목의 인문학적, 역사적 가치를 지역 주민들에게 교양하고, 관광객과 시민들에게는 헌 책방 골목을 다양한 방식으로 체득하고 그 향수를 공감하게 함으로써, 이 소중한 문화적 자산을 보존하는데 동참하게 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