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천문시계를 보며...

[에스더]

  7월 31일 목요일 아침부터 시작된 프라하 시내관광. 전날의 비로 인해 공기는 청결하고 신선했다.

가을처럼 시원한 날씨가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하루종일 도보로 관광하기 때문에 편한 신발을 신으라던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파란색 원피스와 가죽 샌들을 신었다.

가벼운 스카프도 둘렀다. 숙소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내린 프라하 구시가지. 중세시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최신식처럼 세련된 전차와 버스로 인해 중세시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듯했다.

프라하 궁내로 들어가 비투스 대성당과 여러 건물들을 보았다.

아담하고 예쁜 집들의 황금소로를 지나 블타바강의 까를교를 본 뒤,

식당에서 든든한 점심을 먹고, 본격적인 자유관광에 돌입했다.

구시청사와 틴 성당이 마주 보고 있는 구시가지 광장에서 바츨라프 동상이 서있는 신시가지까지 2시간 반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내일이면 떠나야하기 때문에 기념품도 사야했고, 광장쪽 천문시계탑의 정각 퍼포먼스도 구경해야했고,

마차를 타고 한 바퀴 돌고 싶었다. 일단 기념품을 구입하러 하벨시장으로 향했다.

걸어가면서도 멋진 풍경에 연신 감탄하며 사진촬영을 했다.

   오래된 하벨시장의 규모는 작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상품들이 많았다.

여러 상점에서 모양과 가격을 비교해보며 물건을 구입했다.

인심이 좋은 상인들은 값을 에누리해주었다.

원래 체코인들은 손님이 할인해달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새 4시 10분전이 되어 광장쪽으로 달려갔다.

   1410년 프라하 시청사의 요청으로 제작된 천문시계의 퍼포먼스는 유명하기 때문에

각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미리 시계탑 앞에 운집해있었다. 긴장감으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들.

모든 시선이 시계탑으로 향해 있었다. 그 열기가 어찌나 강렬한지...

가뜩이나 많은 사람들의 체온으로 더욱 뜨겁게 느껴졌다.

   드디어 시계가 4시를 가리키자 아래 시계판의 우측에 있는 해골이 종을 당기고,

들고 있는 호롱불을 기울여진 상태에서 수평으로 세우며, 바로 옆의 인형이 기타를 치며,

왼쪽의 거울 보는 인형과 돈주머니와 지팡이를 짚은 인형이 같이 고갯짓한다.

그와 동시에 위의 두 창문이 열리는데 예수님의 열 두 제자가 돌아가면서 아래를 내려본다.

마지막에는 창문 위의 황금수탉이 운다. 이 모든 퍼포먼스는 동시다발적으로 15초 내로 끝났다.

설레임으로 가득 했던 얼굴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허무감이 더했다. 이렇게 짧은 과정을 보기 위해 먼 곳에서 모인 사람들.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는데 결국 끝났다. 이 천문시계에 사람들은 집중했었다.

   그럼 하나님께는? 매사에 하나님께 집중하고 있는가? 나 자신에게도 물었다.

다른 곳을 보느라 하나님이 실망하시도록 한 적은 없는가? 나 자신이 힘들 때나 슬플 때만 찾지 않았는가?

부끄러웠다. 천문시계는 나를 허무하게 만들었지만, 하나님은 허무함이 아닌 기쁨과 평안을 주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과 나 자신을 보느라 진정한 기쁨과 평안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삶을 주신 하나님한테 무관심하고 있다.

하나님은 늘 믿는 자들을 지켜보고 계시는데 그들은 하나님을 외면할 때가 있다.

하나님과 마주해야 한다. 기도를 통하여 말씀을 통하여 마주해야 한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시침과 분침이 함께 돌아가듯 하나님과 함께 돌아야한다.

지금까지 제멋대로 움직인 나... 하나님은 언제나 동일하시기 때문에 내가 살아갈 수 있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태복음 22:37-40) 아멘.

   2014. 8. 22.

        에스더

[비은]

작문 수고.. 감사..

[아비가일]

그렇게 큰 천문시계의 퍼포먼스를 보며 느낀것은..마치 아이의 작은 장난감을 크게 확대해 놓은 것 같았어요..
아이의 장난감은 그 정도의 시간이 나와도 작아서 귀엽고 예쁘지만..크기가 크니..정말 허무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influential]

전 그 퍼포먼스 못봤어요ㅜㅜ

[향기나는 숲♡]

나두 못봤다는..5분 늦어서..ㅜㅜ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