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에 말려 더 맛있는 야채요리

[명침]

봄볕에 말려 더 맛있는 야·채·요·리

사뭇 달라진 바람결, 따사로운 볕에 조금씩 노곤해지는 계절. 4월은 볕이 좋아 야채를 말리기에 딱 좋다. 말린 야채로 입맛 당기는 별미 레시피를 만들어 봄 기운을 한껏 느껴 보자. 어떤 요리보다 근사하고 영양 만점인 식재료가 될 듯.

[매력 만점! 말린 야채 요리]

야채를 볕에 말리는 것은 여간 수고로운 일이 아니다. 말릴 만한 채반도 준비해야 하고 야채가 겹치지 않도록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만져야 하고, 또 날씨의 상태도 계속 예의 주시해야 한다. 그러나 생야채보다 볕에 말린 야채가 영양소가 더 많다면 그러한 수고로움쯤은 금세 잊어버릴 것 같다.
햇볕에 야채를 말리면 자외선을 통해 만들어지는 비타민 D가 다량 증가한다. 비타민 D는 우리 몸의 칼슘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여 신체에 이롭게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응축되어 생으로 먹는 것보다 다량의 영양소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 특히 식이 섬유는 대략 말린 야채 100g당 성인의 1일 권장 섭취량과 비슷해 변비·설사 등의 소화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영양이 풍부해 자칫 피로함을 쉽게 느낄 수 있는 봄에는 원기를 북돋워주기도.

야채를 말릴 때에는 종류와 쓰임에 따라 다르지만 볕이 좋은 날 조리하기 3~4시간 전에 꾸덕하게 말려서 사용하면 물에 불릴 필요도 없고, 씹히는 감이 좋은 데다 조리 후에 모양도 예쁘다. 오랫동안 보관하고자 할 때에는 하루 정도 바짝 말린 후 위생 비닐에 종류별로 담아 냉동실에서 보관하고 조금씩 꺼내 사용한다.
비타민의 영양분을 오롯이 흡수하려면 기름에 볶거나 튀기는 편이 가장 이상적인 조리법이다. 말린 야채는 무엇보다 조리하기가 쉽다는 것이 장점. 볶거나 튀기는 등의 조리 시간이 단축되어 가볍게 한끼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 물론 오랫동안 보관하기도 쉬운데다 다른 음식과도 조화롭게 어울려 언제든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다. 오래 말린 야채를 조리할 때에는 찬물에 헹궈 먼지나 이물질 등을 제거한 후에 미지근한 물에서 1~2시간 불린 후 사용한다.

야채 튀김
재료 ∥ 가지 2개, 당근ㆍ우엉 1개씩, 튀김 기름 적당량
튀김옷 ∥ 밀가루ㆍ냉수 1컵씩
조미료 ∥ 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 이렇게 준비하세요
1 가지는 꼭지를 떼고 깨끗이 씻어 어슷하게 썬다.
2 당근은 부드럽게 문질러 닦아 흙을 씻어 내고 어슷하게 썬다.
3 우엉은 흙을 털어 내고 흐르는 물에서 부드럽게 문질러 닦아 어슷하게 썬다.
4 ①, ②, ③을 채반에 널어 3~4시간 말린다.
5 볼에 분량의 튀김옷 재료를 넣고 섞은 후 차갑게 보관한다.

● 이렇게 만드세요
1 말린 가지와 당근, 우엉에 튀김옷을 얇게 입힌다.
2 튀김 기름을 170~180℃로 달군 후 ①을 바삭하게 튀겨 기름망에 건진다.
3 먹기 직전에 소금, 후춧가루를 뿌려 간한다.

말린 호박 구이
재료 ∥ 돼지호박ㆍ마른 고추 2개씩
조미료 ∥ 와인 식초ㆍ물 2큰술씩, 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 이렇게 준비하세요
1 돼지호박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10~12cm 길이, 1cm 굵기로 썬다.
2 ①을 채반에 널어 3~4시간 동안 말린다.
3 마른 고추는 길이대로 4등분하여 길쭉하게 썬다.

● 이렇게 만드세요
1 말린 호박을 볼에 담고 마른 고추, 와인 식초, 물, 소금, 후춧가루를 넣고 버무려 잰다.
2 그릴이나 오븐, 석쇠에 쿠킹호일을 깔고 ①을 굽는다.

피망 삼겹살 우스터 소스 볶음
재료 ∥ 붉은 피망ㆍ노랑 피망 1개씩, 삼겹살 200g, 식용유 적당량
삼겹살 밑간 ∥ 식초ㆍ참기름ㆍ녹말 가루 2작은술씩, 설탕ㆍ다진 마늘 1작은술씩, 후춧가루 약간
조미료 ∥ 우스터 소스ㆍ간장 2큰술씩

● 이렇게 준비하세요
1 붉은 피망과 노랑 피망은 깨끗이 씻어 반 갈라 씨를 털어 낸다.
2 ①을 큼직하게 썰고 채반에 널어 3~4시간 말린다.
3 삼겹살은 얇게 썰어 4cm 길이로 잘라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한다.

● 이렇게 만드세요
1 식용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삼겹살을 넣고 지지다가 붉은 피망과 노랑 피망을 넣고 함께 볶는다.
2 ①에 우스터 소스, 간장을 넣고 버무려 그릇에 담는다.

[야채 말리는 노하우 1]
야채를 말릴 때에는 야채의 조리 쓰임과 수분의 많고 적음, 말린 후의 모양을 생각해서 가장 조리하기 좋은 상태로 말리는 것이 좋다.

▶호박
호박은 씨가 많지 않은 적당한 크기로 골라 껍질째 0.5cm 두께로 썰어서 말린다. 무른 야채여서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말린 호박을 보관할 때에는 실에 꿰어 두는 것이 좋다.

▶당근
말린 당근은 푹 익힌 것보다 살짝 물러 씹히는 감이 좋다. 달콤하고 쫄깃해서 당근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0.3cm 두께로 썰어 말리거나 무말랭이처럼 채를 쳐서 말려도 좋다.

▶피망ㆍ가지
피망은 수분이 적어 길이로 8등분 한 뒤 채반에 1~2시간만 말려도 금세 조리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가지는 가늘고 곧은 것으로 골라 끝부분을 2cm 남긴 뒤 6등분의 길이로 썰거나 편으로 썰어 말린다. 바짝 마른 가지는 조리하기 전 하루 정도 미지근한 물에 불린다.

▶오이ㆍ셀러리
오이는 길이로 4등분을 하거나 0.5cm 두께로 어슷썰어 말린다. 두께가 너무 얇으면 수분이 많이 빠져 나가 씹을 것이 없으므로 2~3시간 말린다. 셀러리는 너무 얇게 썰면 말린 후에 쪼그라들기 때문에 길이로 2등분하여 말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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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자 : 윤지영 기자

사진 기자 : 권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