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문화야」 최영민 저
이 글은 구글 마이크로 읽은 글입니다, 마침표 등의 부호가 없고 띄어쓰기나 낱말이 간혹 틀릴 수 있습니다
진짜 우리 것이 있을까?
자문화중심주의는 자기 나라 문화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이유로 다른 인종과 민족이 자신의 땅에서 그들의 고유한 문화를 지키는 것을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인정 받으려면 우선 자기 나라의 문화가 순수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것이 가능할까요 누구나 자기 나라와 민족의 문화가 다른 나라와 민족의 문화보다 뛰어나다는 긍지를 가질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문화적 순수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순수한 문화란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자국 문화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것은 없는 것을 지키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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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김치 역시 전통적인 김치의 임진왜란 이후 들어온 고추가 결합된 음식입니다 음식 문화만이 아니라 의복도 마찬가지입니다 배달의 민족이라고 자부하는 한국인이지만 지금은 예의와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는 서양식 멋진 양복을 입지요 미국 노동자들의 작업복이었던 청바지는 누구나 편하게 입는 일상복이 되었습니다 또 현대 한국의 대표적인 집은 아직도 초가집도 아닌 서양식 공동주택인 아파트입니다 이것도 서양식 그대로가 아니라 전통적인 온돌방이 결합된 한국식 아파트입니다
현재 우리가 향유하며 내세우고 있는 한국인의 문화를 순수하게 한국만의 것이라 말할 수는 없어요 대부분 전통문화와 새로이 들어온 외래 문화가 결합된 것이지요 전통문화조차 다른 나라와 민족의 문화가 혼합되어 우리 것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수천 년간 우리 선조들의 생각과 감정은 중국에서 온 한자를 통해 표현되고 기록되었습니다 찬란하다고 말하는 문화 예술의 대부분이 불교 문화입니다 불교는 인도에서 시작된 종교가 중국을 통해 전례된 것인데요 그렇다고 중국과 한국의 문화가 같지는 않습니다 같은 한자를 두고 중국인과 한국인은 다르게 읽습니다. 중국 만큼 오랫동안 불교문화를 이루면서도 한국의 불상과 중국의 불상은 모습이 다릅니다 한국 문화란 그렇게 외래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한국의 환경과 정서에 맞게 발전시켜 온 결과물입니다
한국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 문화의 특성이 그랬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요소들이 사귀고 영향을 주면서 이것이 문화와 역사입니다 그래서 어느 문화도 자신 있게 자기 문화의 순수성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문화는 끊임없이 다른 문화와 만나고 뒤섞이며 변화합니다 이를 문화 변동이라 하지요 문화는 한 지역에 머물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가져갑니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교류하고 이동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화 전파 현상이지요 문화변동이 문화전파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신라의 불교를 전파하려다 죽음을 맞게 된 이차돈의 사례나 조선시대의 나라 문을 걸어 잠근 대원군의 쇄국 정책은 외래 문화를 거부하려는 태도에서 나온 것입니다 아무래도 자문화중심주의가 강할수록 이런 태도가 더욱 짙게 나타나겠지요 자국 문화의 우수성이 미개한 문화와 섞여서는 안 된다고 여길 테니까요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국 문화만 대단하다고 여기며 지낼 수 있을까요 대체로 이런 생각은 오랫동안 지속 되기보다 일시적이고 특별한 시기에 나타나는 편입니다 문화는 물처럼 흐르기에 새로운 문화가 스며드는 것을 늦출 수는 있어도 막기는 어렵습니다 배척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외래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