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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사기동대] 01
S#1. 거리 (D)
암전 된 상태에서 누군가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간헐적으로 내뱉는 그의 숨소리가 점차 거세지다가 화면 밝아지면!
인파들을 헤치며 어딘가를 향해 내달리는 40대 중반의 남자! 백성일이다!
숨이 가쁜 듯 오만상이 구겨진 얼굴로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백성일!
그의 거친 숨소리와 자동차 경적소리가 극대화 되어 들리는 상황에서!
S#2. 시청 옥상 (D / 과거)
거리 씬과 교차한다.
백성일과 마주 서 있는 50대 초반의 김만식. 날 선 얼굴로 바라보며!
김만식 :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어?! 그냥 일 좀! 일 좀 하고 살자는 거잖어!
S#3. 거리 (D)
이성을 잃은 얼굴의 백성일! 숨이 가빠오고 다리 힘이 풀려옴에도 미친 사람처럼 내달린다!
S#4. 시청 옥상 (D / 과거)
덥썩- 백성일의 손을 잡는 김만식. 어느새 간절해진 얼굴로 읍소하듯!
김만식 : 그러지 말구 성일아! 형 좀 도와주라! 응?! 우리가 맞는 거잖아! 우리 틀린거 아니잖어어!
S#5. 거리 (D)
여전히 각종 소음들이 뒤섞여 들리는 혼란스런 상황에서!
두려움에 일그러진 얼굴로 인파 사이를 달리는 백성일! 그의 입에서 두려움과 미안함의 끓는 괴성이 터져나오고!
S#6. 시청 옥상 (D / 과거)
간절한 얼굴로 바라보는 김만식.
응시하는 백성일. 어색한 미소를 머금으며,
백성일 : 형님. 이제부터 그거, 우리가 판단하지 맙시다. 우리 공무원이잖어. (손을 빼고 미안하다는 듯 보면)
김만식 : (말없이 바라보다가) 법대루 해서 법을 지킬 수 있을 거 같으냐...? 응...?
백성일 : (반응 없다가) 튀지 말자, 형. (텀) 연금 타야지.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옥상을 내려가는 백성일. 옥상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여는 순간!
S#7. 빌딩형 주차장 (D)
쾅-! 주차장 계단 문이 열리며 튀어 들어오는 백성일! 사력을 다해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다시금 쾅-! 계단과 연결된 주차장 문을 여는 백성일! 빠르게 달리며 주변을 살피는데!
무언가를 보고 번뜩이는 백성일!
백성일의 시선을 따라 이동하는 카메라가 그곳을 비추면!
연기로 자욱한 자동차 한 대가 보인다!
다급해지는 백성일! 빠르게 자동차를 향해 달려가더니!
백성일 : (덜컹 덜컹- 문고리를 잡고 흔들며) 형! 만식이 형! 거기 있어?! 거기 있냐고!
뿌연 연기로 가득 채워져 자동차 내부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거세게 문고리를 잡고 흔드는 백성일!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는다!
“형!”을 쉴 새 없이 외치며 창문을 두드리는 백성일!
연기가 짧게 걷히는 찰나 운전석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 김만식의 실루엣이 어슴푸레 보이자!
백성일 : (번뜩) 만식이 혀어엉!
눈알이 뒤집히는 백성일! 괴성을 지르며 마치 때려 부술 듯이 자동차 창문을 내려치기 시작하는데!
백성일 : 정신 차려어어! 죽지 마 이씨! 거기서 왜 그러고이씨! 씨ㅂ! 정신 차리라고, 빨리!
방언 터뜨리듯 고함치며 운전석 창문을 내려치는 백성일!
쾅쾅-! 소리가 울릴 때마다! 짧게 짧게 파동 치던 자동차 창문이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동시에 그의 거대한 손에 피가 맺히기 시작하는데!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백성일! 미친 사람처럼 방언을 쏟아내며 창문을 내려치다보면!
어느새 빠지직- 갈라지기 시작하는 창문!
백성일 주먹에서 흐르는 피가 균열 사이로 파고들다가!
다시금 연기가 짧게 걷히는 순간 김만식의 얼굴을 보게 되는 백성일! 오만상이 급격히 일그러지며!
백성일 : (괴성) 으아아씨이!
콰앙-! 백성일의 주먹이 창문을 강타하면!
창문과 화면이 동시에 깨지며! 타이틀 이어진다! 38 사기동대!
S#8. 38 기동대 (D)
화면 암전된 상태에서 ‘6년 후’ ‘공무원 백성일’ 이란 자막이 뜨고 지면,
38 세금 기동대 사무실의 분주한 전경을 비추는 카메라.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징수한다’라는 38 기동대 과훈 아래 세금 징수 1과, 2과, 3과로 나누어진 푯말이 보인다.
자유롭게 무빙하는 카메라가 기동대 사람들의 일상을 비추면,
세금 납부 독촉 전화를 하는 조사관들,
고액 체납자 서류를 보며 회의를 하는 조사관들,
고액 체납자 제보 전화를 받는 조사관들,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50대 초반의 징수 1과장,
팀원들과 함께 회의 중인 40대 초반의 징수 2과장 등, 바쁜 업무에 열중인 기동대 사람들의 일과가 보여지고,
그들을 지나 징수 3과를 비추는 카메라.
사람들이 일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듯 대놓고 코를 골며 자고 있는 20대 중반의 청년 일자리 직원 안창호 옆으로
서류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30대 후반의 박조사관과 김조사관이 보이고,
그들 앞에 앉아있는 20대 후반의 여자 천성희. 통화 중이다.
천성희 : (전화에) 파산 선고가 되더라두요, 조세는 감면되지 않구요, 모든 게 전산화 돼 있고,
선생님께선 납세 의무자시기 때문에!
순간 전화기에서 귀를 떼는 천성희. 심한 욕지거리에 짜증이 난다는 듯 한숨을 쉬고는,
천성희 : (누군가를 보며) 과장님 바꾸라는데요.
빠르게 무빙하는 카메라가 과장석을 비추면!
모니터 옆으로 고개를 빼며 천성희를 보는 백성일.
동시에 퀭하고 후줄근한 현재 백성일의 얼굴이 화면에 드러나며,
백성일 : 없다 그래.
컷 튀면, 백성일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고액 체납자들의 모습이 교차 되어 보여진다.
체납자1 : 저두요, 세금 내고 싶죠, 당연히. 근데 돈이 없다니까?!
체납자2 : 분당 땅은 첫째 동생 꺼고! 청담동 집은 둘째 동생 꺼고!
체납자3 : 세금 안내구 살모 막 이래 사람 오라가라캐도 되는 기야?!
체납자2 : 밖에 벤쯔는 셋째 동생 꺼고! 명동 건물은 넷째 동생 꺼고!
체납자4 : 05년도에 사업 망하고 빚만 지금 20억이 넘게 있다니까?!
체납자2 : 한남동 빌라는 다섯째! 주택은 여섯째! 수원 빌딩은 일곱째!
동안, 일상에 찌든 얼굴로 고액 체납자들을 바라보는 백성일.
하나같이 명품 옷에 명품 시계, 명품 지갑, 고급 외제차 키를 갖고 있다.
백성일의 무심한 시선이 그것들을 스쳐보고,
체납자4 : 누가 재산을 빼돌렸다는 거야?! 누가 마누라한테 건물 넘기구 위장 이혼을 했다 그러는 거냐고, 지금!
이게 보자보자 하니까, 진짜 씨! 니가 봤어? 봤냐고, 새끼야!
동요 없는 얼굴로 바라보는 백성일. 테이블에 놓인 파일을 묵묵히 정리하고 일어서며,
백성일 : 조만간 가택수색 갈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내부를 걷는 백성일.
막막함의 한숨과 동시에 경쾌한 비트의 음악이 고조되며 들려오다가!
S#9. 고급 아파트 (D)
아악-! 하는 백성일의 신음소리와 함께!
중년 여성인 고액체납자1에게 머리채를 잡힌 백성일의 얼굴이 툭하니 등장한다!
‘38 세금 기동대 조사원’ 이라는 마크가 박힌 점퍼를 입고 있는 백성일.
머리채를 잡고 늘어지는 고액체납자1에게 봉변을 당하는 상황이고!
천성희와 조사관들이 달려들어 그녀를 떼놓으려고 하지만
고액체납자1은 백성일의 머리끄덩이를 잡은 채로 끝까지 매달리는데!
S#10. 공장 (D)
철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백성일과 천성희, 조사관들. 거대한 선반 공장 내부를 걸으며!
백성일 : 조봉기씨 계십니까! 세금 체납 때문에!
작업을 멈추고 꼬나보는 직원들. 저마다 손에 쥔 연장이 살벌하고,
백성일이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순간 컷 튀면, 공장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징수 3과!
넓은 공장에 그들의 고함소리가 공명한다!
S#11. 백성일의 집 (D)
아래의 장면들이 이미지 컷 스치듯 분절되어 빠르게 이어진다!
따르릉-! 알람시계가 울리고!
머리까지 덮은 이불을 들춰내는 백성일! 퀭한 얼굴로 양치질을 하고!
탁-! 식탁에 던져지듯 올려지는 곰국과 밥그릇!
잠이 덜 깬 얼굴의 백성일! 영혼 없는 얼굴로 음식을 씹고!
겉옷을 챙겨드는 백성일! 부스스한 얼굴로 집을 나가며!
백성일 : 갔다 올게...
S#12. 아파트 계단 (D)
촤악-! 물벼락을 맞는 백성일과 징수 3과!
곧이어 소화기에서 뿜어지는 하얀 가루를 온몸으로 버티며 계단을 오르려는데!
자기들끼리 부딪치고 미끄러져 쓰러지길 반복하고!
체납자3 : (소화기를 잡고) 느그 시장 오라캐라! 느그 시장 오라카라고!
S#13. 고급 아파트 (D)
백성일의 머리채를 잡고 늘어지는 고액체납자1을 떼어내는 천성희!
순간 밀려난 고액체납자1은 괴성을 지르며 백성일에게 다시 달려드는 상황에서!
그녀를 막는 조사관들과 난장판이 벌어지고!
S#14. 공장 (D)
공장직원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징수 3과! 쪽수도 밀리고 힘으로도 밀리기 시작하는데!
S#15. 백성일의 집 (D)
11씬보다는 짧고 빠른 컷으로 보여진다!
따릉-! 자명종 시계가 울리고!
이불을 들춰내는 백성일! 퀭한 얼굴로 양치질을 하고!
식탁에 던져지듯 올려지는 곰국과 밥그릇!
잠이 덜 깬 얼굴의 백성일! 오늘도 영혼 없는 얼굴로 음식을 씹고!
매번 똑같은 겉옷을 챙겨드는 백성일! 힘겹게 집을 나가며!
백성일 : 갔다 올게...
S#16. 아파트 계단 (D)
고액체납자3과 부딪치는 백성일! 몸싸움을 벌이며 소화기를 빼앗으려 노력하고!
저항하는 고액체납자3! 소화기를 더욱 움켜쥔다!
하얀 가루가 주변에 흩날리다가!
고액체납자3의 소화기를 뺏는 백성일. 짜증의 한숨을 내쉬는데,
허리를 잡고 바닥을 뒹구는 고액체납자3!
체납자3 : 아이고! 내 죽는다! 점마가 사람 팬다, 사람! 내 죽는다아아!
S#17. 고급 아파트 (D)
수면제 통을 들고 입에 털어 넣는 고액체납자1!
그것을 본 백성일, 천성희 그리고 조사관들은 빠르게 달려가 그녀를 막는다!
바닥에 널브러진 채로 수면제를 어그적어그적 씹기 시작하는 고액체납자1!
그것을 막으려는 천성희는 그녀의 입에 손을 넣어 수면제를 꺼내려 하고!
저항하는 고액체납자1과 진흙탕 몸싸움을 벌이는데!
S#18. 백성일의 집 (D)
따릉-! 자명종 시계가 울리고!
이불을 들춰내는 백성일! 겉옷을 챙겨들어 집을 나가며!
백성일 : 갔다 올게...
S#19. 공장 (D)
하나둘씩 공장직원들에게 들려지는 징수 3과! 저항할 틈도 없이 공장 밖으로 끌려 나간다!
순간 공장 2층 사장실을 보는 백성일! 블라인드 틈 사이로 자신을 보는 고액체납자2와 눈이 마주친다.
고액 체납자2는 백성일을 보며 짧은 조소를 머금고,
S#20. 고급 아파트 (D)
절규하듯 신음하며 수면제를 씹어 먹는 고액체납자1!
그것을 막는 징수 3과와의 실랑이가 계속되다가!
고액체납자1의 입에서 수면제를 모두 꺼내는 징수 3과. 몸에 힘이 빠진 듯 주저앉는다.
표독스런 얼굴로 백성일을 꼬나보는 고액체납자1. 백성일도 그녀를 응시하고,
S#21. 백성일의 집 (D)
자명종 시계가 울리고!
퀭한 얼굴로 양치질을 하는 백성일! 겉옷을 챙겨들어 집을 나가며!
백성일 : 갔다 올게...
S#22. 아파트 단지 (D)
이동식 베드에 누운 채로 앰뷸런스에 태워지는 고액체납자3. 백성일을 보며 미소를 머금고,
그를 보며 답답함의 한숨을 내쉬는 백성일. 짜증과 분함, 억울함이 한꺼번에 치밀어 오르다가!
S#23. 고급 아파트 / 아파트 단지 / 공장 교차 (D)
3 장소의 백성일이 교차한다. 각 상황에 소용돌이치는 분노와 짜증이 폭발하는 백성일! 악 받친 괴성을 지르기 시작하면! 교차의 중간 중간 겉옷을 챙겨들며 “갔다 올게” 라고 말하는 백성일의 출근 일상이 짧은 컷으로 인서트 되다가! 가장 극대화 된 괴성이 터지는 공장에서의 백성일의 구겨진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이며 씬 넘어가면! S# 24 백성일의 집 (D) 입 찢어지게 하품을 하는 백성일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인다. 집 앞 현관에 서 있는 백성일. 아직 잠이 덜 깬 듯 퀭한 얼굴로 서 있다가, 대문 옆 길 턱에 주저앉는다. 불쌍한 자세로 쭈그리고 앉아 눈을 감는 백성일.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데, 성일딸 (OFF) 아빠 뭐해? 놀라 깨는 백성일. 고개를 들어보면, 현관을 나오는 교복차림의 딸. 백성일을 바라보고 있다. 백성일 사색하는 거야, 사색. 햇살이 따스해서. 지금 들어오는, 아니 지금 나가는 거야? 성일딸 지각이야, 늦잠 잤어. 먼저 갈게, 아빠. (잰걸음으로 골목길을 달려가면) 백성일 (달려가는 딸 뒤에 대고) 뛰지 마, 다쳐! 대답 없는 성일딸. 골목길을 달려 시야에서 사라지고, 끝까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백성일. 다시금 자세를 잡으며 눈을 감으려는데, 누군가의 손이 백성일의 등짝을 후려친다. 부인이다. 성일처 (등짝 계속 때리며) 출근해, 출근! 빨리 출근! 왜 여기서 잠을! 노숙자야?! 응?! 응?! 출근해, 빨리! 출근! 출그으은! 한마디도 못하고 계속 맞기만 하는 백성일. 등짝을 전부 때린 성일처는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족발집 로고가 그려진 티코로 걸어가는데, 백성일 사랑해, 여보. 성일처 출근이나 해! 시크하게 족발집 차에 타는 성일처. 앙증맞은 엔진음을 내며 빠르게 달려 골목을 빠져나가면, 정신을 차리자는 듯 볼을 툭툭 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백성일. 터벅터벅 - 골목길을 걷는데, 그의 스치는 시선이 2층 어느 곳에 고정된다. 카메라, 그곳을 비추면, 베란다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70대 후반의 할머니가 보인다. 백성일의 어머니다. 아들의 시선을 느낀 듯 백성일을 보는 성일모. 만면에 따뜻한 미소를 머금으며 다녀오라는 듯 손짓하면, 슬며시 미소가 번지는 백성일. 백성일 갔다 올게요. 미소 짓는 어머니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뒤돌아 길을 걷는 백성일. 그 위로, 안국장 (E) 제가 어제 감사를 받구 왔는데요, 선배님.
S#25. 국장실 (D)
소파에 마주 앉아있는 40대 중반의 안국장과 백성일. 그들 앞엔 짜장면이 놓여 있다. 안국장 (짜장 비비며) 거 여의도 계약직 놈들이 날 너무 조지대? 왜 매년 체납액이 줄질 않녜요. 짜장 같은 새끼들이 진짜씨. (미소) 드세요. 뿔면 맛없어. 쭈뼛쭈뼛 짜장 비닐을 벗겨내는 백성일. 짜장을 비비고 한 젓갈 먹으려는데, 안국장 백과장님. 우리 시 올해 징수 목표액이 얼마드라? 백성일 (젓가락질 멈추고) 1825억...(젓가락을 드는데) 안국장 (짜장 한 젓가락 먹고) 3과 실적은요? 백성일 (다시 멈추고) 예? 안국장 3과는 얼마나 열심히 일하셨냐고, 올 상반기 동안에. 백성일 (뭔가 말하려다가 멈칫하고) 죄송합니다... 안국장 그놈의 죄송은 맨날 죄송! (참고) 백과장님은 항상 그게 문제야. 진짜 죄송해서 하는 말이에요, 그거? 그거 그냥 습관성이죠? 하나도 안 죄송한데 말만 그렇게 하는 거죠, 나한테 지금? 백성일 죄송..아니..미안..아니..유감..아니..분발 하겠습! 안국장 (끊으며) 됐고, 1825억. 1000억은 관할 구청에서 후려친다고 계산 때리면, 우리 할당량이 825억! 1과! 2과! 3과! 나누기 3하면! 각 과당 275억! 16년 상반기 동안 백과장님네 3과가 징수한 체납액은! 총 75억! 나머지 200억 어떡할 거예요? 예? 이거 200억. 이거 어떡하실 거냐고. 묻잖아, 내가. 백성일 (고개를 떨구며) 분발...하겠습니다... 안국장 분발은 썅! (참고) 일단 식사부터 하세요. 다 불겠네, 짜장 거. 백성일 예...(젓가락을 들어 짜장을 먹으려는데) 안국장 (흘리듯 혼잣말) 목구녕으로 밥이 넘어 가시나? 나 같음 못 먹지. 순간 젓가락질을 멈추는 백성일. 치밀어 오르는 화를 삭히듯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이내 짜장면 그릇을 내려놓고 옅은 미소를 머금으며 일어나더니, 백성일 아침을 많이 먹어서 그런가 배가 별로 안 고프네요. 나가서 할당량부터 채우고, 그러고 먹겠습니다, 밥. 안국장 (냉소) 그러시면 뭐. 예. 일 보세요. 퐈이팅 하시고. 짧게 목례하는 백성일. 안국장을 뒤로 하고 국장실을 나가는 그의 입에서 짜증 섞인 한숨이 터져 나오며! S# 26 구내식당 (D) 쾅 -! 테이블을 내려치는 백성일! 밥을 먹는 징수 3과 직원들이 놀란 얼굴로 바라보고! 백성일 우리 담당 중에 체납액 제일 큰 놈이 누구냐. 바라보는 징수 3과. 이내 먹던 음식을 뱉거나 손으로 끊으며 허겁지겁 식판을 들고 일어나면! S# 27 시청 복도 (D) 시청 복도를 걷는 백성일과 징수 3과. 파일을 든 천성희가 백성일 옆을 따라 걸으며! 천성희 (파일 보며) 마진석. 지방세 7억 2천, 국세 28억 5천 체납한 블랙리스트 체납잔데요. 백성일 (천성희에게 파일을 받아 훑어보는데) 김조사관 심의 거쳐서 명단 공개 했고요, 출국 금지에 신용까지 락 걸었는데 금마 거 눈까리 하나 꿈쩍도 안 합니다. 백성일 여기 보면 주소지가 강원도 철원으로 돼 있는데 여기 이거 실 거주지 아니지? 어디야, 이 놈 진짜 사는 데가. 천성희 역삼동 프리미엄 아파트요. 실거래가 15억 본답니다. 백성일 (파일을 보며) 경매로 3자한테 집이 넘어 갔는데 그걸 다시 체납자 어머니가 취득했네? 천성희 7년 전에 그 집 경매로 낙찰 받은 사람이 주도식이라고, 체납자 대학 동창이에요. 체납자 마진석이 대학 동창 주도식한테 돌리고, 주도식이 그걸 다시 마진석 어머니 한숙자한테 던지고. 백성일 수건 돌렸네. 그래서 마진석이 얘 (파일 보이며) 실제로 이 집에 사는 거는 확실한 거고? 박조사관 일주일 정도 찐 붙어봤는데요, 예. 확실합니다. 백 프로. 백성일 오늘 이 놈 이거 제대로 걸자. 그래야 우리 밥 먹고 살어. 백성일과 징수 3과. 시청 입구를 나감과 동시에 끼익 -! 38 기동대 봉고차가 멈춰서면, 백성일과 징수 3과가 빠르게 탑승하고, 액셀을 밟는 운전석의 안창호. 부릉 -! 엔진음을 내며 출발하는 38 기동대 봉고차는 빠르게 화면 밖으로 사라지고! S# 28 달리는 봉고차 안 (D) 38 기동대 봉고차가 소통하는 차량들 사이를 누비며 질주하는 가운데! 안창호 (눈치) 제가 대박 사건 하나 말씀 드릴까요? 일동 (무반응인데) 안창호 토지관리과 조팀장님, 토지관리과 윤국장님, 징수 1과 강과장님, 주택 건축국 한국장님. 이분들 다아! 어제 사기 맞았다든데요, 크게. 백성일 (번뜩) 사기? 안창호 예. 몇 백만 원씩 그냥 털렸대요, 한 큐에 그냥. 백성일 그걸 청년 일자리 니가 어떻게 알어? 안창호 에이, 시청에 청년 일자리 직원 배치된 과가 어디 우리 과 하날까? 과장님두 참. 제가 또 다 빨대 꽂아놨죠, 또. 여기 저기 다. 김조사관 청년 일자리 점마 저거 시청 빠끔입니다. 경찰 준비하든 놈이라 그른가 정보력이 좋아, 점마가. 천성희 강과장님은 왜. 어쩌다 사기 당했다는데? 안창호 대출 전화 사기요. 윤국장님은 택배 사기루 명품 시계 날리셨고, 한국장님은 사모님이 사길 당했다나? 암튼 그렇대요. 백성일 (무언가 생각 / 핸드폰을 꺼내 ‘노승이 형님’ 에게 전화를 걸면) S# 29 거리 (D) 바퀴에 족쇄를 채운 자동차를 앞에 두고 체납자와 실랑이를 벌이는 조사관들. 그들을 비추는 카메라가 조금씩 빠지면, 진동하는 핸드폰을 보고 있는 징수 1과 강과장이 보인다. 생기 없는 얼굴로 핸드폰을 바라보는 강과장.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쉬더니 핸드폰 배터리를 분리하여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S# 30 달리는 봉고차 안 (D)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가자 핸드폰을 내리는 백성일. 무언가 미심쩍은 듯 생각에 잠기는데, 안창호 제가 봤을 때요, 이거 한 놈 짓이에요. 비리 공무원들만 골라서 사기 친 거라구요, 한 놈이. (의미심장) 시청에 피바람이 불겁니다. 피바람이 불거예요, 시ㅊ! 김조사관 (안창호의 뒤통수를 때리며) 사극 찍냐, 쉐끼야아, 사극! 피바람은 뭔 피바람 씨! 바람 한캐도 안 부는데! 운즌이나 잘 해라! 운즌이나, 시끼야아! 호랑말코뱅이 같은 시끼야! 안창호와 김조사관, 계속 티격태격하고, 창문 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백성일. 백성일 (푸념 섞인 혼잣말) 그러게 잘 좀 하지, 쫌. 에이. S# 31 거리 (D) 체납자와 조사관, 멱살을 잡고 싸우고! 다른 조사관이 강과장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선! 조사관 과장님! 저기 좀! 강과장 (그저 멍한 얼굴 / 시선조차 주지 않고 생각에 빠져 있는데) 조사관 (보다 못해) 아우! 그르니까 왜 사기를! 왜 그런 전화에 속고 그래요, 멍청하게! 바보도 아니고 진짜! 강과장 (천천히 고개를 올려 조사관을 보며) 너도 당해봐...새끼야... 인서트 / 달리는 차 안 핸드폰에 대고 뭐라 뭐라 말하는 누군가의 입모습 위로, 강과장 (E) 당하는 순간엔 몰라, 절대.... 강과장 말루 혼을 싹 빼 놓는데...내가 뭘 어떡해.... 넋이 나간 얼굴의 강과장. 허망한 얼굴로 조사관을 보고, 짜증 섞인 탄성을 내뱉으며 땅을 차는 조사관. 순간 핸드폰에 대고 뭐라 뭐라 말하다가 짧은 미소를 머금는 누군가의 입 모습이 짧은 인서트로 스치며! S# 32 고급 아파트 단지 (D) 고급 아파트의 웅장한 외경이 보여진다. 긴장감 주는 낮은 비트의 음악이 깔리며 출입구로 들어가는 38 기동대 봉고차. 입구 경비실을 지나쳐 단지 내부로 들어가면, 멀어지는 봉고차를 바라보며 무전기를 드는 입구 가드. 어딘가로 무전을 날리는데, S# 33 아파트 CCTV 실 (D) 한쪽 벽면을 채운 CCTV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가드. 무전 내용을 듣고 벽면의 인터폰을 들면, S# 34 아파트 단지 (D) 인터폰을 받으며 상체를 일으키는 아파트 초소 가드. 지하 주차장을 향해 달려가는 38 기동대 봉고차를 주시하는데, 사이드 미러를 통해 초소 가드를 바라보는 백성일.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백성일 후...일 복잡해지게 생겼네, 또... S# 35 경비실 (D) 인터폰을 받는 경비실 가드. 뒤편으론 정장 차림을 한 6명의 가드가 보이고, S# 36 달리는 봉고차 안 (D) 저마다 짜증 섞인 탄성을 내뱉는 천성희와 조사관들. 영문을 모르는 안창호는! 안창호 왜요? 무슨 일인데요? 백성일 아주머니 손 내미셨다. S# 37 경비실 (D) 인터폰을 끊는 경비실 가드. 뒤돌아 다른 가드들에게 걸어가는데, S# 38 달리는 봉고차 안 (D) 백성일 (한숨 푹) 땡겨 드리자. 힘들어도... S# 39 경비실 (D) 가드들을 향해 손을 가리키는 경비실 가드. 나가자는 듯 손가락을 튕김과 동시에 낮은 비트 음악의 템포가 빨라지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가드들! 앞장 선 가드를 따라 그곳을 나가고! S# 40 지하 주차장 (D) 끼익 -! 38 기동대 봉고차가 지하 주차장에 멈춰서고! 내리는 백성일과 천성희, 조사관들! 엘리베이터를 향해 빠르게 걸어가며! 천성희 (안창호에게) 청년 일자리 너 현장 처음이지? 안창호 예! 근데 지금 무슨 상황! 천성희 경비들이 우리 막을 거야. 그동안 체납자는 현금, 보석, 명품 백 뭐 그런 것들 다 집 안에 숨겨 놀 거고. 빨리 뚫고 들어가야 하나라도 더 건진다? 박조사관 우린 뺏으러 가고, 체납자 금마들은 안 뺏기러 숨기고. 피바람은 이른 게 피바람이다, 임마야. 백성일 청년 일자리. 경찰 준비했다믄서. 싸움 좀 해? 안창호 26년 인생 5전 1승 1무 3팬데요?! 백성일 1무는 뭐냐? 안창호 수, 수업 종 치는 바람에 무승부로 끝났습니다! 백성일 뭔 싸움을 그렇게 착하게 하고 그래. 마저 싸우지. 백성일과 징수 3과, 코너를 돌면, 저 멀리 엘리베이터 출입문이 보이고! 엘리베이터 출입문을 막고 서 있는 가드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서로를 노려보는 징수 3과와 가드들! 숙명적 몸싸움을 예견한 듯 비장한 얼굴인데! 천성희 (걸어가며) 시청에서 나왔습니다! 가드 (버티고 서서) 외부인 출입 금집니다! 백성일 (답답한 한숨 내쉬고 / 고개 돌려 천성희와 조사관들에게) 빨리 뚫고 올라가자. 알았지? 일동 (짧게 고개를 끄덕이며) 예. 백성일 그럼, (다시 정면을 보며 한숨 푸욱 -) 땡겨... 가드들을 향해 달려가는 징수 3과! 격렬한 몸싸움을 시작하고! 연이어 가드들과 부딪치는 백성일과 천성희! 사력을 다해 몸을 부비는 징수 3과와 가드들의 고함소리가 주차장에 공명하며! 징수 3과와 가드들간의 격렬한 몸싸움이 이어진다! 강력한 힘으로 밀치는 거구의 박 조사관 때문에 가드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가드에게 악착같이 달려드는 천성희! 힘이 딸리는데도 절대 밀리지 않겠다는 듯이 악물고 버틴다! 가드들과 뒤엉켜 머리를 쥐어뜯기는 안창호! 아득바득 가드 얼굴을 밀어내기 바쁜데! 가드에게 헤드락을 거는 백성일. 핵꿀밤을 날리는데, 가드가 또 백성일의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긴다. 가드 등에 올라타는 천성희는 악착같이 매달려 목을 조르고, 가드에 의해 패대기쳐지는 백성일.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일어나 다시금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인다. 가드에게 귀를 잡아 뜯기는 안창호. 가드의 손에 안창호의 머리가 딸려가고! 가드의 가슴에 주먹을 날리는 안창호. 그런데 정장 행거 칩 주머니에 담긴 무전기를 쳤다! 안창호는 아픈 손을 부여잡고!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천성희와 조사관들! 거구의 박조사관의 손짓에 가드들이 나가떨어지면! 틈이 생긴다! 빠르게 그곳을 뚫고 지나가는 천성희. 엘리베이터 출입구 앞에 서는데, 출입 카드가 없다! 천성희, 빠르게 백성일을 바라보면! 가드의 주머니에서 출입 카드를 꺼내는 백성일! 빠르게 천성희를 향해 던져주면! 그것을 낚아채는 천성희! 빠르게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향해 달려간다! 가드들은 천성희를 잡으려는 듯 몸을 움직이는데! 몸을 날려 제지하는 백성일! 다리를 잡고 매달리고 목을 조르며 가드들을 막는다! 천성희는 다급한 마음에 엘리베이터 버튼만 연타하고! 조금씩 밀리는 백성일과 징수 3과! 가드들이 천성희 가까이 다가온 순간! 딩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빠르게 탑승하는 천성희! 문이 닫히는 순간! 문틈 사이로 보이는 백성일이 보이는데! 가드들에게 머리끄덩이를 쥐어뜯기고 목 졸림을 당하는 와중에도 천성희를 향해 전화하라는 손짓을 날리는 백성일. 문이 완전히 닫힌다. S# 41 엘리베이터 (D) 머리가 쥐어뜯기고 옷맵시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엘리베이터에 서 있는 천성희. 헝클어진 머리를 올려 입에 문 머리 끈으로 고정시켜 묶고, 옷맵시를 정돈한다. S# 42 고급 아파트 복도 (D)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천성희. 복도를 걸어 2102호 앞에 멈춰서고 초인종을 누르는데, 인기척이 들리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벨을 누르는 천성희. 문을 텅텅 - 두드리며, 천성희 시청 38 기동대에서 나왔습니다! 와이프 (OFF) (잠시 후) 시청이요? 누군가 문 앞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오고, 문을 여는 30대 후반의 와이프.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천성희를 바라보며, 와이프 시청에서 왜요? 천성희 마진석씨 댁 맞죠? 와이프 예. 근데 시청에서 왜...아, 그때 남편이 말한 가택 수색 그건가? 뭐 드릴 말씀이 없기는 한데요....일단 들어오세요. 문을 여는 와이프. 집으로 들어가고, 핸드폰을 꺼내 백성일에게 전화를 거는 천성희. 천성희 (전화에) 땄어요. S# 43 엘리베이터 (D) 만신창이가 된 모습의 백성일과 징수 3과. 넋이 나간 퀭한 얼굴로 엘리베이터 표시등만 바라보다가, 안창호에게 말하는 백성일. 백성일 들어가면 장롱, 세탁기, 찬장 그런 데부터 뒤져. 돈 될 만한 거는 다 거기다 숨겨 노니까. 알았어? 안창호 (멍한 얼굴로) 에...? 예... 백성일 (엘리베이터 표시등을 보며 한숨 내쉬고) 최대한 많이 딱지 붙이고 공매 넘기자. 그래야 산다, 우리. S# 44 마사장 고급 아파트 (D) 고급 아파트의 긴 통로를 지나 거실로 들어가는 천성희. 동시에 영화에서나 볼 법한 고급 아파트 거실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초조한 얼굴로 천성희를 바라보는 와이프. 주방에 서 있는 가정부 아주머니도 천성희의 눈치를 살피는데, 천성희 마진석씬 안 계신 거 같고... 그쪽은 누구세요? 부인? 와이프 (고개를 끄덕이면) 천성희 이혼하신 거 아니었나? 왜 같이 사세요. 이혼하셨는데. 와이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곧이어 들어오는 백성일과 징수 3과. 거실에 서서 내부를 둘러본다. 무언가 이해가 되지 않는 얼굴의 안창호. 박조사관에게 조그맣게, 안창호 아니, 이렇게 잘 살면서 세금을 왜 안 낸데요? 씁쓸한 미소를 머금는 박조사관. 그저 안창호의 어깨를 다독여줄 뿐이고, 거실을 쭉 - 둘러보는 백성일. 와이프를 바라보면, 와이프는 시선을 피하기 바쁘다. 잠시 와이프를 바라보는 백성일. 천성희에게 짧게 손짓하면, 와이프 앞으로 다가가는 천성희. 파일을 펼쳐 읽는다. 천성희 배우자 되시는 마진석씨께서 지방세 7억 2천만 원. 국세 28억 5천만 원. 총 35억 7천만 원의 세금을 체납하신 사실. 알고 계시죠? 와이프 저는 잘...애 아빠 일이라... 천성희 (보다가) 지방세 7억 2천 체납과 관련해서 지방세 기본법 91, 92, 93조에 의거. 가택 수색 및 동산 압류 실시하겠습니다. 긴장한 듯 손을 떠는 와이프를 보며 짧은 한숨을 내쉬는 백성일. 천성희와 조사관들을 향해, 백성일 집행해. S# 45 몽타주 (시간 경과) 착착착 - 집안 곳곳에 차압 딱지를 붙이는 징수 3과의 모습이 빠른 컷으로 스친다. 고가의 물건으로 보이는 수석이나 도자기들을 둘러보는 징수 3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안방 장롱을 열어보는 백성일. 명품으로 보이는 백들을 보는데, 와이프 그거 다 가짜에요. 이미테이션. 백성일 (보면) 와이프 가져가봤자 팔지도 못한다구요.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차는 백성일. 다시금 장롱을 뒤지며 물건들을 수색하고 착착착 - 차압 딱지 붙이는 속도를 내는 징수 3과. 술 진열함에 차압 딱지를 붙인다. 안방 다용도실로 들어가는 천성희. 그녀를 바라보는 와이프의 눈빛에 불안감이 차오르는데, 다용도실을 둘러보는 천성희. 별 것 없다는 듯이 그곳을 나가려는 순간, 드럼 세탁기 안쪽으로 반짝이는 뭔가를 발견한다. 멈칫하는 천성희. 세탁기로 걸어가는데, 와이프 거, 거긴 아무 것두 없어요! 순간 멈칫하는 천성희. 차가운 시선으로 와이프를 꼬나보다가, 몸을 움직여 세탁기 내부를 뒤져본다. 빨랫감을 뒤적이다보면, 그곳에서 발견되는 각종 귀금속들. 금, 진주 다이아 같은 각종 보석들이 반짝이고 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꺼내는 천성희. 한손에 들고 와이프를 향해 걸어가더니, 천성희 (보이며) 요즘엔 이런 것두 세탁기 돌리나 봐요? 막막함의 탄성을 내뱉는 와이프를 스쳐 지나는 천성희. 거실로 나가고, 세탁기에서 찾은 보석들을 순서대로 거실 바닥에 펼치는 천성희. 압류 물품 체크를 위한 나열을 하고 있다. 나열된 보석들의 사진을 찍는 천성희. 작은 상자에 보석들을 담고 압류 딱지를 붙인다. 마지막으로 가전 생활 물품에 차압 딱지를 붙이는 징수 3과. 텔레비전, 냉장고, 전자렌지, 하물며 작은 커피포트까지 모든 집안 물건에 착착착착착 - 차압 딱지를 붙이면, 동시에 집안 거실을 풀샷으로 비추는 카메라. 거실엔 압류 물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집안 곳곳에 붙어있는 차압딱지들이 흉물스럽기 그지없다. 거실을 둘러보는 백성일과 징수 3과. 안창호는 가정부 아줌마에게 다가가서, 안창호 저기 물 한잔만 좀. 가정부 아줌마, 냉장고로 걸어가고, 초조한 얼굴로 손톱을 뜯는 와이프. 백성일은 그녀를 바라보며, 백성일 지금 저기 딱지 붙은 물건들, 조만간 다 공매로 넘길 거니까 뺏기기 싫으면 빨리 세금 납부! 마사장 (OFF) (끊으며) 지금 뭐하는 거야아아! 일동, 복도를 바라보면, 잔뜩 격앙된 얼굴로 걸어 들어오는 40대 초반의 마사장. 8씬의 고액 체납자 4와 동일 인물이다. 백성일과 징수 3과를 신경질적으로 꼬나보며 걸어가는 마사장. 와이프 앞에 서더니, 마사장 야, 전화 왜 안 받어? 와이프 응? 전화 안 왔는데! 와이프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마사장. 통화 목록을 검색해보더니 와이프 면전에 내밀어 보이며, 마사장 이거 보여, 안 보여. 눈깔이 사시야? 응? 눈깔 폼으로 달고 다니냐고! 씨ㅂ! 동시에 와이프의 핸드폰을 던지는 마사장! 날아가는 핸드폰이 차압딱지가 붙은 고급 도자기를 깨며 떨어진다! 백성일 화 많이 나셨나보네. 그러게 세금 좀 잘 내시지, 제때제때. 그럼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을 거 아닙니까. 띄꺼운 얼굴로 꼬나보는 마사장. 순간 2리터 고급 생수통을 들고 안창호에게 물을 따라 주는 가정부를 보더니, 마사장 아줌마 스돕. 가정부 (행동을 멈추고 마사장을 보면) 마사장 물 누가 주래? 그거 내 물이잖어. 거 비싼 거야. 왜 남의 물을 그렇게 허락도 없이 퍼 주구 그래. 나이 먹어서 정신 나갔어? 응?! 치매 왔냐고오 씨! 가정부 죄송합니다...사장님... 마사장 (잠시 뭔가 생각하다가 / 번뜩) 아줌마 월급 얼마야? 가정부 팔...팔십... 마사장 거 마셔. 그 물 한통 다 마시면 100 올려줄게, 월급. 가정부 (놀란 얼굴로 바라보면) 마사장 해봅시다. 애 대학두 보내야 된다메. 나 같음 하겠다. 천성희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다가가며) 이 사람이 지금 뭐! 백성일 (천성희를 막고 / 마사장 앞에 서더니) 그만하십시다. 마사장 그쪽은 신경 끄시고, (가정부에게) 할 거야, 말 거야. 갈등하는 가정부 아줌마. 2리터 물통을 바라보며 갈등을 거듭하다가! 무언가 결심을 굳힌 듯 물을 마시려는 순간! 누군가 아줌마의 손을 잡는다! 천성희다! 천성희, 하지 말라는 듯 아줌마를 바라보는데, 잠시 천성희를 바라보는 아줌마! 손을 뿌리치더니! 물을 마시기 시작한다! 마사장 (백성일에게) 어이 시청. 이제 주제 파악 좀 되구 그래? 백성일 (마사장을 바라보면) 마사장 이게 돈이야. 돈이 이런 거라구. 뭐? 세금을 제때제때 내? 얼굴 붉힐 일 없어? 이 새끼가 지금 어디서 시건방이야. 샹노므새끼가. (차압딱지 떼고 보이며) 이딴 거 붙이고 다니니까 니가 뭐라도 되는 거 같냐? 니가 무슨 대단한 일 하는 거 같냐고. 얌마. 야. 나 봐봐. 너나 저 아줌마나 다를 거 없어. 돈 몇 푼 때문에 간 쓸개 다 내놓고 사는 새끼들이 어디서 디질라고 씨! 차압 딱지 저딴 거 백날 붙여봐, 이 새끼야! 내가 눈 하나 깜빡 하나, 새끼야! 동안, 계속 물을 마시는 가정부 아줌마. 조금씩 힘이 들고 고통스러운 듯 속도가 느려지고! 백성일 (이 악물고) 세금도 안내는 분이 이렇게 돈 자랑 하고 그러시면 안 되죠. 우리한테 혼나요, 그러다. 마사장 이 새끼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누가 누굴 혼내애! 법이 니들 편 같어? 그래서 그런 말 하는 거야, 지금? 역류하는 물이 목을 타고 흐르는 가정부 아줌마. 욕지기가 올라오는 것을 참으며 물을 마신다! 마사장 법이 니들 편이며는, 내 동생한테 넘긴 당진 건물 7개. 엄마 앞으루 명의 세탁한 강남 아파트가 4채. 저기 위장 이혼한 마누라 명의 용인 땅 3만평. 그걸 왜 다 못 뺏을까? 어차피 그거 다 내껀 거 뻔히 아는데. 눈을 질끈 감고 계속 물을 마시는 아줌마. 보다 못한 안창호가 아줌마를 말리려는데, 안창호를 밀치는 아줌마. 조금씩 격앙되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고통을 참아낸다! 마사장 법이 왜 니들 편이 아닌지 알어? 법 만든 놈들두 돈이 많거든! 어마어마하게 부자 새끼들이라구, 법 만든 놈들 다! 아줌마 (순간 마시던 물을 토해내고 고통스러운 듯 짧게 휘청이자) 마사장 (슬쩍 보더니) 뭐야. 뱉으믄 안되지. 애 대학 안 보낼 거야? 싱크대를 지탱해 서는 가정부 아줌마. 다시금 물을 마시기 시작한다. 물을 마심에도 치욕감이 차오르는 아줌마. 질끈 감은 두 눈에서 눈물이 고여 떨어지고! 백성일 세금두 안내고 사는 냥반한테 법이니 뭐니 이딴 소리 들으니까 상당히 적응 안 되네. 자식 보기 챙피하지도 않아요? 마사장 공무원 나부랭이한테 그딴 소리 들으니까 상당히 적응 안 되네. 그렇게 사는 거 자식 보기 챙피하지도 않어? 백성일 내가 이 상황이면 상당히 쪽 팔릴 거 같애. 근데 당신은 아니지? 하나두 안 쪽팔리지, 지금? 마사장 (반응 없는데) 백성일 제발 부탁인데요. 고액 체납자님. 부끄러운 것 좀 알고 삽시다, 예? 마사장 (백성일을 응시하며) 달래는 대루 주는 놈이 등신이지. 난 잘못 없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애써 억누르는 백성일. 그대로 뒤돌아 마사장의 아파트를 나간다. 백성일의 뒤를 따르는 천성희와 조사관들. 백성일과 함께 마사장 고급 아파트를 나가면, 정적만이 감도는 아파트. 마사장은 아직도 힘겹게 물을 마시고 있는 아줌마를 바라보다가, 마사장 다 마시면 불러. 마사장, 방문을 닫고 들어가면, 참담한 얼굴의 가정부. 헛구역질을 연발하며 물을 마신다. S# 46 38 기동대 (N) 저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사무실로 들어오는 백성일과 징수 3과. 흡사 좀비처럼 걸어가 각자의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퀭한 얼굴의 그들. 아무런 대화도, 행동도 없는 좀비 타임이 이어지다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는 징수 3과. 짐을 챙겨 사무실을 나가며 “내일 뵐게요” “들어갑니다” 라는 영혼 없는 멘트를 날리고 사라진다. 창밖을 보면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기 시작하고, 서랍을 여는 천성희. 소주 한 병과 종이컵 두 개를 들고 백성일 앞으로 걸어가 앉더니, 자연스럽게 술을 따른다. 아무 말 없이 술을 한잔 두잔 마시는 백성일과 천성희.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술잔을 비우는데, 누군가 그들 앞에 멈춰 선다. 50대 중반의 고액 체납자 박상호다.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는 박상호. 그것을 보면! 칼이다! 박상호가 칼을 꺼내든 말든 뭘 하든 신경 안 쓴다는 얼굴의 백성일과 천성희. 술만 한잔 두잔 마시는데! 반대편 주머니에서 뭔가를 또 꺼내는 박상호! 그것은! 배다...대뜸 배를 깎기 시작하는 박상호. 사늘한 얼굴과는 다르게 껍질 하나 끊기지 않고 정성스레 배를 깎으며, 박상호 (사늘) 깎아줘....세금 안 깎아주면 니들 다 죽여 버릴! 백성일 (끊으며) 처음엔 엉성하드니 잘 깎네, 이젠. 저 껍질 안 끊어지는 거 봐. 제사상 올려두 되겠어. 천성희 (한숨 후) 박상호씨. 백날 그렇게 협박하셔도 세금 못 깎아드려요. 배 깎는 거처럼 못 깎는다구요, 세금은. 대답 없는 박상호. 백성일만 노려보며 배를 깎을 뿐인데, 누군가 38 기동대 사무실로 들어온다. 보면, 징수 1과 강과장이다. 서로를 바라보는 백성일과 강과장. 바라보는 강과장의 눈빛이 짧게 흔들린다. S# 47 38 기동대 (시간 경과) 예쁘게 잘린 배가 화면 가득 보이고, 배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는 백성일과 강과장. 백성일 (소주를 한잔 마시고) 어떻게 된 거예요. 사기당했다메. 강과장 (같이 마시고) 누구한테 들었냐. 백성일 청년 일자리. 강과장 걔 뭐 국정원 출신이래? 어떻게 모르는 게 없냐, 그놈은? 백성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바보같이 그런 전화에! (됐다) 됐고, 술이나 드셔. 술 드시고 잊어. (술 한 잔 따라주면) 강과장 (한잔 마시고) 근데 성일이 너. 마진석이 건든다며? 백성일 누구한테 들었어요? 강과장 청년 일자리. 저 앞에서 만났어, 지금 방금. 백성일 (어이없다) 근데 형님이 마진석이 그 인간을 어떻게 알어? 강과장 걔 원래 우리 1과 담당이었잖어. 이건 그냥 충곤데 마진석이 그냥 접어라. 위에 줄 쎈 거 하나 있는 거 같어. 백성일 그래서 그렇게 싸가지가 씨! 다 믿는 구석이 있었구만? 강과장 성일이 너, 만식이 가고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그렇게 6년 살았지? 이제 장님으루 3년 살어. 그렇게 3년만 버티면 연금 타먹는 거 금방이다? 우리한테 믿을게 연금밖에 더 있냐? 백성일 머리는 그렇게 살라는데...(가슴 툭) 이게 가끔 말을 안 듣네... 허허. 암튼 뭐 알았어요. (술잔을 들며) 드세요. 안주도 실한데. S# 48 시청 복도 (N) 복도를 걷는 백성일과 강과장. 강과장은 이미 거나하게 취한 듯 “한잔 더 하자” 는 말을 연신 내뱉는다. 강과장 말을 얼버무리며 로비에 도착하는 백성일. 순간 입구에서 들어오는 누군가를 보고 멈칫하는데! 그는! 60대 중반의 서울 시장 천갑수다! 안국장을 비롯한 수행 직원들을 대동하고 시청으로 들어오는 천갑수. 술에 취한 강과장과 백성일을 본 안국장은 예민하게 얼굴을 붉히고, 무심하게 지나가는 천갑수. 백성일과 강과장을 스쳐 지나는 순간! 짧게 고개 숙여 목례하는 백성일을 슬쩍 스쳐본다! 빠르게 지나쳐 멀어지는 천갑수와 백성일. 백성일의 시선이 2층 계단을 오르는 천갑수에게 향하고, 순간 짧게 시선을 나누는 백성일과 천갑수. 무심한 천갑수의 시선과는 달리 백성일의 눈엔 천갑수에 대한 원망이 느껴지는데, 천갑수와 안국장, 수행원 일행이 화면에서 사라지면, 십년감수했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강과장. 백성일에게, 강과장 (입 앞에 손 대고 후후 - 불어보며) 나 술 냄새 많이 났냐? 백성일 (대답 없고) 강과장 (짱구 굴린다) 사기 당해서, 막 엄청 상심해서 마신 거라 그러믄 뭐라 안 그러겠지? 아, 몰라. 짜증나. 술이나 더 마시러 가자. 니가 쏴. 나 돈 없어, 사기당해서. 백성일 (바라보고 미소) 다음에요. 딸래미 데리러 가야 돼. 비 오잖아. 강과장의 어깨를 다독이고 로비를 걷는 백성일. 시청 입구를 나가면, 입구에 걸린 사진 액자에 멈춰서는 카메라. 10년도 더 되어 보이는 그 액자엔 남자 3명의 사진이 보인다. 끈끈한 모습으로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사진 속 남자들. 백성일과 천갑수, 그리고 2씬에서 봤던 남자, 김만식이다. S# 49 거리 (N) 차도 옆 거리를 걷는 백성일과 딸. 작은 비닐우산으로 비를 피하며 길을 걷고 있다. 성일딸 아빠. 나 공부 진짜 열심히 하거든? 잠도 안 자구 열심히 해, 공부. 근데 왜 성적이 맨날 그대롤까? 응? 이유가 뭘까, 대체? 백성일 더 열심히 하는 애들이 있나보지. 성일딸 글케 대충 대답하지 말고. 도대체 왜 성적이 안 오르는 거냐고. 내 뒤에 세 명 있어. 세 명 있는데 걔네 셋 다 태권도 부야. 심지어 시험두 하루 빠졌어, 걔들은. 왜 난 맨날 그대론 거야, 왜에. 띠링 - 백성일 핸드폰에 문자가 도착한다. ‘인터넷 뱅킹 보안 등급 강화’ 라는 메시지 내용과 함께 팝업창 주소가 적혀있는 문자다. 대수롭지 않게 문자를 보는 백성일. 문자를 지우는 찰나 우산을 깊게 쓴 누군가가 백성일과 짧게 스치며 사라지고, 핸드폰을 넣는 백성일. 말을 잇는다. 백성일 아빠두 비슷해. 우리 딸 학년은 높아지는데 월급은 그대로구. 물가는 높아지는데 월급은 그대로구. 은행 대출 이자는 높아지는데 월급은 그대로구. 나이 먹구 혈압은 높아지는데 월급은 그대로구. (한숨) 이건 뭐 죄다 높아지기만 하는데...아빠 월급만 그대로다, 딸. 성일딸 내가 아빠를 닮아서 그런 거네. 맨날 그대로인 아빠를 닮아서 성적이! 순간 벤츠 한 대가 그들 옆을 지나는데 촤악-! 고인 빗물이 부녀를 덮친다! 빗물을 온몸으로 맞은 성일딸. 머리부터 발끝까지 축축하게 젖은 상태이고, 저 앞에 멈춰선 벤츠. 천천히 후진하더니 백성일 앞에 멈추면, 여고생 (조수석 창문이 열리고) 지은아! 괜찮아? 성일딸 어...아정아... 백성일 친구야? 성일딸 응...같은 반... 백성일 비도 오는데 운전을 그렇게 험하게 하시면! 반응하듯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상체를 움직이는 운전자. 얼굴을 보면! 마사장이다! “아이고 죄송!” 하는 순간 백성일의 얼굴을 본 마사장. 처음엔 놀랐다가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머금고, 마사장 얼굴을 본 백성일 또한 놀란 듯 아무 반응도 보이지 못하는데, 잠시 백성일을 바라보다가 차에서 내리는 마사장. 고급 우산을 펼치고 기분 나쁜 미소를 머금으며 다가가 백성일 앞에 서더니, 마사장 자주 보네요? 백성일 (대답 없고) 마사장 차 없어요? 비가 일케 오는데 걸어 다니고 그러셔. 백성일 (여전히 대답 없는데) 마사장 (성일딸을 보며) 옷 많이 젖었네. 아저씨가 미안해. 좋은 차두 빗물은 다 튀구 그러는 거야. 미안해. 성일딸 (괜찮다는 듯 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짧게 목례하면) 마사장 그럴게 아니라 (지갑을 꺼내 뒤지며) 말로만 사과하면 안되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5만 원권 3장을 꺼내 백성일에게 내밀며) 어떻게 뭐, 애 세탁비로 쓰세요. 잠시 마사장을 바라보는 백성일. 실실 웃으며 돈을 내미는 마사장의 면상에 분노가 치밀지만, 애써 참으려는 듯 이를 악 무는데, 마사장이 재빨리 손을 뺀다. 마사장 아이고, 5만 원짜리네. 난 또 만 원짜린 줄 알고. 허. (만 원권 3장을 꺼내 내밀며) 세탁빈 이 정도면 되잖아? 후...짧은 한숨을 내쉬는 백성일. 화를 참으며 바라보는데, 마사장이 손을 또 뺀다. 마사장 아니다. (5만 원권 3장을 다시 꺼내며) 그냥요, (5만 원권 3장을 백성일에게 내밀며) 교복 하나 새로 사 입혀요. 수치감이 치밀어 오르는 백성일. 금방 한 대 칠 듯한 얼굴로 마사장을 꼬나보는데, 비웃음을 머금고 백성일을 바라보는 마사장. 빨리 돈을 받으라는 듯 짧게 눈짓하면, 백성일 (노려보다가 / 이내 한숨 쉬며 눈을 풀고) 마음만 받읍시다... 마사장 그래요? (다시 돈을 넣으며) 난 또 돈 준다는데 싫다는 사람은 또. 허. (성일딸에게) 우리 아정이 친구 같은데 아저씨 집에두 놀러 오구 그래. 집 넓어. 뗘 놀아두 돼. 아무튼 (백성일에게) 다음에 또 보고 그럽시다? 백성일의 어깨를 툭툭 - 두드리고 운전석으로 걸어가는 마사장. 차에 올라타더니, 마사장 (조수석으로 상체를 움직여 백성일을 보며) 그리구요, 웬만하면 차 한 대 뽑아요. 공부하느라 힘든 애를 왜 걸어서 더 힘들게 해. 자식보기 부끄럽지도 않아요? 백성일 (수치심이 더욱 차오르고) 마사장 뭐 이런 차만 찹니까? 바퀴만 달렸으믄 다 차지. 허허. 갑니다. 짧게 손 인사를 나누는 마사장 딸과 성일딸. 이어 마사장의 차가 빠르게 달려 사라지는데, 아빠가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는 성일딸. 그저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한 백성일을 바라보다가, 성일딸 (조심스럽게) 아빠...괜찮아...? 순간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백성일. 비에 젖은 머리카락 때문에 더욱 측은하게 보인다. S# 50 백성일의 집 (N) 딸의 방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백성일. 컴퓨터 불빛만이 주변을 밝힌다. 성일딸은 뒤편 침대에 누워 잠을 자고, 인터넷 중고차 직거래 사이트를 둘러보는 백성일. 아반테 HD를 검색해 보면, 직거래 시세가 700~900만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 핸드폰 통장 잔액을 보는 백성일. 정확히 500만 8천 200원이 들어있다. 짧은 한숨을 내쉬고 잠자는 딸의 얼굴을 보는 백성일. 아주 기괴한 자세로 잠을 자고 있지만 백성일이 보기엔 사랑스럽다. 딸을 위해서라도...라고 생각한 듯 짧은 한숨을 쉬며 다시 컴퓨터를 보며 앉는 백성일. 매입란에 ‘500만원대 아반테 HD 차량 급구 합니다’ 라는 제목으로 글을 남긴다. 타자음이 타닥타닥 들리며 페이드아웃. S# 51 백성일의 집 (D) 이른 아침의 밝은 햇살이 창을 넘어 쏟아진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핸드폰 진동소리. 백성일의 핸드폰이다. 잠을 자고 있는 백성일. 핸드폰 진동소리를 들은 듯 손을 뻗어 잡더니, 백성일 (받으며) 여보세요... 상대방 (F) 싸이트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백성일 예.... 상대방 (F) 아반테 HD 차량 찾고 계시다고... 백성일 근데요.... 상대방 (F) 아, 제가 차를 급히 처리해야 돼서요. 금액 한번 맞춰볼라고 전화 드렸어요. 백성일 얼마 생각하시는데. 상대방 (F) 12년 식에 5만 좀 넘게 탔는데요, 팔백 정도 봤어요, 원래는요. 근데 오백에 드릴게요. 백성일 (번쩍) 정말? 정말 그 가격에 넘기실 거라고? 상대방 (F) 예. 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그 가격에. 백성일 지역이 어딘데? 차부터 보여줄 수 있어요? S# 52 달리는 차 안 (D) 도로 위에 있는 백성일이 탄 택시. 정체 구간인 듯 느릿하게 소통하고 있다. 전화를 받는 백성일. 백성일 예! 잠실 지금 가고 있습니다! 근데 길이 좀! 상대방 (F) (끊으며) 사장님. 저기 죄송한데요... 백성일 왜요? 벌써 팔렸어? 나랑 말한 게 있는데 다른 사람 주구 그럼 안 되지! 상대방 (F) 아뇨, 그게 아니라요.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 직접 못 나갈 거 같아서요. 그래서 아는 동생이 대신 차만 갖구 나가게 될 거 같은데... 백성일 그래서? 상대방 (F) 차는 그 동생이 보여 드릴 거니까, 그렇게 보시면 될 거 같고요, 근데 제가 그 동생한테 돈 빌린 게 좀 있거든요. 그러니까 차 가격이 얼마고 그런 얘기는 가급적.... 백성일 (미소와) 에이, 뭐 그런 얘길 그렇게 어렵게 해. 알았어요. 그냥 그럼 저는 차만 보고 사장님한테 전화하면 되는 거죠? 상대방 (F) 예. 그래주시면 감사할거 같습니다. 백성일 예. 알았어요. 그럼. 차 보고 연락드릴게요. 급한 일두 잘 보시고! 하하! S# 53 잠실 상가 지역 (D) 잠실 상가 지역. 상가 건물 주차장에 아반테 HD가 주차되어 있다. 차 앞에 서 있는 동생. 백성일을 기다리듯 주변을 둘러보는데, 다가오는 백성일. 조심스럽게 동생을 살펴보다가, 백성일 차? 컷 튀면, 차를 살펴보는 백성일. 기스는 안 났나 둘러보고, 내부도 보고, 주행 키로도 확인한다. 백성일 이거 무사고 맞아요? 동생 그럼요. 나중에 정비소 한번 가보셔도 되구요. 백성일 아니, 못 믿는 건 아니고. 암튼 잘 봤습니다. 예. 짧게 목례하는 백성일. 뒤돌아 거리를 걸으며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더니, 백성일 차 잘 봤습니다! 상대방 (F) 어떠셨어요? 마음에 드세요? 백성일 아주 쏙! 마음에 들어요! 오늘 샀으면 좋겠는데. 어떡할까? 상대방 (F) 그러시면 뭐. 계좌번호 찍어 드릴게요. 백성일 (멈칫) 계좌번호? 직접 안 만나구? 상대방 (F) 제가 좀 멀리 있어서요. 직접 뵙긴 어려울 거 같은데. 차는 확인하셨잖아요? 백성일 그..그렇긴 하죠...? 상대방 (F) 그럼 계좌 보내 드릴게요. 그렇게 하시죠. 백성일 (생각) 그럽시다, 그럼. 찍어줘요, 계좌번호. S# 54 현금 인출기 (D) 현금 인출기 부스에 들어오는 백성일. 현금 인출기에 카드를 넣고 이체를 진행한다. 상대방이 보내준 번호로 돈을 송금하는 백성일. 마지막 이체 확인 버튼을 누르려는데, 확인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백성일. 뭔가 찜찜하다는 듯 입술을 매만지며 고민하지만, 이내 기우라고 느낀 듯 혀를 차더니 확인 버튼을 누른다. 송금이 완료되고, 영수증을 뽑고 현금 인출 부스에서 나가는 백성일. 전화를 꺼내 들며 상대방에게 전화를 하는데, S# 55 거리 (D) 계속 통화 연결음만 이어질 뿐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상하다는 듯 핸드폰을 보는 백성일. 백성일 (혼잣말) 왜 전활 안 받어. 다시 전화를 하는 백성일. 허공을 바라보며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만을 기다리는데, 여전히 전화를 받지 않는다. 다시 전화를 하는 백성일. 통화 연결음이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운데, 답답하다는 얼굴로 허공만 바라보는 백성일. 순간적으로 의구심이 차오른다. 잠시 멍했다가, 의구심이 점점 불안감으로 변하는 백성일. 눈에 힘이 들어가고, 불안감이 확신으로 변하는 순간, 미간이 구겨지며! 백성일 (고무줄 튕기듯 달려가며) 에이씨! S# 56 잠실 상가 지역 (D) 주차된 차로 달려가는 백성일. 다급한 얼굴로 차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운전석 앞에 적힌 운전자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자신의 핸드폰에 찍힌 상대방의 전화번호와 대조해보는 백성일! 다른 번호다! 짜증과 불안감 섞인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오며, 차량 운전자에게 전화를 하는 백성일. 초조한 통화 연결음이 이어지다가, 상대방이 전화를 받으면! 백성일 방금 차 봤던 사람인데요! S# 57 상가 건물 (D) 쾅 -!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는 백성일. 그곳에는 조금 전 보았던 동생이 앉아있다. 백성일 (다가가서) 그, 그쪽 형 어딨어요, 지금?! 동생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네? 백성일 아니! 밖에 저 차 주인! 당신이 아는 형! 나랑 통화한 사람! 걔 어딨냐고, 지금! 동생 (무슨 말이냐는 듯 보다가) 제가 차준데요. 백성일 (그저 멍한 얼굴) 동생 (황당한 얼굴) 좀 전에 보신 차. 제 꺼라구요. 자신이 사기를 당했음을 인지한 백성일. 순식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충격 때문에 정신이 혼미한 얼굴인데, 백성일의 핸드폰이 진동한다. 보면, 상대방이다! 멍 - 한 얼굴의 백성일. 울리는 핸드폰에서 공포감을 느끼듯 떨리는 손으로 받으면, 상대방 (F) (건방진 말투) 차 키 받으셨어? S# 58 편의점 (D) 편의점 현금 인출기 앞에 서있는 상대방. 돈을 인출하려는 듯 빠르게 화면을 터치하며 전화 통화 중이다.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부분별 실루엣만 보이는 상황에서, 상대방 그러니까, 무슨 티 쪼가리 몇 장 사는 것두 아니구, S# 59 상가 건물 (D) 상대방 (F) 얼굴 같은 건 확인하고 돈을 보내셨어야지. S# 60 편의점 (D) 상대방 그 나이 먹고 그렇게 어리숙하면 어떡해. S# 61 상가 건물 (D) 상대방 (F) 다음부터는요, 사장님. 아니, 아저씨. 직거래 하지 마요. S# 62 편의점 (D) 상대방 차는 중고차 시장가서 사시고, 옷은 매장에서 사시고, S# 63 상가 건물 (D) 상대방의 말이 들려오고,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는 백성일. 급격히 미간이 구겨지더니! 백성일 이 개 호로 잡노므 새끼야!!! 백성일의 포효에 말을 멈추는 상대방. 서로 간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는 정적이 이어지다가, 상대방 (F) 화 많이 나셨네. 우리 어리숙한 아저씨. S# 64 편의점 (D) 상대방 그럼 내가 화 푸시라고, 거마비 챙겨 드릴게. S# 65 상가 건물 (D) 분이 삭히지 않는 듯 씩씩대는 백성일. 상대방은 그런 백성일 따윈 아랑곳없이, 상대방 (F) 차는 그 사람이 안 줄 거니까 괜한 기대 하지 마시고, S# 66 편의점 (D) 상대방 타셨던 택시 고대로 타시고, 고대로 집에 돌아가시면 됩니다아? S# 67 상가 건물 (D) 띠링 - 문자 도착음이 울린다. 백성일, 화면을 보면, 14500원이 입금 됐다는 문자 알림음이다. 어이없음이 차오르는 백성일. 미친 사람처럼 헛웃음 짓기 시작하는데, 상대방 (F)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S# 68 편의점 (D) 상대방 (입가의 미소) 주신 용돈은, 잘 쓰겠습니다. (전화를 끊으면) S# 69 상가 건물 (D) 통화 시간이 깜박이며 전화가 끊긴다. 멍한 얼굴로 핸드폰을 바라보며 헛웃음 짓는 백성일. 충격과 조롱으로 정신이 반쯤 나간 듯 웃음소리가 커지다가, 얼굴은 울고 있는데 입으론 웃는 백성일. 흐느끼는 소린지 웃는 소린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웃는다. 아니, 운다. 아니, 웃으면서 운다. 동생인줄 알았던 실제 판매자는 진정하라는 듯 다가가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백성일. 그를 밀치고 절규한다. S# 70 편의점 (D) 텅 - 현금 인출구가 열리고, 촤르르륵 - 현금 다발을 빠르게 넘겨보는 상대방. 찌익 - 가방 지퍼를 열어 돈을 집어넣고, 편의점을 나오면, 이제야 그의 얼굴이 화면이 드러난다. 양정도다.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한손에 든 가방을 어깨에 걸치며 편의점 앞을 나가며 암전. S# 71 교도소 (D) 암전된 상태에서 ‘사기꾼 양정도’ 라는 자막이 뜨고 지면, 죄수복 차림으로 복도를 걷는 양정도. 양정도 (E) 97년에 IMF 폭탄 터지고 우리나라 사람들 마인드가 개조됐어. 의리, 신념, 정의 뭐 이딴 건 깍드쉬 뒷주머니에 뱅기 태워 보내고, 무조건 돈! 돈 되는 일이면 그냥 득달같이 달려드는 거야, 개떼처럼. 형무소 창살 너머로 손을 내밀며 환호를 보내주는 죄수들. 양정도는 고맙다는 듯 손을 흔들고 짧게 목례하며 죄수들의 환호에 화답하다가 걸음을 멈추는 양정도. 00번 방에 시선이 고정된다. 양정도 (E) 돈이 종교고, 돈이 부모고, 돈이 친구래. 돈이 사람을 먹은 거야. 에르메스 백 들면 강남 사모님이고, 벤츠 S 클래스 타면 강남 사장님이래. 세상 참 단순해졌지? 뇌가 없어 보이지, 이놈의 세상? 00번 방에 정 자세로 앉아있는 한 왕회장의 뒷모습이 실루엣으로 보이는 가운데, 00번 방을 향해 큰절을 하는 양정도. 일어나 다시 허리 굽혀 인사하고 복도를 걷는다. 죄수들의 환호는 계속되고, 양정도 (E) 세상이 그렇다보니까 나 같은 놈이 나오는 거야. 10대는 객기로 살고, 20대는 오기로 살고, 30대는 사기로 사는 나 같은 놈이 나오는 거라구. 죄수복을 벗고, 사복을 입는 양정도. 캐주얼한 티에 청바지를 입고 마지막 자켓을 걸치는 양정도의 부분별 실루엣이 보이고, 옷을 모두 입고 본관 철문을 나오는 양정도. 철책으로 만들어진 야외 통로를 따라 외부 출입문까지 걸어간다. 미소를 머금으며 양정도의 어깨를 다독여주는 교도관들. 양정도는 그런 교도관들에게 정성스런 인사로 화답한다. 양정도 (E) 사기란 게 정말 단순한 건데 이걸 왜 당할까 한번 생각해 본적이 있거든? 의외루 답 간단하드라. 세상이 더 단순해. 5천만 대한민국 국민 욕망이 똑같거든. 돈! 못 먹어도 무조건 돈! 돈! 통로를 모두 걷는 양정도. 외부 출입문 철제 통로를 지나는 순간, 깊은 어둠이 그를 감싸고, 철컹 - 교도관이 철문을 열어주자 화면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다가, 양정도가 교도소를 나가면, 스포츠 카 한 대가 주차되어 있다. 그것을 향해 걸어가는 양정도. 양정도 (E) 사람들이 돈을 볼 때 사람을 봐. 사람들이 숫자에 집착할 때 마음에 집착해. 외피를 보지 말고 본질을 봐. IQ보다 EQ에 집중해. 그런 사기꾼이 돼야 돼. 그런 사기꾼이 되기만 하면! 스포츠 카 운전석에 타는 양정도. 조수석을 보면, 파일 더미가 쌓여있다. 순간 미소가 번지며! 양정도 (E) 세상 모든 일이 니 생각대로 된다! 안경 대시보드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끼는 양정도! 빠르게 출발하면! 경쾌한 비트의 음악이 깔리고! S# 72 달리는 차 안 (D) 스포츠 카가 국도를 달리고! 파일 뭉치를 보며 전화를 하는 양정도. ‘서울 시청 세금 징수 1과 강노승 과장’ 이라고 적힌 파일을 카메라가 훑어 내려가다 보면, ‘5.27. 오메가 저축 은행 대출 신청’ 이라는 정보가 보이고, 양정도 오메가 저축 은행 대리 최철민입니다. 대출 신청 하셨었죠? 얼마 전에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현행 1.5프로에서 1.2프로까지 인하를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한은 금리에 맞는 저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S# 73 38 기동대 (D) 강과장 1.2프로?! 어떻게 하믄 받을 수 있어요, 그 대출? 전화에 대고 뭐라뭐라 말하는 강과장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이며, 오른팔 (E) 우리 회장님 돈 받아 묵고 입 닦은 아 들인데, S# 74 00번 독방 (D / 과거) 호텔식으로 꾸며진 교도소 00번 독방. 고급 침대에 텔레비전까지 있는 것이 그 방에 수감된 왕회장의 클래스를 짐작하게 해 주는데, 테이블에 마주 앉은 양정도와 오른팔. 오른팔 정도 니 출소하모 금마들 뒤통수 쎄리 갈기뿌라. 양정도 사기를 치라구요? 창가 앞에 서서 쇠창살 너머 교도소 밖을 바라보고 있는 왕회장의 뒷모습이 보이고, 양정도 단가는 얼마쯤 보시는데요. 오른팔 금마들 납치해가 장기 싹싹 발라서 갖다 팔아도 단가 거 몬 맞춘다. 회장님이 졸로 보이나, 니는. 양정도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견적을 어떻게 뽑아? 오른팔 견적 필요 읍꼬, 금마들 혼쭐이나 한번 내주라마. 양정도 (반응 없는데) 오른팔 먹고 살기 박해가 외식 시켜 줬드마는 내캉 회장님 여 들어올 때 입 싸악 닦은 금마들, 싸가지 좀 고쳐 주자는 게 회장님 생각이다. 회초리 함 들자, 정도야! 고개를 돌려 창가를 바라보는 양정도. 왕회장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본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왕회장. 동시에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왕회장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양정도 (E) 대출 가능 여부는 저희가 조회를 좀 해봐야 알거 같구요, 그러시려면 거래 은행 금융 거래 정보가 필요할거 같은데, S# 75 달리는 차 안 (D) 양정도 계좌정보랑 비밀번호 좀 알려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성함이랑 주민번호두요. (듣다가) 예, 말씀해 주세요. 핸드폰을 어깨에 걸치는 양정도. 강과장의 정보를 들으며 다른 핸드폰을 꺼내더니, ‘인터넷 뱅킹 보안 등급 강화’ 라는 내용과 함께 팝업창 주소를 찍어 문자 전송 버튼을 누르면! S# 76 시청 (D) 자신의 신상 정보를 말하는 강과장을 비추는 카메라가 빠르게 이동한다! 동시에 주변 모든 소음이 두서없이 빠르게 재생되며 들려오고! 업무에 열중인 직원들을 지나 엄청난 속도로 38기동대를 빠져나오는 카메라! 마치 블랙홀에 빨려가듯 복도를 달려 계단을 내려가더니! 1층에 있는 토지관리과 사무실로 들어가고! 미로를 헤매듯 급회전하며 무빙하다가 누군가 앞에 멈춰서면! 그는 조팀장이다! 조팀장 핸드폰에 문자가 도착하고, 문자를 보는 조팀장. ‘인터넷 뱅킹 보안 등급 강화’ 라는 내용에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는데, S# 77 한정식 집 (D) 고풍스런 분위기의 한정식 집. 카운터에 전화가 울리자 전화를 받는 한국장 부인. 한국장부인 네, 한식당 담입니다. 양정도 (E) 식사 예약하려고 전화 드렸는데요. S# 78 달리는 차 안 (D) ‘서울 시청 주택 건축국 한세찬 국장’ 이라고 적힌 파일을 카메라가 훑어 내려가다 보면, ‘부인 정지순. 여의도 한정식집 ‘담’ 운영’ 이라는 정보가 보이고, 전화 통화를 하는 양정도. 양정도 한 50명 정도 갈 거 같거든요? (듣고) 네, 증권사요. 내일 저녁 쯤 될 거 같은데 제일 비싼 메뉴 (듣고) 네, 수라상 9만원이요? 인당? (듣고) 네, 그거 할게요. (듣고) 계약금 50이요? 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부쳐드릴게요. 예. 늦지 않게 준비해 부탁드립니다, 예. 전화를 끊는 양정도. 강과장과 통화하던 핸드폰을 귀에 댄 뒤, 잠시 숨을 고르고 자연스럽게, 양정도 다행히요, 고객님. 조회결과 3000만원 까지 대출 승인 떨어지시는 거 같은데 고객님 신용등급이 낮아서 신용 보증이 좀 필요할거 같습니다. S# 79 시청 복도 (D) 한국장 (부인과 통화하며 걷는다) 내일? 수라상 50명? 그게 얼마야?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강과장. 한국장에게 짧게 목례하는 순간 카메라 스위치되고, 강과장 신용 보증 그거,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요? 양정도 (F) 어려울 건 없으시고요. 500만원 예치금을 통장에 입금해 두시면, S# 80 달리는 차 안 (D) 양정도 대출금 지급, 바로 가능할거 같습니다, 고객님. 통화를 하며 파일에 적힌 한국장 부인의 핸드폰 번호로 문자를 보내는 양정도. 실제 입금 문자와 똑같이 500만원이 입금됐다는 문자를 찍고 전송버튼을 누르면, S# 81 한정식 집 (D) 한국장 부인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도착한다. 핸드폰을 보는 한국장 부인. 50만원이 아닌 500만원이 입금됐다는 문자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한국장부인 뭐야, 이거. 직원 왜요? 한국장부인 50 부치랬드니 500을 보냈네? S# 82 도심 거리 (D) 스포츠 카가 도심 거리에 멈춰서고, 통화를 하며 차에서 내리는 양정도. 어딘가로 걸어가며, 양정도 예, 고객님. 500만원만 통장에 예치 시켜 두시면 대출금 3000만원. 바로 입금 처리 해 드리겠습니다. S# 83 시청 (D) 계속 고개를 갸우뚱하며 핸드폰을 만지는 조팀장이 지나가고 나면, 국장실 블라인드 너머로 거만한 자세로 앉아 통화를 하는 윤국장이 보인다. 윤국장 아이고 뭐. 다 돕구 사는 거죠. 그때 보내주신 그거는 잘 받았슴다. 와이프가 너무 좋아해요. 허허허. (그때 윤국장의 핸드폰이 진동하고) 잠시만요. 전화가. (핸드폰 받고) 여보세요. 양정도 (F) 인터넷 중고 카페에 피아제 시계 내 노셨죠? S# 84 커피숍 (D) 양정도 (커피숍으로 들어가 카운터로 걸어가며) 700에 내노셨던데, 가격 조정 가능하시겠어요? 아르바이트생에게 “아메리카노 한잔” 이라는 입모양을 말하는 양정도. 카운터에 기대며, 양정도 (듣고) 아, 안돼요... 그럼 뭐, 알겠습니다. 700에 하시죠. 물건은 지금 부쳐주실 수 있으세요? (듣고) 예, 감사합니다. S# 85 시청 (D) 드륵 - 서랍을 열어 시계를 꺼내는 윤국장. 케이스를 들고 국장실을 나가는데, 때마침 국장실로 들어오는 부하직원. 시계 케이스를 보더니, 부하직원 그거 예전에 왕회장이 준 시계! 윤국장 (끊으며) 조용해, 임마. 윤국장, 빠르게 국장실을 나가고, 멀뚱히 서서 바라보는 부하직원 얼굴 위로, 양정도 (E) 방금 50명 예약한 사람인데요, S# 86 커피숍 (D) 양정도 (전화에) 제가 50을 부친다는 게 실수로 500을 부쳤네요. 죄송한데요, 사장님. 이게 회사 돈이라 그런데, 나머지 돈 450만원. 지금 좀 다시 부쳐 주실 수 있으시겠어요? 계좌 번호 찍어 드릴게요. S# 87 한정식 집 (D) 탁 - 전화를 끊는 한국장 부인. 자리에서 일어나 식당을 나가며, 한국장부인 나갔다 올게. S# 88 커피숍 (D) 낚아채듯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아드는 양정도. 빠르게 뒤돌아 그곳을 나가고, S# 89 거리 (D) 박스에 담긴 시계를 들고 거리를 걷는 윤국장. 수많은 행인들을 스쳐 지나며, 윤국장 (전화에) 지금 부치러 가요. S# 90 도심 거리 (D) 양정도 (커피숍을 나가 거리를 걸으며) 아, 예. 그럼 편의점 택배로 좀 보내주셨으면 좋겠구요, 물건 보내주시고 송장 번호 찍어서 보내주시면 바로 입금해 드릴게요. (듣고) 부탁드립니다. 전화를 끊는 양정도. 그때 주머니의 다른 핸드폰이 울린다. 양정도, 전화를 받으며, 양정도 네, 오메가 저축은행 최철민 대립니다. S# 91 시청 (D) 강과장 돈! 500 너놨어요, 통장에! S# 92 도심 거리 (D) 걸음을 멈추는 양정도.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번지며, 양정도 네. 그럼 바로 입금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S# 93 현금 인출기 (D) 현금 인출기로 들어가는 한국장부인. 계좌번호로 450만원을 송금한 뒤 뒤돌아 인출기를 나가고, S# 94 편의점 (D) 찰칵 - 택배 상자의 송장 번호를 촬영하는 윤국장. 곧장 양정도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전송하면, S# 95 달리는 차 안 / 거리 교차 (D) 윤국장이 찍은 송장 번호에서 편의점 주소를 확대해서 보는 양정도. 편의점 주소를 확인하고 액셀을 질끈 밟으면! 스포츠 카는 차량들 사이를 누비며 도로를 달린다! 편의점을 나오는 윤국장. 양정도에게 전화를 하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 양정도. ‘급한 회의가 잡혀서요. 회의 끝나는 대로 송금하겠습니다’ 라는 문자를 전송한다. 거리를 걸으며 문자를 보는 윤국장. 무언가 이상한 듯 고개를 갸우뚱하며 걸음을 옮기고, 스포츠카가 시청 교차로에 진입한다! 초조한 얼굴의 양정도. 정면만 주시하는데! 시청 입구까지 도착했다가 걸음을 멈추는 윤국장. 방향을 돌려 편의점을 향해 가며 문자를 찍어 전송하면, 문자를 보는 양정도. ‘입금이 너무 늦네요. 거래 취소합시다’라는 문자이다. 다급해지는 양정도. 액셀을 더욱 질끈 밟고! 끼익 -! 편의점에 스포츠 카가 멈춰서면! 빠르게 문을 열고 내리는 양정도! 편의점으로 달려 들어가더니! S# 96 편의점 (D) 양정도 (점원 앞에 멈춰서고) 쫌 전에 저희 아부지가 여기서 택배를 하나 부쳤다는데, 그것 좀 돌려받으러. 택배 상자를 뒤지는 점원. 시계가 담긴 상자를 건네주면, 상자를 받는 양정도. 빠르게 뒤돌고! S# 97 몽타주 (D) 텅 -! 현금 인출구가 열리고, 현금을 꺼내는 양정도. 그 돈을 가방에 집어넣고 편의점을 나간다. 가방을 짊어진 채 거리를 걷는 양정도. 그의 모습과 교차하여, 문자가 도착하는 강과장. 대출금 입금 문자인줄 아는 듯 기대감 넘치는 얼굴로 핸드폰 문자를 확인하는데, 500만원 출금 문자다! 당황한 듯 손을 떠는 강과장. 다급히 양정도에게 전화를 거는데, 거리를 걸으며 대포폰을 버리는 양정도. 길바닥에 떨어진 대포폰은 끊임없이 울려대고, 괴성을 지르며 핸드폰을 집어던지는 조팀장. 애꿎은 정수기를 걷어차며 화풀이한다.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한국장부인. 잔고가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곤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 괴성을 지르며 현금 인출기를 내려치고, 손에 힘이 풀린 듯 핸드폰을 떨어뜨리는 윤국장.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듯 얼굴이 일그러지고 괴성을 지르며 편의점에서 난동을 부린다. 유유자적 거리를 걸어 주차된 스포츠 카에 올라타는 양정도. 미소가 번지며 빠르게 출발하면! S# 98 클럽 (N)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진동하는 클럽. 앰프를 때리는 음악 소리가 격정적으로 전해지며, 수많은 남녀들이 몸을 흔들고 있다. 그들 사이로 보이는 20대 중반의 여자. 신체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원피스를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 마치 광고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그녀, 조미주다. 남자들, 조금씩 조미주를 향해 다가오고, 거부감 없이 함께 춤을 추는 조미주. 격렬한 몸짓에 땀이 맺힌다. 그때, 클럽으로 들어오는 양정도. 저 멀리 춤을 추고 있는 조미주를 발견하고, 클러버들 사이를 걸어가 그녀 앞에 선다. 양정도, 잠시 동안 아무 말 없이 조미주를 바라보면, 그의 시선을 느낀 조미주. 양정도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본능적으로 춤을 멈추고 경직되는데, 양정도 (보다가) 왜 차만 두고 갔어. 한참 찾았! 짝 -! 대뜸 뺨부터 갈기는 조미주. 날 선 얼굴로 바라보는데, 경직된 얼굴도 잠시인 양정도. 양정도 (이내 옅은 미소를 머금더니) 나도 반가워. 순간 당황하는 조미주. 날 선 표정이 금세 사라지고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 양정도 (미소를 머금고 보다가) 일 하러 갈까, 이제? S# 99 차 안 (N) 저 멀리 딸 백지은과 함께 우산을 쓰고 걷는 백성일의 뒷모습이 보인다. 카메라 빠지면, 스포츠 카에 앉아있는 양정도와 조미주. 조미주는 조심스럽게 액셀을 밟으며 백성일의 뒤를 따라가고 있고, 백성일의 파일을 보고 있는 양정도.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양정도 저 앞에 차 세워봐. S# 100 거리 (N) 우산을 들고 전화를 받으며 거리를 걷는 양정도. 반대편에선 백성일과 딸 백지은이 대화를 나누며 다가오고 있다. 우산을 내려 얼굴을 가리며 핸드폰에 말하는 양정도. 양정도 (걸으며) 준비해. S# 101 차 안 (N) 노트북을 펼치고 있는 조미주. 문자 메시지 창엔 ‘인터넷 뱅킹 보안 등급 강화’ 문자가 찍혀있고, S# 102 거리 (N) 백성일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양정도. 백성일과 백지은의 대화 소리가 들릴 정도까지 가까워지자! 양정도 (전화에) 던져. S# 103 차 안 (N) 빠르게 반응하는 조미주. 엔터 버튼을 누르는 순간! S# 104 거리 (N) 띠링 - 백성일 핸드폰에 문자가 도착한다. ‘인터넷 뱅킹 보안 등급 강화’ 라는 메시지 내용과 함께 팝업창 주소가 적혀있는 문자다. 백성일, 대수롭지 않게 문자를 보는 찰나! 백성일의 옆을 스쳐 지나며 핸드폰을 보는 양정도. 문자를 받자마자 지워버리는 백성일의 손놀림을 날카롭게 관찰하며 빠르게 스쳐 지난다! 걸음을 더 옮기는 양정도. 녹록치 않다는 듯 한숨 쉰다. S# 105 차 안 (N) 조수석 문이 열리며 스포츠 카로 들어오는 양정도. 운전석의 조미주에게, 양정도 쉽게 안 넘어오네. 백성일 족보 좀 더 파자. 짧게 고개를 끄덕이는 조미주. 액셀을 밟으면, 스포츠카는 부드럽게 도로 위를 달리고, 마사장과 서 있는 백성일을 스쳐 지나는 스포츠카. 순간 양정도는 차창 밖 백성일을 바라보며, 양정도 하나만 걸려라..하나만... 백성일의 두 눈을 응시하는 양정도. 백성일의 스치는 시선이 짧게 양정도에게 향하고, 둘의 얼굴이 교차되다가, 긴장감 주는 낮은 비트의 음악이 깔리며! S# 106 상가 건물 (D)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고, 전화를 받는 누군가의 손. 얼굴을 보면, 53씬의 실 판매자다. 판매자 네. 양정도 (F) 예, 안녕하세요. 싸이트 보고 전화 드렸는데요. S# 107 양정도 오피스텔 (D) 탁 트인 통유리를 통해 도심이 훤히 내다보이는 최고급 오피스텔. 판매자와 전화 통화 중인 양정도. 친절한 목소리다. 양정도 자동차 내 노셨죠? 그 차 혹시 팔렸나요? (듣고) 다행이네요. 제가 그 차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저한테 파실 수 있으시겠어요? 전화에 대고 뭐라뭐라 말하는 양정도의 얼굴이 화면 가득 보이며, 양정도 (E) 3자 사기. 인터넷으로 중고 물품 거래할 때 물건을 파는 사람, S# 108 양정도 오피스텔 (N / 과거) 양정도 즉 판매자한텐 내가 구매자인 거처럼 속이고, S# 109 백성일의 집 (51씬 동일) 양정도와 통화를 하는 백성일의 모습이 보이며, 양정도 (E) 물건을 사는 사람, 즉 구매자한텐 내가 판매자인 것처럼 속여서 S# 110 양정도 오피스텔 (N / 과거) 양정도 중간에서 돈만 싹. 조미주 (맥주 한 모금 마시고) 단순하네. 양정도 단순해야지. (짧은 미소) 사긴데. S# 111 양정도 오피스텔 로비 / 상가 건물 교차 (D) 가방을 매고 오피스텔 로비를 걷는 양정도. 상가 안의 판매자와 통화하는 내용이 교차한다. 양정도 아, 예. 사장님. 저기 죄송한데요. 제가 급한 일이 생겨서 직접 못 나갈 거 같아서요. 그래서 아는 형님을 대신 보냈거든요? 판매자 아, 그러세요. 양정도 차는 그 형님한테 보여주시면 될 거 같은데요, 차량 외적인 얘긴 가급적 안 해주셨으면...해서요. 제가 그 형님한테 돈 빌린 게 좀 있거든요. 자기 돈두 안 갚으면서 차 살 돈은 어딨냐고 그럴까봐. 제가 어떤 상황인지 아시겠죠? 판매자 네. 알겠네요, 무슨 상황이신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미소를 머금는 양정도. 동시에 회전문을 지나 오피스텔 로비를 빠져나오면, S# 112 달리는 차 안 (52씬 동일) 백성일 (미소와) 에이, 뭐 그런 얘길 그렇게 어렵게 해. 알았어요. 그냥 그럼 저는 차만 보고 사장님한테 전화하면 되는 거죠? S# 113 양정도 오피스텔 인근 (D) 양정도 예. 그래주시면 감사할거 같습니다. 전화를 끊는 양정도. 차도를 향해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고, 택시가 멈춰서면, 빠르게 탑승한다. S# 114 잠실 상가 지역 (D) 저 멀리 차를 둘러보는 백성일과 판매자가 보이고, 카메라 조금씩 빠지면, 쭈쭈바를 먹으며 바라보고 있는 양정도. 차를 모두 확인한 백성일이 거리로 나오자,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거는 양정도. 눈은 백성일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며, 양정도 어떠셨어요? 마음에 드세요? 백성일 (F) 아주 쏙! 마음에 들어요! 하하하! 오늘 샀으면 좋겠는데. 어떡할까요? 양정도 그러시면 뭐. 계좌번호 찍어 드릴게요. 백성일 (F) (멈칫) 계좌번호요? 직접 안 만나구? 양정도 제가 좀 멀리 있어서요. 직접 뵙긴 어려울 거 같은데. 차는 확인하셨잖아요? 백성일 (F) 그..그렇긴 하죠...? 양정도 그럼 계좌 보내 드릴게요. 그렇게 하시죠? 백성일 (F) (생각) 그럽시다. 그럼. 찍어줘요, 계좌번호. 양정도 예. 그럼 지금 바로 보내 드릴게요. 전화를 끊는 양정도. 문자로 계좌 번호를 찍어주며 옅은 미소가 번지는데, 63씬 백성일의 포효 소리가 사운드 선행되어 들린다. 백성일 (E) 이 개 호로 잡노므 새끼야!!! S# 115 상가 건물 (63씬 동일) 백성일의 포효에 웃음을 멈추는 양정도.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는 정적이 잠시 동안 이어지다가, 양정도 (F) 화 많이 나셨네. 우리 어리숙한 아저씨. S# 116 편의점 (64씬 동일) 64씬과는 다르게 양정도의 얼굴이 보이는 상황에서, 양정도 그럼 내가 화 푸시라고, 거마비 챙겨 드릴게. S# 117 상가 건물 (67씬 동일) 띠링 - 문자 도착음이 울린다. 백성일, 화면을 보면, 14500원이 입금 됐다는 문자 알림음이다. 어이없음이 차오르는 백성일. 미친 사람처럼 헛웃음 짓기 시작하는데, S# 118 편의점 (68씬 동일) 68씬과는 다르게 양정도의 얼굴이 보이는 상황에서, 양정도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입가의 미소) 주신 용돈은, 잘 쓰겠습니다. S# 119 상가 건물 (69씬 동일) 멍한 얼굴로 핸드폰을 바라보며 헛웃음 짓는 백성일. 충격과 조롱으로 정신이 반쯤 나간 듯 웃음소리가 커지다가, 얼굴은 울고 있는데 입으론 웃는 백성일. S# 120 편의점 (70씬 동일) 현금 인출구가 열리고, 촤르르륵 - 현금 다발을 빠르게 넘겨보는 양정도. 가방 지퍼를 열어 돈을 집어넣고 편의점을 나오는데, S# 121 잠실 상가 지역 (D) 힘없는 걸음으로 터벅터벅 상가건물에서 나오는 백성일. 실의에 빠진 얼굴이다. 사기를 당한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다는 듯 허공을 보며 고함을 지르는 백성일. 못난 자신을 탓하듯 머리를 후려치다가, 급기야 자신의 뺨까지 때리며 자학하는데, 누군가 (OFF) 저기요!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백성일. 누군가를 바라보면, 양정도다! 무표정한 얼굴로 백성일을 바라보는 양정도. 아직 양정도의 존재를 모르는 백성일은 자기 감정만 앞선 허망한 얼굴로 바라보고, 서로를 보는 백성일과 양정도의 얼굴이 2분할 되며! 2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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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우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