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편 커피는 모든 체질에 다 좋은가?
요즈음은 밥보다 커피를 더 마신다고 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며 젊은 세대들은 밥은 간단히 분식을 먹어도 커피는 비싼 드립커피를 고집할 정도로 서구화되어 가고 있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따끈 따끈한 커피 한잔으로 무기력감을 없애 줄 뿐만 아니라 달달한 커피는 체내 저혈당으로 빠져 힘이 떨어질 때 아주 좋은 기호식품이다. 그야말로 기호식품이지만 중독성이 있어서 못 마시면 불안하고 심지어는 손이 떨릴 때 한잔 마시면 마약처럼 힘이 나고 마음이 안정된다.
실제로 필자도 대학시절 단과대학별 체육대회 배구시합에서 주전선수로 뛰었는데 치과대학과 결승전을 앞두고 믹스 커피한잔을 먹고 시합에 들어갔더니 점프하여 스파이크를 할 때면 내 몸이 정말 난다는 느낌을 받으며 승리를 거두었다.
이 처럼 달달한 믹스커피는 체내에 혈당이 떨어질 때 마시면 어떤 면에서는 커피라기 보단 ‘커피사탕’이라고 할 정도로 설탕이 뇌 내 부족한 글루코스를 보충해주며 뇌의 기능을 촉진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유아 때 엄마의 수유를 충분히 받지 못하여 심리적으로 ‘구강기’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커피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카페인은 알카로이드로 우리가 먹는 야채나 고기 등의 식자재가 대부분 산성식품이라 밥을 먹고 나면 입안이 텁텁하게 마련인데 이 때 알카리성식품인 커피를 마시면 산이 중화되어 입 안이 개운해지게 되니 밥을 먹고 나면 꼭 커피가 궁금하다. 커피가 우리사회에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그 역할을 바로 가마솥에 누룽지로 만든 숭늉이 알카리성 식품의 역할을 해왔었다. 그러나 요즈음 전기 밥솥이 일반화되며 숭늉을 만들지 못하니 커피가 그 대용품이 아닌가 한다.
특히 머리를 써 일하는 정신노동자들에게 커피나 차는 아주 두뇌를 각성시키고 흥분시키어 일의 능률을 높여주고 창조적으로 이끌게 한다. 또한 육체노동자 들도 설탕이 적당히 들어간 커피가 신체를 각성시키고 에너지를 약간 보충해주니 전 세계적으로 커피 애호가 들이 늘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교적 비만이거나 키가 큰 장수 타입의 태음인에게는 육중한 신체의 곳곳에 혈액을 공급해야 하다 보니 심장이 커져 있고 게다가 혈관에 피딱지가 많고 혈압이 높은 태음인이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성분이 과다 흥분을 일으키어 심장에 허혈증상을 일으키거나 심장혈관을 죽상병변을 일으키어 서서히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수가 있으니 가급적 마시지 말아야 한다. 가능하면 칡차나 율무차로 대신 마시면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소음인은 항상 위가 좋지 않아 위벽이 얇거나 헐어 카페인 성분이 위벽을 자극하면 오히려 소화성궤양을 가속시킬 수 있으니 많이 마시지 말고 적게 마시면 무기력해진 위장을 촉진시키고 힘이 부쳐 일을 감당하기 힘들 때 반짝 힘이 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킬 수 있어, 따뜻하고 연한 커피가 좋으며 약간의 계피가루를 뿌려 먹으면 더 좋다. 커피가 속을 불편하게 한다면 인삼차나 생강차를 대신 마시면 건강에도 더 좋다. 소음인이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신다고 하지만 역시 카페인이 많아 좋지 않다.
소양인은 커피를 먹지 않아도 늘 자율신경이 흥분되어 있기 때문에 안 마셔도 무방하나 무슨 일을 잘 해보려는 과다한 욕심 때문에 커피를 자주 마시게 된다. 물론 프림커피, 믹스커피를 마시면 적당한 진정작용도 있는 것은 사실이고 적당한 윤활유와 같은 역할도 하니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커피의 작은 찌꺼기 알갱이 들이 위에서 모아져 췌장으로 가서 쌓이는 수가 있다. 이것이 만성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커피도 매운 음식처럼 췌장에 염증을 유발하면 소화에는 지장이 없으나 왼쪽 갈비 밑 오목가슴에 따끔 따끔한 증상이 온다면 마시지 말거나 카모마일 차를 마시면 더 좋다.
커피가 여러 가지 암이나 파킨슨병, 당뇨 등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완화시킨다고는 하나 가장 큰 문제는 카페인이 불면증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개인의 차이에 따라 카페인을 몸 밖으로 빨리 배출하는 타입은 오후 늦게 커피를 마셔도 잠이 드는데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으나, 한잔만 마셔도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답답해지고 잠을 못 자는 사람은 몸에 좋다고 억지로 마실 일은 아니다.
깊은 향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코스타리카 타라주 커피, 꽃과 과일향을 즐기시려면 하와이코나나 신맛도 함께 나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등을 또 취향에 따라 처음엔 진하게 차츰 연하게 마시면 커피의 진가를 아는 사람이다. 이렇게 다양하게 커피를 기분전환용으로 마시며, 일의 능률을 올린다면 제대로 즐기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