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중소기업이 삼성의 사내 방송에 ‘창조경영 모범기업’으로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공격적인 디자인경영과 이색적인 마케팅으로 ‘강소(强小) 중기’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루펜리(대표 이희자)가 주인공.
루펜리는 최근 삼성SDI 사내 방송에 ‘창조경영 모범기업’으로 소개됐다. 사장 경영철학,제품 소개 등 전반적인 회사 소개를 담은 이 프로그램은 루펜리를 창의력과 혁신적 경영의 이상적 모델로 소개했다. 한국의 대표기업인 삼성이 불과 직원 30명에 불과한 루펜리를 창조경영 모범기업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사는 불모지와도 같은 음식물처리기 시장을 사실상 ‘창조’하면서 삼성이 추구하는 창조경영의 모델이 될 만했기 때문이다. 삼성의 창조경영은 이건희 회장이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두바이 신화를 바탕으로 화두를 던진 경영철학이다. 바로 이러한 창조경영의 기본 정신을 루펜리가 실천하고 있다는 점을 삼성측이 높이 산 것으로 평가된다.
루펜리 이희자 사장은 주부 출신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시장을 앞장서 일군 인물로 평가받는다. 골치 아픈 음식물 쓰레기에 열을 가해 가루로 만든다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창조경영의 기초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창조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 사장은 사실상 무일푼으로 루펜리를 창업할 수 있었다.
그 후 이 사장은 환경부,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음식 쓰레기 문제점을 역설하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단 환경 보호에 앞장선다는 생각에 회사 영문 이름도 루펜(LOOFEN)으로 정했다. 루펜은 100% ‘Fresh Environment’의 약자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시장은 2∼3년새 급격히 성장했다. 고급 아파트와 주상복합 건설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잇따랐고 일부 지자체에선 보조금을 주겠다는 조례도 준비 중이다. 현재 업계에선 수천억원대 시장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희자 사장은 “돈과 우수한 인재가 많은 대기업이 직접 배우러 온다고 해서 처음엔 놀랐다”면서 “음식물 쓰레기 시장을 잘 키워 열정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중소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