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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628 (월)
- 명아주와 청려장(靑藜杖) 이야기 - 식물이야기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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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월드컵에서 우리 전사들이 정말 잘 싸웠는데 너무나 아쉽습니다.
다음 브라질월드컵에서는 8강을 넘어, 4강에 다시 들어갈 것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정말 잘 싸웠습니다. 이제 마음 조리지 않고 일본-파라과이 전과 과연 남미의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유럽이 힘을 낼 것인지 차분하게
지켜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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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한겨울의 추위에 지쳐있던 사람들이 새롭게 파릇파릇 나오는 풀들의 새싹에
환호하고, 이어서 예쁜 풀꽃에 기뻐하고, 그리고 향기로운 봄나물에 또 한 번 즐거워하다가
이윽고 매화나 산수유나 벚꽃 등 화려한 나무 꽃들이 피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들에게
취하면서 점점 풀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집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풀꽃들이 한창인 5월 중순이후 여름에 들어서면 그리도 반가워하고
뜯거나 캐어서 몸에도 좋고 춘곤증을 이기게 해준다고 밥상을 장식하던 풀들을 등한시
하게 되고, 아니 잊는 정도가 아니고 이번에는 논이나 밭에 심은 다른 작물들에게 해롭다고
마구 뽑아버립니다.
이렇게 갑자기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풀들에는 냉이를 비롯하여 꽃다지, 씀바귀, 민들레,
쑥, 돌나물, 현호색, 양지꽃, 제비꽃 등으로 이어지다가 드디어는 진짜 성가신 잡초인
환삼덩굴이나 돼지풀로 까지 이어집니다.
물론 이렇게 잡초로 취급되는 풀들에는 명아주, 질경이, 애기똥풀, 쇠뜨기. 여뀌, 쇠비름,
토끼풀, 닭의장풀, 망초, 개망초, 달맞이꽃 등등 그리고 이름 모를 풀들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 잡초취급의 풀들은 이듬해 봄에는 또다시 들판과 길가에서 왕성하게 돋아나서
또 한철 우리들을 즐겁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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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보이면서, 언뜻 보면 너무 볼품없어 보이고
또 잡초 취급을 받고 있으나 독특한 모습과 용도를 가진 “명아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명아주
여름 길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명아주는 이름이 마치 한자말처럼 들리는데
순수 우리말이라고 하며 한자로는 “려(藜)”라고 씁니다.
일부에서는 “비름과”에 속한다고도 하지만 “명아주과”로 독립된 것으로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고 하며 한편, 우리가 즐겨 먹는 “시금치(Spinach=Spinage)"도
”명아주과“에 속합니다.
명아주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동북부 등 주로 극동지방에서 잘 자라는데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자라기 때문인지 부르는 이름이 여러 가지입니다.
즉, 려(藜), 회채, 맹아대, 홍심려(紅心藜), 학정초(鶴頂草), 연지채, 능쟁이, 는장이,
도트라지(순수 우리 옛말) 등등이고 중국어로는 “홍심려(紅心藜-Hong Xin Li)",
영어로는 “Goose Foot(거위발)”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잎 모양을 보고
만든 말로 보입니다.
명아주는 길가나 밭, 빈터 등에서 많이 자라는 일년생 풀로서 키는 약 1미터까지
자라는데 줄기가 곧게 자라고 잎은 타원 꼴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가 물결처럼
주름지며 특히 비옥한 땅을 좋아합니다.
줄기 가운데에 달리는 어린잎에는 붉은 가루 같이 보이는 돌기가 있어서 금방
알아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끔 어린잎이 붉지 않고 흰빛이 도는 것도 있는데 이는 “흰명아주”라고
부르는데 실제로는 이것이 기본종(基本種)이라고 합니다.
* 그런데 들에서 보면 명아주 근처에 상대적으로 잎이 좀 작고 길쭉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또 키도 작아서 15~30cm 정도의 명아주가 아주 흔히 보이는데 이는 “취명아주” 또는
“쥐명아주”, “회록채(灰綠菜)”, “백회채(白灰菜)”, “쥐능쟁이”라고 부르는 종류입니다.
꽃은 한여름에 꽃잎 없이 황록색으로 아주 작게 피는데 여러 송이가 모여서
이삭모양의 꽃차례를 이루었다가 다시 원뿔꼴(원추-圓錐) 꽃차례를 이루는 모양이
아주 소담스러워서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 꽃이 매우 많이 한꺼번에 피어 매달려서
무게가 꽤나 나가기 때문에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하여 줄기가 매우 굵고 억세게
자란다고 합니다.
흔히 어린 싹을 나물로 먹는데 요즘은 별로 잘 먹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통상 전초(全草)를 통째로 말려서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약을 만들며
일사병을 낫게 하고 벌레를 죽이거나 독을 없애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잡초로 취급하지만 거름을 주고 재배를 하여 줄기를 아주 굵게 하여
키가 2미터 정도까지 키워서 거꾸로 하여 말리면 “청려장(靑藜杖)”이라는 특히
노인들이 좋아하는 아주 이름난 지팡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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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청려장(靑藜杖)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크게 자란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를 “청려장(靑藜杖)”
이라고 하는데, “청려장”은 가볍고 탄탄하고 모양도 좋아서 예부터 노인들에게
주어지는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임금이 장수노인에게 청려장을 직접 하사했다고
전해지며, 조선시대에도 청려장 풍습은 이어졌습니다.
나이 50세가 되었을 때 자식이 아버지에게 바치는 지팡이는 “가장(家杖)”, 60세 때
마을에서 주는 것은 “향장(鄕杖)”, 70세 때 나라에서 주는 것은 “국장(國杖)”,
80세가 되어 임금이 하사한 것은 “조장(朝杖)”으로 각각 불렸습니다.
퇴계 이황(李滉) 선생이 짚고 다녔던 청려장이 지금도 안동의 도산서원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1596년에 간행된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청려장을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 라는 기록이 있으며, 민간에서도 이것이 신경통에 좋다하여 귀한 지팡이
대접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노인의 날”인 10월 2일, 보건복지부에서는 100세가 되는
노인에게 대통령 명의로 청려장을 드립니다.
한편 중국의 “채근담(採根譚)”에는 “높은 벼슬아치 무리 속에 명아주 지팡이 짚은
묵객(墨客) 한 명이 섞이면 고상한 멋이 더해지고, 장사꾼 속에 벼슬아치 한 명이
끼면 속된 기운이 더해진다.“ 라고 하였는데 실제 노자사상으로 유명한 중국의
철학자인 장자(莊子)는 명아주 지팡이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 채근담(採根譚)
중국 명(明)나라 때 “홍응명(洪應明)”이 지은 책인데 우리가 지키거나 알아야 할
“경구(警句)“ 등의 짧은 글 350여수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국보다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오히려 더 많이 읽힌다고 합니다.
- 흔히 “홍자성(洪自誠)”이 지었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홍응명(洪應明)”의 “자(字)”가
“자성(自誠)”이고 “호(號)”는 “환초도인(還初道人)”인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 그런데 “율곡 이이(栗谷 李珥)”선생을 “이율곡”으로, “퇴계 이황(退溪 李滉)”선생을
“이퇴계”라고 하여 우리나라에서는 “호(號)”를 성에 붙여 부르는 일이 더 많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길가나 들판의 명아주는 잡초로 취급하기 때문에
“청려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로 재배하여 키워야 하는데 경북 문경시
호계면, 산북면 등이 청려장의 주산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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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날 ]
“노인의 날”을 아시는지요?
우리나라에서의 “노인의 날”은 경노효친(敬老孝親) 사상의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각종 기념일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 1997년 제정한 법정기념일입니다.
1999년까지는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였으나, 정부 행사의 민간 이양 방침에 따라
2000년부터는 노인 관련 단체의 자율행사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노인의 날”은 매년 “10월 2일”입니다.
이 날에는 평소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사회와 이웃에 헌신하는 한편,
노인복지를 위해 힘써온 노인 및 단체를 대상으로 훈장, 포장 및 대통령, 국무총리,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여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해 100세가 되는 노인들에게는 명아주로 만든 전통의
장수 지팡이인 청려장(靑藜杖)을 증정하여 통일신라시대 이후 80세가 넘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왕이 하사하던 전통을 이어 국민들에게 경로효친 사상을
불어넣습니다.
그 밖의 행사로는 노인 문화공연, 미니마라톤 대회, 어르신 모델 선발대회,
효도 큰잔치 등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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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나라의 노인에 대한 예우
- 中國 :
중국에서는 60이 넘어야 “썽천(sheng chen = 生辰 -생신)”이라고 부르는데
50세는 “시아오셔우(xiao shou = 小壽 , 우리말로는 小生日)”,
80세는 “쭝셔우(zhong shou = 中壽, 우리말로는 中生辰),
100세는 “따셔우(da shou = 大壽, 우리말로는 大生辰)”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또 중국에서는 66세 생일을 평생 가장 큰 생일로 치는데 즉, 66세 생일에는
0.6근의 고기와 물만두 66개를 만들어 드린다고 합니다.
중국말로 “숫자 66”은 “리우리우따슌(liu liu da shun = 六六大順)”이라고 하여
"한평생 순조롭게 살았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즉, “이루쑨펑(yi lu shun feng = 一路順風)”에서 발음이 왔다고 합니다.
# 그래서 중국에서는 “6” 자를 전화번호나 자동차번호로 선호합니다.
“Liu(六)"의 발음이 ”Lu(路)"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 73세와 84세에는 병이 생기기 쉽고 많이 돌아가신다고 해서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는 미신도 있습니다.
# 참고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이 되는 날과 첫돌을 기념하는데
중국에서는 태어나서 한 달이 지나면 친한 친척과 친구들을 불러 “첫 달 축하 잔치”를
한다고 합니다. 이날은 새 생명이 제대로 갖춰졌다는 의미로 빨갛게 물들인 완숙 달걀을
돌리기도 합니다.
- 독일 :
독일에서는 65세에 법적으로 일을 그만두고 연금을 받기 때문에 66세는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나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이는 중국과는 기원은 다르지만 66세가 의미 깊은
나이임을 나타낸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독일에서는 90세가 넘으면 시장이 축하해주고 100세가 넘으면 대통령이
직접 축하해준다고 합니다.
- 영국 :
영국에서는 100세가 되면 여왕이 축하카드를 보내준다고 합니다.
- 아일랜드 :
아일랜드 역시 대통령의 축하 편지와 함께 “100세인 장려금”을 받는다고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해서 약 4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 미국 :
미국에서도 100세 생일을 맞으면 대통령으로부터 축하 편지를 받고,
NBC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그들의 이름을 소개하며 축하해 준다고 합니다.
- 일본 :
장수의 나라인 일본에는 현재 약 2만 5천명의 백세인(百歲人)들이 있다고 하는데
100세가 되면 수상으로부터 장수를 축하하는 편지와 함께 은컵을 보내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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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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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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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첫댓글 명아주가 이렇게 생겼군요. 전에 부터 보긴 했겠지만.. 청려장으로 쓰인다는 말도 첨 들었는데, 사진을 보니 줄기같지 않고 나무 가지처럼 보이는 군요. 식물의 쓰임새가 다양도 하군요. 감사합니다.
예~~~무거운 꽃을 지탱하기 위하여 줄기가 튼튼해졌다나요... 지금도 수많은 식물들이 한약이나 양약의 원료가 되고 있지만 우리 곁에서 흔히 보이는 식물들 중에서도 아직도 그 성분을 잘 모르고 있는 식물들이 매우 많다고 합니다. 식물들은 사람의 눈도 즐겁게 하고 또 코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더 나아가서 우리들의 몸에도 이롭고 또 병을 고쳐주는 일도 해주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