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음악가 묘지
<베토벤부터 브람스까지 - 유명한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는 비엔나 중앙묘지>
음악가의 묘라는 별명이 있는 비엔나의 중앙묘지, 관광지도
아닌 묘지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에는 바로 음악가들의 힘이 컸다. 오스트리아는 베토벤, 모짜르트, 쇼팽 등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들어본
음악가를 배출해 낸 국가로도 유명한데, 그 사람들이 한 곳의 묘지에 묻혀있다고 하니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비엔나 중앙묘지(Wiener Zentraltriedhof)가
처음부터 유명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 음악가들의 묘는 오스트리아 각 지역에 흩어져 있었는데, 비엔나 시장의 아이디어로 이 곳에 모두 모이게 되었다. 음악가
뿐만 아니라 학자나 정치인 등 유명한 사람들의 묘가 모두 이곳에 있는데, 덕분에 일반인들도 이 곳에
묻히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서 중앙묘지의 크기는 지금도 계속 그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늘 실정이다.
5월
중순에 국립묘지를 찾았지만, 묘지라는 이미지와는 별개로 중앙묘지는 그렇게 음산하지 않았다.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니만큼,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묻혀있어서 잘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비엔나 중앙묘지에는 묘소가 약 33만기에 달하는데, 가족묘지에는 사람들이 합장될 수 있으므로 100만기 이상 묻힐 수
있는 정말 거대한 규모의 묘지라고 할 수 있었다.
중앙묘지에서도
다양한 건물들과 묘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굉장히 단순한 형태의 조각상만 있는 묘가 있는가하면, 화려한 조각으로 가득 차 있는 묘들까지..
묘지가 아니라 조각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해도 충분히 둘러볼 가치가 있을 정도로 정교한 조각상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같은 묘지만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길 안쪽이 아닌 길가변에 있는 묘는 모두 높은 퀄리티의 조각과 세련된 모습의 비석을 가진 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름을
봐서 알 수 있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묘들을 봤을 때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지 않을까 싶은 묘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모두 알만큼 유명한 악성 베토벤의 묘. 마지막에 귀가 잘 안들렸지만, 그 덕분에 더 멋진 음악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베토벤
후기의 작품은 당시로는 기이하기 짝이 없는 음악이라고 평가받았다지만, 지금은 그 음악을 더 쳐주는 사람들이
많아질 정도이니..
비엔나에 35년간이나 산 베토벤은 비엔나의 가장 대표적인
음악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의 장례식에는 2만명
이상의 사람이 몰렸었다고 한다.
슈베르트의 묘 앞에 꽃들이 계속 놓여있는 것은 음악가들을 존경하는 관광객들이 계속해서 놓고가는 것도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묘지측에서 별도로 또 관리하고 있는 것도 있는 듯 싶었다. 브람스의
묘를 보면서 생각에 잠겨 본다. 교향곡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브람스의 왈츠 곡들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브람스도 역시 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이름이다.
브람스의 옆으로 있는 또다른 묘는 왈츠의 황제라 불린 요한 스트라우스 2세, 어찌보면 두 묘가 나란히 있는것도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왈츠는
비엔나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었는데, 그의 장례식에는 비엔나 인구의 1/3이나 모여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중앙묘지의 중심에는 이렇게 중앙묘지를 추진했을
당시의 시장이었던 칼 뤼거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교회가 있었다. 이 교회는 옛 영화들의 촬영장소가 되었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지금
세대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영화들이다.
입구에서 뤼거교회까지 가는 길에 음악가의 묘에 들렸다가, 교회를
보고 나오는 길이 중앙묘지를 둘러보는 방법이다. 그 길 양편으로 수많은 묘들과 똑같지 않은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묘소의 조각에 관심이 있으면 더 둘러봐도 되지만, 이
길을 왕복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했다.
마지막 출구쯤에 다다라서 아쉬운 마음에 중앙묘지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니 좀더 소박한 느낌의 비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입구에 가까운 곳이라서 그럴까? 다들 굉장히 오래된 묘들이었는데도 관리상태로 봤을 때에는 안치한지 정말 얼마 안되어 보이는 묘들이 많았다.
우리 말고도 관광을 온 관광객에서부터 아마도 가족의 묘를 찾아온 것처럼 보이는 사람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비엔나에 와서 오페라를 보는 것도 좋았지만, 평소에
공부하고 그리고 많이 들었던 음악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 묻혀있는 곳에 오는 것도 정말 색다른 경험 중 하나였다.
San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