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하늘은 갑자기 컴컴해지고 또 어느새 그랬냐는 듯이 햇빛이 난다.
엊그제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날이 흐리기에 비가 오나보다 했다.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소낙비가 퍼부어대듯 후두둑거리는 굵은 빗줄기를 느꼈다.
그런데 느닷없이 우당탕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함석이 섞인 지붕 처마에 그리고 문짝에 부딪는 소리가 굉장했다.
놀라서 밖을 보니 정말 큰 콩알만한 우박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마당이 하얘져갔다.
그렇게 몽골의 우박을 두번째 경험했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심각한지 금새 내린 소나기가 마당에 고이는 중에
내린 하얀 우박덩어리가 마당에 고인물에 둥둥떠다녀서
얼음덩어리를 띄운 냉커피나 쥬스그릇 처럼 보였다.
그리고 십여분이상 쏟아지더니
온실을 씌운 비닐은 구멍을 내고 모두 찢어질 지경으로 만들어놓았다.
그 위력은 대단했다.
그리고 그 주변으로 하얗게 쌓인 우박덩어리가 한겨울 눈처럼 쌓였다.
카메라를 가져다가 동영상으로 찍었다.
잠시 문을 열고 찍는 동안에 우박에 맞은 자리가 따끔할 만큼 우박덩어리에 맞는 강도가 세서 제법 아팠다.
아~ 몽골은 정말 하늘과 가까운가 보다.
어린 아이라면 이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서는 볼수 없는 큰 우박이 내리는 이유를 말이다.
어쩜, 한 여름에 큰 우박이 녹을 시간이 없을 만큼 하늘에서 가까워 이렇게 큰 얼음덩어리로 쏟아지는 것일까?
참, 놀라운 몽골의 여름하늘이었다.
저녁에는 히타를 좀 키고 자야 할것 같았다.
바깥 공기가 겨울처럼 서늘했기 때문이다.
화분에 있던 베고니아잎이 우박에 맞아 다 떨어졌다.
마당에 수북했던 풀들이 줄기만 남고 모두 잎이 짓이겨졌다.
개 두마리는 놀란듯 개집에 들어가 나올줄을 모른다.
아마 무서운 하늘의 호령처럼 여겨졌을것이다.
온실에 뿌린 열무씨가 이제 싹이 나서 예쁜 판인데 비닐을 씌우지 않았더라면
헛농사가 될뻔했다.
천재지변이 일어나는 것은 이런 경우인것 같았다.
뒤에 들으니 울란바타르 시내에 정강이까지 물이 고여서 교통이 통제된 구간이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