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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스크랩 무덥다는 올 여름도 참장어 요리로 거뜬하게 넘길 수 있습니다.
이반코 추천 0 조회 53 09.08.24 00:5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이제 여수는 바야흐로 참장어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여수에서는 “4도, 5농, 6숭 또는 6하”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4월에는 도다리회 먹는 재미로 시작을 하면 5월에는 농어회와 푹 고와서 먹는 지리탕, 6월에는 참숭어 그리고 7월에 땀 뻘뻘 흘리며 먹었던 하모, 참장어를 이제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먹습니다. 이미 5월부터 서서히 먹기 시작하고 있으니까 바다 수온이 그만큼 올라가서 잡히는 어종도 달라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여수사람들을 보고서 많은 사람들은 열정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에너지가 철철 넘친다는 뜻인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장어를 많이 먹기 때문입니다. 시내 곳곳에는 1년 내내 붕장어(아나고)라고 하는 장어를 산채로 곧바로 양념구이, 소금구이로 참숯에 구어서 먹는 식당이 많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께서 당신은 드시지 않으시면서 살아있는 것을 숙주나물과 고사리를 흠뻑 넣어서 끓여 주시던 장어탕이 있습니다. 이제는 이것을 된장을 풀어서 말린 무잎을 넣어서 푹 고은 우거지 통장어탕을 많이 먹습니다.

 

그렇게 때도 없이 여러 장어 요리만 먹던 여수사람들은 이제 6월부터 8월까지는 하모, 참장어 요리에 푹 빠져서 다른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모라는 일본말이 더 귀에 익은 참장어는 학술적으로는 갯장어라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 '해만(海鰻)'이라고 하는데, 뱀장어, 붕장어, 먹장어 등과 같은 다른 장어류에 비해 특히 단백질 함량이 높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글루탐산이라는 단백질 구성 아미노산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또한 EPA, DHA 의 함량이 높아 혈관에 생기는 혈전을 예방하는 데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자연건강식품으로 인정한 참장어(갯장어,하모)는 두뇌활동을 증진시키고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예방하고 원기회복에 좋아 예로부터 강장·강정식품으로 전래되어온 보신식품입니다.

 

일본에서는 하모(Hamo)로 부르는데, 무엇이든 잘 무는 성질이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통어사정》에는 사람들이 잘 잡지 않고, 뱀처럼 생겨서 먹기를 꺼리고 일본인에게만 판매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10여 년전까지는 주로 일본으로 수출을 하여 우리들은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생김새는 몸이 가늘고 길며 옆으로 납작합니다. 삼각형 모양의 입은 몸에 비해 아주 큰 편이며 양 턱에 2~3줄의 커다랗고 날카로운 이빨이 늘어서 있어서 물리면 살이 뚫어지기도 한답니다. 배지느러미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옆줄이 비늘로 덮여있는 보통의 물고기와 달리 참장어(하모, 갯장어)의 옆줄은 146~154개의 감각공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몸의 표면에는 비늘이 없고 매끈합니다.

 

주로 연안의 진흙바닥 근처에서 살고, 야행성으로 낮에는 바위 틈에서 지내다가 주로 밤이 되면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육식성으로 바다 밑바닥 근처에 사는 저서성 어류나 갑각류, 두족류 등을 잡아먹고 삽니다. 우리나라 근처의 갯장어 무리는 제주도 남쪽 해역에서 겨울을 보내고 봄이 되면 서해안 쪽으로 이동했다가 가을이 되면 다시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양식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모두 자연산인 셈입니다. 야간에 저층 트롤어업이나 주낙, 통발 등을 이용해 잡으며 6~11월 사이에 수확량이 많습니다.

 

참장어(하모, 갯장어)는 주둥이가 길고 턱 이빨이 날카로워 먹성이 좋습니다. 그래서 가시가 억세고 잔가시가 많아 구이용으로는 못 먹고 회나 데침(유비끼)으로 먹습니다. 가시 손질을 어떻게 잘 하느냐에 따라서 요리를 잘 하는가가 판가름이 납니다. 여수시내 곳곳에 유명한 참장어 요리 식당이 즐비하지만 객지에서 오신 분들은 바다와 섬의 풍경을 즐기고, 처음 참장어요리축제를 했던 경도를 많이 찾습니다. 뱃머리에는 경도회관을 비롯하여 경운횟집, 미림횟집, 당산횟집이 있고, 조금 떨어져 마을 안에는 딸부자집, 자연횟집 등이 있습니다. 

 

시간은 짧지만 여수에 와서 배를 타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는 관광의 묘미이기에 아직 6월이 안되었지만 성급한 맛을 음미하는 사람들은 5월초부터 다녀갔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무덥다는 올 여름을 거뜬하게 잘 견디려면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 세 번째 먹었다고 합니다.

 

넘실거리는 파도와 통통거리면서 지나다니는 배를 보면서 참장어 요리를 먹으면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오후에는 구봉산자락에 걸린 해가 떨어져서 신월동과 경도 사이 바다에 비치면 더욱 환상적인 섬 풍경에 푹 빠지게 되어서 더욱 경도를 찾는 것 같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이후 회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지만 참장어 요리에서는 으뜸이 그 많던 가시를 잘 발라내어 전혀 가시가 씹히지 않은 회를 다진 마늘을 뒤섞은 된장에 찍어 깻잎이나 상추에 고추를 올려 싸 먹으면 고소하고 단맛이 혀 안에 싸르르 전달될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날것에 대해서 자신이 없는 분들이 즐겨 찾는 것이 데침(유비끼)요리입니다. 삼, 대추 등 갖은 한약재를 포함해서 양념으로 우려낸 맑은 육수가 펄펄 끓을 때 칼질이 된 두툼한 살점을 젓가락으로 잡고 있다 데쳐지는 순간 건져내 간장에 찍어서 쌈을 싸 먹습니다. 뜨거운 것이 입천장을 데어 벗겨진 줄도 모르고 그 감칠맛에 젓가락이 다음 차례를 기다립니다. 다른 것과 달리 참장어 데침 요리는 가장 평등한 음식 예절로서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없습니다. 각자가 손질한 장어토막을 30초 정도 담궈 얼른 꺼내 먹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늦어도 살이 풀어져서 부서집니다.

 

 

 

부추도 살짝 데쳐서 함께 먹으면 입맛을 더 돋구어 줍니다. 데친 참장어를 상추나 들깻잎 대신에 여수 화양면에서 갓 캐낸 햇양파 속껍질에 싸서 먹으면 양파의 독특한 향 때문에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데침요리를 먹고 나서 육수를 조금 더 부어 라면사리를 넣어서 끓이면 평소 라면을 먹지 않는 저 같은 사람도 안 먹고 못 배깁니다. 그 귀한 참장어를 데친 천연 수프인 육수에 들어간 라면맛은 끝내준다는 표현일 맞을 것 같습니다. 라면을 싫어하시는 분을 위해서 당근을 숭숭 썰어서 끓인 죽을 내놓습니다.

 

“참장어 요리를 먹을 때마다 일본 사람들은 워낙 귀한 것이라서 온 가족이 여름을 나기 위해서 한 마리를 사와서 가족이 딱 한 점씩만 조금씩 음미하면서 먹습니다.”

순천 청암대 정희선 교수(관광과)가 일본 동경대에 연구원으로 갔을 때 가정에 초대를 받고 갔을 때 있었던 일을 들으면서, 나도 몰래 우쭐한 기분을 느낍니다. 우리는 한 점이 아니라 참장어로 배를 채워도 그리 돈이 많이 들지 않습니다.

 

4인 기준 1접시에 회는 4만원, 데침요리는 5만원이면 됩니다. 물론 여기에 소주 값과 죽이나 라면 사리 값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즐겨먹는 참장어요리로 우리 여수사람들은 아무리 무더운 여름이 된다고 해도 거뜬하게 잘 견뎌냅니다. 여름에 먹는 참장어(하모, 갯장어), 1년내내 먹는 붕장어(아나고) 요리로 여수는 더욱 열정적으로 2012년 세계박람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참장어는 여름에만 먹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데 영양분을 충분히 축적을 해서 겨울잠에 들어가는 9, 10월에 많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 때가 더욱 참장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진짜 그러한지 10월에 꼭 먹어보고 맛을 비교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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