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강경진 코치님(국가대표팀 코치님)

[별빛(이인경)]

월간배드민턴 인터뷰 기사 펌( http://bka.kr/info/news_view.asp?hnum=11067 )

: 올림픽의 배드민턴 경기 장면마다 옆에 계신 분( 아래 두 분 중 잘생긴 흰머리 코치님~ ^^)

  강경진 코치님 인터뷰 기사 퍼왔습니다. ^^*

사진 출처: 배드민턴 코리아( http://www.badmintonkorea.co.kr/gnuboard4/news/728)

“가장 좋은 지도는 직접 보여주는 것” - 강경진 강남구청 플레잉코치

운동 경기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을 ‘허슬플레이’라고 부른다. 보통 몸이 생명인 운동선수들에게 부상을 이유로 허슬플레이를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허슬플레이는 관중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팀과 게임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같은 팀원들에게 정신적인 자극을 줘 팀 분위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구기 종목의 경우 감독들은 스타플레이어보다 허슬플레이어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한다.
보통의 경우 허슬플레이는 팀의 ‘젊은 피’가 맡는 경우가 많지만 10명의 젊은 선수들보다 고참의 허슬플레이 한번은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것도 팀의 최고참 특히 평소 가르침을 받던 코치가 코트에서 넘어지고, 미끄러지는 수모(?)를 마다하지 않고 허슬플레이를 펼친다면 팀 선수들은 없던 투지도 되살아날 것이다.
평소 “가장 좋은 지도는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며 코트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잉코치가 있다. 본지 Q&A를 맡고 있어 독자들에게 더욱 친숙한 강경진 강남구청 코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허슬플레이에 대한 강경진 코치의 변

강경진 코치가 코트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를 보면 저절로 혀를 내두를 때가 많다.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기 때문인데 도저히 받을 수 없을 것 같은 셔틀콕도 끝까지 쫓아가 기어이 상대 코트로 돌려보낸다. 팔이 부족하면 몸을 날린다. 절대 파트너를 돌아보거나 탓하지 않는다. 그렇게 먼저 움직이고 솔선수범하는 것이 강경진 코치의 배드민턴 철학인 것이다.

“선수들에게 일일이 지시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있다.”

강 코치는 자신의 허슬플레이에 대해서 “상대에게 지기 싫어서 코트에서 항상 열심히 뛴다. 연습게임 때도 살살하려고 하지만 막상 하다보면 그렇게 되지 않는다.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이왕이면 열심히 해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다”며 “대회에 나가 시합을 하다보면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는데, 슬라이딩하거나 넘어지면서 잠깐 땀 닦을 시간도 있어 허슬플레이가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재치 있게 받아넘긴다.



야구하려다 배드민턴으로

강경진 코치는 동대구초등학교 3학년 때 배드민턴과 인연을 맺었다. 뛰어난 운동신경과 왼손잡이라는 점이 눈에 띄어 당시 배드민턴부의 감독을 맡고 있던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배드민턴부에 입단하게 된 것이다. 강 코치는 운동신경과 손목 힘이 좋았고, 그 당시 흔치 않던 왼손잡이라는 점에서 배드민턴 선수로 적격이었다.

배드민턴부에 입단하기 전까지 야구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야구선수가 되려고 했었다. 그래서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배드민턴 유니폼을 입고, 라켓을 들고 배드민턴의 재미에 푹 빠져버려 그날이후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라켓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키가 작아서 주전에도 끼지 못했다. 하지만 6학년이 되고 팀을 이끌면서 전국대회 준우승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동촌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배드민턴 실력은 조금씩 성장했고, 대구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되기에 이른다. 강 코치는 인하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강남구청에 입단해 국가대표로 그리고 팀의 에이스로 단·복식에서 두루 맹활약했다.



최고일 때 찾아온 부상 그리고 시련

국가대표 선수로써 강경진 코치는 ‘침착한 성격과 넓은 시야로 게임을 리드하는 기량이 탁월’, ‘박주봉에 버금가는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또 화려한 플레이만큼 깔끔한 외모를 갖고 있어 따르는 팬들이 많아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팬클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는 ‘1997년 전영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를 가장 기억나는 대회로 꼽았다. 당시 강 코치는 파트너 하태권과 함께 남자복식에 출전해서 우승을 차지했다. 1991년 박주봉·김문수 조 이후 6년 만에 차지한 전영오픈 우승이었기에 감격은 더더욱 컸다.

그러나 최고의 기량과 성적을 보여주던 1997년 세계혼합선수권대회에서 어깨부상을 당했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너무 무리하게 대회에 참가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수술과 재활을 하면서 선수생활을 다시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황하기 시작했고,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해 체중이 80Kg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부상으로 방황하던 강 코치는 김문수 코치의 도움과 선후배들의 격려로 1년여 만에 복귀해 그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하태권과 함께 남자복식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복귀 신고를 했다.

하지만 그해 방콕아시안게임에서 큰 게임에 대한 부담감과 그동안의 공백으로 인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후 1999년에는 군복무 문제로 선수생명의 기로에 섰다. 강 코치는 상무 배드민턴 팀이 해체되면서 현역으로 입대해야만 했다. 절망적인 마음으로 배드민턴 선수생활을 접으려 맘을 먹었을 때, 강남구청 팀 동료였던 김중석, 이석호 등이 선수생활을 포기하지 않도록 강 코치를 설득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며 큰 도움을 줘 다시 코트에 서게 되었다.



코치로 이룬 올림픽 금메달의 꿈

부상과 군 문제로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접어야만 했던 강 코치는 이후 소속팀 강남구청에서 착실하게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병행해왔다. 그리고 2003년 1월부터 아테네올림픽까지 국가대표 코치직을 맡았다. 국가대표 코치를 맡아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결승 동반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리는데 크게 일조했다. 자신이 선수로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코치로 이뤄낸 것이다. 하지만 강경진 코치는 아쉽게도 아테네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코치직을 반납하고 만다.

“아테네올림픽이 끝나고 대표팀 코치로 남아달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때 소속팀이 어려운 상태였고, 아내와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국가대표 코치직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가정이 1순위였다. 그래서 대표팀 코치직을 반납하고 가정과 소속팀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8살과 6살 된 1남 1녀를 둔 가장이다. 배드민턴 선수출신인 박수연과 2000년 6월 25일 결혼식을 올렸다. 부전자전, 모전여전이라고 했던가? 아이들이 모두 운동신경이 좋아 본인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배드민턴 선수로 키울 생각이다.



강경진의 배드민턴 철학

강경진 코치는 “선수시절에는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해서 처음에는 코치직을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굉장히 힘든 직업이다. 대표팀에 있으면서 많은 공부를 했다. 남을 지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특히 성인을 가르친다는 점이 더욱 힘들다. 어른이니까 무조건 하라는 식의 지도는 안 된다. 이해를 시켜주고 자발적으로 따라오도록 유도해야한다”고 말하며 자신의 지도 철학에 대해 “훌륭한 지도자는 선수가 만들어 준다는 말이 있듯이 지도자와 선수간의 단합이 잘 돼야한다. 무엇보다 지도자가 먼저 성실하고 솔선수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진 코치는 플레잉코치다. 필요에 따라서 선수로도 활약하는데 실업선수 최고의 테크닉과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그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몸이 따라주는 한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싶다는 강 코치는 “게임을 뛰면서 많이 배운다. 상대에 대한 장단점도 파악하고 선수들의 고충도 알 수 있어서 코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26년째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해볼 것이 많다. 나이 들수록 더 많이 보이고,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올해 남자실업부 가운데 강남구청은 박성환, 황지만을 영입하면서 가장 눈에 띄게 전력이 급상승했다. “맹정주 강남구청장과 문제일 감독의 도움과 노력으로 팀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올해 전력이 좋아진 만큼 전국체육대회 우승이 목표다. 1998년 우승한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는데 올해 10년 만에 꼭 우승하겠다.”


끝으로 강경진 코치는 자신의 팬들과 본지 Q&A를 아끼는 독자들에게 “부족하지만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그리고 배드민턴 많이 사랑해 달라”는 말을 전했다.

* 출처 : 월간배드민턴 2007년 10월호
글_박민성 기자 / 사진_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