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양 명 대 장 경
남의 잘못을 가리킬 때, 욕을 하려고 삿대질할 때, 방향을 가리킬 때 우리는 주로 둘째손가락을 사용한다. 엄지가 주로 ‘나’ 위주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에너지라고 한다면 검지는 ‘너’위주의 부정적인 생각을 표현한다. 자신을 가리킬 때는 엄지를 사용하고 남을 가리킬 때는 주로 검지를 사용하게 된다. 검지로 가리킴을 당하게 되면 사람들은 대개가 불쾌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이는 검지가 가지는 공격적인 살기(殺氣)또는 경멸을 암시하는 기운이 흐르기 때문이다.
둘째손가락으로는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이 흐른다.
옛 속담에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는데 부자가 된 사촌 앞에 상대적으로 자신이 가난하다는 이런 ‘상대적인 빈곤감’을 느낄 때 작용하는 경락이 바로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이다. 배가 아픈 경우는 대부분 배가 차가워져서 아픈 법인데 이 양명(陽明)의 기운이 차고 건조한 가을의 기운에 해당한다.
자동차로 말을 하면 브레이크의 작용 절제력에 해당한다. 남이 잘못되면 좋아하고 남이 잘되면 질투하는 사람은 대장이 싸늘하게 식는다. 그래서 예로부터 둘째손가락이 길면 가난할 상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반대로 둘째손가락의 기운이 약해도 몸에 병이 생길 수 있는데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비만과 중풍이다. 대체로 뚱뚱한 사람에게 많이 오는 중풍의 전조 증상 중에 둘째손가락 안쪽이 저린 마비감이 있다. 나 위주로 생각하는 사람은 육체적으로 살이 찌고 정신적으로는 권태에 빠질 수 있다. 몸이 비대하고 생활이 지루한 사람에게는 둘째손가락의 날카로운 양명의 기운이 약이 된다.
예로부터 양명해 보인다는 것은 야무지고 총명해 보인다는 의미로 쓰여왔다.
첫째 손가락의 태음이 살(肉)에 해당한다면 둘째손가락의 양명은 뼈(骨)에 해당한다. 양명경은 근본에 해당한다. 검지가 다른 손가락에 비해 발달된 사람은 뼈대가 단단한 사람으로 보아도 된다. 양명은 바른 기운 정기(正氣)이다. 그러기에 맑고 단단하고 절도가 있으며 분수에 넘치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계획성 있게 일을 한다. 잘못된 일을 보고 못 본체하고 넘어가지 않고 날카롭게 따질 줄 아는 기운이다. 만일 자신의 검지가 약하다면 ‘주변 상황에 너무 흔들리지는 않는지, 정도(正道)를 망각하고 분에 넘치는 삶을 살지는 않는가?’하는 의심과 항상 조심하며 반성해 보는 자세를 갖는 것이 좋을 것이다.
보름달 속에서 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우리 조상들은 토끼에게서 풍요로움을 연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토끼는 유달리 건조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는 곳에 습기가 많으면 쉽게 병들어 죽게 된다. 우리 전래 동화에는 토끼가 영특한 동물로 되어있다. 그러나 사실 토끼는 굴을 파고 새끼를 잘 낳는 것 이외에는 그다지 뛰어난 재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끼 귀가 그렇게 큰 것은 토끼가 도망가는 재주 밖에는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스개말이지만 ‘토낀다’는 은어도 36계 줄행랑을 의미하고 있다.
음력 정월 첫 번째 묘일(卯日)을 토끼날이라고도 한다. 이날은 장수를 비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새로 뽑은 실로 톳실 또는 명실이라고 하는데 이 실을 차고 다니거나 옷을 지어 입으면 수명이 길어지고 재앙을 물리친다고 한다. 그래서 한 자 정도의 명주실을 청색으로 물들여 팔에 감거나 옷고름 또는 주머니 끈에 차거나 돌쩌귀에 걸어두는 풍습이 있다. 토끼는 털이 많은 짐승이라서 정초에 묘일(卯日)이 들어 있으면 그 해에 목화가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은 둘째손가락 안쪽에서 시작을 하는 경락이다. 양명(陽明)의 기운은 건조하고 차고 단단한 금속의 기운으로 색깔로는 ‘흰색’에 해당한다. 인체로 보면 수분을 흡수하여 건조시키는 ‘대장'에 속하며 견고한 골격에 해당한다. 건물에서도 무엇보다도 골조가 튼튼하여야 그 안에 있는 내장재와 가구 등이 들어갈 수 있듯이 인체에서도 수양명대장경이 건강해야 다른 모든 기능이 제대로 깃들일 수 있다.
둘째손가락으로 사람을 가리킬 때는 적의(敵意)나 살의(殺意)가 서림을 느낄수 있는데 수양명대장경에는 죽이는 기운이 있다. 그러한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의 건조하며 단단한 살기는 살을 빠지게 할 뿐 아니라 몸 안의 종양을 부수는 작용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정신적으로는 생각이 복잡하여 일어나는 갈등이나 느슨함으로 권태감에 젖어 있을 때에 정신을 화들짝 깨우는 각성의 효과가 있다.
비록 가난하여도 깨끗하고 단정한 몸 매무새에 풍기는 청결함과 잘못된 상황을 조목조목 따지는 예리함은 양명(陽明)의 기운이다. 양명(陽明)기운이 잘 발달된 사람은 얼굴도 청아하다. 수양명대장경에 토끼를 배치 한 것은 양명의 색깔이 흰색이므로 토끼의 흰털과 잘 어울리고 양명의 건조한 기운이 건조한 것을 좋아하는 토끼의 생태적인 성질과 잘 부합하며 양명의 예리함과 즉각 따지는 민감성이 조그만 소리에도 예민한 반응을 하는 토끼의 민감성과 부합되기 때문이다.
달 속에 사는 토끼를 옥토기라고 하는데 맑고 단단한 옥(玉)은 사치와 허영으로 혼탁해진 세상을 맑게 하는 양명의 성품과 잘 부합된다.
대장은 소장과 연결이 되는 부위를 난문(蘭門)이라 하고, 하단을 항문(肛門)이라 한다. 그 형태는 결장이 우측으로 돌면서 열여섯 개의 굴곡을 이루며 둘레는 四寸이고 직경은 一寸半이 안되며 길이는 二丈一尺이다. 직장은 좌측으로 돌면서 쌓여서 상하가 기울어지고 둘레는 八寸이고 직경은 二寸半이 넘고 길이는 二尺八寸이다. 중량은 二斤十二兩이다.
대장 (large intestine)은 소장보다 지름이 훨씬 더 크다. 그러나 길이는 짧아서 1.5m정도이며 회맹판에서 항문까지를 말한다. 대장의 주요 기능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찌꺼기에서 수분을 흡수하여 말려준 뒤에 대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대장은 맹장, 충수, 결장, 직장, 항문관으로 구분된다.
맹장은 주머니 모양이며 대장의 입구로 회장과 연결되는 5~6cm정도이다. 회장과 맹장의 입구에는 2개의 판막인 회맹판이 있다. 이 회맹판은 음식물이 소장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회맹판에 손상을 입게 되면 부패한 음식물이 계속해서 소장으로 역류를 해서 흡수가 되므로 몸에서 아주 역한 체취를 풍기게 된다. 충수는 보통 맹장에 벌레처럼 매달려 있다. 비틀려서 매달려 있기에 박테리아가 몰려서 번식을 하기 쉽다. 그래서 이른바 맹장염이라는 충수염이 발생하기 쉽다.
결장은 여러 부위로 구분이 된다. 상행결장 은 복강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부위이며 횡행결장을 복강을 가로질러 간다. 하행결장은 복강 왼쪽을 따라서 아래로 내려간다. 골반으로 들어가서 다음에는 S결장으로 된다. S결장. 직장 항문관은 골반강 안에 있다.
영양물은 거의 다 대장에 이르기에 앞서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대장에는 융모가 없다. 그러나 점막에는 점액을 분비하는 세포가 많다. 그 세포가 분비하는 점액은 대장 속에서 대변이 쉽게 이동하도록 대장 표면을 적셔주는 역할을 한다. 대장의 주요 기능이라고 한다면 미즙으로부터 수분을 흡수하여 대변을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이다. 장내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비타민 K와 비타민 B-comp를 합성한다. 장염으로 인하여 항생제를 복용하게 될 경우 해로운 세균들을 제거하기도 하지만 장내에 정상적으로 살아가면서 비타민 K(혈액응고에 관여를 하는 비타민)나 비타민 B-comp의 합성하는 유익균들을 함께 제거하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