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구억배추를 많이 심었는데 올해는 심지 않았습니다.
팔순이 넘으신 어머니께서 치아가 좋지 않으니 질기다고 불평을 하시네요.
저야 아무거나 잘 먹으니 제가 양보해야지요.
대신 청방과 한원식선생님의 배추를 섞어서 심었습니다.
물을 줄수도 없는곳입니다.
올여름 부터 비다운 비가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풀멀칭이 물기를 잡아주어 겨우 모종을 심고 활착은 되었습니다.
목말라 하는 저 배추들을 보니 제가 다 갈증이 납니다.
한원식 선생님의 배추에서 저런 요상한 품종도 나옵니다.
갓도 닮았고 순무도 닮았네요.
아마도 채종포에서 섞였나 봅니다.
그래도 불만은 없습니다. 잘 하면 새로운 품종도 생기고 그저 잘생긴 놈으로 골라서 장다리 박으면 되지요.
올해 처음이라 어떤 배추들일지 무지 궁금합니다.
사보이양배추입니다.
요즈음 한창 뜨는 신세대 작물로 인기몰이입니다.
일명 곰보양배추..
올록볼록 엠보싱이 있는 잎사귀가 곰보를 연상시키나 봅니다.
보통의 양배추가 결구부분만 식용으로 사용하는것에 반하여 쟈들은 겉잎도 아주 맛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겉잎을 몽땅 떼어내시고 부드러운 채소의 속잎만 드십니다.ㅎㅎ
그런데도 저 양배추의 맛을 보시더니 퍼어런 잎사귀 하나 버리시지 않네요.
살짝 쪄서 강된장에 싸먹으면 보들보들 달짝지근 그냥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맛있습니다.
누구는 찌게에 저 양배추를 넣었더니 너구리 라면맛이 난다고 하더군요.
조미료 대신 양배추잎을 말려 넣어도 되겠습니다.ㅎ
사보이가 잘 자라다가 말라 비틀어집니다.
무경운의 약점이 쥐구멍과 두더지 구멍이 무수하여 간혹 저렇게 작물들이 죽습니다.
모종을 심으려 땅을 파면 그대로 푸욱 꺼져서 허방입니다.
그래도 로해 같은 가뭄에 작물들이 버티는 것은 무경운의 힘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무씨도 그냥 무경운으로 심었습니다.
심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자라면서 마른잎이 걸치적 거려 조금 지장이 있습니다.
내년에는 풀멀칭의 두께를 좀더 낮게 유지할까 합니다.
관행으로 배추를 기르는 이웃의 밭입니다.
저보다 늦게 심어서 훨씬 작았는데 이제 제 배추보다 더 크게 쑥쑥 자랍니다.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다 매일 물을 줍니다.
저렇게 기르는 배추를 보다 제것은 어머니의 눈에 안찹니다.
비료도 안주고 물도 안주니 못자라는 배추로 어떻게 누이들 김장까지 책임 지느냐고 압력이 심합니다.ㅠ
한해도 실패 없이 무사히 김장을 마치지 않았느냐고 항변해도 배추가 자잘하니 다듬기 귀찮다고 하십니다.
간혹 이모나 이모부께 말하셔서 제게 꾸중이 돌아옵니다.
약치고 비료 줘도 암시랑토 않다고...ㅠㅠ
작년에는 외삼촌께 하소연을 하셔서 외삼촌이 배추 30통 정도를 가져 오셨지요.
저와 형제들이 눈을 감고도 섞인 배추를 알아 맞춥니다.
식감이 물컹 거리고 단맛과 고소한 맛이 없지요.
그저께 누이집을 방문했는데 누이가 제가 기른 배추로 담근 김치가 너무 싱싱하고 맛있어서 지금도 그것만 먹는다고 합니다.
그말에 제가 힘을 얻습니다.
포기가 큰 우람한 배추를 사지 마십시요.
그거 물과 비료로 키운 물탱이 배추입니다.
막걸리에 물을 탄거나 마찬가지로 배추의 세포가 물과 비료로 채워져 김치가 맹탕입니다.
소비자들이 건강한 농산물을 고르는 안목이 생갈때 농민들은 자연적으로 따라갑니다.
첫댓글 하늘님이 왜 비를 안주실까?
배추가 참 불쌍하게 되었네요
저는 오늘 무우 배추에 깻묵물에 물 실컷 주고 왔네요.
날마다 일기예보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길바닥에 기어나와서 말라죽은 지렁이들의 사체가 즐비하더군요.
내년에도 이러면 농사짓기 힘들겠습니다.
앞으로도 비소식이 별로없는 것 같아 더 걱정입니다.무경운 농사,참 힘든 농사인거 같습니다.저같은 초보로선 ㅡ땅도 제대로 안된데다가ㅡ무작정 따라하려니 가랑이 찢어질거 같습니다 좀 천천하게 가얄턴데요
제주는 그래도 가끔씩 비가 와줍니다
등에 메는 분무기 하나가 전부인 저로선 참 다행입니다
많이 배웁니다
비가 이렇게 기다려지기는 평생 처음입니다.
한해 두해 해가 갈수록 무경운이 편하고 쉬워집니다.
이제는 경운으로 돌아가고 싶지않습니다. 고구마나 감자 빼고는 마늘 양파까지도 무경운인데 풀멀칭을
하면 풀도 덜 나고 땅도 좋아집니다. 고비만 조금 넘기시면 무경운이 편해질겁니다.
@길위에서 무경운 만만세...수많은 이들이 자연농법 전통농법 구사하다 중도포기하고 쓰러졌는데 길위에서님은 앞으로도 잘하실듯
@도전 ㅎㅎ 좋게 보아주셔서 고맙네요.
그래도 벌레들의 피해 거의 없이 아이들이 깨끗하니 예쁘네요. 저희 구억배추는 곰보배추 같답니다 긴 세월 관행농으로 시달려온 밭을 만2년째 자연스런 방법으로 돌보고 있으니 지력이 살아나려면 아직 한참을 기다려야겠지요. 그래도 작년보다 팥도 벌레가 덜하고 옥수수도 조금 더 야물어지고 하는 모습을 보면 그리 멀지도 않은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저도 얼른 토종농부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저 밭도 제가 2년째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처음에 물고랑을 만들고 거기에서 나오는 흙을 쌓아올리고 쭈욱 무경운입니다.
허드레 배추씨를 고랑에 뿌렸더니 촘촘하게 올라오는 어린 싹들을 벌레들이 먹습니다.
이를테면 유인책인데 조금 효과가 있습니다. 씨앗은 포기배추에서 받았습니다.
해가 갈수록 벌레와 포식자들이 균형을 맞추어 피해가 줄어드는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더욱 효과를 보실겁니다.
잘 보았습니다. ^^*
길위에서님은 인내력이 무척 뛰어나싶니다. ^^*
저는 올해 채종한 구억배추 씨앗으로 직파와 모종을 해보았는데요... 모종은 소식이 없는데 그냥 다 죽은 것 같고요...ㅠ_ㅠ
직파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싹들이 감감무소식이네요... 아마 닭 한마니가 밭을 발로 휘젓도 다니더니 그나마 어린 싹이 다 죽었나 봅니다. ㅠ_ㅠ
그래서 할 수 없이 묘종을 사서 심었더니 힘겹게 자라고 있네요... ㅡ,.ㅡ"
내년에는 좀더 관리를 잘해서 재대로 해봐야겠습니다.
아직 땅들이 자리를 못잡고 있는 것 같고요... 요즘 같은 날은 물을 자주 주어야 하는데... 오후늦게 한번만 주니... 그나마 자라주는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
배추 직파는 넉넉히 씨앗을 부어 쏚아주는 것이 제일 좋을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모두들 그렇게 농사지었는데 이제는 모종으로 키우는 것이 대세이네요.
닭을 놓아기르시면 밭농사에는 쥐약이지요.ㅎㅎ
그들의 눈이 워낙 밝아서 씨앗을 모조리 주어먹습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무경운으로 땅을 살리는 것이 만만치 아니할텐데...저도 올 가을 300평정도 무경운 농사를 도전해볼까 합니다.
무경운을 시작해보니 장점이 무척 많더군요.
힘들여 땅을 일구지 않아도 작물들이 잘 성장합니다. 거름은 겉흙에 살짝 뿌려주는 정도입니다.
이곳은 황토땅이라 비가오면 발이 푹푹 빠지고 가물면 괭이가 튕겨나갑니다. 단단하기가 완전히 바윗돌입니다.
첫해에 몇평 배추를 심는데 곡괭이로 파다가 나가 떨어졌습니다.
지금은 모종이 들어갈 정도로 파고 심으니 아주 수월합니다. 고구마도 일부를 무경운으로 심었는데
지켜보고 있습니다.
@길위에서 무경운에서 중요한 점은 항상 식물의 잔사에 덮여 땅이 노출되지 않아야합니다.
하다못해 풀이라도 무성해야 베어서 깔아줍니다.
흙이 마르면 여전히 단단하여 심기가 어렵습니다. 유기물의 함량이 높아져서 흙이 항상 바슬거리면
좋겠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멀었습니다.
@길위에서 밭이 1천평이 있습니다. 그중 500평을 호밀등 풀을 기르고 나머지 300~500평을 그 풀로 멀칭하여 무경운 농법을 해보까합니다. 웃거름으로 오줌 등 발효액비를 만들어 사용하구요
@소자농 호밀을 심기전에 거름을 투입하시면 호밀의 자람이 왕성하고 호밀이 나중에 삭으면서 서서히 양분을
내어줍니다.
호밀에 주는 거름이 과해도 다음 작물에 해가 별로 없습니다.
풋호밀을 갈아엎는 방법이 흙에 양분을 공급하는 지름길이나 풀관리가 어렵고 무경운에 위배되니 저는
그냥 깔아주고 심습니다.
@길위에서 호밀을 베어서 밭에 덮으려고 합니다만..주변에 풀이 별로 없어서요
@소자농 호밀이 멀칭재료로 아주 훌륭합니다.
다른 작물이 이용 못하는 땅속 깊은곳의 양분을 지표면으로 빨아올리고 물빠짐도 좋게합니다.
뿌리는 60센티 이상을 땅속으로 뻗어 물을 잡아주는 역활도 하고요.
나중에 헤어리베치와 혼파하면 효과가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
@길위에서 예 감사합니다
가뭄속에서 배추가 훌륭하게 자라주길 기원드리겠습니다. 어머님께 덜 혼나게요...ㅎㅎㅎ
김장거리 물 안준다고 오늘 잔소리 들었습니다.ㅎㅎ
그래서 노파심이라 이름 붙였겠지요.
어머님들은 정말, ㅎㅎ
밭에 무성히 올라온 풀들을 오늘 또 정리를 해주었는데
다시 뿌리를 내릴까 싶어서 풀들이 마를 때까지 두둑옆에 내려주었는데 흙이 마르고 있어 고민하고 잇어요
다시 두둑위에 올려주는 게 나을까요? 두둑위에 올려놓으니 풀들이 자꾸 다시 살아 붙어서. ㅠㅠ
그냥 베어주면 될 텐데. 낫으로 베어도 뿌리까지 딸려오는 아이들이 많다보니, 그냥 덮어주면 다시 살아나더라구요.
처서가 지나면 풀들의 위세가 크게 꺾입니다.
두둑위에 올려도 크게 맹위를 떨치지 못합니다.
저 밭이 바랭이가 60센티를 넘던 곳인데 처서후 베어서 깔아주고 배추를 심었습니다. 뿔뽑기가 일체 없었습니다.
형님 어머니께 항변 하신다니 웃었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얌전하고 공손히 말씀하셨을테니 항변이란 말과 안어울릴게 뻔해서요. 무경운 자연농 쵝오!!! ^^
ㅎㅎ 너무 내속을 빤히 들여다보는것 같아서 찔끔...
@길위에서 ㅎㅎ 형님이 속을 보여주시는 여유로 주변 사람을 편히 해주시니 제가 까부는거죠. ^^
ㅎㅎ 어쩌면 제 사연하고 그렇게도 비슷하네요. 저도 욕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억배추, 조선배추, 금릉배추,개성배추 조금씩 심고 비상용으로 시중에서 구입한 불암3호100여포기 심어봤죠. 방제도 일체 안하고 자연 상태 그대로라 별로입니다. 잘 지내시죠. 우리 동갑 ㅎㅎ
저도 배추 다섯가지, 무우는 더욱 다양합니다.ㅎㅎ
이번 추석에 일부를 솎아서 겉절이 했더니 그 맛이 기가막힙니다.
약간 질기면서도 고소하여 인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덕분에 큰소리 쳤지요.
자연재배는 이렇게 맛이 다르다고.. ㅋㅋ
여전히 바쁘시지요? 주소 주시면 언제 양배추씨앗좀 보내드리겠습니다.
@길위에서 감사합니다. 다행히 양배추는 박영재샘한테 받아서 파종했습니다. 혹 하우스에서 월동하도록 당근을 파종해보려하는데요.당근씨좀 줄 수 있는지요?
@북두구진 토종당근씨는 없는데요.
계량종당근을 방치했더니 겨울을 넘기고 씨앗은 달리던데 태생이 종자상에서 산것이라..
토종당근 씨앗을 약간 얻어서 올가을 뿌렸더니 싹이 몇개 안나왔습니다.
이곳에서 노지당근이 무난하게 겨울을 넘기던데 하우스안이면 용인에서도 월동이 가능할겁니다.
안녕하세요? 저도 고향이 고창읍 덕산입니다. 반갑네요. 그리고 고향분이 이렇게 훌륭하게 농사를 짓고 계신 것을 알게되어 기쁩니다. 저는 서울에서 살다 지금은 의정부에서 삽니다. 8년 전부터 조금씩 농사를 하고있는데 토종씨로 씨나눔을 한다는 거는 며칠전에 방송을 보고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앞으로 조금씩 토종씨앗으로 해 보고 싶습니다. 많은 지도 편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