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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론 3권
17.3. 12연기법의 상세한 주석[1]
7.3.0. 서언과 24가지 조건
[서언]
58. 이제부터는 상세하게 주석한다.
경장에서 설한 방법에 의하면 무명은 괴로움 등 네 가지 경우들에 무지함(aññāṇa)이다.
논장(아비담마)에서 방법에 의하면 과거 등의 여덟 가지 경우들에 무지함이 무명이다.
이처럼 설하셨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 무엇이 무명인가?
괴로움에 무지함 ··· 괴로움의 모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에 무지함, 과거에 무지함, 미래에 무지함, 과거와 미래에 무지함, 연기(idappaccayatā, 이것에게 조건됨)와 연기된 법들에 무지함이다.(Dhs.195)”
59. 이 가운데서 출세간적인 두 진리를 제외한 그 나머지 경우에 대해 무명은 대상으로도 일어난다.(§102참조)
설령 그렇더라도 여기서 뜻하는 것은 숨김(paṭicchādana)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무명은 일어나면 괴로움의 진리를 숨기고 머문다.
그 [괴로움]의 역할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통찰하는 것을 막는다.
일어남과, 소멸과, 도에 대해서도 그와 마찬가지다.
과거라 불리는 이전의 다섯 가지 무더기(五蘊)를,
미래라 불리는 앞으로 올 다섯 가지 무더기를,
과거와 미래로 불리는 이 조건과 조건을 의지하여 생긴 법들을 숨기고 머문다.
이것이 무명이고 이것이 상카라들이라고 이와 같이 그것의 역할과 특징을 있는 그대로 통찰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므로 “괴로움에 무지함 ··· 연기와 연기된 법들에 무지함이 무명이다”라고 설하셨다.
60. 상카라(行)들은 공덕이 되는 행위 등 세 가지, 몸의 상카라(身行) 등 세 가지로 모두 여섯 가지라고 위에서 간략히 설했다.(§44)
그러나 여기서 상세하게 설하면 공덕이 되는 행위는,
보시, 지계 등으로 생긴 여덟 가지 욕계의 유익한 의도(cetanā),
수행으로 생긴 다섯 가지 색계의 유익한 의도 등 13가지 의도이다.
공덕이 되지 않는 행위는 살생 등으로 생긴 12가지 해로운 의도이고,
흔들림 없는 행위는 수행으로 생긴 네 가지 무색계의 유익한 의도이다.
이처럼 [처음] 세 가지 상카라들은 29가지 의도들이다.
61. 나머지 세 가지 중에서 몸의 의도들이 몸의 상카라(身行)이다.
말의 의도들이 말의 상카라(口行)이고, 마음의 의도들이 마음의 상카라(心行)이다.
이 셋은 업을 짓는(āyūhana)순간에 공덕이 되는 행위 등이 이 [세 가지 업의] 문을 통해서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설했다.
8가지 욕계의 유익한 의도와 12가지 해로운 의도, 이 20가지 의도가 몸의 암시를 일으킨 뒤 몸의 문으로 일어나면 몸의 상카라라 한다.
그들이 말의 암시를 일으킨 뒤 말의 문으로 일어나면 말의 상카라라한다.
초월지의 의도는 더 이상 [과보로 나타난 재생연결의] 알음알이의 조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초월지의 의도와 마찬가지로 들뜸과 관련된 의도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재생연결의 과보로 나타난] 알음알이의 조건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 모두는 무명을 조건으로 한 것이다.
두 가지 암시를 일으키지 않고 마노의 문(意門)으로 일어날 때 29가지 모든 의도는 마음의 상카라(心行)라 한다. 와 같이 이 세 가지는 첫 번째 세 가지 안에 들어간다.
뜻으로는 무명이 공덕이 되는 행위 등의 조건이 된다고 알아야 한다.
62. 이렇게 [물들지도] 모른다.
‘이러 상카라들이 무명을 조건하여 있다고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답한다.]
무명이 있을 때 상카라들이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괴로움 등에 대해서 무명이라 불리는 무지함을 버리지 않은 자는,
처움엔 괴로움에 대해, 그 다음엔 과거 등에 대해 무지함 때문에 윤회의 괴로움을 행복이라 인식한 뒤,
그 괴로움의 원인인 세 가지 상카라들을 짓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괴로움의 일어남에 대해 무지함 대문에 괴로움의 원인이고, 갈애의 필수품인 상카라들을 행복의 원인으로 생각하면서 짓기 시작한다.
소멸과 도에 무지함 때문에 괴로움의 소멸이 아닌 [천상세계 등의] 태어날 곳에 대해서 괴로움의 소멸이라 인식하고,
소멸로 이르는 길이 아닌 제사와 고행 등을 소멸의 도라 인식하고,
괴로움의 소멸을 원하면서도 제사와 고행 등으로 세 가지 상카라들을 짓기 시작한다.
63. 더욱이 공덕의 열매라 불리는 괴로움은 태어남, 늙음, 병듦, 죽음 등 갖가지 위험으로 뒤범벅이 되어있는데,
특별히 네 가지 진리에 무지함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그 괴로움을 괴로움이라고 알지 못하고서는,
그것을 얻기 위해 몸의 상카라(身行), 말의 상카라, 마음의 상카라로 공덕이 되는 행위를 하기 시작한다.
이는 마치 요정을 원하는 자가 절벽에서 뛰어 내리는 것과 같다.
행복이라 여겼던 공덕의 열매의 끝엔 어마어마한 열병을 자아낼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壤苦)을 보지 못하고, 또한 만족이 없음을 보지 못하여, 공덕이 되는 행위를 하기 시작한다.
공덕이 되는 행위는 그것의 조건이며, 그 종류는 앞서 이미 설했다.
이는 마치 등불에 뛰어드는 나방과 같고, 꿀 한 방울을 탐하여 꿀 묻은 칼날을 혀로 핥는 것과 같다.
감각적 욕망의 쾌락과 그 결과에 대해 위험을 보지 못하여 행복이라는 생각과 오염원에 압도되어 세 가지 문으로 일어나는 공덕이 되지 않는 행위를 짓기 시작한다.
이는 마치 변을 갖고 노는 어린아이와 죽으려고 사약을 마시는 사람과 같다.
무색계의 과보에 대해서 형성에 기인한 괴로움(行苦)과 변화에 기인한 괴로움(壤苦)을 보지 못하고, 또한 만족이 없음을 보지 못하여, 공덕이 되는 행위를 하기 시작한다.
공덕이 되는 행위는 그것의 조건이며, 그 종류는 앞서 이미 설했다.
이는 마치 등불에 뛰어드는 나방과 같고, 꿀 한 방울을 탐하여 꿀 묻은 칼날을 혀로 핥는 것과 같다.
64. 이와 같이 무명이 있을 때 상카라들이 있다. 없을 땐 없다.
그러므로 이 상카라들은 무명을 조건으로 있다고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설하셨다.
“비구들이여, 알지 못하고 무명에 빠진 사람이 공덕이 되는 행위, 공덕이 되지 않는 행위, 흔들림 없는 행위를 행한다.
비구들이여, 비구에게 무명이 사라지고 영지(靈知,vijjā)가 나타나면 무명이 사라지고 영지가 나타났기 때문에 다시는 공덕이 되는 행위를 짓지 않는다.”
[24가지 조건]
65. 여기서 ‘이제 무명이 상카라들의 조건이라는 것은 동의한다.
그러나 어느 상카라들에게 어떤 식으로 조건이 되는가를 설해야 한다.’라고 말할 것이다.
66. 이것이 그에 대한 대답이다.
세존께서는 [다음의] 24가지 조건(paccaya)들을 설하셨다.
(1) 원인의 조건(hetupaccaya, 因緣)
(2) 대상의 조건(ārammaṇapaccaya, 所緣緣)
(3) 지배의 조건(adhipatipaccaya, 增上緣)
(4)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anantarapaccya,無間緣)
(5)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samanantarapaccaya, 等無間緣)
(6)함께 생긴 조건(sahajātapaccaya, 倶生緣)
(7) 서로 지탱하는 조건(aññamaññapaccaya,相互緣)
(8) 의지하는 조건(nissayapaccaya,依止緣)
(9)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upanissayapaccaya, 親依止緣)
(10) 먼저 생긴 조건(purejātapaccaya, 前生緣)
(11) 뒤에 생긴 조건(pacchājātapaccaya, 後生緣)
(12) 반복하는 조건(āsevanapaccaya, 數數修習緣)
(13) 업의 조건(kammapaccaya, 業緣)
(14) 과보의 조건(vipākapaccaya, 異熟緣)
(15) 음식의 조건(āhārapaccaya, 食緣)
(16) 기능(根)의 조건(indriyapaccaya,根緣)
(17) 禪의 조건(jhānapaccaya,禪緣)
(18) 도의 조건(maggapaccaya, 道緣)
(19) 서로 관련된 조건(sampayuttapaccaya, 相應緣)
(20)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vippayuttapaccaya, 不相應緣)
(21) 존재하는 조건(atthipaccaya, 有緣)
(22) 존재하지 않은 조건(natthipaccaya, 非有緣)
(23) 떠나가버린 조건(vigatapaccaya, 離去緣)
(24) 떠나가버리지 않은 조건(avigatapaccaya, 不離去緣)
(1) 원인의 조건
67.
[(원인의 조건(hetupaccaya, 因緣):
이 가운데서 이것이 원인이고 또 조건이기 때문에 원인의 조건(hetupaccaya)이라 한다.
원인이면서 조건인 것이고 원인의 조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상의 조건 등에서도 이 방법이 적용된다.
여기서 원인(hetu)이란 것은 [5단] 논법(vacana)의 각 부분이나 이유(kāraṇa)나 근원(mūla)과 동의어이다.
명제(paṭiññā),원인(hetu)등으로 세간에서는 [5단]논법의 각 부분을 헤뚜(원인)라 부른다. 교법에서는
“원인으로부터 생긴 법들(V.in.i.40)” 등에서는 이유로,
“세 가지 유익한(善) 원인, 세 가지 해로운(不善) 원인(Dhs.188)” 등에서는 근원(mūla, 뿌리)을 해뚜라 부른다.
이것이 여기서 뜻하는 것이다.
68. 이것이 조건(paccaya)의 뜻이다. 조건하여(paṭicca, 緣)그것으로 [결과가]온다(eti)라고 해서 조건(paccayo)이라 한다.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appaccakkhāya) 있다(vattati)는 뜻이다.
어떤 법이 어떤 법을 거부하지 않고 머물거나 일어나면 이 [두 번째] 법은 그 첫 번째 법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특징에 따라 [설명하면], 빳짜야는 도와준다는 특징을 가진다.
어떤 법이 다른 법이 머물거나 일어나는데 도움을 주면 이것이 그것의 조건이다.
조건, 원인, 이유, 근본, 근원, 기원 등은 뜻으로는 하나이며 글자만 다를 뿐이다.
이와 같이 근본(mūla)이라는 뜻에서 헤뚜(원인)이고 도와준다는 뜻에서 빳짜야(조건)이기 때문에 간략히설하면 근본이라는 뜻에서 도와주는 법이 원인의 조건이다.
69. 어떤 스승들의 주장에 따르면
‘마치 벼의 씨앗 등이 벼 등에게, 보석의 빛깔이 보석의 광채에게 그리하듯이, 이것은 유익한 것 등에게 유익함 등의 상태를 성취하는 것이다’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원인으로부터 생긴 물질 등에서는 원인의 조건의 상태가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원인은 그들에게 유익함 등의 상태를 성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원인이 그들에게 조건이 아닌 것이 아니다.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원인은 원인과 연결된 법들과 그것으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원인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
원인을 갖지 않은 마음들의 결정할 수 없는(無記) 상태도 이 원인 없이 성취된다.
원인을 가진 마음의 유익한 상태 등도 근원적으로 마음에 잡도리함에 달린 것이지, 그것과 관련된 원인에 달린 것은 아니다.
만약 관련된 원인들에서 유익한 상태가 본성으로 있는 것이라면 관련된 법들에서 원인과 관계가 있는 탐욕 없음은 오직 유익한 것이거나 혹은 오직 결정할 수 없는 것(무기)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탐욕 없음은 둘 다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관련된 법들에서처럼 원인들에서도 유익함 등의 상태를 조사해 보아야 한다.
70. 원인들의 근본(mūla)뜻을 유익함 등의 상태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취하지 말고 안주하는 상태를 성취하는 것이라고 그것을 이해할 때 조금도 모순이 없다.
원인의 조건을 가진 법들을 튼튼한 나무처럼 확고하고 안정되어있다.
원인을 갖지 않은 마음들은 뿌리가 깨알만한 이끼처럼 확고하지 않다.
이와 같이 근본의 뜻에서 돕기 때문에 잘 안주하는 상태를 성취하는 것으로써 도와주는(upakāraka) 법이 원인의 조건이라고 알아야 한다.
(2) 대상의 조건
71.
[(2) 대상의 조건(ārammaṇapaccaya, 所緣緣)]:
그 다음에 대상의 상태로써 도와주는 법이 대상의 조건이다.
이것은 “물질의 감각장소(色處)는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眼識界)에게 대상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로 시작하고,
“그 법을 의지하여 어떤 마음과 마음부수들이 일어날 때 그 처음 법들은 이 나중 법들에게 대상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2)”라고 결론지었기 때문에,
어떤 법도 대상의 조건이 아닌 것은 없다.
기력 없는 사람이 막대기나 줄을 의지해 일어서고 또 서 있듯이,
마음과 마음수의 법들도 물질 등의 대상을 의지하여 일어나고 또 머문다.
그러므로 모든 마음과 마음부수들의 대상이 되는 법은 대상의 조건이라고 알아야 한다.
(3) 지배의 조건
72.
[(3)지배의 조건(adhipatipaccaya,增上緣)]:
으뜸간다는(jeṭ-ṭhaka)뜻에서 도와주는 법이 지배의 조건이다. 이것은
① 함께 생긴 [지배의 조건]과
② 대상의 [지배의 조건으로] 두 가지이다.
이 주에서 “열의의 지배(chanda-adhipati)는 열의와 관련된 법들과 열의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지배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2)”라는 말씀 때문에,
열의(chanda), 정진(vīriya), 마음(citta), 검증(vīmaṁsā)으로 불리는 이 네 가지 법이 지배의 조건이라고 알아야 한다.
그러나 한꺼번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열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열의를 최고로 여겨 마음이 일어날 때는 오직 열의가 지배자이다.
다를 것은 지배자가 되지 않는다.
이 방법은 나머지에도 적용된다.
어떤 법을 중요시 여기고 정신의 법(非色法)들이 일어날 때 그 법은 이 법들에게 대상으로서의 지배자가 된다.
그래서 설하셨다.
“어떤 법을 중요시 여기고 마음과 마음부수의 법들이 일어날 땐 그 처음 법들은 이 나중 법들에게 지배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2)”
(4)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
73.
[(4)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anantarapaccaya, 無間緣)]:
틈 없이 뒤따르는 상태로 도와주는 법이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다.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상태로 도와주는 법이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다.
이 두 가지 조건은 아주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이것이 핵심이다.
눈의 알음알이(眼識) 뒤에 마노의 요소(意界)가, 마노의 요소 뒤에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意識界)가 뒤따른다는 등의 마음의 법칙(citta-niyama)은 각자 바로 앞의 마음에 의지하여 성취한다.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므로 각자 자기 뒤에 적당한 마음을 이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법이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다.
그래서 말씀하셨다.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또한 눈의 알음알이와 관련된 법들은 마노의 요소(意界)와 또한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으로 건이 된다.(Pṭn.2)”
(5)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
74.
[(5)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samanantarapaccaya, 等無間)]: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 바로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다.
물질의 생성(upacaya, 積集)과 물질의 상속(santati)처럼, 용어(adhivacana)와 언어(nirutti)의 두개조처럼 문자만 다를 뿐 뜻으로는 다른 것이 없다.
75. 어떤 스승들의 견해에 따르면,
뜻으로서 [즉 법의 고유성질로] 틈 없이 뒤따르기 때문에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고,
시간상으로 틈 없이 뒤따르기 때문에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멸질정에서 출정한 사람의 비상비비상처의 유익한 마음은 과를 증득하는 데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 160)”고 한 내용과 어긋난다.
76. 그들은 여기서 이렇게 주장한다.
‘법들을 생기게 하는 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행의 힘으로 방해를 받은 법들이 더욱 틈 없이 뒤따라 일어나지 못한다. 그것이 시간상으로 틈 없는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라고.
수행의 힘으로 시간상으로 틈 없는 것이 아님을 우리도 얘기한다.
시간상으로 틈 없음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라는 것은 적당치 않다.
시간상으로 틈이 없어야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라고 하는 것은 신조(laddhi)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런 견해에 국집하지 말고 뜻으로서가 아니라 문자가 다른 것으로서 차이점을 찾아야 한다.
형태가 없기 때문에(saṇṭhānābhāvato)더욱 틈이 없다.
그래서 더욱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라 한다.
(6) 함께 생긴 조건
77.
[(6) 함께 생긴 조건(sahajātapaccaya,俱生緣)]:
일어나면서 [다른 법들을] 자신과 함께 생기게 하는 성질로써 도와주는 법을 함께 생긴 조건이라 한다.
마치 빛을 내게 하는 등불처럼.
이것은 정신의 무더기(蘊)에 따라 여섯 가지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1) 네 가지 정신의 무더기는 서로서로 함께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2)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은 서로서로 ···
(3) 입태하는 순간에 마음과 물질은 서로서로 ··
(4) 마음과 마음부쉅들은 그것으로부터 생겨난 물질에게 ···
(5) 근본물질은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물질에게 ···
(6) 물질은 정신에게 어떤 때는 함께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되고 어떤 때는 그렇지 않다.(Pṭn.3)” 이것은 심장토대와 관련해서 설했다.
(7) 서로 지탱하는 조건
78.
[(7) 서로 지탱하는 조건(aññam-aññapaccaya, 相互緣)]:
서로 일어나게 하고(uppādana) 지탱하는(upatthambhana) 성질로써 도와주는 법을 서로 지탱하는조건이라 한다.
마치 서로서로 받쳐주는 삼발이처럼. 정신의 무더기(蘊)에 따라 세 가지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1) 네 가지 정신의 무더기는 서로 지탱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2) 네 가지 근본물질은 ···
(3) 입태하는 순간에 정신과 물질은 서로 지탱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3)”
(8) 의지하는 조건
79.
[(8) 의지하는 조건(nissayapaccaya, 依止緣)]:
머무는 곳(adhiṭṭhāna)으로써, 또 의지함으로써 도와주는 법을 의지하는 조건이라 한다.
마치 땅이 나무에게 머무는 곳이 되고, 면 바닥이 그림을 그리는 데 의지함이 되는 것처럼.
그것은 “네 가지 정신의 무더기는 서로서로 의지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3)”라고 함께 생긴 조건에서 설한 방법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나 여섯 번째 부분은 이와 같이 분석하셨다.
“눈의 장소(眼處)는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眼識界)에게 ··· 귀의 장소는 ··· 코의 장소는 ··· 혀의 장소는 ···
몸의 장소는 몸의 알음알이의 요소(身識界)와 그로부터 생긴 법들에게 의지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그 물질을 의지하여 마노의 요소(意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意識界)가 있을 때, 그 물질은 마노의 요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그것으로부터 생긴 법들에게 의지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4)”
(9)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
80.
(9)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upanissayapaccaya, 親依止緣):
여기서 우선 단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그것을 의지하여 존재하기 때문에 자기의 결과는 그것을 의지한다. 거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의지함이다.
크게(bhuso) 낙담하는(āyāso) 것이 절망(upāyāso)이듯 강하게(bhuso) 의지하는(nissaya) 것이 강하게 의지함(upanissaya)이다. 강력한 원인과 동의어이다.
그러므로 강력한 원인(balava-kāraṇa)으로써 도와주는 법이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이라고 알아야 한다.
그것은
① 대상으로써 강하게 의지함(ārammaṇa-upanissaya,所緣親依止)
② 틈 없이 뒤따르는 것으로써 강하게 의지함(anantara-upa-nissaya, 無間親依止)
③ 자연적으로 강하게 의지함(pakata-upanissaya, 本性親依止)의 세 가지이다.
81. 이 가운데서
①
”보시를 하고, 계를 호지하고, 포살의 갈마를 한 뒤 그는 그것을 존중히 여기며 반조한다.
이전에 잘 한 일을 존중히 여기며 반조한다. 禪에서 출정하여 禪을 존중히 여기며 반조한다.
유학들은 종성(種姓,gotrabhū )을 존중히 여기며 반조하며 청백(淸白)의 경지(vodāna)를 존중히 여기며 반조한다.
유학들은 도로부터 나와서 도를 존중히 여기며 반조한다.(pṭn.165)”라고 시작하는 방법으로,
대상으로써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은 대상으로써 지배하는(ārammaṇa-adhipati)조건과 함께 구분 없이 사용되었다.
이 가운데서 그 대상을 존중히 여기며 마음과 마음부수들이 일어나면 그것은 그 대상들 가운데서 절대적으로 강한 대상이 된다.
이와 같이 존중히 여기는 뜻에서 대상으로써 지배하는 조건이고,
강한 원인의 뜻에서 대상으로써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이라고 이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82.
② 틈 없이 뒤따르는 것으로써 강하게 의지함(anantara-upanissaya)도
“앞서가는 유익한 무더기(蘊)들은 뒤에 오는 유익한 무더기들에게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65)”는 방법으로,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anantara-paccaya)과 함께 구분 없이 사용되었다.
그러나 마띠까(Mātika, 論母)의 개요에 따르면, 그들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그와 관련된 법들은 마노의 요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2)”라는 방법으로,
틈 없이 뒤따름(anantara)을 설하였고,
“앞서가는 유익한 법들은 뒤에 오는 유익한 법들에게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2)”라는 방법으로,
강하게 의지함(upanissaya)을 설하였기 때문이다.
이것도 뜻으로서는 오직 하나이다.
그렇더라도 자신을 뒤따라 적절한 마음을 일으키는 능력의 측면에서 틈 없음(無間, anantara)이라고 하고,
뒤의 마음이 일어날 때 앞의 마음의 강한 상태의 측면에서 틈 없이 뒤따르는 것으로써 강하게 의지함이라고 알아야 한다.
83. 원인이 조건 등에서는 그 조건들 중 어떤 것이 없이도 마음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뒤따르는 마음 없이는 마음의 일어남이란 결코 없다. 그러므로 강한 조건이 된다.
이와 같이 자신을 뒤따라 적절한 마음을 생기게 하기 때문에 틈 없이 뒤따르는 조건이고,
강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틈 없이 뒤따르는 것으로써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이라고 그들의 차이점을 알아야 한다.
84.
③ 자연적으로 강하게 의지함(pakata-upanissaya)이란 잘된 것으로(pakata) 강하게 의지함(upanissaya)을 말한다.
여기서 잘된 것(pakata)이란 자신의 일생이 흘러가면서(相續) 일으킨 믿음, 계 등이고,
혹은 습관이 된 날씨, 음식 등이다.
혹은 본래부터(pakati) 강하게 의지함(upanissaya)이 자연적으로 강하게 의지함이다.
대상으로서의 강하게 의지함과 틈 없이 뒤따름으로서의 강하게 의지함과 섞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연적으로 강하게 의지함이란 믿음을 강하게 의지하여 보시를 한다. 계를 지킨다. 포살의 갈마를 행한다. 禪을 일으킨다. 위빳사나를 일으킨다. 도를 일으킨다. 초월지를 일으킨다. 禪의 증득을 일으킨다.
계를 ··· 들음을 ··· 관대함을 ··· 통찰지를 강하게 의지하여 보시를 한다. ··· 禪의 증득을 일으킨다.
믿음, 계, 들음, 관대함, 통찰지는 각각 믿음에게, 계에게, 들음에게, 관대함에게, 통찰지에게 강하게 의지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165)”라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것의 분류를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이 믿음 등은 자연적인 [잘 된 상태]이고 또 강한 원인이란 뜻에서 강한 의지이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강하게 의지함이라 한다.
(10) 먼저 생긴 조건
85.
[(10) 먼저 생긴 조건(purejātapaccaya, 前生緣)]:
먼저 일어나서 존재하는 상태로 도와주는 법이 먼저 생긴 조건이다.
이것은 오문(五門)에서의 토대와 대상과, 심장토대의 11가지이다.
이와 같이 설해졌다.
“① 눈의 감각장소(眼處)는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眼識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먼저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② 귀의 감각장소는 ···
③ 코의 감각장소는 ···
④ 혀의 감각장소는 ···
⑤ 몸의 감각장소는 ···
⑥ 형상의 감각장소(色處)는 ···
⑦ 소리의 감각장소는 ···
⑧ 냄새의 감각장소는 ···
⑨ 맛의 감각장소는
⑩ 감촉의 감각장소는 몸의 알음알이의 요소(身識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먼저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형상 ··· 소리 ··· 냄새 ··· 맛 ··· 감촉의 마노의 요소(意界)에게 먼저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⑪ 그 물질을 의지하여 마노의 요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가 있을 때,
그 물질은 마노의 요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먼저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되고,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는 어떤 때는 먼저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되고 어떤 때는 그렇지 않다.( Pṭn..4-5)”
(11) 뒤에 생긴 조건
86.
(11) 뒤에 생긴 조건(pacchājāta-paccaya, 後生緣):
먼저 생긴 물질에게 지지하는 성질로 도와주는 정신의 법(非色法)이 뒤에 생긴 조건이다.
마치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것이라는 생각이 새끼 독수리의 몸을 도와주는 것처럼.
그래서 설하셨다.
“뒤에 생긴 마음과 마음부수법들이 먼저 생긴 이 몸에서 뒤에 생긴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5)”라고.
(12) 반복하는 조건
87.
(12) 반복하는 조건(āsevana-paccaya, 數數修習緣):
반복한다는 뜻에서 뒤따르는 법들이 능숙하고 힘이 있도록 도와주는 법을 반복하는 조건이라 한다.
책 등에서 반복하여 적용하는 것처럼.
그것은 유익한[속행], 해로운[속행], 단지 작용만 하는[속행]으로 세 가지이다. 이
처럼 말씀하셨다.
“① 앞의 유익한 법들은 뒤따르는 유익한 법들에게 반복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② 앞의 해로운 법들은 ···
③ 앞의 단지 작용만 하는 무기의 법들은 뒤따르는 단지 작용만 하는 무기의 법들에게 반복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5)”
(13) 업의 조건
88.
(13) 업의 조건(kamma-paccaya, 業緣):
마음씀(catta-payoga)이라 불리는 행위로 도와주는 법을 업의 조건이라 한다.
다른 순간에 작용하는 유익하고 해로운 의도, 함께 생긴 모든 의도로 두 가지이다.
이와 같이 설하셨다.
“유익하고 해로운 업은 과보의 무더기와, 업을 지었기 때문에 생긴 물질에게 업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의도는 관련된 법들과 그로부터 생긴 물질에게 업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5)”
(14) 과보의 조건
89.
(14) 과보의 조건(vipāka-paccaya, 異熟緣);
노력 없이(nirussāha) 고요한 상태(santa-bhāva)로 노력 없이 고요하도록 도와주는 과보가 과보의 조건이다.
삶의 전개과정(pavatti)에서 그것은 그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재생연결 순간에는 업으로부터 생긴 물질에게,
모든 경우에 관련된 법들에게 과보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과보로 나타난 무기(無記)인 하나의 무더기(蘊)는 세 가지 무더기와 마음으로부터 생긴 물질에게 과보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
재생연결 순간에 과보로 나타난 무더기인 하나의 무더기는 세 가지 무더기에게 ···
세 가지 무더기는 한 가지 무더기에게 ···
두 가지 무더기는 두 가지 무더기와 업에서 생긴 물질에게 과보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무더기는 토대에게 과보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73)”
(15) 음식의 조건
90.
(15) 음식의 조건(āhāra-paccaya, 食緣):
물질과 정신에게 지지하는(upatthambhaka)성질로 도와주는 네 가지 음식이 음식의 조건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먹는 음식은 이 몸에게 음식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정신적인 음식은 관련된 법들과 그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음식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5)”
『빳타나(Paṭṭhāna, 발취론)』의 질문 부분(Pañhā-vāra)에서
“과보로 나타난 무기(無記)인 음식은 재생연결 순간에 그와 관련된 무더기들과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음식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74)”라고도 설하셨다.
(16) 기능(根)의 조건
91.
(16) 기능(根)의 조건(indriya-paccaya,根緣):
지배한다는(adhi-pati) 뜻에서 도와주는 20가지 기능(根)들이 기능의 조건이다.
여자의 기능(女根)과 남자의 기능(男根)은 제외된다.
이중에서 눈의 기능 등은 정신에게만 조건이 되고 나머지는 정신과 물질에게 조건이 된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눈의 기능은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에게 ···
귀 ··· 코 ··· 혀 ··· 몸의 기능은 몸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기능(根)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물질의 생명기능은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기능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정신적인 기능들은 관련된 법들과 그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기능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5-6)”
그러나 질문의 부분에서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기능들은 재생연결 순간에 그와 관련된 무더기와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기능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75)”라고도 설하셨다.
(17) 禪의 조건
92.
(17) 禪의 조건(jhāna-paccaya, 禪緣):
한 쌍의 전오식(前五識)에서 행복과 고통스런 느낌의 둘을 제하고, 명상한다는(upanijjhāyana)뜻에서 도와주는 유익함 등으로 분류되는 일곱 가지 禪의 구성요소들은 모두 禪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禪의 구성요소들은 禪과 관련된 법들과 그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禪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6)”
그러나 질문 부분에서는
“재생연결 순간에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禪의 구성요소들은 그와 관련된 무더기(蘊)들과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禪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75)”라고도 설하셨다.
(18) 도의 조건
93.
(18)도의 조건(magga-paccaya,道緣):
그곳이 어느 곳이든 그곳으로부터 출구가 된다는(niyyāna) 뜻에서 도와주고, ‘유익함’ 등으로 분류되는 열두 가지 도의 구성요소들이 도의 조건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도의 구성요소들은 도와 관련된 법들과 그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도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6)”
그러나 질문 부분에서는
“재생연결 순간에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도의 구성요소들은 그와 관련된 부더기들과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도의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6)”라고 설하셨다.
이 禪의 조건과 도의 조건은 각각 [유익하고 해로운] 한 쌍의 전오식(前五識)과 [18가지] 원인 없는 마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알아야 한다.
(19) 서로 관련된 조건
94.
(19) 서로 관련된 조건(SAMPAYUTTA-PACCAYA, 相應緣):
동일한 토대를 가지고, 동일한 대상을 가지며, 동시에 일어나고, 동시에 소멸함이라 불리고, 관련된 상태로 도와주는 정신의 업들이 서로 관련된 조건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네 가지 정신의 무더기들은 서로에게 서로 관련된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6)”
(20)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
95.
(20)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vippayutta-paccaya, 不相應緣):
동일한 토대 등을 갖지 않는 상태로 정신의 법들을 도와주는 물질과, 물질들을 도와주는 정신들이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이다.
이것은 함께 생기고, 뒤에 생기고, 먼저 생긴 것의 세 가지이다.
이와 같이 설하셨기 때문이다.
“함께 생긴 유익한 무더기(蘊)들은 마음으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뒤에 생긴 유익한 무더기들은 먼저 생긴 이 몸에게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176)”
결정할 수 없는 것(無記)에 대한 구절에서 함께 생긴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을 설명할 때,
“재생연결 순간에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무더기(蘊)들은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무더기들은 토대(atthu)에게, 토대는 무더기들에게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76)”라고도 설하셨다.
먼저 생긴 [허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은 눈의 기능 등의 토대에 의해서 알아야 한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먼저 생긴 눈의 장소는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에게 ····
몸의 장소는 몸의 알음알이의 요소에게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토대는 과보로 나타난 무기인 무더기들과 단지 작용만 하는 무기인 무더기들에게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토대는 유익한 무더기들에게 ···
토대는 해로운 무더기들에게 서로 관련되지 않은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176-77)”
(21) 존재하는 조건
96.
(21) 존재하는 조건(atthi-paccaya,有緣):
현재라는 특징을 가진 현존하는 상태로써 그러한 상태에 있는 법에게 지지하는 상태(upatthambhakatta)로 도와주는법이 존재하는 조건이다.
그것은 정신의 무더기(蘊), 네 가지 근본물질(四大), 정신·물질(名色), 마음·마음부수, 네 가지 근본물질, 감각장소(處), 토대, 이 일곱 가지로 마띠까(論母)에 설해졌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① 네 가지 정신의 무더기들은 서로서로 존재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② 네 가지 근본물질들은 서로서로 ···
③ 재생연결 순간에 마음과 물질은 서로서로 ···
④ 마음과 마음부수들은 마음으로부터 생긴 물질에게 ···
⑤ 네 가지 근본물질들은 파생된 물질들에게 ···
⑥ 눈의 장소(眼處)는 눈의 알음알이의 요소(眼識界)에게 ··· 몸의 장소는 ··· 형상의 장소는 ··· 감촉의 장소는 몸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존재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형상의 장소(色處)는 ··· 감촉의 장소(觸處)는 마노의 요소(意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존재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⑦ 그 물질을 의지하여 마노의 요소(意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意識界)가 있기 때문에 그 물질은 마노의 요소와 마노의 알음알이의 요소와 그와 관련된 법들에게 존재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6)”
97. 그런데 질문 부분에서는
“함께 생김, 먼저 생김, 뒤에 생김, 음식, 기능”이라고 개요를 설하시고 다음과 같이 해설하셨다.
① 함께 생김에 대해 “한 개의 무더기는 세 개의 무더기들과 그로부터 생긴 물질들에게 존재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178)”라는 방법으로 해설하셨다.
② 먼저 생김에 대해서는 먼저 눈 등으로 해설하셨다.
③ 뒤에 생김에 대해서는 먼저 생긴 이 몸에게 뒤에 생긴 마음과 마음부수들이 조건이 되는 것으로 해설하셨다.
④-⑤ 음식과 기능에 대해서는
“먹는 음식은 이 몸에게 존재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물질의 생명기능은 업에서 생긴 물질들에게 존재하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Pṭn.178)”
(22) 존재하지 않은 조건
98.
(22) 존재하지 않은 조건(natthi-paccaya,非有緣):
자기 뒤에 일어나는 정신의 법들에게 일어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도와주는, 바로 틈 없이 소멸한 정신의 법이 존재하지 않는 조건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더욱 틈 없이 소멸한 마음과 마음부수들은 존재하는 마음과 마음부수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7)”
(23) 떠나가버린 조건
99.
(23) 떠나가버린 조건(vigata-paccaya, 離去緣):
그 법들이 떠나가버린 상태로 도와주기 때문에 떠나가버린 조건이다.
이처럼 말씀하셨다.
“더욱 틈 없이 떠나가버린 마음과 마음부수들은 존재하는 마음과 마음부수들에게 떠나가버린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Pṭn.7)”
(24) 떠나가버리지 않은 조건
100.
(24) 떠나가버리지 않은 조건(avigata-paccaya, 不離去緣):
그 순간에 존재하는 조건의 법들이 떠나가버리지 않은 상태로 도와주기 때문에 떠나가버리지 않은 상태로 도와주기 때문에 떠나가버리지 않은 조건이라고 알아야 한다.
이 두 개조는 설법의 능숙함에 의해서, 혹은 교화받을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각각] 설하셨다.
마치 『담마상가니』 (법집론)의 마띠까(논모)에 원인을 갖지 않음[과 원인을 가진 것]의 두개조를 설하시고 다시 [원인과 관련된 것과] 원인과 관련되지 않은 것을 설하신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