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묵칼레.(Pamukkale)
아직 밖이 어두운데 아침식사를 일찍 하고 차에 오른다.
(터키의 식사는 비슷했지만 고장마다 조금씩 향신료를 달리 쓰는 듯,
같은 모양의 빵이나 스프도 맛이 각각이다.)
사실 처음하는 해외여행이라 미리 알고와야 하는 정보도 부족했고, 일정도 알지못하고 왔으니 어쩔 수가 없다.
이곳은 요한 묵시록(계시록)에 나오는 열 두 교회(敎會) 중 하나가 있었던 地方이다.
다행히 우리 가이더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이 무척 많았다.
터키의 지방에 관련되어 있는 성서(聖書) 속의 이야기들을 귀에 쏙 들어 오도록 이야기 해준다.
이 "파묵칼레"에서도 그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됐고, 덕분에 내 지식 창고도 차곡 차곡 채워진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파묵칼레"의 기이(奇異)한 자연현상(自然現象)을 보러 버스가 부지런히 언덕을 오른다.
동네를 벗어나 동네 뒷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일방통행인듯 하다.
단체로 올라가는 팀은 우리가 첫번째다.
이곳은 아주 옛부터 치료를 위한 온천(溫泉)으로 유명하여 먼 곳에서 부자(富者)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에 형성 됐던 동네는(지금은 폐허이지만) 크고 작은 돌무덤이 당시의 모습을 대변(代辯)한다.
치료를 하러 왔다가 병을 고치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큰 광장에 도착하여 매표소를 지나자 옛날 화려했던 옛 도시가 일그러진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이곳에서도 버스가 도착하자 보이지 않던 현지인(現地人)들이 사진첩을 들고 여기 저기서 나타난다.
기원 전 2세기경의 목욕탕이라고 한다.
매표소를 지나자 처음 만나는 것이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라 불리우는 옛 墓地群으로 길 좌우에 산재해 있다.
이곳에는 세 군데의 墓地가 있다고 하는데 길 옆에 있는 것은 이곳뿐인듯 하다.
터키에는 古代 共同墓地가 1000여 곳이 넘게 있는데 이곳이 제일 큰 규모라고 한다.
樣式도 "헬레니즘"에서 "비잔틴"까지 多樣한 모습을 볼 수 있단다.
이는 古代에 이곳으로 병 치료차 왔다가 죽은 자들이므로 대개 부유한 귀족층이라
墳墓도 무척 화려하고 개체도 다른 곳보다 무척 크단다.
자료사진.
길이 하도 구불구불하고 요철이 많아 진짜 묘지는 찍지를 못했다.
오래된 돌무덤은 큰 돌무덤위에 작은 돌무덤이 올려져 있기도 해서 기이한 모습이였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아래의 무덤은 동양식인데 중국이나 고려사람이 이곳에 왔었을까?
도미티안(Domitian) 門. 아침 일찍이라 날이 어두워 사진 찍기가 무척 어려웠다.
옛 히에라폴리스(Hierapolis)의 북쪽 門으로 로마양식이 잘 표현되어 "로만게이트"라고도 한단다.
서기 84년 ~ 85년에 "도미티아누스"(Domitianus)皇帝를 기리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부터가 "히에라폴리스"라고 불리우는 古代都市로 기원 전 190년경에 세워졌다고 한다.
히에라폴리스 안내도.
무너진 돌기둥에 자라는 이끼의 색갈은 이른 아침인데다 먹구름이 끼인 날씨라 더욱 음산한 기분을 내어주었다.
히에라폴리스 안에서 보는 도미티안門(좌측)과 바실리카(우측).
히에라폴리스를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기이한 광경이 펼쳐진다.
온통 석회를 부어 놓은듯 흰색의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습기가 있어 무척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레 내려가 물길을 인도하는 수로옆에
신발과 양말을 벗어놓고 석회층 안으로 들어간다.
바닥이 무척 까실까실하여 오래 걸으면 발바닥이 견디지 못할 듯 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이는 것은 내가 사진에서 본 그런 광경은 아니고 물끼가 없는 황량한 광경이였다.
더러는 이미 황색으로 변해가거나 부스러져 나가는 곳도 눈에 띈다.
안내책자에 있는 파묵칼레는 이런 모습이다.
그 이유는 내가 간 때가 건조기인 겨울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아래에 있는 마을의 호텔과 온천에서 물을 과다하게 끌어내는데 있다고 한다.
제일 좋은 광경을 보려면 9월경에 와야 한다고,,,,,
현재는 이곳을 세 곳으로 나누어 하루에 한 곳씩 차례로 물을 내려서 관리를 한다고 한다.
이곳에 들어올 때는 꼭 신발을 벗어야 한다고 가이드가 누누히 말한다.
"파묵칼레"를 보호해야 하기도 하지만 신발을 신으면 무척 미끄럽다고 한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온 중국 관광객이 신발을 신은 채 이곳으로 들어왔다가, 관리인에게 야단을 맞는다.
관광객 뿐만아니라 그들은 안내하는 현지의 가이더에게도 뭐라 큰소리로 마구 호통을 친다.
그 와중에 또 다른 중국인 여자 관광객이 신을 신은 채 내려오다 미끄려져 머리를 다쳐 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곳에도 시간이 많으면 여러곳 둘러 볼 곳이 있는 데 일정이 빠듯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곳을 보존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기는 하는 듯한데 군데 군데 인위적으로 사람의 손길이 눈에 띄기도 한다.
침전물이 모여서 묘한 물결 무늬를 남긴다.
물이 있는 것도 겨우 명맥을 유지하여 겨우 발목이 잠길 정도로 졸졸 흘러 보기에 조금 안스러웠다.
이곳으로 내리는 水路에 모두들 발을 담가본다.
물의 온도가 대략 35도 정도라고 하는데 聖書에 나오는 말 그대로 차겁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물이다.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일곱교회에 보내는 편지중 끝의 "라오디게이아"(Laodikya) 敎會에 보내는 말씀에서
"너희는 차지도 뜨겁지도 않다."(요한 묵시록 : 3장15절.)의 "라오다게이아"가 바로 이지방으로
이 온천의 물처럼 이곳 신앙인들의 신앙심이 약한 것을 비유한 것이다.
파묵칼레 옆 옛 도시에서.
내려오는 길에 보니 올라갈 때는 어두워 보이지 않던 석회층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언제 한번 다른 계절에 와 봤으면 하지만, 그게 이루어 질지,,,,,
이제는 영영 못 볼 것이란 생각때문에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 본다.
마치 하늘과 땅이 서로 닿으려고 하는듯 이곳의 구름은 낮게 드리운다.
아마도 이곳의 지대가 높아서 그런 모양이다.
지중해와 가까워서인지 날이 흐리며 곧 비가 올듯 하지만 앞의 높은 산은 마냥 눈을 이고 있다.
이제 이곳 "파묵칼레"를 떠나 에페스(Efes : 에페소)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