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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田 | 私田 | 私田 |
私田 | 公田 | 私田 |
私田 | 私田 | 私田 |
[그림] 정전제(井田制)
사사로울 사(私)자는 '정전제에서 내(厶)가 재배하는 벼(禾)는 내가 갖는다'는 뜻입니다. 사립학교(私立學校)는 '개인(私)이 세운(立) 학교(學校)'입니다. 민법과 상법같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만든 법을 사법(私法)이라 하고, 헌법, 형법, 소송법, 행정법, 국제법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만든 법을 공법(公法)이라고 합니다.
정전제(井田制)을 실시한 주나라에서 춘추전국시대로 넘어가면서 벼로 세금(稅金)을 거뒀습니다. 그래서 세금과 관련되는 글자에 벼 화(禾)자가 들어갑니다. 세금 조(租)자와 세금 세(稅)자가 합쳐진 조세(租稅)는 국가가 필요한 경비를 국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두어들이는 세금(稅金)입니다. 양세법(兩稅法)은 '봄과 가을, 두(兩) 번 세금(稅)을 징수하는 법(法)'으로, 중국 당나라 때 재산 등급에 따라 세금을 거두었던 세법입니다.
이러한 세금을 거둬들일 때 정확한 양을 계량하기 위해 저울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저울과 관련되는 글자에도 벼 화(禾)자가 들어갑니다. 일컬을 칭(稱)자에 들어 있는 둘을한꺼번에들 칭(爯)자는 손(爪)으로 좌우의 무게가 같은 저울(冉)을 들어올리는 모습입니다. 여기에 벼 화(禾)자를 추가하여 벼의 무게를 다는 저울이란 뜻이 되었습니다. 이후 '저울→(무게를) 달다→(무게를) 헤아리다→(무게를) 부르다→일컫다→칭찬(稱讚)하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인칭대명사(人稱代名詞)는 '사람(人)을 일컫는데(稱) 사용하는 대명사(代名詞)'로, 제1인칭에 나(I), 우리(we), 제2인칭에 너(you)가 있습니다.
[사진] 천칭(天秤)
저울 칭(稱)자의 속자(俗字)인 저울 칭(秤)자는 '저울이 수평(水平)이 되도록 달다'는 뜻입니다. 평평할 평(平)자도 원래 좌우가 수평을 이루는 저울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길 정(程)자는 원래 '세금으로 줄(呈) 벼(禾)의 무게나 양을 헤아리다'는 뜻입니다. 이후 '헤아리다→일정한 분량→(헤아리는) 계량기→(계량하는) 규정→법칙→(법칙대로 따라가는) 길'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정도껏 먹어라'의 정도(程度)는 '어떤 일정한 분량(程)이나 한도(度)'이고, 이정표(里程標)는 '마을(里)까지 가는 길(程)을 안내하는 표(標)'입니다.
- 벼와 곡식에 관련된 글자
▶ 도(稻:稻:) : 벼 도, 벼 화(禾) + [벼/찧을 도(舀)]
▶ 곡(穀:谷:) : 곡식 곡, 벼 화(禾) + [껍질 각(殼)→곡]
▶ 고(稿:稿:) : 원고/볏집 고, 벼 화(禾) + [높을 고(高)]
▶ 초(秒:秒:) : 초 초, 까끄라기 묘, 벼 화(禾) + [적을 소(少)→초]
▶ 패(稗:稗:) : 피 패, 벼 화(禾) + [낮을 비(卑)→패]
벼 도(稻)자에 들어 있는 벼/찧을 도(舀)자는 '손(爪)으로 절구(臼)에 있는 벼를 찧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벼 화(禾)자가 추가되어 벼 도(稻)자가 되었습니다. 입도선매(立稻先賣)는 '아직 논에 서(立) 있는 벼(稻)를 먼저(先) 판다(賣)'는 뜻입니다.
곡식 곡(穀)자는 '벼(禾)에서 껍질(殼) 안에 있는 것이 곡식(穀食)이다'는 뜻입니다. 방곡령(防穀令)은 '곡식(穀)의 유출을 막는(防) 명령(令)'으로, 조선 고종 때인 1889년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 함경도 관찰사 조병식이 일본으로의 곡물 수출을 금지한 명령입니다.
원고 고(稿)자는 원래 '벼(禾)에서 이삭을 털어내고 남은 볏짚'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나중에 원고(原稿)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까끄라기 묘(秒)자는 '벼(禾)의 아주 작은(少) 조각이 까끄라기이다'는 뜻입니다. 또 '까끄라기는 작다'는 뜻에서 작은 시간 단위인 초 초(秒)자가 되었습니다.
피 패(稗)자의 피는 몸속의 피가 아니라, 논에서 자라는 벼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이삭에 알맹이가 작은 벼의 일종입니다. 농부들이 논에 나가 논을 매는 이유는 주로 벼 사이에서 자라는 피를 뽑아 버리기 위함입니다. 피 패(稗)자는 '등급이 낮은(卑) 벼(禾)'라는 뜻입니다. 패관문학(稗官文學)은 '패관(稗官)이 쓴 문학(文學)'입니다. 패관(稗官)은 옛날 중국에서 임금이 백성들의 풍속이나 생활을 살피기 위하여, 백성들 사이에 몰래 숨어들어 거리의 소문이나 이야기를 모아 기록시키던 벼슬 이름입니다. 흡사 벼 사이에 피가 숨어 있듯이 백성 사이에 숨어서 지냈습니다. 패관문학은 이와 같이 임금의 정사를 돕기 위하여 거리의 소문을 모아 엮은 설화문학으로 출발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백성들의 이야기 등을 모아 엮어 만든 문학이란 뜻으로 변화하였습니다. 고려 시대 이인로의 《파한집(破閑集)》, 최자의 《보한집(補閑集)》, 역옹 이제현의 《역옹패설(櫟翁稗說)》 등이 대표적입니다.
- 추수와 관련되는 글자
▶ 추(秋:秋:) : 가을 추, 벼 화(禾) + 불 화(火)
▶ 년(年:年:) : 해 년, 벼 화(禾) + 사람 인(人)
▶ 위(委:委:) : 맡길 위, 벼 화(禾) + 여자 녀(女)
▶ 계(季:季:) : 철 계, 벼 화(禾) + 아들 자(子)
▶ 확(穫:获:) : 거둘 확, 벼 화(禾) + [붙잡을 확(蒦)]
▶ 리(利:利:) : 이로울 리, 칼 도(刂) + 벼 화(禾)
가을 추(秋)자를 '벼(禾)가 불(火)에 타듯이 익는다'거나 '벼를 거둬들인 후 논바닥의 볏짚(禾)을 불(火)로 태우다'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상형문자를 보면 메뚜기를 불로 태우는 모습입니다. 노벨 문학상 작가인 펄 벅(Pearl Buck)이 중국 농촌을 소재로 쓴 소설 《대지(大地)》를 보면, 하늘을 새까맣게 덮는 메뚜기 떼를 물리치기 위해 논을 불태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고대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모습이 바뀌어 지금의 글자가 되었습니다. 추수(秋收)는 '가을(秋)에 곡식을 거두어(收)들이다'는 뜻입니다.
[사진] 사서오경 중의 하나인 《춘추(春秋)》
옛 중국에서는 계절을 춘하추동(春夏秋冬)으로 분류하지 않고, 봄과 가을, 즉 춘추(春秋)로 분류하였습니다. 따라서 춘추(春秋)는 1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나이의 높임말을 춘추(春秋)라고 부릅니다. 또한 사서오경 중의 하나인 《춘추(春秋)》는 BC 722에서 BC 481까지의 일들을 기록한 역사서입니다. 춘추(春秋)는 연대(年代)에 따라 기록하여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춘추전국 시대는 춘추 시대와 전국 시대로 나누어지는데, 춘추 시대는 《춘추(春秋)》에 기록된 기간이고, 전국 시대는 한나라 유향이 저술한 역사책 《전국책(戰國策)》에 기록된 기간입니다.
☞ 해 년(年)
해 년(年)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人)이 벼(禾)를 지고 가는 모습으로, '가을에 벼를 수확하니까 한 해가 다 갔다'라는 뜻에서 한 해를 의미합니다. 수확은 고대 사회에서 해를 계산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은 '권세(權)는 십년(十年)을 가지 못한다(不)'는 뜻으로, 권력은 오래가지 못하고 늘 변한다는 뜻입니다.
맡길 위(委)자는 여자(女)가 벼(禾)를 지고 가는 모습으로, 전쟁이나 병으로 인해 남자가 추수를 여자에게 맡기거나 위임(委任)한다는 뜻입니다. 위(委)자에 사람 인(人)자를 합치면 왜나라 왜(倭)자가 됩니다. 위원회(委員會)는 '어떤 일을 맡은(委) 인원(員)들의 모임(會)'입니다.
철 계(季)자는 아이(子)가 벼(禾)를 지고 가는 모습으로, '수확을 하기에는 어리다'는 뜻입니다. 이후,' 어리다→막내→마지막'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가을 수확이 계절의 마지막이라고 해서, 계절(季節)이나 철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계부(季父)는 '아버지(父)의 막내 동생(季)', 즉 막내 삼촌입니다.
거둘 확(穫)자는 '풀(艹)속의 새(隹)를 손(又)으로 잡듯이, 벼(禾)를 베어 거두어들이다'는 뜻입니다. 가을을, 벼를 거두어 들이는 계절이라고 해서 수확(收穫)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이로울 이(利)자는 '다 자란 벼(禾)를 칼(刂)로 베어 수확하니 이익(利益)이 생긴다, 이롭다'는 뜻입니다.
- 벼의 재배와 관련된 글자
▶ 종(種:種:) : 씨/심을 종, 벼 화(禾) + [무거울 중(重)→종]
▶ 이(移:移:) : 옮길 이, 벼 화(禾) + 많을 다(多)
▶ 치(稚:稚:) : 어릴 치, 벼 화(禾) + [새 추(隹)→치]
▶ 수(秀:秀:) : 빼어날 수, 벼 화(禾) + 아이밸 잉(孕→乃)
▶ 적(積:积:) : 쌓을 적, 벼 화(禾) + [꾸짖을 책(責)→적]
씨 종(種)자는 '벼(禾)에서 가장 무거운(重) 부분이 씨, 또는 종자(種子)이다'는 뜻입니다. 또 '씨를 뿌리거나 심는다'는 뜻도 있습니다. 종두법(種痘法)은 '천연두(痘) 백신을 인체에 심어(種) 병을 예방하는 방법(法)'으로, 우리나라는 1879년 지석영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고, 현재 천연두는 거의 발병하지 않습니다.
이사(移徙), 이주(移住), 이식(移植), 이민(移民), 이동(移動) 등에 들어가는 옮길 이(移)자는 '씨를 뿌린 후 벼(禾)가 자라서 많아지면(多)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뜻입니다. 밀도가 높으면 벼가 잘 자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앙법(移秧法)은 ‘모(秧)를 옮겨(移) 심어 벼를 재배하는 방법(法)’으로 묘판에 볍씨를 뿌린 후 어느 정도 자라면 논으로 모를 옮겨 심는 방법입니다. 모를 옮겨 심는 것을 ‘모내기’라고 하기 때문에 ‘모내기법’이라고도 합니다.
어릴 치(稚)자는 '벼(禾)가 아직 덜 자라 어리다'는 뜻입니다. 유치원(幼稚園)은 '어리고(幼) 어린(稚) 아이들이 노는 동산(園)'이고, 치어(稚魚)는 '어린(稚) 물고기(魚)'입니다.
빼어날 수(秀)자는 원래 '벼(禾)가 아이를 밴(孕) 것이 이삭이다'는 뜻입니다. 이후 '이삭→(이삭이) 무성하다→성장하다→빼어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수재(秀才)는 '빼어난(秀) 재주(才)를 가진 사람'입니다.
쌓을 적(積)자는 '수확한 벼(禾)를 쌓아 두다'는 의미입니다.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은 '돌(石)을 쌓은(積) 내부에 나무(木)로 만든 곽(槨)을 넣은 무덤(墳)'으로, 3~6세기 초의 신라 시대의 고분이 모두 적석목곽분이며, 천마총과 황남대총이 특히 유명합니다. 적운(積雲)은 '수직으로 놀이 쌓여(積) 있는 구름(雲)'입니다. 습도가 높은 열대지방이나 더운 여름에는 습기가 많은 공기가 뜨거워져 수직으로 상승하면서 구름이 되는데, 이와 같은 구름이 적운입니다.
[사진] 적운(積雲)
- 벼와 손
▶ 병(秉:秉:) : 잡을 병, 벼 화(禾) + 돼지머리 계(彐)
▶ 겸(兼:兼:) : 겸할 겸, 벼 화(禾) X 2 + 돼지머리 계(彐)
잡을 병(秉)자는 '벼(禾)를 손(彐)으로 잡다'는 뜻입니다. 돼지머리 계(彐)자는 손가락이 세 개인 손의 상형입니다. 잡을 병(秉)자는 주로 이름에 많이 사용됩니다. 이병철(李秉喆)은 삼성그룹의 창업자입니다.
겸할 겸(兼)자는 벼 두 포기(秝)를 손(彐)으로 잡은 모습에서 '겸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겸임(兼任)은 '두 가지 이상의 임무(任)를 겸하다(兼)'는 뜻이고, '미모와 지성을 겸비하다'의 겸비(兼備)는 '겸하여(兼) 갖추다(備)'는 뜻입니다. 겸사겸사(兼事兼事)는 한 번에 이 일 저 일을 겸하여 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 벼로 만든 밥
▶ 향(香:香:) : 향기 향, 벼 화(禾) + 달 감(甘→曰)
▶ 화(和:和:) : 화목할 화, [벼 화(禾)] + 입 구(口)
향기 향(香)자는 '밥(禾)을 지을 때 나는 달콤한(甘→曰) 냄새가 감미로운 향기(香氣)다'는 뜻입니다. 달 감(甘)자는 맛이 있어 혀(一)를 빼어 문 입(口)의 모습입니다. 고대 중국인들에게 밥 냄새는 향기(香氣)였습니다. 향신료(香辛料)는 '향기(香)가 나는 매운(辛) 재료(料)'라는 뜻으로, 음식에 양념으로 사용하는 향기 나는 매운 물질입니다. 주로 후추와 계피를 말합니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발견한 바스쿠 다 가마, 최초로 세계를 일주한 마젤란 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비롯한 동양에서 나는 향신료를 구하기 위해 항해를 하였습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인도산(産) 후추와 계피 같은 향신료가 금보다도 비쌌고, 후추는 은과 같은 가격으로 화폐로 통용된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화목(和睦), 화해(和解), 평화(平和), 온화(溫和) 등에 들어가는 화목할 화(和)자는 '수확한 벼로 밥(禾)을 지어 여럿이 나누어 먹으니(口) 화목하다'는 뜻입니다. 벼 화(禾)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입니다.
- 기타
▶ 질(秩:秩:) : 차례 질, 벼 화(禾) + [잃을 실(失)→질]
▶ 비(秘:秘:) : 숨길 비, 벼 화(禾) + [반드시 필(必)→비]
▶ 희(稀:稀:) : 드물 희, 벼 화(禾) + [바랄 희(希)]
▶ 균(菌:菌:) : 버섯 균, 풀 초(艹) + □ + 벼 화(禾)
▶ 진(秦:秦:) : 나라이름 진, 벼 화(禾) + 손맞잡을 공(廾) + 낮 오(午)
옛날에는 세금을 벼로 걷었기 때문에, 관리들은 녹봉(祿俸: 봉급)을 벼로 받았습니다. 차례 질(秩)자는 원래 '벼(禾)로 받은 녹봉(월급)'이란 뜻이었습니다. 이후 '녹봉→(녹봉을 받는) 벼슬→(벼슬의) 순서를 매기다→차례' 등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녹봉으로 받는 쌀을 질미(秩米)라고 불렀고, 벼슬이나 녹봉이 높음을 질고(秩高)라고 하였습니다. 질서(秩序)는 '차례(秩)와 차례(序)'라는 뜻으로, 일정한 차례나 규칙을 일컫는 말입니다.
비밀(秘密), 신비(神祕) 등에 들어가는 숨길 비(秘)자는 원래 벼 화(禾)자 대신 귀신 기(示)자가 들어간 숨길 비(祕)자였습니다. '귀신(示)은 눈에 보이지 않고 숨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후 '도적으로부터 벼(禾)를 숨겨 둔다'는 뜻으로 바뀌었습니다. 묵비권(默秘權)은 '침묵(默)하며 숨길(秘) 수 있는 권리(權)'라는 뜻으로, 재판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드물 희(稀)자는 '벼(禾)를 드문드문 성기게 심었다'는 뜻입니다. 희귀(稀貴), 희미(稀微), 희박(稀薄), 희석(稀釋), 희소(稀少) 등에 사용됩니다. 고희(古稀)는 70세란 뜻으로, 두보의 〈곡강시(曲江詩)〉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사람이 70세까지 사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다)라는 말에서 유래합니다.
세균(細菌), 병균(病菌), 살균(殺菌) 등에 들어가는 버섯 균(菌)자는 '벼(禾)를 밀폐된 창고(囗)에 넣어두면 풀(艹)의 일종인 곰팡이나 버섯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식균작용(食菌作用)은 '균(菌)을 먹는(食) 작용(作用)'으로 식세포(食細胞)가 몸안의 세균(細菌)이나 이물질을 잡아먹는 작용입니다.
☞ 나라이름 진(秦)
나라이름 진(秦)자는 두 손(廾)으로 절굿공이(午)를 들고 벼(禾)를 찧고 있는 모습입니다. 낮 오(午)자는 절굿공이의 상형입니다. 진(秦)나라는 황하강 중류의 섬서성(陝西省)에 있었습니다. 이곳은 땅이 비옥하여 쌀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나라 이름인 진(秦)에는 벼 화(禾)가 들어갑니다. 진나라는 실크로드(silk road)를 통해 비단을 서양으로 수출하면서 차이나(china)라는 영어 이름도 생겼습니다. 차이나(china)는 '진(chin)의 땅(~a)'이란 뜻입니다. 영어 접미사 '~아(~a)'는 땅을 의미합니다. 코리아, 시리아, 오스트리아, 버지니아,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영어 지명을 보면 대부분 '~아(~a)'로 끝납니다. 진시황제(秦始皇帝)는 '진(秦)나라의 처음(始) 황제(皇帝)'로, 기원전 221년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하고 중앙집권정책을 추진하여 법령을 정비하고, 군현제를 실시했으며, 문자, 도량형, 화폐를 통일하였습니다.
쌀 미(米)
쌀알들이 달려 있는 이삭
쌀 미(米)자는 벼 이삭에 쌀알들이 촘촘히 달려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쌀 미(米)자를 풀면 팔십팔(八十八)이 되는데, 벼 씨앗을 뿌려 거둘 때까지 여든여덟 번 손을 써야 할 만큼 키우기 힘들다는 데에서 쌀 미(米)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속설일 뿐입니다. 하지만 팔십팔(八十八) 세의 나이를 미수(米壽)라고 부릅니다.
쌀 미(米)자는 쌀과 관련되는 글자에 들어갑니다.
- 쌀로 만드는 것
▶ 당(糖:糖:) : (쌀로 만든) 엿 당, 사탕 탕, 쌀 미(米) + [당나라 당(唐)]
▶ 호(糊:糊:) : (쌀로 만든) 풀 호, 쌀 미(米) + [오랑캐 호(胡)]
쌀로 지은 밥에 효소의 일종인 엿기름을 섞어 삭힌 뒤 불에 조리면 엿이 됩니다. 엿 당(糖)자는 '쌀(米)로 엿을 만들다'는 뜻입니다. 혈당량(血糖量)은 '혈액(血) 속에 포함되어 있는 포도당(葡萄糖)의 양(量)'으로, 보통 정상적인 사람은 혈액 100 cm³당 70∼110mg 입니다. 이러한 혈당은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이나 갑상선 호르몬의 작용으로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혈당은 사람의 세포가 작동하는데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항상 정상적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당뇨병(糖尿病)은 '오줌(尿)으로 혈당(糖)이 배출되는 병(病)'으로 혈당량이 떨어져 위험한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엿 당(糖)자는 탕(糖)으로 읽기도 합니다. 설탕(雪糖)은 '눈처럼(雪) 희고 가는 사탕(糖)'이란 뜻입니다. 중국에서는 당(唐)나라 때 인도로 부터 사탕수수 재배법과 설탕 제조법을 들여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엿 당(糖)자에 당나라 당(唐)자가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풀 호(糊)자는 '쌀(米)로 풀을 만들다'는 뜻입니다. 호구지책(糊口之策)은 '입(口)에 풀(糊)칠할 방책(策)'이란 뜻으로 가난한 살림에서 겨우 먹고 살아가는 방책을 일컫습니다.
- 쌀가루와 화장
▶ 분(粉:粉:) : (쌀의) 가루 분, 쌀 미(米) + [나눌 분(分)]
▶ 장(粧:妆:) : (쌀가루로) 단장할 장, 쌀 미(米) + [농막 장(庄)]
옛날에는 피부를 곱게 하기 위해 쌀뜨물로 세수를 하였고, 쌀가루로 분(粉)을 만들어 발랐습니다. 쌀이 피부에 좋다는 것은 현대에 와서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고 있습니다. 가루 분(粉)자는 원래 '쌀(米)을 잘게 나누어(分) 가루로 만든 분(粉)'을 뜻하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가루라는 뜻이 추가되었습니다. 분식회계(粉飾會計)는 '분(粉)을 발라 꾸미는(飾) 회계(會計)'로, 기업이 재정 상태나 경영 실적을 실제보다 좋아 보이게 할 목적으로 부당한 방법으로 자산이나 이익을 부풀려 계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팔지도 않은 물건을 팔린 것처럼 꾸미거나, 창고에 있는 재고의 가격을 올려서 장부에 적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분식(粉食)은 '밀가루(粉)로 만든 음식(食)'으로 국수, 수제비, 라면 등을 말합니다. 수분(受粉)은 '꽃가루(粉)를 받다(受)'는 뜻으로 수술의 화분(花粉: 꽃가루)이 암술머리에 옮겨 붙는 일입니다.
단장할 장(粧)자는 원래 '쌀(米)로 만든 분(粉)으로 화장(化粧)을 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화장(化粧)하다→단장(丹粧)하다→분장(扮裝)하다→꾸미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중국 간체자를 보면 뜻이 더욱 명확합니다. 간체자인 단장할 장(妆)자는 '침대(爿/丬)에서 일어난 여자(女)가 화장하다, 단장하다'는 뜻입니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여자가 아침에 일어나면 맨먼저 얼굴과 옷을 단장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 쌀과 관련되는 글자(1)
▶ 기(氣:气:) : (쌀을 먹고) 기운 기, 쌀 미(米) + [기운 기(气)]
▶ 정(精:精:) : (쌀의 정기) 정기/찧을/세밀할 정, 쌀 미(米) + [푸를 청(靑)→정]
▶ 조(粗:粗:) : (쌀이) 거칠 조, 쌀 미(米) + [또 차(且)→조]
기운 기(氣)자에 들어 있는 기운 기(气)자는 아지랑이나 안개 등이 옆으로 깔려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이 글자가 가지고 있는 뜻을 살펴보면 '기운, 기백, 기세, 힘, 숨, 공기, 냄새, 바람, 기후, 날씨, 자연 현상, 기체' 등이 있습니다. 이 많은 낱말들의 공통점은 분명히 무엇이 있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대 과학으로 보면 몸의 기운은 혈액 속의 혈당량에 비례하고, 힘은 근육의 수축으로 생기고, 기후는 공기의 온도로 결정되고, 기체는 분자가 자유롭게 운동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옛 사람들은 이런 과학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으나 느낄 수 있는 이런 것들을 통틀어 기(氣) 혹은 기운(氣運: 기의 움직임)이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기(气)자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쌀 미(米)자를 추가하여 기운 기(氣)자를 만들었습니다. 쌀(米)로 만든 밥을 먹으면 기운이 생기기 때문에, 쌀에 기운(氣運)을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절(氣絶)은 '기(氣)가 끊어지다(絶)'는 뜻으로 정신을 잃는 것을 말합니다.
[사진] 정미소(精米所) 내부 모습
비슷한 예가 또 있습니다. 정기 정(精)자는 원래 '쌀(米)을 곱게 찧다'는 뜻입니다. 정미소(精米所)는 '쌀(米)을 찧는(精) 곳(所)'으로, 방앗간을 말합니다. 이후 '곱게 찧다→세밀하다→정밀(精密)하다→정성(精誠)스럽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또 '(곱게 찧은 쌀을 먹어 생기는) 정기(精氣)→정신(精神)→정력(精力)→정액(精液)' 등의 뜻도 생겼습니다. 후자의 경우 기(氣)와 마찬가지로 보이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옛 사람들은 정액 안에는 보이지 않지만 아기를 만들어 주는 무언가가 들어 있다고 생각했고, 이 보이지 않는 것을 정(精) 혹은 정령(精靈)이라고 불렀습니다. 따라서 정액(精液)은 '정(精)이 들어 있는 액체(液)'이고, 정력(精力)은 '정(精)을 만드는 힘(力)'입니다. 정기(精氣)와 정신(精神)에도 이런 정(精)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精)은 쌀(米)로 만든 밥을 먹어야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거칠 조(粗)자는 세밀할 정(精)자의 반대말로, '쌀(米)을 거칠게 찧다'는 뜻입니다. 조잡(粗雜), 조악(粗惡) 등에 사용됩니다.
- 쌀에 관련되는 글자(2)
▶ 량(糧:粮:) : (쌀은) 양식 량, 쌀 미(米) + [헤아릴 량(量)]
▶ 립(粒:粒:) : (쌀의) 낟알 립, 쌀 미(米) + [설 립(立)]
▶ 분(糞:粪:) : (쌀을 먹고 싼) 똥 분, 쌀 미(米) + 다를 이(異)
▶ 속(粟:粟:) : 조 속, 쌀 미(米) + 알곡 모습(覀)
▶ 서(黍:黍:) : 기장 서, 벼 화(禾) + 뿌리 모습(人) + 물 수(水/氺)
양식(糧食), 양곡(糧穀), 식량(食糧) 등에 들어가는 양식 량(糧)자는 '쌀(米)이 양식이 되다'는 뜻입니다.
낟알 립(粒)자는 '쌀(米)의 낟알'을 이르는 말입니다. 입자(粒子)는 '낟알(粒) 알갱이(子)'란 뜻으로, 과학에서는 분자(分子), 원자(原子), 소립자(素粒子) 등과 같이 물질을 구성하는 아주 작은 크기의 물체를 의미합니다. 소립자(素粒子)는 '바탕(素)이 되는 입자(粒子)'로, 물질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을 가리킵니다. 원자를 이루고 있는 전자, 양자, 중성자나 양성자, 중간자 등을 일컫는 말입니다. 1950년쯤부터 많은 소립자가 발견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약 300종류의 소립자가 알려져 있습니다.
똥 분(糞)자는 '쌀(米)이 소화된 후 다른(異) 것으로 변한 것이 똥이다'는 의미입니다. 인분(人糞)은 '사람(人) 똥(糞)'이고, 분뇨(糞尿)는 '똥(糞)과 오줌(尿)'입니다.
'쌀(米), 보리(麥), 콩(菽), 조(粟), 기장(黍)'은 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이라고 해서 오곡(五穀)이라 불렀습니다. 이중 콩을 제외한 네 가지는 모두 벼과 식물로, 생긴 모습이 모두 비슷합니다. 조 속(粟)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벼(禾)에 알곡(覀)이 붙어 있는 모습이었으나, 나중에 벼 화(禾)자가 쌀 미(米)자로 바뀌었습니다. 비슷한 글자로 나무(木) 위에 밤송이(覀)가 달려 있는 밤 률(栗)자가 있습니다. 창해일속(滄海一粟)은 '큰 바다(滄海)에 한(一) 알의 좁쌀(粟)'이란 뜻으로, 크고 넓은 것 가운데 있는 아주 작은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 기장 서(黍)
오곡(五穀) 중의 하나인 기장은 조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조보다 알이 조금 굵고 색이 조금 더 노랗습니다. 예전에는 밭에서 길러 먹었으나 지금은 보기가 거의 힘듭니다. 기장 서(黍)자는 이삭이 달린 기장(禾) 아래에 뿌리(人)가 붙어 있는 모습에 물 수(氺)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쌀이나 보리의 이삭과는 달리 기장의 이삭은 사방으로 퍼져 있는데, 기장 서(黍)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또 기장은 예로부터 중국에서 술을 만드는 원료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물 수(氺)자는 술(酒)을 의미합니다. 기장 서(黍)자는 부수 글자이긴 하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 보리에 관련되는 글자
▶ 래(來:来:来) : 올 래, 보리 이삭 모습
▶ 맥(麥:麦:麦) : 보리 맥, 올 래(來) + 뒤져올 치(夂)
▶ 면(麵:面:) : 밀가루/국수 면, 보리 맥(麥) + [얼굴 면(面)]
☞ 올 래(來)
오곡(五穀) 이야기가 나온 김에 보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봅시다.
올 래(來)자는 원래 보리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보리(來)가 외부(중앙아시아)에서 중국에 들어온 식물이라 '오다'는 뜻으로 쓰이자, 원래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뿌리 모습(夂)을 추가하여 보리 맥(麥)자를 만들었습니다. 보리는 뿌리가 매우 길기 때문입니다. 맥아(麥芽)는 '보리(麥)에 물을 뿌려 싹(芽)이 트게 한 다음에 말린 것'으로, 녹말과 같은 다당류(多糖類)를 엿이나 설탕 같은 이당류(二糖類)로 바꾸는 효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식혜나 엿을 만드는 데에 쓰고, '엿기름'이라고도 합니다. 맥주(麥酒)는 '보리(麥)를 발효시켜 만든 술(酒)'입니다.
보리 맥(麥)자는 보리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밀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보리는 알이 조금 크기 때문에 대맥(大麥)이라 부르고, 밀은 알이 조금 작기 때문에 소맥(小麥)이라 부릅니다. 밀은 껍질이 딱딱하고 알이 물러서 껍질을 벗겨 알곡인 상태로 있기 힘들기 때문에 가루를 만들어 먹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 많습니다. 만두와 국수가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중국식당에서 먹는 자장면이나 기스면의 면(麵)자는 국수 면(麵)자인데, 보리 맥(麥)자에 소리를 나타내는 얼굴 면(面)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말 두(斗)
손잡이가 달린 국자
말 두(斗)자는 곡식이나 물을 푸는 국자를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북두칠성(北斗七星)의 뜻은 '북(北)쪽에 있는 국자(斗) 모양의 일곱(七)개 별(星)'입니다. 이런 국자 모양의 그릇을 '말'이라 부르기도 하고, 말로 쌀이나 술 등의 부피를 재기 때문에 부피를 재는 단위로도 사용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말이 약 18리터에 해당합니다.
[사진] 고대 중국에서 사용되었던 국자 모양의 두(斗)
☞ 되 승(升)
부피를 재는 단위로는 '되'가 있는데, 10되가 1말이고, 1되는 1.8L 정도입니다. 1.8L의 큰 콜라병이 1되입니다. 되를 나타내는 한자로는 되 승(升)자가 있는데, 상형문자를 보면 말 두(斗)자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승두지리(升斗之利)는 '한 되(升)와 한 말(斗)의(之) 이익(利)'이라는 뜻으로, 대수롭지 않은 이익(利益)을 이르는 말입니다.
☞ 홉 홉(合)
되보다 적은 단위로는 홉이 있습니다. 10홉이 1되이고, 1홉은 180cc 정도입니다. 커피 자판기에서 나오는 종이컵이 1홉이고, 소주 한 병이 2홉입니다. 1홉을 만든 기준은 성인 남자가 한 번에 보통 마시는 물의 양입니다. 또 1홉의 쌀로 밥을 지으면 밥 한 그릇이 나옵니다. 따라서 1되의 쌀은 성인 남자 10명, 1말은 100명의 밥을 지을 수 있는 양입니다. 참고로, 물 1말 무게는 18kg이고, 쌀 1말 무게는 약 16kg입니다. 홉을 나타내는 한자로는 홉 홉(合)자가 있는데, 상형문자를 보면 뚜껑이 있는 밥그릇의 모양으로 먹을 식(食)자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우리에게는 합할 합(合)자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 10말을 1섬이라고 하는데, 섬을 나타내는 한자는 섬 용(甬)자입니다. 이 글자는 손잡이(マ)가 달린 통(用)의 모습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글자입니다. 하지만 다른 글자를 만나 소리로 사용됩니다. 날쌜 용(勇), 뛸 용(踊), 통할 통(通), 아플 통(痛)자 등이 그런 예입니다.
따라서 1섬(甬: 180L) = 10말(斗: 18L) = 100되(升: 1.8L) = 1000홉(合: 180cc)이 됩니다.
참고로, 땅의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로 '마지기'가 있는데, 마지기는 '말(斗)'과 '(농사를) 짓다'를 합친 말로 '1말의 씨앗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의 면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지역에 따라 1마지기의 넓이가 다릅니다. 논 1마지기는 보통 200평이지만, 기름지지 않는 논의 경우 250평이나 300평이 되기도 합니다. 1마지기의 땅에서 농사를 지으면 쌀 2섬(= 4가마니 = 20말 = 320kg) 정도가 나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료와 농사기술의 발달로 3섬(= 6가마니 = 30말 = 480kg)까지도 나옵니다.
'공양미 300석(石)에 팔려간 심청'에서 석(石)은 섬과 같은 말입니다. 300석(600가마니)은 4만8천kg 정도로, 10톤 트럭 5대 분량입니다. 20kg에 4만원하는 현재 싯가로 계산하면 약 1억원 정도입니다.
- 말 두(斗)자와 관련되는 글자
▶ 과(科:科:) : 과목 과, 벼 화(禾) + 말 두(斗)
▶ 료(料:料:) : 헤아릴 료, 쌀 미(米) + 말 두(斗)
▶ 사(斜:斜:) : 비낄 사, 말 두(斗) + [나 여(余)→사]
▶ 짐(斟:斟:) : 술따를 짐, 말 두(斗) + [심할 심(甚)→짐]
▶ 필(必:必:) : 반드시 필, 국자 모습
과목 과(科)자는 '벼(禾)의 양을 말(斗)로 잴 때, 벼의 품질을 등급에 따라 분류하다'에서 등급(等級)이란 뜻을 가지고 있으며, 또 등급(等級)에 따라 분류된 과목(科目)을 뜻하기도 합니다. 또 시험을 쳐서 '등급(科)을 정하여 관리를 뽑아 올리는(擧)' 시험인 과거(科擧)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독서삼품과(讀書三品科)는 '책(書)을 읽는(讀) 능력에 따라 3가지 등급(三品)으로 나누는 과거(科)'로 신라시대의 과거제도입니다. 신라 시대에는 책만 읽을 줄 알아도 공무원에 채용이 되었습니다. 명경과(明經科)는 '유교 경전(經)에 밝은(明) 사람을 뽑는 과거(科)'로,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의 과거제도입니다.
헤아릴 료(料)자는 '말(斗)로 쌀(米)의 양을 헤아리다'는 뜻입니다. 요금(料金)은 '사물을 사용하거나 관람한 대가를 헤아린(料) 돈(金)'이며, 수수료(手數料)는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손(手)의 수(數)를 헤아려서(料) 계산한 요금'이라는 뜻으로, 서비스 요금을 뜻합니다. 요리(料理)는 '음식을 만들 때 재료의 양을 정확하게 헤아려(料) 다스리다(理)'는 뜻입니다. 음식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배합될 재료의 양을 정확하게 헤아리는 것이기 때문에 생긴 말입니다.
비낄 사(斜)자의 '비끼다'는 '기울다, 비스듬하다, 경사(傾斜)지다'는 의미입니다. '국자(斗)에 담긴 것을 비우려면 국자를 반드시 비스듬히 기울여야 한다'고 해서 '비끼다, 기울다'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대륙사면(大陸斜面)은 '대륙붕(大陸棚) 옆의 경사진(斜) 면(面)'으로, 대륙붕과 심해 사이의 급경사면입니다. 삼사정계(三斜晶系)는 'x, y, z의 3(三) 축이 서로 경사진(斜) 광물의 결정계(結晶系)'입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피사의 사탑'에서 사탑(斜塔)은 '기울어진(斜) 탑(塔)'입니다.
[사진] 3축이 서로 경사진 삼사정계(三斜晶系)
술 따를 짐(斟)자는 '항아리의 술을 국자(斗)로 퍼서 따르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종갓집에서 지내는 제사를 가보면 술을 국자로 퍼서 술잔에 담습니다. '누군지 짐작할 수 없었다'에서 짐작(斟酌)은, 술따를 짐(斟)자와 술따를 작(酌)자가 합쳐진 낱말입니다. 옛날의 술병이나 술잔은 유리가 아니라 내부의 양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술을 따를 때, '술병에 술이 얼마나 있는지, 술잔에 술이 얼마나 차 있는지 짐작하다'는 뜻입니다.
☞ 반드시 필(必)
반드시 필(必)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말 두(斗)자나 되 승(升)자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말 두(斗)자와 마찬가지로 곡식이나 물을 푸는 국자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반드시'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부수가 마음 심(心)자이지만, 마음 심(心)자와는 상관없는 글자입니다. '하필이면 내가 가야 하나'에서 하필(何必)은 '어찌하여(何) 반드시(必)'라는 뜻입니다.
첫댓글 오늘도 좋은 공부하게 하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