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역대안문화제 2013연리문화제의 ‘이웃찾기’ 프로젝트다. 이웃찾기는 눈에 띄지 않지만 ‘함께살기’를 실천하며 사는 개인이나 작은 모임을 몇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청소년이나 어른이나 자신이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산다고 느낄 때가 있다. ‘나는 왜 공부하는가’, ‘나는 왜 일하는가’, ‘나는 왜 사는가’.
연리이웃을 찾으러 교육에 관심 있다는 엄마들의 모임에 갔다. 아이를 안고 둘러 앉아 영상을 보고 있다. 책상 위에는 젖병이 있고 공간을 뛰어다니며 노는 아이도 있다. ‘민들레’라는 이름을 가진 모임이다. 민들레 모임은 동구에 있는 작은 도서관 ‘더불어 숲’에서 매주 모임을 갖는다.
그날 민들레 모임은 한 회원의 제안으로 ‘땅콩집 짓기’라는 영상을 봤다. 엄마들이 관심을 보이자 영상 속 건축가를 울산에 초청하기로 했다. 이후 그 강연은 관심 있는 30여명 정도가 들었다.
‘민들레’라는 이름은 <대안교육 격월간지 ‘민들레’>에서 따온 이름이다. 민들레지기 노미정 씨(36)를 만났다.
노씨는 더불어숲에서 하는 부모학교를 수강하고 마지막 졸업여행으로 대안학교를 탐방했다. 부모학교에서 만난 엄마들끼리 교육 이야기를 나누다가 모임을 만들었다.
그들은 뻔한 사람들끼리 모임을 원하지 않았다. 아이 엄마들이 많이 모이는 ‘울산새댁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이용해 회원을 모집했다. 11명이 신청했는데 그곳을 통해 8명이 신청했다. 지금은 15명 정도가 모인다.
민들레 모임의 첫 시작은 작년 11월이다. 처음엔 격주로 모여 격월간지 <민들레>를 읽고, 교육관련 영화를 봤다. 그러다 올 3월부터 매주 만난다. 모이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육아공동체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성미산마을 영상을 보면서는 ‘마을공동체’에 관해서도 알게 됐다.
노씨를 비롯해 회원들은 ‘혼자’ 아이를 키우다가 ‘같이’ 만나는 게 즐겁다. 책을 읽는 게 즐겁고 아이와 놀아주는 게 즐겁다. 아직 무얼 거창하게 해보겠다는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 그렇지만 책에서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에서 그치면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학원에 보내는 대신 산으로 들판으로 아이와 함께 걷는 시간이 늘었다. 책 한 권, 영상 한 편이 그들에게 주는 의미는 매우 각별하게 다가왔다.
민들레 모임이 더불어숲 공간을 이용하며 아쉬운게 영유아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노미정씨는 말한다. 영유아공간이 없는 것보다 더 안타까운 일은 좋은 강연과 모임이 있어도 사람들이 몰라서 못 온다는 것이다. 민들레지기 노미정씨는 동구청에 ‘키즈 카페’ 제안서를 쓰려고 고민중이다. 제안서를 내고 상세한 답변을 듣고 싶다. 협동조합식당도 고민 중이다.
노미정씨는 소위 말하는 활동가가 아니다. 생활 속에서 생협모임을 통해 강연을 들었고, 어린이책시민연대에서 함께 책을 읽었고, 자신이 거주하는 동구에서 엄마들끼리 길을 찾고 싶다. 그동안 엄마들이 행복한 육아, 행복한 놀이할 여건이 안된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이 되자 그들은 각자 싸온 도시락을 나눠 먹는다. 한 회원은 점심을 먹고 싶어서 뛰어 왔단다. 뭐가 좋으냐고 물었다. “그냥 좋아요.” 혼자 답답하고 힘들다가 얼굴 맞대고 밥 먹는 게 행복하다.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 그들의 이야기마당은 고민상담소였다가 토론장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테이블은 공부상이다가 밥상이다가 기저귀를 갈아주는 방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방에서 만들어질 공동체를 상상하고 응원한다.
첫댓글 제가 인터뷰한 내용을 중심으로 글을 쓰셨는데 조금 다르게 전달된 부분이 있네요.
온라인 모집은 울산새댁이와, 생협,푸름이 닷컴을 통했는데 새댁이만 언급되었구요.
어린이책 시민연대 쌤의 강의를 듣고 어린이책 모임을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 약간 잘못 전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