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세계사] 아즈텍 제국
호수 위 대제국… 에스파냐군과 함께 온 천연두에 무너졌죠
입력 : 2021.08.18 03:30 조선일보
아즈텍 제국
▲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 있는 아즈텍 제국의 신전‘템플로 마요르’유적. 500년 전 아즈텍을 침략한 에스파냐군이 파괴해 지금은 일부만 남아 있어요. 작은 사 진은 최근‘스페인 침략 50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 정부가 복원하고 있는 템플로 마요르. /로이터
지난 13일 멕시코에선 '원주민 저항 500주년'을 기리는 기념식이 열렸어요. 올해가 멕시코 아즈텍 제국이 스페인(에스파냐)의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 군대에 함락된 지 딱 500주년이 되는 해거든요. 멕시코는 그때부터 300년간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멕시코 정부는 500년이 지난 지금도 스페인이 아즈텍 정복 당시 저지른 학살과 압제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아즈텍 제국은 멕시코 땅에서 채 200년이 안 되는 기간만 존속했어요. 하지만 건축·천문학·농업 등에서 뛰어난 지식·기술을 보유했던 아즈텍 문명은 중남미 지역의 대표적 고대 문명이에요. 잉카·마야 문명과 함께요. 오늘은 아즈텍 문명에 대해 알아봐요.
'독수리가 앉은 선인장의 땅'
아즈텍은 멕시코 땅에 있었던 인디오 문명 중 마지막 대제국이에요. 북아메리카에서 이주한 아즈텍족이 13세기쯤 여러 종족을 복속시키고 세운 국가죠. 아즈텍족은 태양신 위치로포츠틀리가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앉아 뱀을 물고 있는 곳에 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한 예언을 믿고 있었어요. 그러다 1325년 텍스코코 호수의 작은 섬에서 뱀을 입에 문 새가 선인장 위에 앉아 있는 걸 발견하고 그곳을 '테노치티틀란'이라고 부르고 도시 국가를 세웠죠. 이곳이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예요. 멕시코 국기에 뱀을 문 독수리가 호수 위 선인장에 있는 모습<위 사진>이 그려져 있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했답니다.
아즈텍족은 테노치티틀란을 수도로 삼고 주변 종족들을 정복해 나갔어요. 몬테수마 1세 땐 테노치티틀란에 도로와 운하를 건설했고, 이어 집권한 몬테수마 2세는 멕시코 중부 영토 대부분을 확보하고 과테말라 국경까지 영토를 넓혔죠. 당시 테노치티틀란에는 거대한 신전들이 축조됐고, 인구가 20만명이 넘었대요.
수중 경작지 '치남파' 발명했어요
호수 가운데 있는 섬 테노치티틀란은 농사 짓기 좋은 비옥한 땅이 아니었어요. 아즈텍인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호수 위에 인공 경작지를 만드는 '치남파' 농법을 발명했어요. 통나무를 얕은 물이나 진흙에 줄줄이 박아 사각형 틀을 만든 다음 안에 갈대를 깔고 그 위에 나뭇가지·퇴적물·풀·진흙을 쌓아 밭을 만든 거죠.
아즈텍인들은 건축과 천문학에 대한 지식 수준이 높았고, 금·은 세공 기술도 뛰어났다고 해요. 아즈텍인들은 거대한 신전을 지었는데, 지금도 멕시코시티에 일부 남아 있는 '템플로 마요르'가 유명합니다. 또 이들은 거대한 피라미드 위에서 신에게 제사를 지냈어요.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왕의 무덤인 반면, 멕시코에 있는 피라미드들은 신전인 셈이죠. 이 때문에 피라미드 윗부분이 뾰족하지 않고 편평해요. 당시 아즈텍에서는 이 신전에서 신에게 살아 있는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 공양' 풍습이 있었어요. 그들에게 전쟁은 영토 확장뿐 아니라 신에게 바칠 포로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답니다.
에스파냐의 침략
막강했던 아즈텍 제국이 무너진 건 에스파냐 군대의 침략 때문이에요. 에스파냐 원정 대장이었던 코르테스는 테노치티틀란에 황금이 쌓여 있다는 소문을 듣고 1519년 텍스코코 호수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당시 아즈텍인들은 코르테스 군대에 큰절까지 하며 환대했다고 해요. 아즈텍인이 숭배하는 가장 위대한 신은 날개 달린 뱀 형상을 한 케찰코아틀이었는데, 이 신이 52년에 한 번씩 흰 피부에 큰 키, 그리고 불을 뿜는 무기를 들고 나타난다는 전설이 있었어요. 마침 코르테스군이 쳐들어온 1519년이 바로 52년에 한 번 온다는 그해였고, 손에 총을 든 흰 피부의 에스파냐인들이 케찰코아틀의 현신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코르테스는 불과 600명의 병사로 아즈텍을 정복했답니다. 이에 대해선 몇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에스파냐군과 함께 유입된 천연두 등 전염병 때문이라는 거예요. 당시 에스파냐인들은 각종 전염병에 어느 정도 면역이 돼 있었지만, 아즈텍인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속수무책 당했다는 거죠. 코르테스 군대와 맞닥뜨린 후 수십 일간 아즈텍엔 천연두가 유행했고 아즈텍인 상당수가 죽어가는 동안 코르테스군은 휴식을 취하며 전쟁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살아남은 아즈텍인들 눈엔 전염병에도 끄떡없는 코르테스 군대가 신의 은총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고 해요.
코르테스군은 당시 아즈텍의 왕 몬테수마 2세를 인질로 잡고 결국 1521년 수도 테노치티틀란을 장악합니다. 생존한 아즈텍인들은 정복자 에스파냐의 명에 따라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농장에서 강제 노동을 해야 했어요. 코르테스가 아즈텍의 예술품이나 건축물 등을 대부분 파괴해버려 현재 남아있는 아즈텍의 흔적은 매우 적습니다.
호수를 매립한 에스파냐인들
에스파냐인들은 테노치티틀란 주변 호수 물을 빼거나 매립해 도시를 넓혔어요. 그러다 보니 지반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과거 호수였던 오늘날 멕시코시티 시내 중심부는 지진이 잦고 인구까지 늘어나 해마다 지반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고 합니다.
아즈텍을 정복한 후 에스파냐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중앙아메리카로부터 막대한 은이 들어오면서 15세기 말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이 더욱 가속화했어요. 1500~1560년 사이 물가가 두 배가 됐는데, 1560~1600년 사이 다시 2배로 뛰었죠. 지나치게 높은 물가는 에스파냐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렸고, 결국 경제가 붕괴되는 결과를 낳았어요.
멕시코시티에 있는 삼문화 광장 한쪽 기념비엔 이런 말이 쓰여 있어요. "1521년 8월 13일 황제가 용맹스럽게 방어하던 틀라텔롤코는 에르난 코르테스에 의해 함락됐다. 어느 누구의 승리도 패배도 아니었다. 오늘날 멕시코라는 메스티소 민족의 고통스러운 탄생이었다." 메스티소는 인디언과 백인(에스파냐인 등)의 혼혈을 말해요. 멕시코 인구의 약 60%가 메스티소입니다.
[전염병에 무너진 잉카 제국]
15~16세기 초까지 남아메리카 페루 지역에 번성한 잉카 제국도 에스파냐에 정복당했어요. 1530년대 에스파냐인 피사로가 100여명 군대로 잉카 제국의 8만 대군과 전투를 벌였죠. 무기 등 기술력 차이도 영향을 줬겠지만, 잉카인들 역시 에스파냐인과 함께 유입된 천연두 등 전염병에 당했다고 합니다. 면역력이 없어 피해가 컸던 것이지요.
아▲ 카카오 열매를 들고 있는 아즈텍인 석상. 아즈텍인들은 카카오를 신이 준 선물이라 여겼어요. 카카오 콩은 당시 화폐 역할도 했어요. /위키피디아
정효진·양영디지털고 역사 교사 기획·구성=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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