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기 꿈을 이루려 내려온지 벌써 이십일이 지났다
작은 오피스텔에서 오직 나 만의 시간과 공간을 체험하며
조금은 외로움이 찾아왔지만 보람있고 즐거운 날들이다
이곳에서 내가 즐겨가는 곳 중에 한 곳이 민속 오일장이다
제주공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민속오일장은 다른 곳에 오일장과는
비교가 않될만큼 크고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볼것도 살것도 많아 재미있다
2일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
이렇게 한달이면 6번 시장이 열리는데 처음에는 모르다가
그날을 기다리며 4번을 가 보았다.
특이한 점은 물건을 파시는 분들이 거의 70.80대 이상의 할머니라는 것이다
제주 여인들의 강인한 생활력은 익히 전해들어 알고 있었지만
겨울날씨임에도 불구하고(물론 따듯한 편이지만) 푸성귀와 과일 채소들을
앞에 놓고 열심히 파시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별로 급할게 없이 다니는 터라 그 할머니들의 얼굴모습을 살짜기 엿보다 보면
거의 80대는 되었을 분이시다
일 하시는게 젊은 날부터 몸에 배어서 나이들어서도 쉬는게 더 힘들다고
어느 할머니 상인분이 내가 사는 냉이 바구니에 덤을 듬뿍 주시며 말씀하신다
정스러운 시골 장터를 보는 것 같아 재미있고 기분이 좋다
민속 오일장은 규모가 정말크다 . 생선파는곳 . 약초 파는 곳. 야채 파는 곳.
공구점 . 의류점. 떡집. 반찬집 ...... 하도 넓어서 어느날은 살게 없어도 그 시장
전체 구경을 하려고 이길 저길 다녔는데 나중에 내가 자동차를 세워논 주차장을
찾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알고보니 주차장이 여러 곳이 기에 ........
제주에 한달 가까이 살면서 점점 제주 사랑에 빠져든다( 제주도민은 골프도 50%)
우선 청정지역 (서울에 미세먼지 160. 제주 5) 이고 날씨가 따듯해서인지
겨울인데도 동백꽃과 유채꽃 .초록의 풀들이. 들꽃들이 가는 곳마다 아름답다
저렴하게 한달 렌트카를(50만원정도.전기차) 쓰면서 산으로 바다로 오름으로 오일장으로.....
조용한 바닷가 커피숖에 앉기도 하며 다니다 보면 낭만과 평화가 가슴을 가득 채운다
가끔씩은 한라도서관에 앉아(경로석 컴퓨터까지 준비됨) 메모했던 글들을 정리도 하고
젊은날 즐겨 읽었던 워즈워스.프루스트 . 까뮤도 만나며 청춘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민속 오일장 날이면 만나 볼 수 있던 장터의 활기찬 제주의 모습들과
쪼그리고 앉아서 야채를 파는 할머니들의 삶의 모습들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그 분들이 백세까지 건강하게 사시기를 기원드리며 제주 여행길에 꼭 민속오일장에
한번 쯤은 들려 보기를 권유해 본다.
첫댓글 효원 박숙희 부이사장님 부럽습니다.
여휴는 마음이 만드는 것
넉넉해서 좋습니다.
오늘도 건강하세요.
인묵 선생님 고맙습니다
잘 지내고 계시는군요.
제주에 간다면 한 번쯤 들려보고 싶군요.
즐겁게 읽고 갑니다. 건강하신 모습으로 뵙고 싶습니다.
선생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좋은 책으로 작업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신데 도움도 못되어 드리고
정말 죄송해요 . 다음에는 적극 참여할께요 ㅎㅎ
서울가면 모임 때 꼭 뵙고 인사 올리겠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