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논평 ⑤]
소요산 확대개발, 이제는 짓는 것보다 운영할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
시설은 늘어나는데 통합운영·지역경제 전략은 보이지 않고,
시설관리공단은 경영평가 ‘마’ 등급을 받았다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동두천시 지방자치행정감시단)은 소요산 확대개발사업에 대한 다섯 번째 정책논평으로, 기본계획 이후 실제 사업의 변화와 신규 관광시설의 운영능력, 지역경제 효과를 점검한다. 이번 논평의 문제의식은 관광개발 자체를 부정하는 데 있지 않다. 소요산의 관광콘텐츠를 확충하고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정책방향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다만 관광시설은 건설하는 순간보다 준공 이후가 더 중요하다. 누가 운영할 것인지, 매년 얼마의 운영비가 필요한지, 관광객의 소비가 기존 지역상권으로 얼마나 확산되는지, 주민에게 어떤 일자리가 생기는지까지 검증돼야 비로소 관광개발의 정책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 31개 사업 가운데 무엇이 계속 추진되고 변경·축소·보류됐는지 통합계획이 안보인다.
동두천시는 2024년 소요산 확대개발 TF를 구성하면서 8개 분야 31개 사업을 제시했다. 호텔, 전망대, 상가, 모노레일, 숙박시설, 체험시설 등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었고, TF 역시 1개 단 3개 팀 체제로 사업 완료 시까지 운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사업은 소요사이, 반려동물 테마파크, 공원, 야영장, 도로 등 개별사업으로 각각 분화돼 추진되고 있다. 당초 31개 사업 가운데 무엇이 계속 추진되고 무엇이 변경·축소·보류됐는지, 전체 사업비와 준공 이후 운영비가 얼마인지 시민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자료는 여전히 부족하다.
건설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매년 반복되는 운영비다. 소요사이를 비롯한 신규시설이 실제 운영단계에 들어가면서 문제는 더 이상 기본계획 속 숫자가 아니다. 시설이 늘어나면 인건비와 전기·수도요금, 안전관리비, 보험료, 시설보수비와 장비교체비가 매년 발생한다. 관광객이 예상보다 적다고 이러한 고정비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관광개발의 재정평가는 총공사비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신규시설별 예상수입과 연간 운영비, 적자 발생 시 시비 부담, 향후 대수선비까지 포함한 최소 10년 이상의 운영수지를 공개해야 한다.
○ 지방공기업 최하위 마등급 시설공단에 운영 맡겨도 되나
행정안전부가 2026년 8월 발표한 2026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 즉 2025년 실적 평가에서 동두천시시설관리공단은 최하위인 ‘마’ 등급을 받았다. 행정안전부가 평가한 173개 지방공기업 가운데 ‘마’ 등급은 단 3개 기관이었다. 이 평가는 단순한 흑자·적자 평가가 아니라 조직과 재무, 윤리, 안전, 사회적 책임 등 경영관리와 주요사업 성과, 고객만족도, 경영효율성과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보는 평가다.
물론 동두천시시설관리공단이 별도의 경영진단 대상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하위 평가를 받은 사실 자체는 신규 관광시설의 운영을 계속 맡길 경우 반드시 점검해야 할 경고신호다. 기존 시설을 운영하는 공단이 최하위 경영평가를 받은 상황에서 동두천시가 경영개선과 조직의 수용능력을 먼저 검증하지 않은 채 신규 관광시설을 계속 추가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동두천시는 공단의 ‘마’ 등급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평가항목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경영개선계획은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 또한 신규시설을 공단에 넘기기 전에 예상수입, 운영비, 필요인력, 사업수지와 기존 조직에 미칠 영향을 포함한 신규사업 수용능력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지역경제가 자동으로 살아나는 것도 아니다. 동두천시는 소요산을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고 지역경제와 일자리를 활성화하겠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관광객이 소요산에서 먹고 쉬고 소비한 뒤 바로 귀가한다면 방문객 증가와 원도심 경제 활성화는 별개의 문제가 된다. 중앙동·생연동·보산동, 전통시장과 기존 음식점·숙박업소로 관광객을 이동시키는 구체적인 교통·소비 동선과 성과지표가 필요하다. 관광객 숫자가 아니라 평균 체류시간, 1인당 지역소비액, 원도심 유입률, 지역업체 참여율, 지역주민 고용률을 측정해야 한다.
일자리 효과 역시 단순한 신규 채용 숫자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신규시설에서 몇 명을 채용했는지만 계산할 것이 아니라 상시직과 기간제의 비율, 임금수준, 동두천 시민 채용규모, 기존 상권의 고용감소까지 포함한 순고용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 새로운 공공시설과 상업시설이 기존 민간 음식점이나 숙박업소와 경쟁하게 된다면 한쪽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동시에 다른 쪽의 매출과 고용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수천억 원 규모의 관광개발이라면 지역주민에게 어떤 수준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얼마나 제공할 것인지까지 정책목표로 제시해야 한다.
○ 숙박시설만으로 체류형 관광은 완성되지 않는다
체류형 관광은 숙박시설 몇 개를 만드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관광객이 밤까지 머물려면 야간교통, 택시와 대중교통, 안전한 보행로, 음식점과 편의시설, 응급의료, 장애인과 노약자의 접근성 등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환경 문제 역시 함께 검토해야 한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차량과 주차수요, 야간조명, 소음, 생활폐기물, 오수와 상하수도 부담은 각각의 개별 사업만으로 평가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여러 시설이 동시에 운영될 경우 발생할 누적 환경부담과 교통수요를 하나의 관광권 차원에서 분석해야 한다.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설을 하나 더 추가하는 일이 아니다. 소요산 확대개발 전체를 다시 정리한 통합 사업대장을 만드는 일이다. 동두천시는 당초 31개 사업을 기준으로 현재까지의 계속사업, 변경사업, 축소사업, 보류사업, 폐기사업, 신규사업을 명확히 구분하고 지금까지 투입한 예산과 향후 필요한 사업비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시설별 예상 연간 운영비와 인력, 향후 대수선비까지 포함한 장기재정계획도 필요하다. 공공이 운영하는 시설과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시설 사이의 책임구조도 명확히 해야 한다. 수익은 민간이 가져가고 기반시설과 적자만 시가 부담하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수익과 위험의 분담원칙을 사업 초기부터 공개해야 한다.
앞으로 소요산 확대개발의 성공 여부를 몇 개 시설을 준공했느냐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관광객 체류시간이 실제로 늘었는지, 지역상점의 매출이 증가했는지, 동두천 시민의 안정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졌는지, 시설운영비 대비 수입은 어느 정도인지, 시 재정이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시설관리공단의 경영평가 결과가 나온 이상 신규시설 이관 문제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소요산 확대개발의 판단기준은 이제 분명해야 한다. 얼마를 들여 지었는가, 매년 얼마가 들어가는가, 관광객이 동두천에서 얼마를 쓰는가, 시민에게 어떤 일자리가 돌아가는가, 그리고 그 운영을 맡은 기관이 이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가를 함께 따져야 한다. 건물을 짓는 것으로 관광정책은 끝나지 않는다. 운영할 능력과 재정계획이 검증되지 않은 시설 확장은 개발이 아니라 미래의 운영비를 미리 예약하는 일이 될 수 있다.
2026년 10월 14일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담당 이의환 동두천시 지방자치행정감시단장 010-7373-4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