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The Cow in Apple Time / Mountain Interval(1916) - Robert Frost
Something inspires the only cow of late
To make no more of a wall than an open gate,
And think no more of wall-builders than fools.
Her face is flecked with pomace and she drools
fleck : 얼룩지다, 반점, 주근깨
pomace : 으깬 사과
A cider syrup. Having tasted fruit,
She scorns a pasture withering to the root.
She runs from tree to tree where lie and sweeten
The windfalls spiked with stubble and worm-eaten.
She leaves them bitten when she has to fly.
She bellows on a knoll against the sky.
bellow : 큰 소리로 울다
knoll : 작은산, 둔덕
Her udder shrivels and the milk goes dry.
udder : 젖통
-----------
사과 철의 암소
최근 유별난 암소가 무엇인가에 고무되어
열린 대문을 나서듯 담장을 휙 뛰어넘고는,
담장을 친 사람들은 바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얼굴은 사과찌꺼기로 얼룩지었다.
그녀는 사과즙 시럽을 질질 흘린다. 과일을 맛본 뒤,
그녀는 뿌리까지 시들어가는 풀밭을 조소한다.
그녀는 떨어져 등걸에 찔리거나 벌레 먹은 사과들이
널브러져 단맛을 풍기는 나무에서 나무로 달린다.
그녀는 도망쳐야 할 때면 깨문 사과들을 버린다.
그녀는 언덕에 올라 하늘을 보고 크게 운다.
그녀의 유방은 쪼글쪼글해지고 젖은 마른다.
-신재실 옮김-
단상(斷想): 담장을 사이에 두고 목장과 과수원이 있다. 목장은 소의 영역이고 과수원은 사과의 영역이다. 지금은 사과의 계절, 가을이다. 목장의 풀이 뿌리까지 시들어간다. 소들은 목장을 버리고 축사로 들어가 겨울을 지내야 한다. 제 철을 맞은 사과밭은 담 너머까지 사과향기를 풍긴다. 소들은 모두 축사로 들어갔지만, 유독 암소 한 마리는 사과향기의 유혹에 훌쩍 담을 뛰어넘는다.
‘이것도 담이라고 쳐놓았나. 바보들 같으니.’암소는 신바람이 난다. 암소는 사과즙 찌꺼기를 포식한 나머지, 시럽을 줄줄 흘린다. 바람에 떨어진 사과들이 여기저기 즐비하다. 단맛이 하늘을 찌른다. 사과 맛에 취한 암소는 이 나무 저 나무로 정신없이 달린다. 주인에게 들켜 달아나야 할 때면 먹던 사과를 그대로 버리고 도망친다.
암소는 잡아 가두려는 주인을 피해 언덕에 올라서 크게 운다. 어쨌든 암소는 사과를 탐식하고 그 향기에 취했지만, 사과의 결함-해로움-을 몰랐다. 사과는 우유의 생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암소의 “유방은 쪼글쪼글해지고 젖은 마른다.”담과 제한을 무시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 제한된 동산에 머물 필요와 분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아담과 이브가 분수를 알고 에덴을 지켰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소로는 『월든』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주로 두려워하는 것은 혹시라도 나의 표현이 충분히 일탈적인 것이 못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나는 일상적 경험이 가지는 좁은 한계를 벗어나서, 내가 확신하는 진리에 적합할 만큼 충분히 일탈하지 못할까봐, 충분히 멀리 헤매지 못할까봐 두렵다. 일탈! 일탈은 당신이 얼마나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또 다른 위도에서 새로운 초원을 찾으려고 이동하는 들소는 착유 시간에 들통을 박차고 착유 마당의 울타리를 뛰어넘어서 새끼 송아지를 뒤쫓는 암소만큼 일탈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나는 어딘가에서 아무런 구속 없이 말하고 싶고, 잠 깨는 순간에 있는 사람이 잠 깨는 순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듯이 말하고 싶으니, 진정한 표현의 기초라도 놓으려면 아무리 과장하더라도 불충분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신재실 옮김 『월든』 (삼협종합: 2012, 421-22). 일탈과 분수는 상반이 아니라 보완의 관계가 아닐까? 우리의 땅은 에덴이 아니므로 일탈 없이는 도약할 수 없을 것이다.
-신재실 씀-
출처 : http://blog.naver.com/PostList.nhn?from=postList&blogId=js9660&categoryNo=31¤tPage=55
-----------
youtu.be/8KDiCpJYc0E
youtu.be/SiH2XDSFvb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