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공간 조성 사업 | 서부간선도로 지상부 | 제물포길(국회대로) 지상부 | 동부간선도로 지상부 |
사업배경 및 목적 | - 서부간선지하도로 건설과 연계하여 자동차전용도로인 기존 서부간선도로를 일반도로화하여 지역주민을 위한 도로로 개편 - 차로수 및 차로폭 조정을 통해 자전거도로, 보도, 녹지, 커뮤니티시설 등 친환경 가로환경 조성 | - 제물포 터널 건설과 연계해 국회대로를 지하화 하고 제물포길 지상도로를의 차로수를 축소하고 녹지 및 텃밭 자전거 도로 등 친환경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낙후된 지역발전 및 시민의 삶의 질 개선 - 기존 자동차 중심의 도로 대신 사람중심의 공간을 조성하여 지속가능한 도시발전 추구 | - 평균속도가 24km/h로 도시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한 동부간선도로를 2개 도로로 나누어 지하화하고 그 자리에 여의도공원 10배 규모 약 221만m2 친환경 수변공원 조성 |
기대효과 | - 서부간선지하도로 사업과 연계하여 자동차전용도로를 해제하고, 생활가로로 기능전환을 도모하여 사람, 자연, 자동차, 자전거가 공존하는 균형잡힌 가로환경 및 친환경도로 공간 조성 | - 국회대로 상습정체 및 자동차전용도로로 인한 지역간 단절문제 해소를 통해 낙후된 도시지역 균형발전에 기여 - 도로공간 입체활용을 통한 개발토지 확보로 주변 지역에 부족한 생태공간 확충 | - 콘크리트 인공호안 대신 물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연형 호안을 조성하고 갈대숲 등 20곳의 생물서식처를 조성해 물 흐르는 소리, 새 우는 소리가 울려 펴지는 생태하천으로 탈바꿈 |
위치 | 영등포구 양평동 목동교 ~ 금천구 독산동 금천교 10.33km 중 8.1km | 경인고속도로 종점 신월 IC~ 국회의사당교차로 약 7.6km 구간 | -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구간 중심으로 8개 자치구에 걸친 20.8km |
면적 | 146m2 | 약 11만m2 (광화문 광장의 5배 규모) | 약 221만m2 (여의도공원 10배규모) |
<서울시 정보소통광장 등록 자료 발췌/편집>
사업의 목적과 기대효과를 관통하는 주요 열쇳말은 ‘친환경 공간’입니다. 차가 떠나고, 사람이 걷기 좋고, 자전거로 통행이 가능하며, 녹지를 만드는 것을 근거로 친환경 공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차가 떠나면 친환경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맞는 말인지만 이는 면밀히 생각해볼 지점이 많습니다.
서부간선도로, 제물포길이 지하화 돼도 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서부간선도로, 제물포길 지상부의 경우 녹지와 도보 공간이 늘어난다는 장점은 있지만, 여전히 차량이 통행하기 때문에 도보와 자전거 도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차량, 도보, 자전거의 공존을 꾀한다하지만 실제 서울에서 차량, 도보, 자전거가 모이는 곳에선 결국 차량 중심으로 공간이 재편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지하로 차가 다니게 되면 발생하는 매연을 외부로 환기해야하는데, 공원 및 녹지 지역엔 설치가 안 될지라도 도로 주변부로 환기구를 설치해야 합니다. 탄소연료를 이용하는 자동차의 절대 수가 줄지 않았기 때문에 배출되는 매연의 양은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표는 친환경적일지라도 대기는 친환경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염원을 재배치하는 것이 넓게는 서울, 좁게는 해당지역의 친환경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상부의 친환경 공간을 위해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기존 도로를 지하화하는 위치는 대략 40m 이상 깊이입니다. 이곳에 터널을 뚫어 도로를 만들려면 엄청난 양의 흙과 암반을 파내야 합니다. 지하공간은 한 번 만들면 변형 및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상의 친환경 공간을 위해 지하를 대규모로 변형하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일지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지하에 도로를 만들면, 도로로만 써야합니다. 단순히 도로교통 기능만을 지하화하는 것으로는 들이는 대규모 토목공사 비용에 비해 안일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땅을 파는 것이 능사인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안전성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하도로, 지하공간의 경우 화재와 지진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지상에서 발생한 위험에 대처하는 것보다 땅 속에서 위험이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지하공간이 늘어날수록 위험에 대처하기 어려운 공간 면적이 넓어진다는 뜻이고, 동시에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 사람이 더 많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지난 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을 경험한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안정성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서울의 지하수면은 약 15~20m 깊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30m 깊이 이상에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지하수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지하수계의 변화는 도시하천의 건천화를 초래하여 도심의 열섬현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지하의 공백을 메우던 지하수가 유출되어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서부간선도로는 안양천과 인접했고, 동부간선도로는 중랑천과 인접해 있습니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의 사후환경영향조사계획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해당 사업자에게 “본 사업으로 인한 안양천 수위하강이 우려되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지하수위 변화에 따른 관리방안(대책)을 수립·시행하여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공간확보가 역으로 환경 파괴를 결과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도로 지하화를 통해 지상부를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친환경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의도 자체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친환경 공간확보가 역으로 친환경 공간, 생태계의 섬세한 연결망을 파괴할 위험성을 더 깊이 있게 고려해야합니다. 동시에 수용 한계에 다다른 도시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깊은 곳의 지하를 활용하는 것 또한 생태적 측면, 안정성 측면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정책 방향을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윤정 외, 「도심지역 대심도 지하공간 개발의 지반환경영향 및 정책제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2013. 57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