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사랑
이 용 하
인간로봇의 심장은 시계처럼 뛴다.
그럼, 사랑은 어떻게?
오, 전압을 확확 올려라!
칩을 불태워 계산을 마비시켜라!
-2025년 신작 시집 『튜링의 상자』 중에서
[시작 노트]
인간의 사랑도 복제될 수 있는가
컴퓨터 선구자인 앨런 튜링은 인공지능을 예견했다. 기계도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는가, 텍스트 대화를 통해 이를 판단하는 튜링 테스트를 제안했다. 최근에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이 등장해서 인간을 놀라게 했다. 인공지능은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 하지만 아직 인간의 지능으로 인정받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단계인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에 언제 도달할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렇다면 인간과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을 영원히 구별 짓는 마지막 한 가지는 무엇이 될 것인가?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인간은 사랑에 빠지면,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활성화하면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등 각종 호르몬이 분비되어 심장박동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한다.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동이 저하되면서 열정적인 사랑의 질주가 시작된다.
컴퓨터 CPU에는 심장박동과 같은 클럭(clock)이 하나 존재한다. 현재 기술로 이 클럭은 수십억 분의 일 초마다 일정하게 한 번씩 뛴다. 컴퓨터의 모든 장치는 이것에 동기화되어 있다. 어느 한 순간이라도 빠르게도 뜨겁게도 바꿀 수 없다. 특수한 전자시계일 뿐이다.
인공지능의 모든 생각의 바탕은 계산이다. 인간의 사랑은 계산을 초월한다.
2019년 『문학과 창작』 등단
시집 『튜링의 상자』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