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진 나루터에서 / 조가경
꽃 필 때를 알고 찾아온 사람들
머리카락은 대게 희끗하다
이 나무에서는 어떤 향이 나고
저 나무에서는 어떤 향이 나는지
생목의 목피를 벗겨보지 않아도
핀 꽃의 입모양을 보면 안다
말문 터진 속도가 다른 것처럼
술잔 속에서 출렁이는 낙동강 물에
주막의 막걸리는 주모의 시름 맛이다
겨울의 이별 때문에
움츠리다 온 사람들은 벌컥벌컥
꽃의 향기를 삼키고
높은 나뭇가지 올라가
먼저 핀 꽃이 되는 사문진 나루터
그 옛날 돛배를 펄럭이게 하던 바람이
돌아와 꽃을 흔든다
성급하듯 먼저 터트린 웃음에
희번득 따라 웃는 강물소리
카페 게시글
타인의 시방
사문진 나루터에서
수영김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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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
22.10.03 02:3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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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뒹구는 것도 좋지만 사색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요.^^